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게임은 영원회귀 블랙 서바이벌이다(이하 블서).
기존의 모바일로 존재하던 원작을 완전히 개량해서 독특한 게임으로 빚어냈다.
* 캐릭터 디자인은 개인 취향이겠지만 내 기준에서는 좀 아쉽다.
겉보기에는 이쁘긴 한데 로망을 자극하는 캐릭터가 부족하다.
그래서 그런지 이름이 잘 안 외워지더라.
* 맵상에 존재하는 상자를 열거나 몹을 잡거나, 혹은 상대를 죽여서 아이템을 갖추고 최후의 1인이 되는 게임이다.
롤과 배틀 그라운드를 합친 모양새다.
* 아이템을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는 정해진 구역에서 나오기 때문에
아이템을 빨리 갖추기 위해서는 최적의 루트를 계산해야 한다.
상대의 견제를 받거나 재료템을 누가 다 털어갔다면 다른 루트도 알아봐야 한다.
* 재료의 위치와 조합법 때문에 진입장벽은 제법 높은 편이다.
좀 하는 사람들은 시작한지 얼마 안 되서 풀템 뽑고 사람들 모가지를 수확하러 돌아다닐 텐데
나는 쪼렙템 몇 개 들고 도망다녀야 한다.
여담인데 아이템 이름 외우는 것도 골치 아프다.
성능이랑 연관 있는 이름을 붙여줬으면 좋을 텐데, 대충 멋진 이름 갖다 붙인지라
이름만 들었을 땐 그 아이템이 어떤 성능인지 알기 어렵다.
* 배틀로얄 장르는 특유의 불합리함이 있기 마련이다.
필요한 재료가 죽어도 안 나온다거나, 포탈을 탔는데 잘 큰 적 앞에 배달 된다거나,
풀파밍했더니 뚝배기 맞고 골로 간다거나.
불쾌하긴 해도 이런 불규칙성이 배틀로얄 장르의 또 다른 재미겠지.
하지만 블서의 불합리함은 궤를 달리한다.
장르 특성상 타겟팅 기술도 많고 붙으면 일단 평타를 맞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지라
불리한 상황에서 헤드 뽀록으로 잡아내는 역전극이 잘 나오질 않는다.
* 더구나 아이템뿐만이 아니라 무기와 캐릭터에게 개별적인 성장 요소가 있어서
누가 크기 시작하면, 반대로 내가 말리기 시작하면 격차를 따라잡기가 힘들다.
요즘은 킬딸 메타라서 초반의 루즈함은 줄어들었을지 몰라도 격차가 순식간에 한없이 벌어져서 쿨하게 포기하고 담판 돌리는 게 더 나을 지경이다.
초반에 킬을 따내서 무기를 성장시키고 아이템은 방템으로 떡칠을 하면 답이 없어진다.
딜탱 유틸 다 되는 괴물이 탄생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게임을 하는 이유가 없어진다.
백퍼센트 지는 싸움을 왜 해야 할까?
* 가장 압권은 캐릭터들의 스킬 구조다.
블서는 팀 게임이 아닌지라(팀 모드는 있음) 캐릭터들이 대부분 유틸이 뛰어나다.
개나소나 다 슬로우와 속박 회피기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근거리 캐릭터가 원거리 캐릭터에게 근접했다고 해서 근캐가 유리하고 그런 거 없다.
* 예를 들자면
신 캐릭터인 로지의 W 스킬은 순간적으로 이속이 증가하는 광역기이고, 치유량 감소와 방어력 감소가 동시에 달려 있다.
* 리 다이린이라는 캐릭터는 혼자서 평타 회피와 침묵, 슬로우와 벽을 넘는 이동기를 가지고 있으며 스킬 사용에 마나를 소모하지 않는다.
이렇듯 솔로 플레이에 극상성을 두지 않기 위해 이거저거 덕지덕지 붙어 있는 캐릭터들이 많다.
하지만 너무 많은 걸 가지고 있다 보니 스킬이 정직하여 어정쩡한 캐릭터들은 살아남을 수가 없다.
심지어 아이템도 저마다 부가 효과가 너무 많다.
방어력과 체력을 올려주는데 치명타와 스킬 데미지, 이속 증가가 동시에 붙어 있다거나.
그로 인해 굉장히 난잡하고 상대하기 불쾌한 캐릭터들이 많다.
전투 자체가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 스킬 이야기 나와서 하는 말인데.
스킬이 오버파워인 것도 그렇고 직관성도 많이 떨어진다.
가뜩이나 재료템 위치와 파밍 루트 익히느라 내가 다루는 캐릭터의 스킬도 눈에 안 들어오는 판에
스킬마다 부가 효과가 너무 많아서 모르면 눈 뜨고 당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위에서 말한 광역기와 이속기를 섞은 기술에 누가 치유 감소와 방어 감소가 들어갈지 알까?
이건 맞아도 모른다. 직접 스킬 설명을 읽어봐야지만 알 수 있다.
하다 못해 머리 위로 디버프 효과 아이콘이라도 띄워주면 좋으련만.
모르면 맞아야죠를 잇는 맞아도 모르죠? 가 탄생한 것이다.
* 이렇듯 게임 구성이 난잡하고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안전지대에서 편안하게 쇼핑하는 롤과 달리 남들과 경쟁하듯이 파밍을 해야 한다.
재료가 어디서 나는지 외워야 하고 파밍 루트 망했을 때 순간적으로 다른 루트를 알아두면 더 좋고, 각 아이템의 조합법도 외워야 하고,
내 캐릭터 스킬, 상대하는 캐릭터 스킬도 알아야 하고 무기마다 특징이나 무기 스킬도 익혀둬야 하고...
이제 게임에 익숙해졌으니 다른 캐릭터도 해볼까...
하면 다시 뉴비로 돌아가게 된다.
무기와 루트를 새로 배워야 하니까.
* 하지만 그 벽을 넘는다면 꽤나 매력적인 게임임이 분명하다.
배틀로얄 게임 특유의 변수와 긴장감, 중독성이 있다.
진입 장벽은 높지만 배틀로얄 게임답게 한 판 한 판이 가벼운 편이고 부담이 없다.
앞서 말한 진입 장벽도 사실 연구하는 재미를 주기는 한다.
아이템 세팅이나 루트 설정을 하는 건 자신만의 공략이나 덱 세팅을 하는 듯한 느낌도 준다.
여차하면 그냥 남들이 게임 내에 올려놓은 세팅과 루트를 다운받아서 고대로 써도 되고.
너무 복잡하고 너저분한 느낌도 있지만 반대로 연구 할 거리도 제공하니 섣불리 뭐라고는 못 하겠다.
오랜만에 보는 대체하기 힘든 재미를 가진 게임이라 오래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는 김에 재키도 버프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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