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여행] 부산에서 배 타고 일본 오사카 가기

[AKB48]

작년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3일 전,

연휴를 특별하게 보내야겠다는 큰 계획은 없었지만 문득 일본 여행이 떠올랐고

그리하여 충동적이고 갑작스럽게 일본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갑작스럽게 일본에 다녀오기로 했지만

연휴에 맞춰 미리 준비한 것도 아니었기에

도쿄나 오사카, 후쿠오카 등 대부분의 항공편들은 이미 좌석이 없었습니다

여행 출발까지 3일을 앞둔 시점에서 남은 선택지는

바로 배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부산에서 오사카까지 약 19시간

비행기를 타면 두 시간이 채 걸리지 않지만

느린 이동 과정도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배편은 좌석이 남아있었고

부산 - 오사카 왕복 가격도 약 16만원 정도로

추석 연휴라고해서 많이 비싸지는 않았습니다

옛날에 부산에서 배타고 후쿠오카에 갔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이 중앙역 근처에 있는

오래된 시골의 시외버스 터미널 같은 느낌의 건물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부산역 근처로 이전해서 거의 공항급으로 크고 깔끔한 건물로 바뀌었네요

추석 연휴가 시작되었지만 부산역이나 부산항여객터미널도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이 없어서

명절 느낌보다는 그냥 어느 일요일 오후의 조용하고 한적한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가장 저렴한 4인실 승선권을 구매했는데

비행기와 달리 배편은 좌석에 여유가 많았던 것인지

사람이 많이 없어서 일본 갈때나 올때 모두 혼자서 방을 사용해서 편하고 좋았습니다

2020년, 코로나 유행 직전에 일본을 다녀온 이후

4년 만에 다시 방문하는 일본이라 낯설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습니다

출항하는 배 위에서 바라본 부산항 부두의 모습

그리고 북항 재개발 지역

대체로 구름 많은 흐린 날씨였지만

비가 오는 것보다는 나았습니다

부산 영도

부산항 대교

멀어지는 부산항의 모습

오륙도

그리고 멀리 보이는 광안리와 해운대

이 풍경 너머로는 대한해협의 넓은 바다가 나옵니다

바닷바람은 더 거세지고 배도 좌우로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갑판에 서서 시퍼런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으면 조금은 아찔하고 무섭다는 느낌마저 들기도 했습니다

배 위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수평선을 바라보다가

배 안으로 들어가 목욕탕에서 씻고 탕 속에 몸을 담그면

비행기로 이동하는 여행과는 다른

배로 이동하는 여행의 매력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우나에서 땀을 빼고

다시 탕에 앉아 창밖으로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니

머릿속이 비워지듯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

목욕탕에서 나와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다보면

배 안 방송에서 키타큐슈와 시모노세키 사이의 칸몬해협을 지나고 있다는 안내가 들려옵니다

갑판에 나가보니 모지항과 칸몬교의 야경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강한 바닷바람과 흔들리는 배,

그리고 보급형 갤럭시 A15의 카메라 성능이 합쳐져

결국 사진은 한 장도 제대로 남기지 못하고

그저 눈으로만 풍경을 담습니다

개통할 때 차비받는 공짜폰의 한계를 실감하게 되는 순간입니다

다음 날 새벽 다섯 시, 동이 트기 시작할 무렵 방을 나와 갑판에 서니

배는 어느새 잔잔한 세토내해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일출을 보려고 일부러 일찍 일어났습니다

아직 아침 해가 떠오르기 전, 멀리 세토 대교가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냅니다

카메라도 들고 여행 왔는데 배터리 충전을 깜빡해서

배 안에서 자는 동안 배터리 충전하고

이제서야 카메라로 찍기시작합니다

잔잔한 세토내해 위로 길게 뻗은 세토 대교의 모습

세토 대교는 혼슈와 시코쿠를 연결하는 거대한 교량으로

윗 부분은 차량이, 아랫 부분은 기차가 오가는 구조입니다

세토 대교를 뒤로한 배는 오사카를 향해 계속 나아가고

이제 곧 일출 시간이 다가옵니다

해가 떠오르자 하늘과 바다는 서서히 색을 바꾸며

아침 햇살에 물들기 시작합니다

아침 해에 빛나기 시작하는 세토 대교

그리고 드디어 맞이한 세토내해의 일출

바다에서 바라보는 해돋이의 모습도 멋집니다

아름다운 해돋이 풍경을 담고 있는 모습

저 멀리 시코쿠의 타카마츠도 보입니다

일출을 보고 나서는 방으로 돌아가 좀 더 눈을 붙이고

목욕탕에도 갔다가 아침 식사까지 마치다보니 어느새 해가 중천에 떴습니다

멀리 보이는 효고현의 아카시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고베, 고베에서 조금만 더 가면 오사카에 도착합니다

