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로딩 화면이 플레이어를 맞이한다.
로딩 시간은 대략 42초 가량.
로딩이 끝나면.. 이번에는 디스크2 번으로 교체하라고 하는데 ㅋㅋㅋ
디스크를 교체하면 등장하는 오프닝 컷.
여름의 하늘 아래, 바닷가를 배경으로 세 명의 소녀가 노닐고 있다.
딱히 타이틀 화면이 없는 게임이기 때문에, 오프닝 컷에서 서두를 적어본다면...
공식 장르가 무려 '어태치먼트(애착) 소프트웨어' 이며 ㅋㅋㅋ
97년 7월, PS1 으로 발매가 되었다.
디스크 2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1번 디스크가 게임의 본편..
그리고 2번 디스크는 지금처럼 애니메이션 씬 연출 전용으로 구동된다.
즉, 애니메이션 이벤트가 등장할 때 마다 디스크를 갈아끼워야한다는 소리.
오프닝 컷 마지막에는..
히로인 캐릭터 앞으로, 얼굴이 보이지 않는 주인공이 등장하고 이어지는 멘트.
- 공 좀 주워줄래??
모래사장 위로 새겨지는 게임의 타이틀. 노엘.
PS1 초기의 정신나간 게임 중 하나이며, '너 여자애들하고 대화는 해봤냐??' 같은..
순수 소년들의 열망을 간접적으로나마 시뮬레이션 해주는 본격 커뮤니케이션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아, 그리고 게임 본편이 시작되기에 다시 디스크 1번으로 갈아끼워야한다 ㅋㅋㅋ
대행인 부분은 첫 42초 가량의 로딩을 제외하면 그 이후에는 게임내에서 다른 로딩이 없다는 것.
에.. 그리고 이것을 정신나간 게임이라 이야기를 한 이유에 대해선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 첫번째로.. 이 게임은 플레이어가 뭘해야 하는지 전혀 알려주지 않는다.
게임이 시작되면, 요상한 인터페이스 화면과 함께 '카호에게 연락왔음' 이란
메세지만 덩그러니 보여주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알아서 이것저것 눌러보며 뭘 해야하는지를 익혀야 한다.
그렇게 아무거나 누르다보면 어딘가로 연결이 되면서,
히로인 캐릭터 중 하나가 떡하니 모습을 보이는데..
이 꼬라지를 겪으면 'ㅅㅂ 뭐임?? 뭐임??' 이란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ㅋㅋㅋ
그리고 두 번째로 정신나간 것은, 이 게임의 핵심 요소는 바로
'화상 전화를 이용한 대화'에 있다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대략 25년전에 등장한 게임에서 상호 대화라는 것을 과연 어떻게 구성해놨을까??
간단히 이야기를 하면 노엘이란 게임에서의 대화는 화면 속 캐릭터가 이야기하는
문장 속의 '화제'를 붙잡아서.. 플레이어가 질문을 던지는 구조이다.
화제, 라는 것은 게임내에서 '대화볼' 이라는 아이콘으로 등장을 하고,
그것을 던지면 화면 속 캐릭터가 반응하여 화제에 맞는 이야기를 이어나아가게 된다.
게임 초반부의 지금 대화는 대략 10~15분 가량 이어지게 되며...
각각의 히로인 캐릭터들에 대한 설명,
그리고 다음에 언제 연락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힌트를 내어준다.
정말로 당황스러운 부분이라면 이런 대화 파트가 실시간이라는 것이다.
일단 대화가 시작되면 일시 정지도 안 되고, 자막 같은 건 나오지도 않으며...
플레이어가 대화볼을 던지지 않으면 대화가 끊어져버리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대화 파트 내내, 화면 속 쟤 말을 들으면서 대화볼 챙기고 던지고 정말로 정신이 없어진다 ㅋㅋㅋ
대화볼을 사용하는 것에는 일종의 '접수 시간'이라는 것이 있다.
