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즉각 항의하자 23일 보란 듯이 영어·불어판 동영상 게시
‘다케시마 영토문제’→‘다케시마 영토분쟁’ 표현 수위 크게 높여
도쿄올림픽조직대회위 홈피 ‘독도 일본땅’ 표기이어 韓무시 계속
일본 자위대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 일본어 홍보영상에서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를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영토문제’로 표기해 한국 정부의 항의를 받은 뒤 오히려 영어와 프랑스어로도 해당 동영상을 만들어 게시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일본 통합막료감부(우리의 합참 격)가 지난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영어와 프랑스로 각각 올린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 주제의 2분20초짜리 동영상에는 도입부에 일본과 국제사회의 안전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과 함께 나오는 지도에서 동해 독도 위치에 ‘Territorial disputes over Takeshima Island(붉은색 원)’(다케시마 영토분쟁)이라는 영어 표현 내용을 삽입했다.
통합막료감부는 앞서 지난 6일 페이스북에 올린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 주제의 2분42초짜리 동영상에서 도입부에 일본과 국제사회의 안전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과 함께 나오는 지도에 동해 독도 위치에 일본어로 ‘다케시마 영토문제’라는 내용을 넣었다.
일본 정부는 우리 정부 항의에 되레 영어와 프랑스어판 동영상을 제작하면서, 내용에도 일본어판의 영토문제보다 수위가 높은 영토 분쟁(Territorial disputes)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도쿄올림픽대회조직위원회가 홈페이지의 지도에서 독도를 일본령으로 표시해 파문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자위대 동영상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항의도 사실상 비웃은 셈이 됐다.
영어판·프랑스어판 동영상의 지도에는 일본어판과 마찬가지로 독도 외에 러시아 쿠릴열도 부분의 ‘북방영토 문제’를 비롯해 일본 주변에 ‘한반도를 둘러싼 문제’, ‘중국의 일본해(동해에 대한 일본식 표현) 진출’, ‘동중국해에서 중국의 현상 변경 시도·활동의 급속한 확대와 활발화’, ‘중국의 활발한 태평양 진출’, ‘남중국해를 둘러싼 문제’ 등 총 7개 항목이 삽입되어 있다. 또 일본어판 화면 영상과 마찬가지로 13초 동안 지도가 표시되는 부분에 영어와 프랑스어로 자막으로 “우리나라(일본)의 안전 및 지역의 평화와 안정, 나아가 국제사회 전체의 평화와 안정 및 번영 확보에 적극적인 기여를 해나가기 위해 FOIP(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비전을 토대로 방위성 자위대가 추진하고 있는 다각적 다층적 안전보장협력의 틀”이라는 설명을 넣어서 중·러와 함께 한국과의 독도 문제가 일본과 동아시아, 국제사회의 평화·안정·번영을 위협하는 요소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이 동영상은 지난달 1일 인도양 아덴만에 있었던 프랑스·일본의 해적 공동대응훈련, 지난달 중순 일본 규슈에서 진행된 미국·프랑스·일본 3국 육상 훈련 및 동중국해에서 있었던 미국·프랑스·호주·일본 4국 해상훈련과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을 홍보하기 위해 제작된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11일 이와 관련해 “외교채널을 통해 일본 측에 유감과 항의의 뜻을 분명하게 전달했다”고 했다. 이어 “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라며 “우리 정부는 독도에 대한 일본의 부당한 주장에 대해서는 그간 누차 강조한 바와 같이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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