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마이타치의 밤 - 두 번째.
* 등장인물 *
토오루 & 마리 - 이상미만 커플
코바야시 & 쿄코 - 펜션 주인. 마리의 숙부 숙모
토시오, 미도리 - 펜션의 아르바이트생
아키, 카나코, 케이코 - 숙박객 통칭 OL 3인조.
카야마 & 하루코 - 숙박객. 코바야시, 쿄코와는 친분이 있음.
미키모토 - 숙박객. 프리카메라맨.
타나카 - 수수께끼의 남자. (사망)
마리의 숙부가 운영하는 펜션으로 스키 여행을 오게 된 토오루와 마리.
숙박객 OL 3인조,
뭔가가 깨어지는 소리에 각자 소리의 원인을 탐색하게 되는데..
정확하게는 시체가 된 손님 1명을 제외한 나머지가 되겠지만.
그 외의 사람이 시체 확인을 못 한 것은 코바야시가 다른 인원들이 들어오는 것을 막았기 때문.
그리고 시체를 확인했던 세 사람은..
참다 못한 미도리가 짜증섞인 목소리로 묻는다.
코바야시는 아직도 충격에서 회복되지 못했고, 결국 토오루가 대답한다.
토오루 : "죽었어요. 그 방안에서... 조각조각이 나서... 죽어있었어요..."
그 말에 누군가는 마른 침을 삼킨다.
토오루 : "그 말 그대로예요..!! 손, 발, 몸, 머리.. 모두 잘려서 그 방에 떨어져 있어요!!"
미도리는 그것이 정말 사람이 확실했는지를 되묻는다.
OL 3인조의 안경을 쓴 여성, 아키가 눈물을 글썽이면서 소리쳤다.
미키모토 : "그러고보니... 들은적이 있어. 카마이타치에 대한 거."
에..?? 여기서 무슨 카마이타치 발언이야 ㅋㅋ 이 사람들아 경찰부터 불러야죠 ㅋㅋ
낫을 든 족제비의 짓이라 여겨서 카마(낫) 이타치(족제비)라 불린다.
어처구니 없다는 코바야시의 말에 마리 역시 '카마이타치는 일종의 자연현상 일 뿐' 이라며 거든다.
그래도 미키모토는 물러서지 않았다.
미키모토 :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사실은 그렇지.
사람을 조각내버릴 정도로 강력한 카마이타치라고..?? 다른 인원들도 의아하다 생각하는데..
아니, 이 아조씨 ㅋㅋ 요괴 발언에 다른 사람들이 표정이 싹 식어버린다.
자연현상이라 생각을 해봐도, 지금 저 밖의 눈보라 같은 강풍이라면...
평소엔 불가능한 위협적인 진공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할 수는 없어. 그렇지 않은가?"
창문을 깨고, 창가 주변에 있던 자를 순식간에 산산조각으로 갈라버리는 날카로운 바람..?
아키 : "플라즈마 현상이야!! 모두 플라즈마 짓이라고!!"
케이코 : "플라즈마..?? 그게 뭔데??"
아키 : "그게.. 잘은 모르겠지만 플라즈마라면 가능해!! 분명해!!"
아, 이 사람들 ㅋㅋ
결국 아키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한채 그대로 훌쩍거리기만 한다 ㅋㅋ
그리고...
펜션에 늦게 도착하여 협박장에 대해서 모르고 있던 카야마 부부와 미키모토에게 일전의 사건을 설명한다.
미키모토 :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미키모토는 지금껏 2층의 시체가 장난이라 생각하고 있었는지, 협박장에 대한 이야기가 추가되자 심각한 얼굴이 된다.
카야마 역시 진작에 알려줬어야 했다면서 지금 즉시 경찰에 연락하자고 하는데...
토오루 역시 지극히 당연한 것에 대해 지금까지 깨닫지 못했다는 것에..
그런데 전화가 연결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말에 카야마는 큰일이라면서 당황했다.
전화가 안 된다는 것 결국, 눈보라가 그치지 않는 이상 이곳을 빠져나가는 것도 경찰을 부르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의미.
