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야구 대표팀이 거둔 소득은 뉴 제네레이션이라 할 수 있는 H4의 활약과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왼쪽부터 이정후 이영하 강백호 이승호. 연합뉴스
한국 야구 대표팀이 프리미어12 아쉬운 준우승을 거뒀지만 가장 큰 소득은 ‘세대교체’ 가능성이다. 대표팀 막내급 4명, 일명 ‘H4’가 쏠쏠한 활약과 함께 미래를 향한 더 큰 가능성을 보여줬다. 주전으로 자리 잡은 이정후(22·키움)를 비롯해 필승조 이영하(23·두산), 외야수 강백호(20·KT), 좌완 이승호(20·키움) 등 ‘후하호호’ 4명이 주인공이다.
이정후는 이번 대회 최고 스타 중 한 명이다. 2017시즌 신인왕으로 자신의 뛰어난 실력을 리그에서 일찌감치 확인했지만, 국제대회를 통해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코스를 가리지 않고 타구를 때려내는 신기의 콘택트 능력은 낯선 상대끼리 맞붙는 국제대회에서 더 위력적이었다. 이정후는 이번 프리미어12 대회 타율 0.385로 대표팀에서 가장 높았다. 전국구 스타가 된 것은 물론 세계가 주목하는 선수로 떠올랐다.
우완 이영하는 대표팀 필승조 중간계투로 활약했다. 리그에서 17승을 가능하게 한 이영하표 슬라이더의 위력이 국제무대에서도 통했다. 140㎞ 후반의 강속구도 힘이 있지만, 속구처럼 날아오다 뚝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가 연신 헛돌았다. 이영하는 17일 일본과의 결승전에서도 4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2.2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등 대표팀 투수 중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이번 대회 5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 1.08을 기록했다.
2018시즌 신인왕 강백호도 주전 외야수로 나서지는 못했지만 대타 위주의 출전 속에서도 매서운 타격을 선보였다. 강백호는 슈퍼라운드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16일 일본전에 선발로 출전해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강백호 역시 코스와 구종을 가리지 않고, 때릴 수 있는 공을 적극적으로 때려내며 인플레이 타구를 만드는 빼어난 능력을 선보였다. 국제대회에서 상대 투수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가운데 강백호의 ‘본능 야구’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16일 일본전에 선발 등판한 좌완 이승호는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씩씩한 투구로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선보였다. 제구가 조금 흔들렸고, 야수 도움을 받지 못하는 바람에 실점이 늘었지만 일본 대표 타선을 상대로 씩씩한 투구를 이어갔다.
야구 대표팀은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이어 2021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맞이한다. 최근 수년간 대표팀의 국제대회 성적이 썩 좋지 않은 가운데 ‘베이징 키즈’를 중심으로 한 ‘뉴 제너레이션’의 활약은 미래를 밝게 만드는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