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과 만나고, 그 사람과 헤어지게 되었던, 그 겨울이 찾아온다.
- 그 어떠한 소원이라도 이루어진다.
다시 한 번,
그 사람을 만나고싶다..
'오늘은 봄의 정령에 대한 노래를 들려줄께.'
'봄의 바람처럼 따듯한, 그 이야기를...'
'..물은 물로...'
'..달은 달...으로...'
'..별은.. ...별.. ....으로....'
그리고, 부드럽게...
내 뺨을 쓰다듬어 주었다..
'울면 안돼..'..라고, 위로하는 것 처럼...
미카토 : "나코루루...!!"
머지않아...
그 따스했던 손이... 천천히 힘을 잃어가고....
미카토 : "나코루루---------!!!!"
이런 일이 되어버리다니.. 1년전의 나에겐,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래...
나코루루와 처음 만났던.. 그 시절의 나에게는....
* 제 1장 눈 덮힌 마을에 부는 아름다운 바람 *
그 해 겨울은 유난히 눈이 내리는 시기가 빨랐다.
그래서일까? 매번 겪는 겨울보다도 추웠던 느낌이 었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 추운 날씨 탓만은 아닐것이다.
나코루루와 만나기 전, 내 마음은 얼음과 같은 차가운 바람으로 채워져 있었으니까.
이레시파클은,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 함께 생활을 하는 장소였다.
나는 이곳에서 머물기 시작한지, 아직 1주일 정도밖에 시간이 흐르지 않았지만....
이불을 뒤집어 쓴 채로, 멍하니 누워있었던 나는 그 목소리에 황급히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미카토 : "아, 미안해.. 이제 일어났어, 나..."
호크테 : "일어났으면 됐어. 일일히 하나하나 사과하지 말라니깐."
미카토 : "미, 미안...."
호크테 : "그러니까 사과하지 말라고 했잖아. 할멈들이 부른단 말이야! 빨리 준비해, 이 느림보야."
미카토 : "으, 응. ....저기 말이야.."
호크테 : "왜."
미카토 : "내 이름은 미카토야. 그러니까.. 계속 '너' 라고 부르지 마.."
호크테 : "바보야, '너' 같은 건 '너'라고 부르는거면 충분해!"
미카토 : "..........."
말투는 험했고, 언제나 트집을 잡았기에... 나는 호크테의 그런 성격에 익숙해지지 못하고 있었다.
이 이상, 다른 트집을 잡혀 혼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근처 항아리에 담겨져있는, 눈을 녹인 물로 얼굴을 씻고 그 물로 간단히 머리를 다듬는다.
미카토 : "으으읏~ 차가워라...!"
차가운 물로 곱아진 손을, '후우, 후우-' 입김으로 불면서,
방한복이라고 부를수있는것은, 이것밖에 없었으니까 달리 망설일 일도 없다.
미카토 : "으왓, 죄송합니다!"
호크테 : "사과하지 말래도!"
미카토 : "미아...ㄴ ....아와왓;;;"
나는, 웃옷을 재빠르게 걸치면서 '이레시파크르'밖으로 나온다.
미바바 : "정말이로구먼, 기다리다 해가 중천에 뜨는 줄 알았고마."
히바바 : "나는, 날이 저무는 줄 알았고마."
미바바 : "나보다는 덜하네, 나는 날이 새버리는 줄 알았고마!"
히바바 : "그렇게 나오겠다면 나는-----...."
우바바 : "느그들 시끄럽구만--!!! 높은 곳에 서가지고, 똑같은 목소리로 나불나불 주절주절!!
미바바 : "....그러는 할멈이 제일 시끄럽고마."
히바바 : "정말이로구먼."
우바바 : "므으으으으으으....!!"
미카토 : "저, 저기요... 싸우시는건 좋지 않아요...;;"
우바바 : "으응? 아, 아아 그랬었지 그랬었지. 너를 깜빡 잊고있었구나."
미바바 : "드디어 치매인감?"
우바바 : "시끄럽고만!! ...엣헴, 엣헴... 미카토야, 장로님께서 부르신단다. 어서 가보려므나."
미카토 : "장로님께서요...? 저를 어째서요...??"