이 게임이 등장했을 시기는 90년대라서.. 지금처럼 인터넷을 전화기로 볼 수 있는 시대가 아니었고
카야마의 발언에 모두가 허를 찔린듯 표정이 굳어버린다.
이상한 시체의 모습에만 정신이 팔려서 지금 일어나는 일이 살인 사건이라는 것 조차도 생각치 못한 채
카마이타치 라거나, 플라즈마 라는등 이상한 말만 떠들어대고 있었던 것.
자신이 있는 곳에 그런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누군가가 타나카를 살해하여 그 몸을 조각내버리고,
그 질문에 코바야시와 토시오는 거의 같은 타이밍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토시오 : "아까 미키모토 씨가 이곳으로 도착한 것만으로도 기적이라 봐야 해."
차량을 이용해도 뒤덮힌 눈으로 인해 옴싹달싹 못하게 될 것이고 시야가 좋지 않아 잘못하면 전복 될 수도 있으며,
이 산을 걸어내려간다는 건 도중에 동사해버릴 것이 뻔하다는 것.
그런 말을 토오루가 하자, 모두가 순간 숨을 삼킨다.
울먹이고 있던 OL 3인조의 아키 조차도 일순간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공포에 휩쌓이 표정이 되었다.
그렇다는 건 결국...
코바야시 : "방법이라니요..? 어떤 방법을..."
카야마 : "당연히 그 놈을 잡아야지. 경찰이 오지 못하는 이 상황에서는 우리들이 잡을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하지만, 수염이 덮수룩한 산사나이 같은 모습에 걸맞지 않게 살짝 겁을 먹는 눈치의 미키모토가 입을 연다.
이 정도의 인원이면 아무리 흉악범이라 해도 쉽게 손대지 못할 거라구요.."
카야마 : "그럼 우리들은 잠을 자지도 못하고 계속 눈을 뜬 채로 있어야 해.
그 발언에 여성진들의 표정이 더욱 공포에 질렸다.
캬아마 : "이미 안으로 들어와있다면 소용없어."
펜션 주인인 코바야시는 누군가 모르는 사람이 들어왔을 틈이 없다고 반박했지만
실제로 사람이 조각난 채 죽어있는 상황이고,
우리들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들어왔던 것이라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카야마는 말한다.
펜션에 살인범이 들어와있다는 것을 믿기 싫은 것인지, 코바야시는 반론을 찾으려 했지만 답은 나오지 않는다.
토오루 : "그렇다고 해도, 범인은 또다시 창문을 통해 밖으로 도망간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카야마의 말 뜻은 창문으로 들어와서 사람을 해치고,
카야마의 의견도 일리가 있지만, 모두가 2층으로 올라가있을 때
2층 복도를 어슬렁거리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서 숨어있던 범인이 1층으로 내려간다는 건 생각하기 어렵다.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묵묵히 상황을 지켜보던 마리가 입을 연다.
마리의 의견에 담화실에 있던 모두가 찬성을 한다.
요리에 사용하는 커다란 칼이 없진 않았지만
누구도 직접적으로 사람의 목숨을 빼앗을 수 있는 무기를 들고 싶지 않았던 것이리라.
사장으로서의 리더쉽이 발휘되는 것인지 카야마의 의견에 맞추어 모두가 움직인다.
여성진은 이곳에 남아 다른 움직임이 없나 살피고, 남성진이 펜션을 돌아다니면서 수색을 하기로 한다.
마리 : "조심해."
그래도 마리의 그 말이 토오루에게 버팀목이 되어준다 ㅋㅋ
1. "1층 부터 돌아보죠."
2. "2층 부터 돌아보죠."
네?? 아니, 이 아저씨 ㅋㅋㅋ 자기가 조사하자고 해놓고 뒷열로 빠진다 ㅋㅋㅋ
어쩔 수 없이 토오루와 미키모토가 각각 선 두에 서서,
이것이 하늘나라로 향하는 계단이 아니길 토오루는 빌었다.
코바야시가 마스터 키로 방문을 여는 순간,
나머지 인원은 혹시 범인이 도망갈 것을 대비하여 복도에서 대기.