어떤 한 문장의 말이 끝난 이후, 히로인 캐릭터가 '헤에-, 그러니까 말이지, 그렇담, 후음~' 이라고
이야기하는 추임새가 접수 시간에 해당된다.
이때 대화볼을 사용하면 대화볼의 화제에 맞는 대화가 이어지고
만약 접수시간을 놓치면 그대로 대화 페이즈가 이동되고, 끝에는 대화가 종료되어버리는 것.
또한 대화볼의 사용이 너무 빠르면 이야기 도중에 대화볼의 화제로 문장이 넘어가버리거나, '어?, 뭐라고?, 잘 안들려'
라는식으로 던진 대화볼이 씹히는 경우도 발생된다.
결국 이 게임의 대화법은 상대의 말에 꼬리를 잡아 계속 이어간다는 것.
어디서 본 것 같은 대화법이 아닌가?
이거다, 이거 ㅋㅋㅋ
대화가 종료되었을 땐, 게임내 옵션에서 타임컨트롤을 이용하여...
게임 속 날짜를 바꾸어서 다시 대화를 이어나아가는 것이
노엘이라는 게임의 기본적 흐름이 된다.
게임에 등장하는 히로인 캐릭터는 모두 세 명이며.. 세 명 모두 절친이란 설정이 깔려 있다.
짧게 소개를 하자면, 일단 가장 처음에 등장하는 '시미즈 카호'.
핵인싸 캐릭터이며 가장 말이 많고 가장 리액션이 좋다.
이어서 보이쉬한 공순이 캐릭터인 '오카노 유카'.
카호가 핵인싸라면 이쪽은 넷인싸 캐릭이며, 어딘지 모르게 팬티보일 것 같은 자세로 앉아있는 것이
당시 소년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었다고 한다 ㅋㅋㅋ
마지막으로 육상부 운동녀 타입으로 등장하지만,
셋 중에서 가장 요조숙녀라 할 수 있는 '사노쿠라 에미'.
게임내에서는 안타깝게도 대화 파트 애니메이션의 움직임이 가장 어색하다.
게임의 진행은.. 기본적으로는 듣는 것에 치우쳐있는 소통방식이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대부분의 시간을 히로인 캐릭터들의 학교 이야기에 대해 듣게 된다.
예를들어서 위 영상처럼 체육 대회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가면..
이후에는 체육대회가 어떤식으로 이어졌는지에 대한 영상 메일이 날아오게 된다는 것.
각각의 캐릭터들의 대화에는 캐릭터의 성격이나 취미,
혹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에 대한 정보들이 담겨 있다.
사노쿠라 에미의 경우 아르바이트로 크루즈 라운지에서
피아노 보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데..
이런 정보를 알고나면 얘가 왜 문화제 때 피아노를 치고 있는 것인지 이해가 되고
카호의 경우는 멘탈문제로 지쳐하는 에미가 육상부를 그만두기를 내심 원했는데
고등학교의 마지막 대회를 마치고 비어있는 경기장에서 둘이 경주하여
카호가 이기면 에미가 육상부를 그만두는 것으로 내기가 시작되지만,
에미는 결연하게 절대로 안 봐준다는 이야기를 꺼내 육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ㅋㅋㅋ
카호가 그것을 인정하는 상황 역시 대화를 들어야만 무슨 일인지 알 수가 있다.
특히, 카호의 경우는 처음부터 주인공을 좋아하고 있던 설정이라
후반부에 고백을 하면서 부끄부끄 포텐터지는 것이 꽤 들어볼만 하다.
결국.. 이 게임의 핵심은
플레이어가 세 명의 캐릭터와 대화를 해나아가는 것으로 인해
조금씩 조금씩 캐릭터들에 대한 매력을 알아가는 것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자, 여기서 이 게임의 정신나간 세 번째 부분을 짚어보자.
