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24
시간은 조금 거슬러 올라간다.
유니콘 라이기어스가 시가지에서 날뛰기 시작했을 무렵,
그 사건을 알리는 긴급 뉴스가 기어틱스사로 날아들었다.
사내에 와 있던 사쿠라는 격렬한 경보와 함께
분주하게 움직이는 직원들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 때에, 소우야가 코노에에게 험악한 표정으로
말을 건네고 있는 모습이 멀리 보였다.
무슨 말을 하는지는 들리지 않지만
아마 소우야의 긴급출동에 관한 요건일 것이다.
기어틱스사에는 ABF라 불리는 폭주 아니마기어 대책팀이 있으며,
소우야도 그 멤버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라이기어스가 날뛰는 거리는 멀다.
이제는 일각의 유예도 없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코노에와 이야기하던
소우야가 이쪽으로 달려왔다.
소우야
"모미지씨! 미안하지만 나도 출동하게 됐어.
무사시는 아직 조정이 끝나지 않았으니,
너는 너무 거리에 접근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무라마사와의 전투 후, 상상 이상으로 깊은 상처를 입고 있던 무사시는,
현재 기어틱스사의 랩으로 복구중이다.
"대신"이 있다고는 해도,확실히 소우야가 말하는 대로
거리에 나가는 것은 득책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저 얌전하게 기다릴 수 있는 사쿠라도 아니다.
사쿠라
"히다군, 나도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소우야
"그래…그러고 보니, 이런 상황인데
아직 쿄우하고 연락이 되지 않아
모미지가 그에게 연락 좀 해 줄래?"
사쿠라
"...응! 고마워!"
소우야에게 맡은 역할은 자그마한 것이었지만
아무것도 못한다는 말보다는 훨씬 낫다.
소우야가 기어틱스사를 뛰쳐나가는 것을 보고
사쿠라는 시키는 대로 쿄우에게 연락을 시도한다.
사쿠라
"어, 여기선 방해되겠네"
대책반이 출동함과 동시에 사내 경보는 사라졌지만
아직까지 다른 직원들은 분주하다.
불편을 끼치지 않기 위해 빌딩 안뜰 벤치로 이동했다.
???
"잠깐! 사쿠라짱 말이지, 마음대로 밖에 나가면 안되지??
사쿠라
"…코지로우"
가벼운 톤의 말과 함께, 사쿠라의 어깨에 올라 온 것은
붉은 사슴벌레형 아니마기어 였다.
사쿠라가 코지로우라고 부른 그 아니마기어는
어깨를 으쓱하며 잔소리를 거듭했다.
코지로우,
"이 형님이 붙어있을테니깐 빨리 안으로 들어가자"
사쿠라
"안뜰 정도는 괜찮지? 별로 위험한 짓을 하려는 건 아니잖아"
코지로우
"아니, 그런 문제가 아니야.나는 사쿠라짱의 호위라고?"
호위
뒤숭숭한 울림이 그녀를 따라다니게 된 것은
무라마사를 비롯한 3구의 폭주 아니마기어에 습격당한 것이 원인이다.
원래는 파트너가 그 역할을 맡아야 했지만,
지금은 아무리 해도 움직일 수 없는 상태인 무사시의
"대신"으로 보내진 것이,이 장난꾸러기 코지로우라는 것이었다.
코지로우
"옥외로 나간다는 것은 꽤 위험한 일이야.그쯤은 알아줬으면 좋겠는데"
덧붙여 이 과보호격이다. 묘하게 허물없이 굴면서
주어진 임무만큼은 충실히 수행하고자 하는
이 아니마기어가 사쿠라한텐 좀 서툴렀다.
코지로우
"게다가, 파파에게 걱정을 끼치는 것은 사쿠라짱도 싫을거잖아"
사쿠라
[......]
할 말이 없다.
그가 말하는 파파는 곧 사쿠라의 아버지 모미지 야마토를 지칭하기 때문이다.
장난스럽게 부르긴 했지만, 코지로우는
아버지가 코노에를 통해 사쿠라의 품으로 파견된 아니마기어이다.
다시 말해서 코지로우의 말은 아버지의 뜻을 뜻한다고도 할 수 있었다.
사쿠라
"그래, 내가 졌어"
코지로우
"역시나 사쿠라짱! 이해력이 좋은 딸이네 파파도 필시 콧대가 높겠어!
실내로 먼저 안내....."
코지로우의 말을 듣는 대로 사쿠라가 안뜰을 뒤로하려고 일어선다.
순간 열이 등과 동시에 시야가 붉은 빛으로 비추었다.
