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부경찰서는 위생 상태가 나쁜 집에 3세·2세 아이를 방치한 혐의(아동복지법상 방임)로 40대 A씨와 베트남 출신 부인 20대 B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50분께 서울 은평구의 한 빌라에서 '아기들이 방치된 집이 있다'는 주민 신고가 들어왔다. 바퀴벌레가 많아 소독을 위해 건물 곳곳을 확인하던 중 아이들만 집 안에 있는 것을 발견한 이웃의 신고다.
출동한 경찰은 집에 부모 없이 아이들만 있는 상황을 보고 당시 바깥에 있던 부모에게 연락을 취했다. 이어 1시간여 뒤 연락이 닿은 부모를 통해 방임 정황을 확인해 이들을 입건했다.
아이들만 있던 집 안은 바퀴벌레가 득실대고 쓰레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들의 몸에서 멍이나 상처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연계해 우선 조모의 집으로 분리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영양 등 건강 상태는 조사 중이다.
부인 B씨는 외출 중이었으며 남편 A씨는 일정 기간 서울 바깥에서 일하다 돌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부부를 불러 학대 등이 있었는지 조사할 방침"이라고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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