우바바 : "너는 앞으로 '이레시파크르'를 벗어나, 새로운 장소에서 살게 될 것이야.
장로님은 너에게 그것에 관한 이야기를 하실것이다.
미카토 : "여기를.. 떠난다고요...?"
미바바 : "빨리 가보거라! 빨리 가지 않으면, 히바바 처럼 폭삭 늙어버릴께다!"
히바바 : "내 쪽이 자네보다 젊지 않은가!"
미바바 : "말도 안되는 소리! 내 쪽이 훨씬------......"
우바바 : "젊기는 무슨!! 둘다 모두, 같은 나이, 같은 얼굴일텐데-!!"
미카토 : "........."
우바바 : "자아, 아무튼 빨리 가보거라, 미카토야."
미카토 : "네, 네에...."
무슨 일인지 알지도 못한채로,
미카토 : "아..."
호크테 : "할머님들이 말이지, 장로님이 계신곳까지 안내하라지 뭐야..!
하긴, 넌, 아직 카무이코탄에 대해선 잘 모르지 않아? 그러니까 감사하라고!"
미카토 : "응...? 아, 응... 고마워..."
나는 호크테에게 안내를 당하면서, 마을 안을 걸어나아갔다.
미카토 : "응, 그렇네. 사람들이 얼마만큼 살고있는거야?"
호크테 : "으음 그렇지. ...하나, 둘, 셋, 넷.... .....아무튼간에 많아, 아주~~~ 많아!!"
미카토 : "그렇구나..."
호크테 : "너가 옜날에 살았던 마을은 어땠어?
미카토 : "...................."
호크테 : "...?? 왜 아무말도 없어? 아항~ 상당히 쬐끄만 마을이었구나? 너의 키처럼 말이야."
미카토 : "그런 게 아냐..."
호크테 : "...! 아참, 그렇지... 니가 살던 곳은...."
하지만, 이제... 그 마을은, 사라지고 없다.
원인 모를 병으로 인해서, 모든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으니까...
사실을 이야기하자면, 전에 살고 있던 마을에 대해서 잘 기억나지는 않는다.
기억하고 있는 건... 홀로 남겨져 어딘가를 헤매이고 있던 것을,
카무이코탄의 장로님이 구해주셨던 것 뿐..
정령이 지켜주었기 때문에 너는 무사했던거라며? 장로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었다고."
미카토 : "응... 그렇게 들었어..."
호크테 : "넌 말이지, 분명 운이 좋은거야.
미카토 : "응? 그런거야..?"
호크테 : "당연하지. 부모님을 대신 할 사람을 찾았다는거니깐!"
아, 그다지 나한테 미안해 할 필요는 없어!
미카토 : "미, 미안해..."
호크테 : "그러니까, 사과하지 말라고 했잖아! 멍청아!"
카무이코탄의 집은, 조릿대나 나무껍질을 엮어 그물처럼 만든 '장(帳)'으로 덮혀져 있었기에,
겨울 바람이 불어와도, 그것에 지지 않을 구조로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소복하게 눈으로 덮혀 있는 집들은 아침해에 반사되어져 마치 반짝이고 있는 것 처럼 보여졌다.
추운겨울은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지만, 눈으로 덮힌 카무이코탄의 모습은, 싫지 않다.
이런 집들중 한 곳에서, 나의 새로운 생활이 시작되는 것일까...?
부모님을 대신 할 사람은, 어떤 사람인걸까...?
나는 그런 기분을 바꾸어 보기 위해, 아름답게 빛나고 있는 '은빛 마을'을 향해 눈길을 돌린다.
그런, 바로 그 순간....
내 시야속으로, 한 번도 본적없는 물체가 날아들어 왔다.
저건...
어떤 집인거지...?
호크테 : "뭐?? 너는 그런것도 모르고 있었냐??
저건 말이지, '브-'라고 하는거야, '브-'."
미카토 : "브~...?"
호크테 : "그래, 식량을 넣어두는 창고.
아, 그렇다고 해서 내가 뭐 여기를 몰래 숨어들어가거나 그런건 아니야! 오해하지마!"
미카토 : "...아, 아하하...;;"
분명, 호크테는 언제나 음식서리 같은 것을 하고 있는것 같았다..