그런식으로 하나하나 2층의 방을 침대 아래쪽까지 샅샅히 탐색해나아간다.
이쪽은 다섯명이나 있다.
카야마 : "코바야시 군. 저기 복도 끝쪽 문은 뭔가?"
코바야시 : "아.. 그 방은 청소도구를 집어넣는 작은 공간입니다. 사람이 들어가 있을 여유는 없을텐데요.."
그런데, 그 공간에서 뭔가가 부딪히는 소리가 난다..!
서서히 다가가 문 손잡이를 쥐는 코바야시가 모두의 얼굴을 한 번씩 바라본다. '준비는 되었나' 라는 의미다.
토오루, 미키모토, 토시오.. 마지막으로 카야마까지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리고..
문이 열린다. 그 안에 있던 것은 청소도구와 양동이, 빗자루 고무 슬리퍼등등..
순간 덜거덕 거리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문 밖으로 튀어나온다..!
미키모토 : "으, 으악!! 오, 오지마!!"
미키모토는 깜짝 놀라 빗자루 장대를 휘두르는데..
토오루 : "고, 고양이??"
토시오 : "하아.. 저 고양이는 제니라고 해. 여기서 기르는 고양이인데 안 보이길래 어디로 사라졌나 싶었더니만..."
2층의 남성진은 그대로 한숨을 내쉰다.
청소도구실에서 빠져나온 고양이 제니도 1층으로 달려내려간다.
2층에서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으니, 범인이 숨어들어왔을 가능성이 적을 것이라 모두 생각하겠지.
토오루는 긴장이 풀어진 채 1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밟는데..
아니, 이 아저씨 허세 만렙이네 ㅋㅋ
2. 토오루는 슬쩍 화가 나긴 했지만 일부러 입밖에 내지는 않았다.
아, 이 아저씨에겐 이길 수가 없다 ㅋㅋㅋ
어땠냐고 물어오는 마리에게 토오루는 고개를 저어보였고,
2층에서 튀어나온 고양이 제니는 미도리의 발 근처에서 깨작깨작 사료를 먹는 중이다.
하.. 고양이는 마음 편해서 좋겠구나 ㅋㅋㅋ
1층 수색을 마치고 돌아오는 복도에서 토오루가 코바야시에게 묻자..
코바야시 : "지하에 와인 저장고가 있긴 한데.. 그쪽은 항상 잠겨져 있어서 들어가는건 불가능 해."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라면서 ㅋㅋ 허세를 이어나갔다.
마리는 되돌아오는 남성진의 표정을 읽고 '아무도 없었구나, 그럼 밖으로 도망친 걸까?' 라고 말하자
토시오가 마리에 말에 '없으니까 아마 밖으로 도망쳤겠지' 라고 대답한다.
당연한 일이다. 당장 찾아봐서 아무도 없긴 했지만 그것이 진짜로 없다고는 확신 할 수 없으니까.
게다가..
문을 아무리 잘 잠군다 해도, 여차하면 창문을 깨고 들어오면 될 일이니까.
토오루의 머릿속으로 의문이 스친다.
그런데 정말로 그럴까..?
2. 이 사람들 중에 알리바이가 없는 이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내, 이 사람이 타인을 살해하고 조각내버릴리가 없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범인은 밖으로 도망친거다. 이곳에 있는 사람과는 완전히 다른,
그렇게 다들 아무런 말 없이 커피를 마시던 때..
어떤 흔적 같은 것이 남았을지도 모른다며 코바야시가 일어선다.
이런 눈보라에는 흔적 같은 게 남을 리 없다면서 토시오가 만류했지만
멍하니 있을 수는 없다면서 밖으로 나가서 뭔가를 찾아보기를 주장한다.
2. "........." 마리를 지켜주기 위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그래, 잘한다 토오루 ㅋㅋ 저 아저씨 끌고 나가야지 암 ㅋㅋㅋ
그러나, 토오루의 마침 잘 됐다는 식의 발언을 듣자마자 카야마는...
내 비장의 츠바메가에시로 끝장을 내줄테니!"
