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센터 박정현이 16일 서울 신사동 한국농구연맹(KBL) 센터 지하 2층에서 진행된 프로농구 드래프트 컴바인에서 버티컬 점프를 시도하고 있다. KBL 제공
한 선수는 신장을 재기 전 팔굽혀펴기를 하면서 땀을 흘렸다. 생각보다 작게 나온 수치에 수기 측정을 요구하거나 기계가 이상하다고 하소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프로농구 선수로 ‘선택’을 받으려면 조금이라도 큰 키로 기록되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16일 서울 논현동 한국농구연맹(KBL) 센터에서 진행된 프로농구 드래프트 컴바인에 참가한 가드 최규선(22·목포대)은 키에 민감한 선수 중의 하나였다.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예비 신인들의 다양한 신체 능력을 측정하는 이번 행사가 벌써 세 번째인 그는 “점프를 먼저 하고 신장을 재면 좀 작게 나오는데 오늘이 그랬다”며 “181cm은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180.2cm만 나왔다. 드래프트에 세 번 도전하는 건 제가 처음인데 이번에는 꼭 지명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올해 드래프트에서 1순위 후보로 불리는 센터 박정현(23·고려대)도 키에 민감했다. 박정현은 자신의 키가 프로필(204cm)보다 작은 202.6cm로 측정돼 0.1cm의 차이로 동갑내기 이윤수(성균관대)에게 최장신의 영예를 넘기자 “원래는 더 크다. 평소보다 0.5cm는 작게 나왔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김경원(23·연세대)은 센터로는 상대적으로 작은 키(198.1cm)에도 양 팔의 길이를 재는 윙스팬에서 가장 긴 215cm로 측정돼 활짝 웃었다.
탁월한 체구 대신 농구에서 또 다른 경쟁 지표인 점프력으로 어필한 선수들도 있었다. 김유택 SPOTV 해설위원의 아들인 포워드 김진영(21·고려대)은 버티컬 점프(제자리 높이 뛰기)에서 가장 높은 326.82cm를 기록했고, 가드 전성환(23·상명대)은 10야드 스프린트에서 가장 빠른 스피드(1초44)로 프로농구 입문 뒤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KBL 관계자는 “오늘 행사에 참가한 41명의 선수들의 기록은 10개 구단에 전달된다”며 “이 정보를 바탕으로 11월 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최되는 드래프트에서 지명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