모름지기 연애 게임이라면 히로인 캐릭터를 공략하고 엔딩을 보기 위한 기준을 정하기 위해서
이른바 '주인공 스탯' 이나 '호감도 수치' 라는 것이 존재한다.
예를들자면, 전연령 연애 게임의 전설적 캐릭터라 할 수 있는 저 빨간 머리 끝판왕 엔딩을 보기 위해선
주인공 스탯을 최고치로 찍어야 한다는 뭐 그런거다.
여기서, 노엘의 목표는 12월 25일 날 한 명의 캐릭터와 만남을 갖는 것,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캐릭터의 호감도를 상승시켜야 한다.
아니 그런데.. 이 게임은 캐릭터들의 호감도 수치가 현재 어떤 상황인 것에 대한 정보라고 할 것을
플레이어에게 전혀 공개하지 않는다 ㅋㅋㅋ
일단 호감도의 상승과 하락은 대화볼에 있다.
캐릭마다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화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호감도에 영향을 주는 대화볼은
엔딩까지있어 20개도 나오지 않을만큼 적고, 하락폭보다 상승폭이 더 크다.
즉, 호감도가 상승되는 대화볼을 전부 놓치고, 호감도를 깎는 대화볼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엔딩까지
대화볼 미스로 인하여 사고가 터질 이유는 적다는 것.
아니 그럼, 딱히 신경쓸 것도 없겠네?? 할 수가 있겠지만..
결국, 호감도에 영향을 주는 20개 가량의 대화볼을 제외하면
나머지 것들은 몽땅 잡담이라는 것이 된다 ㅋㅋㅋ
더 웃기는 건, 대화 시간에 따른 호감도 상승 같은 것도 전혀 없다. 그러니까 대화를 오래 할 필요가 없어, 이 게임 ㅋㅋㅋ
그리고 당연히, 어떤 대화볼에 호감도가 상승 하락되는지에 대한 정보는 플레이어가 게임내에서 얻을 수가 없다.
대화 시 화를 내는 행동이 나오면 호감도가 깎일 것 같지만 딱히 그렇지도 않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호감도 관련에 대한 확인은 게임 속 데이터를 확인하는 치트 공략 밖에 없으며..
그 중에서 가장 호감도가 크게 깎이는 행동이라면 대화 중에 갑자기 플레이어가 강제 종료로 연결을 끊어버리는 것.
더군다나 게임내에서 이것을 유도하는 함정까지 존재한다.
그 함정은 바로 요금제 ㅋㅋㅋ
기본적으로 한 달에 대화가 가능한 시간이 45분이라는 것.
한 번의 대화에 길게는 20분까지 이어지는것을 생각하면 정말로 개쓰레기 요금제가 아닐 수 없는데...
게임에서는 좌측 하단 3: 46분 시간 옆쪽의 초록색 게이지가 남은 시간을 알려주는 것이다.
저 초록 게이지가 모두 소진되면 연결 불가능이 된다.
게다가 게임내에선 이런 정보를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초회차 때 망하기 딱 좋게 만들어져 있다.
물론 야밤에 전화거는 것도 감점 요소 중 하나다 ㅋㅋ
호감도가 많이 깎이면 연락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 빠지기도 한다.
이쯤에서 이 시절 다른 게임들의 애니메이션 연출 상황을 살짝 이야기해보자.
97~98년의 콘솔기기에는 애니메이션 연출을 대폭 이용한 게임들이 제법 많이 있었다.
암흑 팔극권 그래피티라던지..
루나 시리즈 처럼 게임의 오프닝 이나,
중간 이벤트 연출에 애니메이션을 넣는 것이 많았고
개중에는 야루도라 시리즈 처럼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으로 진행되는 게임들도 있었다.
그리고 노엘에서 보여주는 연출은..
지금와서 보기엔 저퀄리티의 똥망 연출이라 생각이 될 수도 있겠지만..
대화 파트에서 보여주는 움직임의 경우, 그 당시엔 꽤 잘만들어진 연출이었음은 분명하다.