역시, 엄살을 부리는 아저씨.
신발을 신고, 무기도 당연히 손에 들고서 밖을 향한다.
토오루와 코바야시가 시계 방향으로, 그리고 나머지 인원인 토시오와 미키모토가
토오루의 정강이까지 눈이 차올랐고 시야 속은 온통 새하얀 지옥.
코바야시 : "서로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해!!"
코바야시가 나머지 인원을 향해 소리치지만 목소리는 닿지 못하고 묻혀버린다.
무기로 쓰겠다면 들고 나온 스키 스톡을 쥔 손마저 벌벌 떨릴 지경.
그리고...
토오루의 시야 속에서 코바야시는 사라져 있었다.
크게 당황하여 외치지만, 보이는 것은 온통 새하야 눈.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 이쪽 방향이 맞기는 한 건가??
2. 일단 왼쪽을 향해서 이동한다.
토오루 : "코바야시 씨!! 어디 있습니까!!"
토오루의 목소리는 공포로 떨었다. 얼굴이 얼어붙고 감각이 무뎌져간다.
그리고, 그 때.
희미하게 토오루를 부르는 소리.
한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체력이 쭉쭉 빠져나가고, 발은 시려워 죽겠는데
거기엔 코바야시의 뒷 모습이 있었다.
그리고.. 코바야시의 발 아래쪽으로 쓰러저 있는 미키모토의 모습도.
토시오는 그런 미키모토의 상태를 살피는 중이다.
고통에 신음하는 미키모토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머리 부근에는 핏자국이 보인다.
토시오 : "누군가가 공격한 것 같아..! 빨리 안으로 옮겨서 상처를 치료해야 해!!"
공격을 당했다..?
코바야시는 토시오에게, 어째서 미키모토와 떨어지게 되었느냐 물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코바야시 역시, 토오루와 떨어져버리게 되었으니까.
토오루가 지나 온 발자국 마저 눈보라에 묻혀 빠르게 사라지려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토오루는 한 가지 오싹한 결론에 다다른다.
결국 밖에 나온 사람들 뿐만이 아닐까? 그러니까..
미키모토를 공격한 인물이 토시오가 아닐가 하는 것이었다.
한 발 늦었다는 것은 거짓말이며,
쓰러진 미키모터의 상체와 하체를 토오루와 토시오가 각각 붙잡고 이동한다.
10미터도 나아가지 못했는데 토오루는 자신의 어깨가 빠지는 게 아닐까 생각할 만큼 고통스러웠다.
마찬가지로 함께 미키모토를 들어 옮기는 토시오 역시,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다는 게 표정에 드러나 있다.
얼어붙는 손 발, 녹초가 되버린 몸.
누군가에게 공격을 당한 미키모토.
토오루는 그저 비상문이 빨리 열리기만을 바랬다.
그녀는 미키모토의 상태를 보고 깜짝 놀랐지만,
토시오 : "...그런데, 왜 미키모토 씨가 공격을 당한거지?"
토오루 : "글쎄요.. 범인을 만난 거 아닐까요..?"
당신이 때린 게 아니고?? 라는 말을 토오루는 꾹 눌러 삼킨다.
타나카라는 손님을 죽인 녀석이 창문으로 도망쳤다고 해도,
그건 분명 그렇지 ㅋㅋ
대충 꺼낸 토오루의 의견에 토시오는 크게 반응을 한다.
토시오 : "바로 그거야!! 범인은 그 장소로 돌아왔던거지.
그렇다면 범인은 지금도 밖에서 기회를 엿보며 맴돌고 있는 건가?
그것도 아니라면 토시오 말고 다른 사람이 범인이라는 것인가?
하지만 코바야시가 미키모토를 공격 할 수는 있다고 해도 타나카를 해치는 것은 불가능 한 일이다.
코바야시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다른 사람들과 함께 담화실에 있었으니까.
때문에 범인이 토시오가 아니라고 한다면, 밖으로 도망한 다른 이가 있다고 밖에 생각 할 수가 없는데..