언젠가는 '야 인마~! 호크테! 또, 네 짓이냐!!'..라는,
성난 목소리를 몇번이나 들었던 적이 있으니까...
그 사람은, 나무 열매가 담긴 바구니를 가슴에 끌어안은 채로, 사다리를 내려오고 있었는데...
마나리 : "조심조심... 으앗!? 아와와와왓....!!"
그 사람은, 딱 보기에도 위험스런 발놀림으로 사다리를 쭈볏쭈볏하게 내려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 표정만큼은 너무나도 진지했었기에..
머지않아, 사다리의 마지막 한 계단을 뛰어내리듯이 내려오고선,
마치 '자아, 어때? 나 잘했지?'라고 말하는것 처럼 바구니를 머리 위로 높게 들어올린다.
그런 모습은, 커다란 일을 천신만고 끝에 겨우겨우 뛰어넘은듯한 자랑스러움이 넘치는 표정이었다.
호크테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서야 처음으로, '마나리'라 불려진 그 사람은
하지만 그런 인사탓에, 나무 열매들이 바구니에서 굴러 떨어져, 여기저기로 흩어져 버린다.
마나리 : "아으..;;"
황급한 몸놀림으로 떨어진 나무열매를 주워 담고,
호크테 : "하하하핫! 마나리는 여전하다니깐."
미카토 : "저 사람은 누구야..?"
호크테 : "마나리라고 해. 카무이코탄의 '시놋차'집에서 살고 있지."
미카토 : "시놋..차??"
호크테 : "소리꾼 말이야. 축제날 같은 때에 노래를 부르는 사람."
미카토 : "아.. ..그럼, 마나리는 노래를 잘 하겠구나.."
호크테 : "그게 말이지~ 아무래도 '음치'라는것 같아. 악기 연주는 정말 잘하지만.
이레시파크르에 와서, 우리들을 위해 악기를 연주해주기도 해."
미카토 : "와아..."
미카토 : "아, 여기야 여기! 그러면, 장로님께 가 봐!"
호크테는 씨익 웃으면서, 이레시파크르가 있는 방향으로 되돌아간다.
나는 쿵쾅거리는 가슴을 억누르기 위해,
미카토 : "..!! 콜록, 콜록...!"
차가운 공기가 있는 그대로 폐속에 들어와, 목이 메어버린다.
나는 조금 한심스런 기분이 되어 커다랗게 한숨을 내쉬고나서 문을 두드렸다.
장로님은 앉은채로, 나를 방안으로 들어도록 손짓을 한다.
바로 이 노인이 카무이코탄의 장로, '오유다타'님 이시다.
장로님의 얼굴은 무성하게 자란 수염으로 덮혀있었기에,
장로 : "이제, 마을 생활에는 익숙해졌느냐?"
미카토 : "네, 네에..."
장로 :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 편하게 있도록 해라."
미카토 : ".........."
긴장하지 말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 생각했지만..
그런 나의 마음에는 아랑곳없이, 장로님은 천천히 말씀을 이어나가셨다.
보통, 자식이 없는 집에 맡겨지게 되지만...
미카토 : "일.. 말씀이신가요?"
장로 : "그렇지. ...너는 앞으로, 이곳 카무이코탄의 무녀
미카토 : "무녀.. 나코루루.."
장로 : "나코루루는 현재, 전장으로 여행을 떠나 있다."
미카토 : "전장이라니요..!?"
나는 놀란 나머지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나코루루는, 마침내 온갖 악(惡)의 근원을 토벌하여, 내일 무렵에 마을로 돌아오는듯 싶구나.
나토루루가 가진 '보검'의 수호새인 '마마하하'가 찾아와, 귀환의 뜻을 전해왔다."
전사(戰士)로써의 힘까지 가진 무녀...
그런 무녀의 하인이 된다...
나는, 갑작스러운 일에 머릿속이 뒤엉켜 해야 할 말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장로 : "허허... 그렇게 울듯한 얼굴을 해야 할 이유는 없단다.
미카토 : "........"
장로 : "그리고, 나코루루와의 생활은, 너에게 있어서도 얻을 게 많을 것이다.
미카토 : "네에..."
나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 사람의 말을 거절 할 수는 없다.