특히, 가장 공을 들인 것은 시미즈 카호의 모션이며..
지금봐도 꽤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다.
등받이가 있고 바퀴가 달린 회전하는 의자에 앉아 있다는 게 분명히 전달되니까.
마지막으로 정신나간 네 번째.. 라기보다,
당시로선 어쩔 수 없었던 한계점에 대해 이야기를 해본다면..
노엘에선 대화를 할 때마다 대화의 주제가 달라지고,
그 속에서 다른 화제로 넘어가는 방식이 비교적 자연스레 이어지고 있다.
이런 이유는 모든 대화가 날짜에 맞추어 이미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처음 플레이를 하면 눈치채기 어려울 수 있는데..
만약 게임을 켜고 바로 날짜를 바꾸어 한참 뒤에 연락을 하면 어떻게 될까?
그럼 그 날짜에 해당하는 주제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플레이어는 첫 통화이지만, 쟤는 이미 한참 연락을 해왔던 것 처럼 반응한다는 것.
게다가 대화를 길게한다고해서 이득을 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용한 플레이 꼼수들이 많고,
자잘한 버그들이 있다. 여러가지로 실험적인 게임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 정도인데..
예를 들어서, 플스3로 구동시키면 엔딩 이후의 스탭롤 마지막 부분에서 반드시 프리즈 한다 ㅋㅋㅋ
초회판, 통상판, DL 판으로 모두 확인했는데도 몽땅 멈춘다.
이후 히로인 캐릭터들이 몽땅 교체 된 후속작 노엘 라네쥬,
그리고 노엘 1편의 히로인 캐릭터들이 다시 등장하는
어떻게 본다면 리부트격 게임인 노엘3가 발매되기에 이르는데..
안타깝게도 후속작들은 노엘1 편만큼의 쌈마이한 대화 구조를 가지지는 못했다.
대화볼이 휘몰아치는 정신없는 상황과 비교하면 후속작에서는 게임이 상당부분 편해진 것은 맞지만..
속편들에서 보여주는 대화 구조는 기존의 연애 게임처럼 미리 준비 된 2~3개의 선택지를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것 정도로 간략해졌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노엘 라네쥬야 그렇다쳐도,
노엘3의 경우는 또 여러가지로 정신이 나가있기 때문에 ㅋㅋㅋ
언젠가 기회가 되면 노엘3도 이야기해볼 수 있다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각 캐릭터 엔딩.
시미즈 카호.
다른 캐릭터들과는 달리, 카호의 경우 게임 후반부터 연인 루트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미 꽁냥꽁냥 상태.
추운 거 질색이라면서 약속시간보다 이른 시간부터 나와 기다리고 있다 ㅋㅋㅋ
마지막 대사는 - 어? 시간맞춰 온 거야? 6시 아니었어?? -
사노쿠라 에미.
주인공에게 마음이 있지만 말하지 못하다가 24일이 되서야 이야기하는 상황.
그리고 25일에 만나서 대답을 듣겠다고 했기 때문에 주인공이 나오지 않을까봐 조마조마 하는 중.
마지막 대사는 - 아냐, 나도 지금 막 왔어. -
오카노 유카.
유카의 경우 자신에게 아예 관심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가, 주인공에게 고백당해서 당황하는 포지션.
나름 주인공에게 호감이 있었는지, 전자 다이어리에 크리스마스 일정을 기록해두는 꼼꼼함과
약속시간에 늦을까봐 초조해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ㅋㅋㅋ
마지막 대사는 - 어때, 시간 딱 맞췄지? - 주인공 앞에선 초조함 같은 건 내색하지 않고 쿨하게 말한다.
이 글은
- 명작에서 쿠소게까지. 게임 카탈로그 위키
- 노엘 즐기는 방법. 공략 사이트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으며,
개인적인 생각도 크게 들어가 있기 때문에 몽땅 틀릴 수 있습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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