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인 분대 플레이 게임 스쿼드(Squad)의 개발사 오프월드 인더스트리에서 유통한
1차대전 게임 비욘드 더 와이어를 16시간 가량 플레이한 후기입니다.
후기는 반말제로 진행되므로 양해 부탁드립니다.
비욘드 더 와이어(Beyond the wire)
대충 번역하면 '철책 너머에' 혹은 '철조망을 넘어서' 정도일 것 같다.
메인 화면이다.
스쿼드보다 메인 화면 UI가 깔끔하고 이쁘다.
지금 플레이 가능한 진영은 프랑스, 미군, 독일군이고 화면에 있는 건 미군으로 보인다.
첫 게임은 프랑스군으로 독일군과 싸우게 되었다.
긴 시간 동안 총도 못쏘고 서로 노가리까며 트럭에 다소곳하게 앉아있어야 하는 스쿼드랑은 조금 다른 모습이다.
물론 마이크로 노가리까고 음악 틀어놓는건 똑같다.
서로 두들겨 패는 프랑스군.
대기 시간이 끝나고 구역이 열리자 총검을 부착하고 돌격하는 모습.
이 게임의 백미 중 하나는 프랑스군으로 비바 라 프랑스를 외치며 돌격하는 것이다.
각 진영별로 50명. 보병만 보면 30~40명 정도가 우르르 돌격하는 게임 시작 모습은 장관이다.
전체맵. 이 게임의 맵은 스쿼드처럼 광활하지도 않고 전진과 후퇴만 신경쓰면 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
파란 테두리가 우리가 점령한 지역. 빨간 테두리는 적 지역, 하얀 테두리가 현재 전투가 치루어지고 있는 지역이다.
각 지역에는 알파벳으로 이루어진 거점들이 있고 정해진 시간 안에 더 많은 지역을 따낸 진영이 상대쪽 진영으로 한걸음 나아갈 수 있다.
파죽지세로 밀고 나가다가도 지역을 잃으면 재빨리 방어태세로 들어가야 한다.
(스샷을 꼼꼼히 찍지 못해 다른 맵의 것을 사용하기도 하므로 양해 바랍니다)
게임 중의 지도 화면. 저 회색으로 그려진 선이 참호다.
이 게임은 근접무기의 활용도가 엄청나게 높다. 참호는 좁아터진 데다가 구비구비 코너가 있어 언제 코앞에서 적이 튀어나올지 모른다.
대부분의 병사들은 볼트액션식 소총을 들고 있고 어차피 나도한방 너도한방인 게임이다. 연막탄과 근접만으로 40킬 이상을 하는 유저도 목격했다.
ㅁ1친놈인줄...
참호 안의 모습. 마구잡이로 뛰어다니다가 아군과 마주치는 경우도 있다. 우발적인 팀킬도 자주 일어난다.
참호 안의 모습 2
언제 적이랑 조우할지 모르는 참호 안에서 저렇게 동굴처럼 파인 부분은 귀중한 마음의 안식처다. 구석에 짱박혀 있으면 조금 진정된다.
갑툭튀한 독일군의 쇄골에 한방.
마주치는 순간 첫발에 죽이지 못하면 거의 죽는다고 생각하자.
혹은 트레이드(Trade,서로 죽이는 경우)도 흔하다.
스쿼드에서 피아식별에 애를 먹는 사람으로서 이 게임의 또다른 특기할 만한 부분은 피아식별이 쉽다는 것이다.
색은 물론이고 철모나 모자, 군복의 실루엣에 뚜렷한 차이가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의 구조상 팀킬은 오히려 더 자주 일어난다고 볼 수 있겠다.
참호 밖이라고 상황은 그리 다르지 않다.
시야가 트인 만큼 좀 더 먼 거리에서 교전이 이루어지지만, 전장에 안개가 깔려 있어 중거리 이상에서의 교전은 많이 일어나지 않는다.
재미있게도 슈라우드와 같은 진영에서 플레이했는데, 처음에는 짭라우드인줄 알았지만 나중에 보니 찐이었다.
핑 낮은 서버가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캐나다 서버에서 했는데 유명인을 만나다니...
왼쪽 하단에 슈라우드가 보이스챗을 하는 모습.
폭탄이 터져 나무통 옆에서 피를 내뿜는 다리는 덤.
첫 판은 승리로 장식했다. 슈라우드 끼고 지면 선 넘는거지...
나중에 방송을 봤는데 슈라우드 역시 난전 속에서는 고전하는 모습이 인간미 있었다. 물론 클라스는 어디 안가지만.
이번에는 독일군 포병 분대에서 플레이해 보았다.
스쿼드에서는 뭘 하든 물자가 필요해 지루하기 짝이 없는 보급 역할을 할 사람이 필요하지만, BOW에는 그런게 없다.
포병 분대장이 견인포를 설치하면 분대원이 삽질만 해주면 된다. 포탄도 무한이다.
1차대전에 히틀러가 참전했다는데 그럼 우리 중 하나가 그놈일수도 있겠다고 농담했더니 외국애들이 웃어줬다.
옆에서 쏘는 것만 보고 있어도 화력뽕이 차오른다.