그렇게 토시오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고, 그 뒷모습을 끝까지 바라본 다음 토오루는 담화실 쪽으로 이동한다.
살인범일지 모르는 상대에게 등뒤를 내어줄 기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OL 3인조는 모두 화장실에 간다면서 사라져버렸으며,
미도리는 방금 전 코바야시 부부와 함께 미키모토의 객실로 이동했다 한다.
여하튼 토오루는 눈으로 젖은 옷을 갈아입기 위해서 2층으로 올라간다.
휴대전화는 어떻게 되었냐는 토오루의 물음에,
게다가 함게 내려온 카야마는 소파에 앉으면서 밖 상황은 어땠냐고 묻는데..
카야마 : "뭐어..? 누군가에게 공격당했다니?? 그녀석은 도망갔고??"
이 아저씨는 계속 자기 방에 있었던터라, 미키모토가 부상을 당했는지도 모르는 상태다.
카야마 : "그래서 부상 정도는 어땠나? 혹시 이미..."
죽은 거 아니냐는 말을 삼키는 캬아마. 듣고 있는 마리와 하루코의 표정도 어두워진다.
일단 부상 정도는 알 수 없지만 코바야시와 미도리도 응급처치를 하고 있을 것이라며 토오루는 말한다.
아니, 이 아저씨는 이 상황에 엄청난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는다.
2. "그,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건데요??"
이곳에 있는 모두를 살해하면 언제그칠지 모르는 눈보라를 펜션 안에서 느긋하게 보낼 수 있으며
경찰에 신고를 할 인물도 없어지기 때문에
하지만.. 카야마의 의견을 완전히 부정 할 수도 없다.
토오루는 점점 카야마의 의견이 옳다고 생각이 들긴 했지만,
마리. 그렇게 겁먹지 않아도 돼.
우리들이 밖으로 나가지 않고, 모여있으면서 혼자 남겨지는 시간을 없애면..."
하지만 마리는 토오루의 말에 금새 반론을 해온다.
마리 : "그렇게 한다고 해도 전화가 연결되지 않는 이상 도움을 요청 할 수는 없잖아??"
마리 : "그렇게 되면 더욱 미쳐서 안에 있는 사람들을 해치려들지 않겠어??"
안심시키려 했던 말이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고민하는 토오루 였지만...
이내 2층에서 코바야시 부부가 내려오면서 대화는 일단락 된다.
부상의 정도는 알 수가 없고,
코바야시 : "현기증이 난다는 것으로 보면 뇌진탕이 아닐까 하는데.. 이것도 의사가 아닌 이상
그런데 마리가 묘한 질문을 던졌다.
코바야시 : "어느 부위라니.. 오른쪽 관자놀이 부근이었지. 근데, 그게 왜?"
마리 : "오른쪽 관자놀이를 뒤에서 공격당했다는 건, 범인은 오른손 잡이라는 말이잖아요."
미키모토는 범인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밖의 눈보라는 분명 바로 앞의 상황도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시야가 좋지 못했지만..
토시오가 범인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고 있던 토오루는 황급히 다른 말을 꺼내는데...
토오루 : "꼭 앞쪽이 아니라고 해도 옆에서 공격을 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위에서 공격을 했을지도 몰라."
어..? 위에서...?
위에서 공격하는 건 가능한 걸까?
코바야시 : "일단 정신은 차렸는데, 일반인이 보기에는 겉으로 큰 상처가 있지는 않았어. 하지만..
토시오 : "...범인은 봤대요?"
코바야시는 토시오의 말에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러자 토오루의 눈에는 토시오가 다소 안심한 듯한 얼굴로 보여졌다. 아 ㅋㅋ
토시오 : "...? 그러고보니, 여자 손님들은 어디갔어요? 미도리도 안 보이는데..?"
코뱌아시 : "시노자키(미도리)군은 이미 1층에 있을거라 생각했다만..?
그리고 미도리 씨는 내려오지 않았어요. 아직 2층에 있는 거 아니에요?"
계속 담화실에 있었던 마리의 말이라면 정확할 것이다.
OL 3인조도 화장실에 간다는 것을 끝으로 담화실에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 무슨 말이야?
