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게임은 소울워커다.
모종의 사건으로 국내 게임 역사상 유례가 없는 떡상을 경험한 적이 있는, 참 팔자 기구한 게임이다.
물론 초반의 위기나, 떡상 이후의 하락세는 자초한 감이 없잖아 있다.
* 게임 자체는 그냥 뻔한 MORPG이다.
마을에서 스토리 진행을 하고, 던전을 돌면서 퀘스트를 하는.
* 국내산이 다 그렇듯이 게임을 시작하면 키우기 좋으라고 막 이것저것 퍼주고 그러는데.
난 이게 복잡시러워서 죽겠더라.
고인물들은 새 캐릭터 빨리 키우라고, 뉴비들도 초반에 접지 말고 빨리 올라오라고 제공하는 거겠지만.
오히려 이거 때문에 던전에서 얻는 템이 의미가 없다.
초반이면 새 템을 자주 얻어서 내가 쑥쑥 자란다는 체감을 해야 하는데, 제공 템이 너무 강하니 아이템 먹어봐야 폐지니까.
폐지 줍는 느낌을 극초반부터 느끼니까 공허하다.
던전 몇 바퀴 돌면 인벤이 꽉 차고 기능을 알지도 못 하는 템들이 우르르 들어오는데, 진짜 정신이 나갈 것 같애.
난 진짜 저 화면 보기만 해도 숨이 막힌다.
* 재료템이 자꾸 쌓이길래 뭐라도 만들어서 숫자를 줄여볼까 했는데 이게 웬 걸.
재료가 창고에 있으면 제작이 안 되더라.
부득부득 인벤에 있어야 제작템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아 ㅋㅋ
* 그것은 일종의 아이러니였다.
-> 알지도 못 하는 템들이 자꾸 들어와서 인벤이 좁다
-> 흐음... ... 재료템이 있으니까 뭔가 만들어 볼까?
-> 그런데 재료템이 창고에 있으면 제작이 안 댐 ㅎㅎ
-> 창고에서 재료템을 꺼내다가 문득 생각해 보니까 쪼렙 때 제작 컨텐츠가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듦.
-> 내가 의미 없는 짓을 하긴 했는데, 그럼 의미 없는 컨텐츠를 왜 일찌감치 선보였을까?
-> 그냥 퀘스트나 밀 걸. 나는 지금 무얼 하고 있는가.
-> 나란 존재는 무얼까?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
* 극초반에는 전혀 필요치 않은 컨텐츠를 왜 초반부터 들이미는지 잘 모르겠다.
당장은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컨텐츠를 굳이 퀘스트까지 할애해가면서 유저 얼굴에 디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무시하고 달리라고들 하는데, 주변에서 자꾸 동전이랑 당장 못 긁는 복권이나 쌀 따위를 막 던져대면 멈출 수밖에 없다.
신경 쓰이잖음.
* 거기다가 아직 시스템에 익숙치도 않은데 스킬 포인트 찍으라 그러고 새로운 스킬도 배우라고 막 들이미는데, 살짝 짜증이 났다.
난 그냥 게임 하려고 한 건데 뭘 자꾸 배우래.
현재 있는 스킬을 강화해야 하는지, 새 스킬을 찍어야 하는지, 새 스킬에는 또 포인트를 몇 개 줘야 하는지.
그걸 내가 어떻게 아냐구. 초반부터 너무 많은 선택지를 주면 와, 자유도 짱짱 이게 아니라 스스로의 플레이에 의구심을 들게 한다.
이게 맞는 건지 어쩐 건지. 확신에 차서 액셀 막 밟아야 하는데 주저 하게 만든다는 거지.
하나씩 합시다, 하나씩.
* 그렇다고 퀘스트 미는 재미가 있느냐면 그것도 아니다.
콘크리트 정글에서 정크 풀로 던전이 넘어가는데 왜 넘어가는지도 모르겠다.
딱히 콘크리트 정글 던전에서 뭔가 마무리 됐다거나 다음 걸 암시를 한다거나 그런 것도 전혀 없었는데 말이다.
그럴 거면 두 던전이 왜 나뉘는 걸까?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
퀘스트를 하나 하나 도드라지게 만드는 건 애초에 기대를 안 한다만,
큰 던전이 넘어갈 때면 뭔가 일단락 됐다는 느낌이라도 줬어야 하지 않을까?
* 이제는 나도 잘 모르겠다.
던파부터 시작된 MORPG 장르는 다 이런 식이었고 똑같은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스샷이랑 제목을 바꾸고 글은 내버려둬도 어색함이 없을 정도다.
이쯤 되면 게임의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작 경험도 있고 배우신 분들이 만든 거니 일개 게이머 입장에서는 모를 이유가 있는 거겠지.
더구나 게임 하는 사람들은 알아서 잘 한다.
내가 잘못된 모양이다.
* 같은 장르의 게임들이 다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면,
내 눈에 밟히는 것들이 사실은 소소한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어차피 다 똑같은 내용물이라면 컨텐츠와 편의성이라도 좀 깔끔하게, 정갈하게 내놨으면 하는 바람이다.
너무 막 덕지덕지 아무렇게나 바른 느낌이 들어서 도저히 적응을 못 하겠다.
소울워커 말고도 클로저스나 마영전, 던파, 크리티카 같은 동 장르의 게임들을 깔짝여 봤었는데.
단 한 번도 중간을 넘어서 본 적이 없다.
그 와중에 와우는 만렙 세 번 정도 찍어봤다.
* 어차피 이런 류의 게임은 소수의 핵과금러 위주로 돌아가고, 핵과금러들은 엔드 컨텐츠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현관을 이렇게 난장판으로 만들 이유가 있나 싶다.
더 이상 국내산 게임을 하면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기분을 안 느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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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상할 기회가 있었는데도 인기가 오르지 못하는건 다 이유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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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상할 기회가 있었는데도 인기가 오르지 못하는건 다 이유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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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보기에는 그냥 창고 부족한게 짜증나는데 괜히 가만히 있는 스킬찍는걸로 화풀이하는 글로 밖에 안보임 ㅋㅋ | 20.07.08 19:5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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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레벨링을 등신 같이 해서 뉴비들이 등반 못 하고 떠나니까 템 퍼주는 거잖아요. 그래서 인벤이랑 창고가 금방 부족해지고요. 쟤네가 잘못해서 임시 방편으로 수습했을 뿐이고, 그에 따른 부작용도 남아 있는데 제가 왜 고마워 해야 합니까. 그리고 와우는 시작할 때 스킬이 한 두 개 밖에 없어요. 레벨업 하면 하나씩 쥐어주면서 스킬의 특징을 충분히 익힐 시간을 줍니다. 근데 이 게임은 시작부터 비슷비슷한 스킬을 열댓개씩 쥐어주고 스킬 포인트까지 찍으라고 몰아주는데 제가 뭘 알고 스킬을 세팅하고 포인트를 찍습니까? 이게 디아3 마냥 스킬 커스텀에 따른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게임이라면 모를까, 그런 것도 아니잖아요? 꼬추님이 당연하게 여기고 적응하는 것들이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20.07.08 20: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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렙 몇까지 올리고 이러시는건지 모르겠지만 이거도 스킬 얻는데 레벨 필요한 구간이 꽤 있는데다 잘 모르겠으면 유튜브 같은거나 인게임내에서도 스킬창에 스킬이 어떻게 나가는지 영상까지 있는데 이걸 보고도 모르시겠다면 걍 안맞는거겠죠 님한테는... | 20.07.08 21:3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