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호 교수 “서양에 대한 일본경험 배워 한류 글로벌화”
권용석 교수 “문화·디지털·민주주의 현대판 도래인 노력”
하코다 위원 “접촉하면 호감↑…교류 있어 현재 관계 유지”
니시노 교수 “유학생은 자산…양국 더 많은 지인 있어야”
“일본의 한국 유학생은 신도래인(新渡來人)으로서 한·일 교류의 가교가 되어야 합니다.”
한국인의 일본유학 140주년을 맞아 사단법인 2·8회와 재일한국유학생연합회가 27일 도쿄 주일한국문화원에서 신경호 고쿠시관(國士館)대 교수(금정학원이사장) 사회로 개최한 기념 심포지엄에서는 새로운 시대를 맞은 새로운 한·일 협력 모델의 제시가 강조됐다.
권용석 히토쓰바시(一橋)대 교수는 “일본의 한국 유학생은 글로벌 인재로서, 일본에 있으니 한반도에 대해 새로운 발견이나 객관적 시각이 가능한 동시에 차별과 편견이 있는 일본에서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약자의 시점을 획득할 수 있다”며 “자신을 상대화하고 일본의 본질을 이해함으로써 더욱 단단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인 유학생이 일본에서 배워서 한국적 글로벌 스탠다드를 창출하는데 일조하고 일본 젊은이들이 한국에 주목해 서로 배우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며 “문화, 디지털, 민주주의에 있어서 현대판 도래인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신경호 교수는 “도래인과 도래인이 가지고 온 것에 의해 일본의 야마토(大和)정권과 스탠더드 문화가 만들어졌음은 부정할 수 없다”면서 “조선 시대 말기 이후 일본이 서양을 경험한 것을 우리가 배워서 현재의 한류가 더욱 글로벌화 할 수 있다”고 했다.
1881년 4월 고종 황제는 개화파 건의를 수용해 일본의 신문물을 둘러보고 오라고 신사유람단을 파견했다. 신사유람단 일원 중 당시 2세였던 유길준과 25세의 유정수는 게이오의숙(慶應義塾))에서, 16세의 윤치호가 도시샤(同志社)에서 수학한 것 등이 한국인 최초의 일본 유학이다.
심포지엄에는 한반도 전문가인 하코다 데쓰야(箱田哲也) 아사히신문 논설위원, 니시노 준야(西野純也) 게이오대 정치학과 교수(게이오대 현대한국연구센터장)가 참여했다. 한국인 유학생 김윤수·송이준 메이지(明治)대 경영학부 학생, 일본 대학생 아이다 도미코(相田冬實子) 간다(神田)외국어대 외국어학부, 스즈키 가오루(鈴木薰) 게이오대 문학부 학생도 발표를 맡았다. 스즈키 학생은 삼성의 이병철, 이건희 회장이 와세다(早稻田)대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게이오대에서 공부한 것을 소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심포지엄에서 한·일 관계가 어려울수록 양국민의 교류와 접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코다 논설위원은 “접촉도가 높아질수록 상대국에 대한 호감도가 올라간다”며 “(한·일) 교류가 관계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전문가도 있지만 교류가 없었다면 한·일 관계가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 교류했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현재의 (양국 관계의) 레벨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 제1호 외국인 정치학 박사인 니시노 교수는 유학생이 양국의 인적 자산임을 강조하면서 “유학생의 제일 강점은 상대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대해 깊은 이해와 양국을 연결하는 인적 네트워크”라며 “양국 사이에 서로 더 많은 지인이 있다면 지금과 같은 일·한 관계가 아닌 보다 부드러운 관계가 됐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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