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모비스 이대성이 18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다. KBL 제공
“완전히 번아웃된 상태였어요. 그래서 2주 동안 아무 생각 안하고 푹 쉬기만 했습니다.”
부상 때문에, 팀의 연패 때문에 몸도 마음도 지쳐있었다. 그러나 2주만에 다시 돌아온 울산 현대모비스 이대성(29)은 잃었던 기운을 되찾고 다시 비상하며 팀의 시즌 첫 승을 이끌었다.
이대성은 18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15점·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77-76 승리에 일조했다. 이 승리로 현대모비스는 개막 3연패를 끊고 시즌 첫 승에 성공했다.
이날 이대성의 경기력은 절정에 있을 때보다는 확실히 떨어지긴 했다. 15점을 올리긴 했지만, 실책도 6개를 범했다. 경기 종료 5초를 남겨놓고는 상대 U파울로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쳐 추격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동료들이 오픈 상황인데 거기에 안주고 자기가 해결하려는 습관 때문에 생긴 실책이다. 시야를 넓히고 여유를 좀 더 가지면 실책도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2주만에 돌아온 것을 감안하면 성공적인 복귀전이었다. 이대성은 인천 전자랜드와의 개막전 이후 전력에서 이탈해 있었다. 무릎 부상 때문이었다. 사실, 몸도 마음도 다 지쳐있었다며 생각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었음을 밝혔다. 이대성은 “개막전 때 내 얼굴을 본 사람들이 다 죽어가는 사람 같다고 했다. 나도 보고 놀랐다. 마치 산송장 같았다”며 “당시 여러가지로 좀 힘들었다. 의사선생님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번아웃된 것 같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대성은 선수들 사이에서도 소문난 연습벌레다. 뭔가 잘 안풀린다 싶으면 죽어라하고 연습만 한다. 그렇게 슬럼프를 탈출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달랐다. 몸도 마음도 모두 지쳤다보니 그렇게 해서 풀릴리 만무했다. 그래서 이대성은 마음을 크게 먹고 그저 푹 쉬기로 결정했다. 그는 “의사선생님이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해서 2주 동안 정말 아무것도 안했다. 와이프랑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녔다”며 “지금은 2주 전보다 많이 좋아졌다. 쉬니까 많이 회복됐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대성은 이번 휴식이 자신의 농구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대성은 “그냥 성장통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다시 시작하는 입장에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