코바야시 : "뭔가 신경쓰이는 게 있다고 했어. 그런 거 봐서 좋을 거 없다고 말렸지만 듣지를 않아서..."
토시오의 말에 토오루는 내심 당황하고 있었다.
범인일지도 모르는 사람이 혼자 있는 미도리를 찾으러 가도록 내버려둬야 하는 건가??
마리 : "저도 갈게요. 화장실 간다고 했던 사람들, 혹시 방에서 자고 있는 걸지도 모르니까요."
금새 다시 1층으로 내려오는 계단에 모습을 나타내었다.
코바야시 : "그게 무슨 소리야..? 믿을 수 없다니??"
코바야시가 놀란 목소리로 되묻자 마리는 꺼내기 힘들다는 투로 말한다.
마리 : "결국... 우리들 중 누군가가 범인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코바야시 : "말도 안 돼..! 왜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해치거나 하는데!?"
코바야시는 내뱉듯이 강한 어조로 말했지만...
카야마 : "알지도 못하는 사람인지 아닌지, 그걸 어떻게 알 수가 있나?
자네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야. 범인을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라 단언 할 수 있겠나?
코바야시는 카야마의 말에 반론하지 못한다.
코바야시의 가치관에 있어서
사람을 죽이고, 그런식으로 조각내는데 걸리는 시간이 얼마나 될 거라 생각은 해본 적 있나?"
2. "10분이면 되지 않아요?" 대충 이야기한다.
3. "아.. 어.. 음..." 세밀하게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본다.
시노자키(미도리) 군이나 토시오 군, 그리고 쿄코와 나는 뒷정리를 해야 하는 시간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기 담화실로 내려와 있었잖아.
하지만 창문이 깨진 소리가 난 다음에는 사람을 조각 낼 시간 같은 건 없을 것이다.
식사를 마친 것이 8시 즈음.
식당에서 나왔을 땐 협박장 소동이 일어나 OL 3인조가 내려와 있었다.
그 이후에는 카야마 부부가 내려왔고, 코바야시 부부와 미도리도 맥주와 홍차를 마시며 같은 공간에 있게 된다.
그리고 8시 30분 경 늦게 도착한 인물이 미키모토.
그 이후 토시오를 제외한 펜션의 모두가 사건 발생 시각인 9시까지 담화실에 모여있게 된다.
이것을 생각하면 토시오에게 범행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완전히 없었다고 할 수는 없게 된다.
범행이 언제 이루어졌냐는 것이다.
대체, 범인은 어느틈에 펜션으로 들어와서 타나카를 죽였다는 거다.
토오루의 물음에 코바야시는 대답을 하지 못한다.
토오루 : "하지만 창문이 깨진 소리가 들린 다음에는 시간이 없어요.
우리들이 소리를 듣고 시체가 있는 방까지 가는 시간은 15분도 되지 않을 겁니다.
그 사이에 사람을 해치고 조각낼 수는 없겠죠."
쿄코 : "...그건 그렇네.. 그럼, 창문으로 들어올 때는 그냥 들어 온 게 아닐까?
이렇게 되면 타나카는 자신이 아는 사람에게 살해당한 것이 되며,
몰래 창문으로 사람을 들인다는 건.. 두 사람은 뭔가 좋지 않은 일을 꾸미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온 타나카를 죽여서 조각 낼 시간적 여유는 충분히 있었을 거야."
아니 ㅋㅋㅋ 토오루 녀석 완전 토시오에게 꼿혀 있네 ㅋㅋㅋ
마리 : "아..!"
그리고 마리가 입을 가리면서 자리에서 일어선다.
시체가 있는 방에서 미도리 씨를 불러봤는데 대답이 없었어요.
도저히 그 방으로 들어가는 건 할 수가 없어서.."
또다시 같은 일을 할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창문은 이미 깨어진 상태이고...
하.. 이 아저씨는 너무나도 직설적인 인물이다 ㅋㅋㅋ
코바야시 : "그런 말씀은 하지 말아주십시오!"