거대한 아카시 해협 대교

고베와 아와지를 연결하는 다리인데

새벽에 보았던 세토 대교처럼 혼슈에서 시코쿠까지 이어줍니다

다만 자동차 전용이라 기차는 못 다닙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현수교이기도 한 아카시 해협 대교

저기 주탑 꼭대기에 올라가는 투어도 있다고 하는데

거기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아주 멋지다고 하네요

아카시를 지나 배는 점점 오사카에 가까워지고

짐을 챙기며 내릴 준비를 합니다

배에서 내린 뒤에는 오사카 시내로 들어왔습니다

시골 사람이라 이런 시내에 나오는 게 오랜만이네요

페리 터미널이 간사이 공항보다 도심과 더 가깝고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어서 편리했습니다

독특한 구조의 우메다 스카이 빌딩

우메다 온김에 한 번 바로 앞에 와봤는데

일몰 시간 쯤에 올라가서 야경도 보고 싶네요

추석 연휴라고 오사카에 왔는데

기온이 35도에 이르는 한여름과 다름 없는 불볕더위입니다

이제 일본은 9월에도 올게 못 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올해는 추석이 10월이라 연휴에 가시는 분들 덥지는 않을 것 같네요

오랜만에 오사카에 오니까 우메다 지역의 모습도 많이 바뀐듯 했습니다

옛날에 기찻길이 있었는데 없어지고

새로운 빌딩들이 많이 생기고 큰 공원도 생겼네요

오사카에 왔으니 오사카성은 한 번 봐야할 것 같아서 찾아가봅니다

공원이 정말 넓고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네요

날씨가 흐려져서 아쉽지만 그래도 천수각은 멋있는 것 같습니다

오래전에 입장료 내고 안에 들어간 적이 있었는데

무슨 엘리베이터도 있고 빌딩같은 느낌의 박물관이었지만

꼭대기에서 바라본 전망은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공원을 좀 더 돌아보고 싶었지만

날이 너무 더워서 그냥 접고 일단 숙소로 들어갑니다

35도의 오사카는 쉽지 않네요

숙소에 들어가서 잠시 쉬었다가

이번에는 카메라를 그냥 두고 나갑니다

너무 더우니까 카메라도 그냥 짐입니다

카메라 팔고 차라리 갤럭시 울트라나 아이폰 프로 맥스 사는 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저녁에는 난바에 가서 그냥 눈에 띄는 길을 걷다가

라멘도 먹고 타코야키도 먹고 하면서 구경 좀 하고

숙소로 다시 돌아와서 다음날 일정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특별한 계획이 없는 즉흥적인 여행이었기에

대게 전날 밤에 스케줄을 고민하고 움직였습니다

다음 날 아침, 한국은 추석인데 일본은 평일입니다

오늘은 오사카 시내를 벗어나 시골의 온천 마을을 목적지로 정하고

기차를 타고 이동합니다

여기서부터는 스크롤 압박이 심할 것 같아서

새로운 글로 이어나가겠습니다

[Meanzof]

오 배로 일반 여행객도 다니는군요 일정이 여유가 있으면 편도정도는 한번 경험해보고 싶네요
그나저나 얼핏 생각하면 항로가 잘 안떠오르는데 항로가 궁금하네요

[AKB48]

한 번은 타볼만하더군요 항로는 이렇게 다닙니다

[Meanzof]

오 저 사이로 저렇게 가는군요 저는 규슈아래쪽까지 가서 돌아가나 싶었습니다 ㅎㅎ

[formathead]

이야~ 20년전에 다녀왔던 기억이 나네요. 제 기억으로 오사카에 내려서 코스모스퀘어 역인가까지 택시 타고 갔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이야 종이쪼가리 라고 생각되지만, 통역사 자격증이 있으나 그때는 일어 한마디도 못하고, 스마트 폰도 없고 어떻게 다녀왔네 아찔하네요. 근데 팬스타 페리인가? 배 안의 방은 어떤가요? 그때 시절에 2층 침대 혹은 방만 예약할 수 있었던것 같은데 방이 너무 불편하고 좁던데요. 그 당시 한 방에 7-8명씩 배정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방만 잘 갖춰져 있다면 가족과 함께 다녀오고 싶네요