뒤에서 무언가가 불탄다고 사쿠라가 이해하는 것보다도 빠르게
코지로가 사쿠라의 어깨에서 뛰어내리고 있었다.
코지로우
"야, 거기 조류.
너, 내 예상이 틀리지 않으면 불청객이란 놈이지?"
코지로의 목소리 끝에 한 마리의 아니마기어가 있었다.
사쿠라의 시선보다 조금 위를 뜨듯이 날고 있는 그것은,
불타는 듯 붉은 닉 카울을 온몸에 두른 새 모양의 기체이다.
그 새 아니마기어는 재주 좋게 고개를 갸우뚱거리더니
대지가 떨린 듯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 거렸다.
EPISODE25
사쿠라
"하늘에...... 떠있어......?"
눈의 착각인가 싶었는데, 아무래도 다른 것 같다.
그 아니마기어는 새모양인데도 날개로 날지 않고
요염하게 떠다니다가 공중에 정지해 있었다.
코지로우
"조심해, 사쿠라짱. 보면 알겠지만 "거저몽タダモン"이 아니야, 이녀석."
코지로우는 일견 편안해 보이지만,
이미 양손은 발에 찬 두 정의 라이플을 언제라도 꺼낼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임전 태세다.
새형 아니마기어
"으음.. 여자아이[娘]에게 딸린 호위는 없다고 들었는데...... 이야기가 다르군."
새가 말한 없는 호위란 아마 무사시를 말하는 것일 것이다.
그가 조정 중인 것을 알고 한 발언이라면
노림수는 자신인가... 라고 사쿠라는 순식간에 깨닫는다.
즉, 이 새는 무라마사와 같은 "수갑상"의 앞잡이인 셈이다.
새형 아니마기어
"내 이름은 피닉스 네오기어스.
마지못해 엠페러 기어의 일각을 맡고 있다."
사쿠라
"엠페러 기어라고!?"
네오기어스
"데리러 왔다, 인간의 자식이여"
코지로우
"산뜻하게 정체와 목적을 알려주네.
아마 무사시가 없는 사이 날치기할 꿍꿍이속이겠지만, 안됐네.
지금은 내가 공주를 지키는 나이트를 하고 있다고"
그러니까 안심해 사쿠라짱
코지로가 긴장감 없는 목소리와 함께 두 개의 라이플을 들었다.
이대로 이 자리를 그에게 맡기고 실내로 들어갈까도 생각했지만,
눈앞의 "적"의 목표가 사쿠라 자신인 이상 그렇게는 할 수 없다.
지금 이러는 동안에도 계속 일하는 기어틱스사에
사쿠라가 불필요한 패닉을 가져갈 리 없었다.
사쿠라
"코지로우......제발 나랑 싸워줘...."
코지로우
"좋아, 불타오르네, 그 대사.간단한 일이야!"
코지로가 총을 겨누자 새는 날개를 펴고 호들갑스럽게 고개를 흔들었다.
네오기어스
"참, 우리 주인도 마무리가 무르군.
사람을 물리치는 것을 완벽하게 해주지 않으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사람을 물리치다..
그러고 보니 네오기어스는 단신으로 당당하게 기어틱스사를 방문했다.
수갑상으로 따지면 적의 총본산인데도 말이다.
아무리 엠페러 기어라 해도 ABF의 제압력 앞에선 버티기 힘들 것인데...
하지만 실제로 네오기어스는 왔다.
마치 이곳의 경비가 허술해지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사쿠라
"! 설마, 거리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건은...!"
코지로우
"과연, 양동작전이라니.. 그건 그렇고......꽤나 화려한 함정에 빠져주잖아!"
아마 두명의 말이 틀림없겠지만 네오기어스는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는다.
코지로우
"어이어이. 이야기 듣고 있는거야 너!"
아까부터 혼잣말처럼 자신의 말을 더듬기만 하고
이 엠페러 기어는 대화를 하려 하지 않는다.
그것이 불쾌하기는 사쿠라나 코지로우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기다렸다는 듯이 코지로우가 겨눈 라이플에서 한 발의 총알이 날라간다.
하지만 이쪽의 말처럼 그 총알은 닫지 않는다.
네오기어스에게 닿기 직전 차단하듯 튄 불길이 총알을 날린 것이다.
네오기어스
"우리로서도 자네의 중신[中身]에는 관심이 많다.
사람의 자식아, 그곳의 붉은 호위를 부추긴다면,
억지로라도 밀어붙일 테다."
앞으로 다가올 싸움이 치열할 것임을 예감케 하는 거센 불길이 네오기어스의 온몸을 휘감았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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