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검전설 비전스 오브 마나 | 출시일 | 2024년 8월 29 |
개발사 | 스퀘어 에닉스 / 오우카 스튜디오 | 장르 | 액션 RPG |
기종 | PC, PS5, PS4, XSX|S | 등급 | 12세 이용가 |
언어 | 자막 한국어화 | 작성자 | Graz'zy |
우리 업계에는 ‘~의 아버지’라 불리는 개발자가 몇 있다. 보통 어떤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사령탑 역할을 한 디렉터나 프로듀서가 그 영예를 갖는다. 이들은 작품의 초기 구상 및 설계를 오롯이 아는 핵심 인력으로서 IP 존속에 크나큰 영향을 끼친다. 많게는 수백 명씩 협업하는 게임 개발에 한 사람쯤 있고 없고가 대수일까 싶지만, 실제로 그 아버지가 퇴사한 후 쇠락하거나 아예 종결된 IP가 숱하다. 소싯적 스퀘어 3대 RPG로 꼽히며 사랑받은 ‘성검전설’ 역시 이미 오래 전 아버지를 잃었다. 때문에 사카구치 히로노부가 떠났어도 키타세 요시노리는 건재한 ‘파이널 판타지’, 임원급에 오른 카와즈 아키토시가 여전히 진두지휘하는 ‘사가’와 달리 오랫동안 처량한 신세였다.
물론 특수한 상황이 아니고서야 IP는 여전히 회사 소유이므로 누구든 바통을 넘겨받기 마련. ‘성검전설’의 경우 시리즈 골수팬이라 스퀘어에 입사했다는 오야마다 마사루가 총대를 멨다. 문제는 그가 프로듀서를 맡고 개발 실무는 외주로 돌리면서 협력사가 어디냐에 따라 결과물이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는 것. ‘시크릿 오브 마나’는 최악이었던 반면 ‘트라이얼스 오브 마나’는 썩 괜찮았으니. 그래도 후자의 성공이 주효했는지 구작 리메이크가 아닌 완전 신작 개발이 성사됐다. 거치형 콘솔로 새로운 ‘성검전설’이 나오는 건 거의 20년 만이다. 과연 제목처럼 옛 성검의 이야기(說)가 다음 세대로 전해질(傳) 수 있을까. ‘비전스 오브 마나’는 오는 29일 한국어화 정식 발매된다.
'파이널 판타지' 외전으로 출발하여 스퀘어 3대 RPG에 오른 '성검전설'
약 20년의 긴 기다림 끝에 콘솔 완전 신작 '비전스 오브 마나'가 출시된다
우리가 추억하는 ‘성검전설다움’이란 무엇인가
워낙 오랜만에 속편, 그것도 넘버링 타이틀이나 다름없는 중요한 작품인 만큼 우선 ‘성검전설다움’이란 무엇인지 짚고 넘어가야겠다. 다행히 지휘봉을 쥔 오야마다P가 시리즈 골수팬이라 이 부분은 크게 막힘이 없었을 터다. 1991년 첫 선을 보인 ‘성검전설’은 사실 독립된 IP가 아닌 ‘파이널 판타지’ 외전으로 기획됐다. 암흑 기사 세실의 활약 덕분에 엄청난 인기를 누린 ‘파이널 판타지 4’와 출시 간격이 한 달이 채 안 됐는데, 이는 어느 정도 스퀘어의 노림수가 작용했다. 정통 턴제 RPG ‘파이널 판타지 4’를 거치형 콘솔인 슈퍼 패미컴으로 선뵈고 실시간 액션 RPG ‘성검전설’은 게임보이에 낸 것. 초기 구상부터 휴대 기기로 가볍게 즐기기 좋은 ‘파이널 판타지’였던 셈이다.
