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4차전 한국 대 레바논 경기에서 수비수 김민재가 볼을 뺏어내 중원을 향해 드리블하고 있다. 연합뉴스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레바논전 아쉬움을 뒤로 하고 브라질을 상대로 반전을 다짐한다. 세계 최정상급의 팀을 상대로 당당히 맞서 축구팬에게 희망을 보여주겠다고 팀 분위기를 다잡고 있다. 특히 레바논전에서 빛났던 1996년생 젊은피 황희찬(잘츠부르크)과 김민재(베이징 궈안)가 앞장 서서 희망 찾기에 나선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2차예선 레바논과의 4차전 원정경기에서 무관중 속에 0-0 무승부에 그쳤다. 지난 3차전 북한 평양 원정에 이어 2경기 연속 무득점 무승부의 달갑지 않은 기록을 이어갔다. 축구팬들의 실망과 아쉬움의 목소리는 커졌다.
브라질전에서는 반전이 필요하다. 분위기가 썩 좋지 않은 상황에서 벅찬 상대를 만나지만 황희찬은 거침 없었다. 황희찬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훈련장에서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당당했다. 그는 “브라질은 세계에서 가장 좋은 팀”이라면서도 “그렇다고 주눅 들거나 떨리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황희찬은 올 시즌 소속팀에서 절정의 경기력을 발휘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리그에서는 물론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리버풀(잉글랜드), 나폴리(이탈리아) 등을 상대로도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로 강한 인상을 남기고 득점포를 터뜨리며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레바논전에서도 후반에 그라운드를 밟아 특유의 활발하고 저돌적인 움직임으로 대표팀 공격에 힘을 보탰다. 황희찬은 “내 목표는 그라운드에 들어가서 좋은 장면과 재미있는 축구를 보여드리는 것 하나뿐”이라면서 “어떤 환경, 어떤 포지션에서도 똑같은 자세로 축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비진에서는 김민재가 확실한 철통 방어로 대표팀의 희망이 되고 있다. 김민재는 레바논전에서 공격에 치중하던 대표팀이 여러 차례 역습을 맞았을 때 결정적인 수비로 상대 공격을 무력화했다. 때론 답답한 공격을 풀기 위해 과감히 전진 드리블로 나아가는 역동성도 보였다.
김민재는 올 시즌 소속팀에서 중심 수비수로 자리잡았다. 중국 슈퍼리그 3위를 달리고 있는 베이징 궈안이 최소 실점 1위로 선전한 데에는 김민재의 역할이 컸다. 지난 겨울, 유럽이 아닌 중국 무대를 선택해 축구팬의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김민재는 중국에서 몸값이 비싼 세계적인 공격수를 상대하며 성장을 멈추지 않았다. 이 때문에 잠잠하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설이 재점화됐다. 최근 영국 스포카이스포츠가 지난 겨울 거론됐던 왓포드가 이번 겨울 재영입설을 보도한 데 이어 에버턴도 김민재를 노려야 한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김민재에 대한 유럽 무대의 관심이 커가는 가운데 유럽 스카우트들이 브라질전을 대거 관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재는 물론 유럽 무대에서 큰 활약을 이어가는 황희찬도 이들의 레이더망에 있다. 이들에게 브라질전은 대표팀의 침체된 분위기도 살리고 유럽의 눈을 잡기 위해서도 놓칠 수 없는 승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