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역을 ‘흥인지문' 표시 등
표기 누락·오타 등 224건 발견
관광객들 혼란… 11월까지 정비
‘Songpa gu Office’.
서울 송파구의 한 거리에 설치된 관광안내표지판에 새겨진 영어다. 번역하면 ‘송파구청’이란 의미이지만, 한글 표기는 ‘송파구 보건소’로 돼 있다. 영문 표기 시 보건소(Community Health Center)를 구청(Office)으로 잘못 표기한 것이다. 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강남구) 인근 표지판에는 봉은사역(Bongeunsa Station)이 매봉역(Maebong Station)이라고 표기된 사례도 있었다. 영어권에서 온 외국인은 표지판만 보면 길을 잘못 찾을 수도 있다.
서울시는 36명의 외국인 현장점검단과 명동·이태원 등 관광특구의 외국어 관광안내표지판을 점검한 결과 224건의 표기 오류 사례가 발견됐다고 20일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관광특구로 지정된 곳은 △이태원 관광특구 △명동·남대문·북창동·다동·무교동 관광특구 △동대문 패션타운 관광특구 △종로·청계 관광특구 △잠실 관광특구 △강남 마이스 관광특구다. 서울시는 외국인 관광객이 주로 참고하는 관광안내표지판을 대상으로 점검했다.
점검 결과 발견된 외국어 표기 오류는 총 224건(일어 105건, 영어 79건, 중국어 40건)이었다. 대부분 오타와 누락 등 단순 오류였다. 하지만 송파구 보건소나 봉은사역 사례처럼 외국인이 아예 다른 공간으로 인식할 수 있는 심각한 오류도 15건이 나왔다. 중구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점’은 올바른 중국어 표기가 ‘IBK企業銀行本店’이지만, ‘第一病院(제일병원)’이라고 표기된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이 엉뚱하게 병원이라고 표기된 것이다. 이밖에 ‘광장시장’(일어 クァンジャン(広蔵)市場)을 ‘종로5역’(チョンノオ駅)으로, ‘평화시장’(ピョンファ(平和)市場)을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トンデムン歴史文化公園駅)으로, ‘동대문 지하철역’(Dongdaemun Station)을 ‘흥인지문’(Heunginjimun Gate)으로 표기한 사례도 있었다.
단순 오류로는 △우리은행 영문표기 ‘Woori banka’(올바른 표기·WooriBank) △장통교 일어표기 ‘チャノトノギョ’(〃·チャントンギョ) △봉은사역 일어표기 ‘ポンウンサヨク’(〃·ポンウンサ駅) △아르헨티나 대사관 영문표기 ‘Argentine Embassy‘(〃·Embassy of the Republic of Argentina) 등이 확인됐다.
서울시는 다음달까지 오류를 모두 정비하기로 했다. 오류가 발견된 관광안내표지판에 스티커를 부착해 오타를 수정하거나 표지판 전체 시트를 교체하는 등 긴급 보수한다.
이은영 서울시 관광산업과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관광회복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를 하겠다”며 “외국어 표기 오류 정비 등 작은 부분부터 개선해 보다 정확하고 체계적인 관광 안내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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