"너는 그보다 한 발 먼저 들어가 주인이 돌아오는것을 기다리도록 해라.
미카토 : "...네."
나는,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서, 장로님의 거처에서 밖으로 빠져나온다.
그리고, 하인으로써 봉사한다....
그런 일이, 과연 이런 나에게 가능한것일까...?
나코루루는 어떤 사람일까...?
온갖 악(惡)의 근원을 쓰러트릴 정도이니까, 상당히 무서운 사람일지도 몰라...
나는 내 어깨를 양손으로 감싸듯이 안고서 기분을 진정시키려고 했다.
장로 : "역시, 그 아이... 미카토는....."
장로 : "...사경을 헤매이고 있던 미카토를 발견한것도, 카무이의 인도일지 모른다...."
장로 : "어떻게 될지라도, 지금 이후,
장로 : "그저, 지켜볼수밖에 없겠지..."
나는 누군가에게 불려지는듯한 소리를 듣고, 떨구고 있던 고개를 든다.
미카토 : "아..."
얀타므 : "우리들은, '무녀의 집'까지 안내를 하려고 왔어.
마나리 : "'마나리'라고 해. ...있잖아 얀타므, '이거'라고 부르는건 좀 심하다고 생각하는데?;;"
얀타므 : "나는 나름대로, 친애하는 정을 듬뿍 담아서 부른것 뿐인데?"
마나리 : "그, 그런거야? 그렇다면야, 괜찮지만..."
미카토 : "얀타므 님과, 마나리 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내가 걸으면서 살짝 고개를 숙이자 두 사람은 쑥쓰럽다는듯이 미소를 띄운다.
마나리 : "미카토, 우리들에겐 님이라고 부르지 않아도 괜찮아.
미카토 : "네, 네에..."
얀타므 : "..?? 뭐야, 기운 없어 보이는데? 좋아, 이 재미난 얼굴을 보고서 한바탕 웃어보시게!"
얀타므는 마나리의 보드라워보이는 뺨을 양쪽으로 쭈욱 잡아당긴다.
마나리는 얀타므의 손을 뿌리치고서,
살짝 빨개져버린 뺨을 손으로 몇 번이나 문질렀다.
마나리 : "아야야야.... 정말..! 아프단 말이야, 얀타므! 다른 사람 얼굴로 장난치지마아~!"
얀타므 : "어쩔 수 없잖아. 내 얼굴로는 아무리 애써도 재미있는 얼굴이 나오지 않으니깐...
마나리 : "정말이지.. 진지하게 그런 말을 하는걸 보면 어이가 없다니까..;;"
나는 그런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서 저절로 미소가 번지고 말았다.
마나리 : "얀타므는 어렸을때부터 정말 장난꾸러기였었다니깐.
얀타므 : "아니지. 마나리가 고생한 건 그냥 살짝 빠르게 걷는 것만으로도
마나리 : "야, 너! 다른 사람 듣기에 창피스런 말 좀 그만해줄래!?
'꽈당!'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마나리는 자리에서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는다...
아무래도 눈길에 발이 미끌어졌는듯 싶었다.
마나리 : "아야야야야...."
얀타므 : "하하하! 자, 붙잡아."
얀타므는 웃으면서, 마나리에게 손을 내민다.
마나리는, 뺨을 붉히면서 얀타므가 내민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엉덩이 부근에 묻은 눈을, 쑥스러운듯 탁탁 털어낸다.
마나리 : "창피하게.. 잊어버려 좀 그런 건."
얀타므 : "그래서, 넘어졌을때마다 나코루루가 도와줬었잖아."
마나리 : "응, 맞아. '괜찮아? 안 다쳤어?'라고..
나는 '나코루루'라는 이름을 듣고서, 퍼득 제정신을 차린다.
앞으로 내가 함께 생활을 하게 될 나코루루라는 사람..
마나리 : "응? 나코루루 말이니? 으음... 아주 많이 따듯한 사람.
예를 들어보자면, 오래전에, 아주 추운 겨울 날
미카토 : "겉옷 하나만요..?"
마나리 : "응. 깜짝놀라서 '무슨 일이야??'라고 물어봤었는데...
그래서, 그 나무가 추워하는게 가엾게 느껴저서...
