조규성(왼쪽)과 오세훈. 대한축구협회 제공
장군을 불렀더니, 이에 질세라 곧바로 멍군을 부른다. 조규성(안양)과 오세훈(아산)이 펼치는 원톱 경쟁이 김학범호를 후끈 달구고 있다.
한국 22세 이하(U-22) 축구대표팀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진행중인 2019 두바이컵에 참가중이다. 이미 사우디아라비아(2-0 승), 바레인(3-0 승), 이라크(3-3 무)와 경기를 가졌고 오는 19일 UAE와 마지막 대결을 앞두고 있다.
김학범 감독은 자신이 공언했던대로,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을 전부 기용하며 여러가지를 시험하고 있다. 선수들도 김 감독에게 눈도장을 받을 마지막 기회인만큼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조규성과 오세훈이 펼치는 주전 원톱 경쟁이 가장 주목을 끈다.
조규성과 오세훈은 스타일이 확연하게 다르다. 조규성은 문전 앞 움직임이 날카로우며, 동료의 침투 패스를 잘 이용해 찬스를 만들어 골로 연결시키는 타고난 골잡이다. 플레이 스타일이 현 A대표팀 부동의 원톱 황의조와 비슷해 ‘제2의 황의조’라 평가받고 있다. 올해 K리그2에서도 14골로 국내 선수 득점 1위에 오르는 등 가능성을 충분히 증명해냈다. 오세훈은 리그에서는 조규성에 비해 활약도가 다소 떨어졌지만, 지난 6월 U-20 월드컵에 출전해 한국의 준우승에 힘을 보탰다. 193㎝의 장신으로 김신욱(상하이 선화)의 후계자로 불리는 오세훈은 전형적인 타깃형 공격수이긴 하지만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에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둘은 이번 두바이컵에서도 나란히 골맛을 보며 한치의 물러섬도 보이지 않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첫 경기에서 조규성이 엄원상(광주)의 어시스트 패스를 받아 먼저 포문을 열자, 오세훈은 이어진 바레인전에서 머리와 왼발을 이용해 ‘멀티골’로 화답했다. 이어 둘 모두 출전한 이라크전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선발로 출전한 조규성이 귀중한 페널티킥 찬스를 실축으로 날린 반면, 이후 조규성과 교체투입돼 들어간 오세훈은 후반 35분 3-1로 달아나는 이동준(부산)의 골로 연결되는 결정적인 헤딩 패스를 배달했다.
공격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김 감독의 스타일상 이들은 내년 1월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을 겸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다만, 김 감독이 선호하는 4-2-3-1 포메이션에서 ‘주전’ 원톱은 한 명 뿐이다. 이들의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