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맷 티아비
역자 - 서민아
출판사 - 필로소픽
쪽수 - 428쪽
가격 - 19,500원 (정가)
현대 언론이 증오로 ‘먹고 사는’ 법
오늘날 ‘뉴스’라 불리는 것들은 공익성을 담고 있는 정보가 아니다. ‘당신만의 분노’를 효과적으로 일으키는 유해성 물질이고, 그것은 담배만큼이나 해롭다.
상업 언론의 최전선에 있는 저자의 생생한 내부 폭로인 이 책은 촘스키의 《여론조작》의 21세기 판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다채널과 인터넷 환경에서 미디어 업계가 찾아낸 생존 전략이 증오임을 간파하고, 트럼프의 정치 행보를 보도하는 언론의 행태를 통해 증오를 부추기는 10가지 법칙을 도출해 낸다. 트럼프를 옹호하는 폭스든 비판하는 MSNBC든 이 법칙에 따라 기사를 쓰고, 결과물은 비이성이 휩쓰는 극단적으로 분열 사회이다. 이제 뉴스는 양 진영의 확증편향을 강화시키는 기호품에 불과하다. 미국 이야기지만 종편의 시사토크, 소위 사이다 발언의 논객들, 유튜브 시사 평론 채널들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한국 사회에도 익숙하다. 미디어의 속마음은 CBS 사장의 말이 잘 드러내준다. “트럼프의 당선은 미국에게는 나쁘지만 언론에게는 좋다. 왜냐하면 돈이 되니까.” 이 말은 바로 당신이 보는 기사와 콘텐츠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미디어로부터 당신의 정신 건강을 지키고 싶다면 이 책을 보라.
뉴스를 프로레슬링 쇼처럼!
2015년 초반 미국 프로레슬러 대니얼 리처즈는 도널드 트럼프를 지켜보고 깜짝 놀랐다. 상대방에게 거친 반칙과 조롱을 일삼는 트럼프에게서 WWE레슬러의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럼프는 WWE의 링에 오르기도 했다. 악역이 반칙으로 공격하면 선역이 반드시 응징해야 관중들이 환호한다는 룰을 몰랐던 정치인들은 소극적으로 대응하다 패자로 낙인찍혀야 했다.
트럼프의 등장 당시에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지만, 이 수법은 언론이 이미 성공적으로 도입하고 있었다. 폭스 뉴스의 <해니티&콜메스> 쇼는 조폭 두목 같은 우파 해니티에게 유약한 좌파 콜메스가 꼼짝 못하고 당하는 콘셉트로 인기를 끌었다. 우파 지지자들의 만족만을 위한 이런 방송 프로그램과 뉴스 들은 강한 중독성을 갖는다. 폭스 TV 회장 로저 에일스는 55세 이상 시청자들이 죽을 때까지 즐겨볼 수 있는 방송사를 만들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그러나 프로레슬링은 팬들에게 쇼로 끝나지만 뉴스쇼는 시청자들에게 쇼로 끝나지 않는다. 뉴스쇼는 극단적 대립과 증오를 증폭시키며 영구히 지속된다.
저널리즘을 포기하고 증오를 판매하다
1990년대에 미국 언론은 거대한 변화에 마주하게 된다. 공공의 적 소련의 붕괴와 독과점을 깬 다채널 시대, 그리고 인터넷의 등장이다. 이런 격변의 시기에 적응하기 위해 언론은 값싸게 만들 수 있으면서도 대중을 열정적으로 몰입시킬 수 있는 수익 모델을 찾아냈다. 바로 증오, 특히 같은 국민이지만 반대 편에 대한 증오를 담은 기사다.
증오로 성공하기 위한 비결은, 시청자들이 실제론 자기와 똑같은 다른 미디어 소비자들을 향해 옆으로 주먹을 날리면서, 위를 향해 주먹을 날리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증오의 메커니즘에 빠진 시청자들은 한치 앞도 보지 못하게 만든다. 단순하고 강력한 생각들을 연속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면 그들은 영원히 그쪽 편이 될 것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증오를 부추기는 10가지 방법의 일부를 보자. 두 개의 의견만 소개하기, 우리 편의 입맛에 맞는 말만 들려주기, 상대방을 악마화하기, 잘못되면 책임 떠넘기기 등등. 새삼스럽지 않은 이 방법들을 활용하면 손쉽게 독자들로부터 클릭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필연적으로 사실을 왜곡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수밖에 없다. 증오를 증대시키기 위해 극단적으로 나아갈수록 사실을 추구하는 저널리즘으로부터 멀어지기 때문이다.
언론사는 무지와 증오를 세트로 파는 전문가가 되었다
증오의 짝은 무지와 비이성이다. 대통령 트럼프의 마지막 업적은 부정선거 가짜뉴스에 선동된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국 의사당을 점거함으로써 미국의 민주주의사에 수치를 안겨준 것이다.
