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전창진 감독. KBL 제공
4년 만에 프로농구(KBL) 무대에서 다시 만난 두 친구 감독의 시즌 초반 희비가 크게 엇갈린다. 전주 KCC 전창진 감독(56)이 오랜 공백과 팀 전력 약화 우려를 딛고 순항하는 반면 디펜딩 챔피언인 울산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56)은 팀내 주축들의 부상에 신음하며 아직 첫승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불과 4경기를 치렀지만 3승1패를 올린 KCC의 시즌 초반은 놀랍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시즌 뒤 하승진이 은퇴하고 전태풍이 이적한 KCC는 올 시즌 전력 약화가 우려됐다. 하지만 젊음의 팀으로 새롭게 변모한 KCC는 전창진 감독의 지도 아래 연착륙을 하고 있다. 올시즌 KCC는 높이는 다소 낮아졌지만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빠르고 많이 뛰는 컬러로 변화했다.
KCC는 시즌 초반 에이스 이정현이 농구월드컵 이후 부상 후유증으로 정상이 아닌 가운데에서도 유현준, 김국찬 등 젊은피들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실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송교창은 올 시즌 확실한 에이스로 우뚝 서며 공수의 핵으로 활약하고 있다. 4경기 평균 18.5득점으로 국내선수 2위, 전체 6위다. 어시스트도 4.0개로 준수한 기록을 보이고 있다. 전 감독이 비시즌부터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키워온 지도력이 시즌 초부터 빛을 내고 있다. 과거 호랑이같았던 전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칭찬하고 믿음을 보내면서 특유의 전술 능력을 녹아내고 있다.
KCC의 초반 선전 만큼이나 현대모비스의 부진도 예상과는 다른 흐름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 현대모비스는 개막 후 3연패를 당했다. 현대모비스는 개막 전만 해도 서울 SK와 함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혔다. 시즌 초반 부상자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라건아와 양동근·함지훈 등 주축이 건재해 충분히 위기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부상자의 공백은 적지 않았다. 빅맨 이종현이 장기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올해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김상규도 어깨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팀의 핵심인 이대성의 부상은 결정타였다. 국가대표팀에서도 몸이 좋지 않아 고전했던 이대성은 가래톳 부상 여파로 올 시즌 1경기만 뛴 채 부상으로 빠졌다. 백업 슈터 문태종이 은퇴한 상황에서 믿었던 오용준도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백업 멤버들이 제몫을 다하지 못하고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고 주축들의 체력 소모는 커지는 악순환에 빠졌다.
유재학 감독은 지난 13일 서울 삼성전에서 70-71로 역전패한 뒤 “경기를 할수록 점점 자신감이 좋아질 것이다. 중요한 건 체력 부담이 생길 때 선수 교체를 해줘야 하는데 부상당한 선수들이 빨리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