물론 보병 입장에서는 잘 쏘는 적 포병만큼 짜증나는 건 없다. 한방에 분대가 쓸려나가니까.
다시 보병으로. 이 게임의 본질은 역시 참호전이다.
꽉꽉 들어차서 총질을 해대는 보병들을 보면 뽕이 차오른다.
주요 거점을 틀어막고 있는 기관총 분대의 위치선정에 감탄했다. (수류탄 하나만 들어와도 전멸이긴 하지만.)
참고로 기관총 분대가 설치한 기관총 진지는 오직 그 분대원만이 사용할 수 있다.
사수가 죽고 진지가 덩그러니 남아있는데 보병들이 쏘지 못하는 건 조금 아쉬웠다.
벙커에서 적을 향해 사격하는 경기관총 사수.
이 게임에는 몇가지 사기 클래스가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트렌치 건을 사용하는 미국의 샷건맨이고, 그 다음으로는 연사를 할 수 있는 기관총병이라고 생각한다.
프랑스군의 경기관총 사수는 연사속도가 엄청나게 느린 데다 딱총같은 느낌이 들지만, 독일군의 경기관총은 따발총이 뭔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미군의 샷건은 넓은 피격범위와 소총병을 압도하는 연사속도로 근접전에서 엄청난 효율을 자랑해 벌써부터 악명이 자자하다.
경기관총 사수 플레이. 역시 따발총이 깡패다. 삼각대로 거치도 가능하다.
근거리 전투에서는 그냥 들고 뛰어다니면 볼트액션따리들은 가소롭게 느껴진다.
좋은 만큼 경쟁자가 많은 클래스다.
프랑스군 저격수 플레이. 저격 분대는 2인으로 구성되는데 분대장에게는 스코프가 없는 점이 아쉬웠다.
저격을 꿈꾸고 분대를 만들었다가 스코프 달린 총은 나중에 들어온 사람한테 뺏기고 분대를 떠나버리는 분대장을 많이 보았다.
혹은 분대를 잠깐 나가서 분대원을 강제로 분대장으로 만든 후, 다시 분대원으로 들어와 저격총을 빼앗아가는 이기적인 분대장도 있었다.(당함.)
분대장은 저런 형태의 방패를 깔아줄 수 있는데 저격수 보호화 참호 방어시에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이런식으로 긴 직선 구간의 참호 앞에 깔아주면 수류탄이나 포탄이 날아오지 않는 이상은 사수가 안전하게 적을 제압할 수 있다.
이 게임의 가장 매력적인 특징은 죽기도 많이 죽지만 기본적으로 킬이 많이 나온다는 점이었다.
스쿼드에서 10킬도 버거웠던 필자도 기본적으로 15킬, 많이는 30킬 가까이 할 수 있고 그 중 근접킬이 차지하는 비율도 높았다.
반면 쓰러진 후 아군이 옆에 있는 상황에서도 스쿼드에 비해 소생율이 많이 떨어지는 점이 눈에 띄었다.
대부분의 경우 긴박한 전투 속에서 아군을 소생시킬 여유가 없다는 점이 가장 컸다.
하지만 의무병의 경우 스쿼드보다도 빠르게 소생시킬 수 있어 잘만 하면 무려 40~50 소생까지 찍는 경우를 볼 수 있었다.
전쟁의 참상을 보여주는, 신체가 기괴하게 비틀린 독일군 병사의 모습.
전체적인 감상은 스쿼드에서 그대로 가져온 부분도 있지만 단순히 스킨만 바꾼거라고 하기엔 1차대전의 참호전 양상에 맞추어 상당히 많은 수정이 이루어졌고,
스쿼드보다 훨씬 접근성이 좋아졌으며 총질하는 게임의 본래 목적인 킬딸이 쉬워졌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기지 건설과 물자 보급, 전략적 움직임과 지휘 체계는 스쿼드의 무척 매력적이고 개성적인 특징들이지만 때로는 특정 역할을 강요당해 루즈하고 지루한 게임이 되기도 하는 반면
BOW는 같은 수의 인원(50vs50)이 훨씬 직관적이고 작은 맵 안에 들어가 말 그대로 박터지는 싸움을 처음부터 끝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스쿼드를 처음 접했을 때 거점 지역의 창고 안에서 사방이 적에게 둘러쌓여 총알 세례와 폭탄이 날아다니는 소리에
쫄아서 바닥을 기어다니면서도 분위기에 취해 있었던 기억이 난다.
BOW역시 전쟁터의 분위기 하나만큼은 어디에 내놔도 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기대했던 트립와이어 인터랙티브의 레드 오케스트라 2가 생각보다 만족스럽지 못했던 기억이 있는데 BOW를 통해 이를 치유받은 기분이 들었다.
지금은 한물 간 테마이지만 언젠가 개발사가 새로운 그래픽으로 2차대전 게임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볼트 액션 소총의 손맛. 혼잡하고 처절한 참호 속의 사투. 끝없이 쏟아지는 포탄과 총검 돌격이라는 로망을 원한다면 이 게임을 추천한다.
다만 지금으로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탓인지 가까운 서버가 적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이었다.
어서 이 게임이 많이 알려지고 서버가 늘어나 걱정 없이 플레이할 수 있겠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후기를 작성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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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