얀타므 : "그 탓으로 나코루루 녀석,
마나리 : "하지만, 그런 면이 정말 나코루루 답다고 생각해."
얀타므 : "그래, 그건 분명하지."
미카토 : "와아..."
마나리 : "난, 나코루루가 정말 좋아."
오랜 시간동안 아무도 살지 않은 것 같은 그 집은..
얀타므 : "이곳이, 미카토가 살게될 새로운 집이야. 언제또 놀러올테니까, 힘 내."
마나리 : "뭔가 필요하게 있다면, 부담갖지 말고 언제던 이야기 해."
그런 말을 남겨놓고, 두 사람은 발걸음을 돌린다.
얀타므와 마나리는 즐거운 듯이 서로 뭔가를 이야기를 하면서 걸어나아간다.
나에게는 사이좋은 친구가 없었으니까, 두 사람의 그런 관계가 조금 부럽게 느껴졌다.
미카토 : "자아, 그럼...."
나는, '무녀의 집' 을 바라보았다. 앞으로 이 '무녀의 집'에서 나는..
마나리는, '나코루루는 따듯한 사람'이라고 이야기 했지만,
그렇더라도 격한 전장 속을 헤치고 나온 무녀라는 사실은 틀림없다.
미카토 : "...방긋, 웃으면서 사람을 베는 무녀님이라면.. 너무 무서울 것 같아....."
나코루루는 어떤 사람인걸까..?
나는 앞으로 그 사람과 잘 해나갈수있을까...?
불안감이 계속 겹치어져, 계속 생각하는것 말고는 다른 방도가 없었다.
어둑어둑하고... 굉장히 불길한 기분이 든다.
* 이로리 / 사각형으로 바닥을 잘라놓아, 불을 지피거나 요리를 하는 장소 *
방금전 지나쳐온 입구쪽보다도 더욱 심하게 더렵혀져 있었다.
마치, 예전에 사람이 살았다는 분위기 조차도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집이라는 건 사람이 실제로 머물고있지 않으면 점차점차 기운을 잃어가는 건 아닐까..?
오래전에 살았던 마을에 대한 일은, 거의 기억나지 않지만...
지금 즈음... 내가 살고 있던 집도 이런 식으로 되어버렸을지도 몰라...
그리고 그런 생활이 시작되면 분명 이 집 또한 원래의 모습을 되찾을 것이다.
시중을 든다는 것.. 그것은 주변 보살핌도 하인이 해야 할 몫이다.
무녀님이 돌아오셨을때 혼나고 싶지 않으니까.. 나는 청소를 해두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레시파크르에서는 언제나 아이들이 청소를 담당하는것으로 되어져 있었고
더욱이 호크테는 언제나 청소를 나에게 떠밀어주었기에 조금은 청소하는 것이 특기이기도 했다.
나는 빗자루를 잡아들고, '좋아..!'라고 작게 기합을 넣는다.
그런 작업을 끝마치고 본격적으로 방안을 청소하기 시작한다.
집이 넓었기 때문에 꽤나 고생이었다.
미카토 : "후우...."
팔쪽으로 피곤이 전해져왔기 때문에 나는 빗자루를 걸쳐놓고 잠시동안 휴식을 취하면서
방안 끝에는 가지를 엮어 만들어진... 새가 앉아 있을 수 있을 법한 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장로님은 '새가 나코루루의 귀환을 알려왔다'라고 말씀하셨는데...
벽쪽의 금속으로 만들어진 걸이는, 분명 '검(카타나)'를 올려놓는 자리...
그리고 귀환의 소식을 알렸다는 그 새가 '검의 수호새'라는 말을 들었었다.
그때, 나는 벽장에 자그마한 종이함이 들어있는 것을 발견한다. ..조심스럽게 그 상자를 열어보자,
그 속에는 글씨를 쓸 수잇는 도구들과 함께 몇 개의 편지가 들어 있었다.
그 편지들 속에서, 가장 오래되어보이는 듯한 색바란 종이가 내 시선을 멈추게 한다.
그 종이속에 쓰여져있는 글씨는...
상당히 서툴고, 들쭉날쭉한 글씨였지만..