오죽하면 사람 좋은 코바야시도 그냥 넘기지 못하고 카야마의 발언을 질책한다.
토시오의 의견은 적절하다.
코바야시 : "여기에 미도리가 있는지 불러봤는데 대답이 없었다는 거지?"
자기자신에게 말하는듯 코바야시는 마리에게 묻는다.
문이 열리자마자 안쪽에 모여있던 냉기가 복도로 빠져나온다.
실내에 미도리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나머지 인원들은 입구쪽에서 그런 코바야시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조심스레 조각난 시체가 쌓여있는 공간까지 확인을 마친 코바야시가 말한다.
토시오 : "사장님, 저기를 보세요..!"
청소도구를 넣어둔 작은 공간의 문 앞에 앉아서 냐옹거리며 울고 있었기 때문이다.
코바야시가 그곳으로 다가서자 제니는 인기척을 느끼고 돌아본다.
카야마가 쓸데없는 장소를 찾는다는 식으로 불만을 이야기 했지만,
그리고...
눈을 크게 부릅뜬 그 모습은... 마치 우리들의 모습을 보고 놀란 것 처럼 여겨졌지만,
토시오의 중얼거림이 들어온다.
하지만.. 이내 다른 사람들에게 시선을 돌리면서 아무말도 하지 못한채, 고개를 가로저을 뿐이었다.
토시오 : "어, 어떻게 이런 일을...."
토시오의 입술이 파르르 떨린다.
토시오는 이성이 튕겨져 날아간 것 처럼 소리를 지르기 시작한다.
토시오 : "미도리... 미도리이....."
미도리는... 누군가에게 머리를 심하게 공격당했다.
깨어진 머리에서 흘러나온 많은 양의 피가 긴 머릿카락을 타고 떨어져내린다.
마리는 토오루의 팔에 매달린채 겁먹은 표정이 되어 있다.
토시오는 별안간 바닥에 놓여있던 빗자루 장대를 손에 쥐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다.
목구멍이 찢어지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크게 소리를 지르면서
그리고 그것을 들었는지 객실 문이 살짝 열리고 그 안에서 OL 3인조의 카나코가 얼굴을 빼꼼 내밀었다.
하지만 미친듯이 날뛰는 토시오의 모습을 확인하자마자 황급히 문을 닫는다.
머지않아 토시오는 복도 한 가운데에서 주저 앉은 채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지금까지의 피해자는 타나카도 그렇고 미키모토도 그렇고..
때문에 사건이 일어나면서도 내심은 다른 사람 일이라 여긴 것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도리의 경우, 코바야시 부부나 토시오에게 있어선 친분이 있는 관계다.
지금 토시오의 반응으로 미루어 보아..
조각난 시체는 공포와 불안감을 만들었지만, 미도리의 죽음은 분노와 슬픔을 주었다.
공포와 불안을 밀어낼 수 있을 만큼의 슬픔과 분노를.
토오루 : "마리."
마리 : "응..?"
토오루 : "여자 손님들을 설득해서 1층으로 내려오게 해줘. 난 미키모토 씨 상태를 보고 올게."
토오루 : "미키모토 씨.."
미키모토 : "...윽... 으... 무슨.. 일이야..?"
잠이 들었는지, 토오루가 말을 걸자 웅얼거리듯 목소리를 내면서 눈을 뜬다.
토오루는 모두가 함께 모여있는 편이 안전하다면서 1층으로 내려와주길 미키모토에게 말했고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 것도 힘겨워 하는 미키모토 였지만,
코바야시는 토오루를 도와 미키모토를 부축하면 말한다.
코바야시 : "...토시오는 잠시만이라도 혼자 있게 해줘야겠어."
그리고 복도 끝을 바라보자, 그곳에는 미도리가 가로눕혀져 있었고
토오루의 목소리가 신호가 되어, 모두 움직이기 시작한다.
코바야시와 토오루가 미키모토를 부축하며 선두에 서고, 그 뒤를 마리,
모두가 아무런 말 없이... 천천히 1층으로 뻗은 계단을 내려갔다.
1.251.***.***
58.226.***.***
6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