사실 증오에 휩싸인 대중은 언론 기사를 믿지 않는다. 자기 입맛에 맞는 증오 상품을 찾을 뿐, 주류 언론이든 1인 미디어가 됐든 상관없다. 오늘날 가짜뉴스가 활개 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여기에는 진보언론도 자유롭지 않다. 러시아게이트 사건에서 MSNBC를 비롯한 유수 언론들이 특별 검사 뮬러를 악을 정복하는 영웅이자 희망의 상징으로 내세워 트럼프가 금방이라도 탄핵될 것처럼 기사를 내보냈다. 하지만 트럼프에게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언론들이 법적으로 의미없는 내용의 기사들로 독자를 기만한 것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증오팔이와 되팔이의 순환을 잘라내기
저자는 촘스키의《여론조작》을 규범으로 삼았다고 밝힌다. 하지만 그가 고발하는 언론 환경은《여론조작》의 시대보다 더 위험하다. 좋은 대학에서 엘리트 교육을 받은 주류 언론의 기자들은 좌든 우든 서 있는 위치만 다를 뿐 비슷한 정서를 갖는다. 이 기자들은 ‘객관성’이 아니라 신속함, 시각적 가능성을 가치 있게 여기도록 훈련받는다. 언론사 고위간부들은 양 극단의 목소리를 선호하고, 중립 지대 언론인과 시사평론가들을 배척하도록 지시한다. 30년간 이 모습을 지켜본 저자는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자신의 직업을 위협하는 선택을 제안한다. 바로 뉴스를 끄는 것이다. 그래도 세상은 잘 돌아간다고. 뉴스를 보지 않으면 더 세상을 더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 거라고. 한편 촘스키는 저자와의 대담에서 온건한 방법을 제안한다. “정보를 얻으려면 《뉴욕타임스》를 읽되 눈을 크게 뜨고 읽어야 합니다. 비판적인 마음으로 말이지요. 《뉴욕타임스》는 사실로 가득 차있습니다. 페이스북에서는 정보를 찾을 수 없을 겁니다.”
누구의 제안을 선택해야 할까? 오늘날 미디어 홍수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던져진 과제다. 어떤 선택을 하든, 이 책이 비판적인 마음으로 눈을 크게 뜰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 것이다.
목 차
추천사
이 책을 읽는 분들에게
서문
1. 미인대회: 2016년 선거에 대한 언론 보도
2. 증오의 열 가지 법칙
3. 평범의 교회
4. 평범의 대사제들이 선거를 치를 때
5. 더 많은 사제들 :여론조사자들
6. 보이지 않는 예비선거:
혹은 당신이 선거 결과를 결정하기 전에 우리가 결정하는 방식
7. 뉴스 미디어는 프로레슬링을 어떻게 흉내 내는가
8. 뉴스 읽기와 흡연은 어떻게 비슷한가
9. 두려움을 조장하기 위한 전략들: 모든 사회의 적들이 여기에 있다
10. 사실에 근거한 미디어의 큰 허점
11. 금지된 계층
12. 우리는 어떻게 뉴스를 스포츠로 만들었나
13. 뉴스를 끄시오
14. 주홍글씨 클럽
15. 왜 러시아게이트가 이번 세대의 대량살상무기인가
부록 1: 레이철 매도가 책 표지를 장식한 이유
부록 2: 놈 촘스키 인터뷰
감사 인사
추 천 사
이제 뉴스는 ‘당신만을 위해 준비된 분노’의 다른 이름이 되었다. 기만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증오라는 양념이 더 많이 필요해졌다. 저자가 진단하기에 미디어 종사자들은 무지와 증오를 묶음으로 판매하는 전문가로서 발돋움했다. (…) 우리가 내심 모범적인 저널리즘을 수행할 것이라고 전제했던 미국의 유력 언론들조차 증오 판매에 눈이 멀어 수많은 실수를 저질러왔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보다 더 비극적인 일은 우리나라 언론계의 현실을 이에 대비해 보는 데서 나온다. ― 정준희(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 겸임교수)
“놀라운 지성과 대담한 아이디어를 지닌 작가 타이비는 신랄하며 그만큼 유쾌
하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끈질긴 취재 기자.” ― 《워싱턴 포스트》
“권력에 진실을 말하는 미국의 몇 안 되는 기자 중 한 명이다.” ― 버니 샌더스
“다른 주류 뉴스 보도원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맷 타이비는 정직한 정치
비평가, 작가, 민주주의 시민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 저닌 거로펄로
“미국 최고의 논객이다.” ― 펠릭스 샐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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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증오에 휩싸인 대중은 언론 기사를 믿지 않는다. 자기 입맛에 맞는 증오 상품을 찾을 뿐, 주류 언론이든 1인 미디어가 됐든 상관없다. 이거가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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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웹도 보면 유게에 선동 엄청 잘 당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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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이것도 증오의 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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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웹도 보면 유게에 선동 엄청 잘 당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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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까지만해도 이 책 소개 올라왔다면 정의로운 트럼프를 음해하기 위해 미국 좌파언론의 뇌피셜 선동이라며 욕하는 댓글 엄청 달렸을 겁니다 | 21.05.29 13:17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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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프 매니아
놀랍게도 이것도 증오의 일종... | 21.05.29 13:43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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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증오에 휩싸인 대중은 언론 기사를 믿지 않는다. 자기 입맛에 맞는 증오 상품을 찾을 뿐, 주류 언론이든 1인 미디어가 됐든 상관없다. 이거가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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