그럴지라도, 계속해서 열심히 써내려간 어떤 문장이었다.
- '나코루루는, 앞으로 많이 강해져서, 글씨도 잘 쓰게 되어서,'
- '가장 좋아하는 자연을 위해서, 어머님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나 보다 좀 더 작은 아이가 글씨 연습을 하기 위해 쓴 문장 일 것이다.
사실 카무이코탄으로 오기 전까지 '글자'라는 것이 있다는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 마을에서만은 오래전부터 글자가 전해져내려왔던 것 같다.
간단한 문장이라면 장로님이나 '지혜 어르신'들께 조금씩 배워 읽을 수 있지만..
그런 내가 보더라도 어머님에 대한 것을 너무나 좋아하고 있는 마음이
잘 느껴지는 솔직함이 담긴 좋은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여기에 적혀 있는 '나코루루'라는 글씨는
전장에서 아침을 맞이하고, 칼을 빼어든 두려운 무녀의 상상도가
나도 모르게 웃음을 지으며 종이함을 원래 자리에 되돌려 놓고서 다시금 청소를 시작한다.
옷이나 침구들을 깨끗이 털어놓고,
벽이나 바닥에 물청소를 하고...
아직도 해야 할 일이 산떠미 처럼 남아 있었다.
미카토 : "아야야... 몸이 뻐근해...."
나는 굽어진 손과 발을 쭈욱하고 뻗어 기지개를 편다.
미키토 : "힘들지만.. 청소하길 정말 잘한 것 같아."
무녀의 집 안을 한 번 눈으로 빙- 둘러보며 그렇게 혼잣말을 한다.
청소를 한 덕분에 사람이 머물기 좋아진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도 나코루루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은 알 수 있게 된 것이 더 기뻤다.
적어도 머리에 뿔이 달려있는 괴물은 아닌 게 분명하다..
미카토 : "....??"
...어? 입구쪽에서 소리가 들린것 같은데... 혹시, 누가 찾아온건가...?
나는 그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입구쪽으로 향했다.
입고 있는 옷은..
하지만...
나는 놀라버리고 만다.
그 사람은, 너무나도 수려한 외모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사람은..
미카토 : "...어서오세요."
나코루루 : "다녀왔습니다."
별안간 게임 텍스트를 줄줄줄 옮겨적어가면서 이야기하는 게임은..
2001년 PC 이후에 2002년 드림캐스트로 발매했던
SNK 사무라이 스피리츠 시리즈의 인기 캐릭터 나코루루를 주역으로 내세운
텍스트 노블 장르의 게임 - 나코루루 그 사람으로부터의 선물 - 입니다.
이후의 전개는... 미카토의 카무이코탄 생활(..)이 주를 이룹니다 ㅎㅎ
최후에는 나코루루의 죽음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이미 게임의 첫 시작부터 마지막 장면이 나오는 셈이죠;;
텍스트 분량이 짧지는 않아서, 이 게임을 끝까지 할까말까 생각 중에 있는데..
아무래도 옛날 노블 게임이다보니 보시는 분도 없으실 것 같아, 이번엔 추천수를 보고 결정하려고 합니다.
언제던 이 글의 추천수가 8개 이상이 되면 이어서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게임의 시간대는 초대 사무라이 스피릿츠 1 편 이후, 미즈키가 등장하는 진 사무라이 스피릿츠까지가 되며..
등장인물은 오직 나코루루에게 걸고 있었던터라..
사무라이 스피릿츠의 여타 다른 캐릭터들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미카토와 얀타므 같은 오리지널 캐릭터들로 이뤄진 시나리오와(몇몇 캐릭터들의 지독한 책 읽기 연기..)
나코루루의 무기인 보도 치치우시가 마물을 물리치는 최강의 검이라는 결말로 인하여
사무라이 스피릿츠 관련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사무라이 스피릿츠의 팬들에게 비평을 받기도 했었죠 ㅋㅋ
그러나.. 이 게임이 등장한 이후에 '캡콤 vs SNK' 시리즈에 출전하는 나코루루 옆쪽으로 마나리가 구현되기도 했고,
나코루루의 그림자인 레라가 사무라이 스피릿츠에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으니
완전 무쓸모였던 게임은 아니었다 생각도 듭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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