[AKB48]

저는 사진 왼쪽 방에서 혼자 잤는데 올해 4월에 최신 미라클호로 배가 바뀌어서 오른쪽 같은 방이라고 하더군요
가족과 타면 좋을 것 같아요

[formathead]

악... 제가 왼쪽 방같은 곳에서 7-8명이 잤었습니다. 진짜 누울 자리도 없었는데 오른쪽과 같이 바뀌었다니 다행이네요 배에서 나오는 뷔페는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헉 근데 지금 검색하니 오른쪽 방은 인당 50만원이네요. 11월 예약으로 알아보니... 4명이면 200만원 배로 가는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다음 이야기 기대됩니다.

[AKB48]

새로 바뀐 배는 가격이 장난아니네요. 비행기로 금방 갈 수 있어서 배는 싼 맛으로 타는건데
4명 비행기 타고 가서 배 안 탄 돈으로 좋은 호텔 가는걸로...

[코듣보1]

후쿠오카는 배타고 가본적있는데 오사카도 배타고 가보고싶네요~!

[AKB48]

배 타고 가니까 시간은 오래 걸려도 새로운 풍경도 보고 시간적으로 여유로운 느낌이라 뭔가 마음은 편안하더군요

[마스터 류]

10월에 가도 덥더라구요.
반바지 반팔 입고 다녔는데 그런 복장으로 다니는 사람들은 전부 외국인 밖에 없었어요 ㅎㅎ

[AKB48]

10월도 덥다고 해서 일기예보 보니까 오사카 이번주 일요일 30도 되어있군요;

[쉶-MPGA]

작년 9월말 10월초에 나고야, 나가하마, 히코네를 다녀왔는데 햇빛이 여전히 살의가 넘치더라구요

미라클은 배 만들때부터 우리는 비싸게 받을꺼다 라는 생각을 하고 만든배라 가격적으로는 메리트가 없어졌죠

[IDPPU]

크루즈선 이라 광고하는데 실상은 화객선
솔직히 크루선도 아닌데 비싸게 탈필요없죠
가격 팬스타드림 가격 까지 빠져야

[momo98]

저도 한 20년전쯤 타본 기억이 있네요.
그당시엔 LCC같은게 없어서 그나마 가격적인 메리트가 있었는데 배에서 추억은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드림호 퇴역하기전에 한번 더 다보고 싶었는데 못타고 가버렸군요

[루리웹-3112923799]

일단 이 글에 와드를 박습니다.
글쓴이는 여행의 경험을 전달하는데 능력이 있습니다.
칸몬해협을 통과할때 방송을 해준다는 정보를 적는거나 그리고 그걸 사진으로 잘 찍어서 보여주는거나.
배 타고 일본 가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게시물이었습니다, 다음편도 기대합니다.

[IDPPU]

4인실이라 혼자쓰신듯
보통 제일 싼건 6인실방이라
보통 거기에 사람들 많이 이용
한가할때는 3-4명 사람많을때는 6명

[wryyy]

우메다 스카이빌딩은 밤에 가면 커플들로 득시글 거립니다.
여친이나 부인을 준비해 가지 않으면 저처럼 마상을 입을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AngelPrincess]

저는 9월 초에 요코하마 갔었는데 진짜 쪄죽는줄 알았네요. 평소에 양산 들고 다니지 않았는데, 요코하마 에서는 돌아다니는 내내 양산을 쓰고 다녔습니다...

[유리탑]

카메라 팔고 차라리 갤럭시 울트라나 아이폰 프로 맥스 사는 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
솔직히 맞음.
더운날+카메라=살려줘

[교토갈매기]

첫 일본 여행을 저거 타고 갔었죠.. ㅎ 배타고 가는 낭만도 나름 좋지요 ㅎㅎㅎ

[charka]

오사카 두번 가봤는데 세번째는 배타고 가보고 싶습니다 ㅎㅎ

[crusian]

이어서 쓰신 글 보고 지금 글을 봤는데요 혹시 마지막 지점(다음 글 출발점) 기차역이 어딘지 알 수 있을까요? 다음에 오사카 갈 때 가신 루트와 비슷하게 가볼까 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