이후 ‘파이널 판타지’와 갈라져 독자 IP로 성장하면서도 가볍게 즐기기 좋은 액션 RPG란 정체성은 꾸준히 유지됐다. 동시에 JRPG 특유의 파티 플레이를 포기하지 않고 링커맨드 시스템을 통해 양립시키려 애썼다. 실시간으로 싸우는 도중에 잠시 진행을 멈춰 턴제처럼 여유롭게 스킬 발동과 아이템 사용이 가능한데, 알다시피 오늘날 대다수 액션 RPG가 차용하는 방식이다. 2편부터 진행에 분기를 주더니 3편은 주인공이 여섯 명이나 돼 호평 받았고 ‘레전드 오브 마나’서 게이머가 직접 월드맵을 배치하는 파격적인 시스템도 선보였다. 비록 그 모든 시도가 성공했다 볼 순 없지만 어쨌든 ‘파이널 판타지’, ‘사가’와 구분 짓는 ‘성검전설다움’에 대해 다들 느끼고 공감하던 시기다.
요즘이야 ARPG가 흔하지만 '성검전설'이 막 나올 당시에 매력은 남달랐다
실시간 액션 와중에 턴제처럼 지시할 수 있는 링커맨드도 선진적인 요소
물론 시스템, 콘텐츠보다 앞서 ‘성검전설’하면 떠오르는 인상은 원화가 카메오카 신이치의 손끝에서 나왔다. 필자 역시 어린 시절 잡지 한쪽 가득히 인쇄된 ‘성검전설 2’ 메인 일러스트에 압도당한 추억이 있다. 랜디와 프림, 포포이가 하늘 높이 뻗은 마나의 나무를 바라보는데, 머리 위로 홍학 두 마리가 날아가는 아름다운 그림이다. 울창하고 따스한 남국의 정취, 짙은 녹음과 붉은 홍학이 주는 강렬한 대비 등 그때까지 본 적 없는 풍광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이 특유의 이국적인 느낌이 캐릭터, 몬스터, 오브젝트 디자인에 폭넓게 스며들어 우리가 아는 ‘성검전설’을 완성시켰다. 개인적으로 골수팬들 평가가 미묘한 현역 원화가 하칸(HACCAN)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보는 편이다.
요컨대 ‘성검전설’은 이국적이고 화사한 그래픽이 돋보이는 가볍게 즐기기 좋은 액션 RPG다. 적어도 여태껏 형성된 인식은 그렇다. 여기서 오야마다P 앞에 놓인 두 가지 과제가 도출된다. 첫째로 어떻게 숱한 액션 RPG 가운데 차별화를 이룰 것인가. 과거와 달리 RPG서 실시간으로 싸운다는 건 어디 내세울 만한 놀라운 발상이 못된다. ‘파이널 판타지’조차 턴제를 놔버린 지 한참 됐으니까. 이제 ‘성검전설다운’ 뭔가가 하나 더 필요하다. 둘째로 그간 치솟은 게이머 눈높이에 맞춰 여전히 화사한 느낌을 줄 수 있는가. 솔직히 ‘시크릿 오브 마나’가 좌초된 데 소위 ‘썩은‘ 그래픽의 지분이 적잖다. 본작 역시 외주 제작인 만큼 만족스러운 비주얼을 보여줄지 우려가 앞설 법하다.
특유의 화사하고 따스한 정취는 1993년작 '성검전설 2'부터 계승되어왔다
비주얼 역시 중요한 차별화 요소이며 '성검전설다움'을 이루는 한 축이다
정령기로 ‘트라이얼스 오브 마나’보다 한 걸음 더
그러면 하나하나 차근히 살펴보자. ‘비전스 오브 마나’의 골조는 바로 전작이자 평가도 나쁘지 않았던 ‘트라이얼스 오브 마나’서 가져왔다. 다만 멀티 시나리오까진 제공되지 않아 줄거리를 쭉 따라가는 선형 레벨 디자인에 가깝다. 작중 세계는 4년마다 한 번씩 마나의 아이가 영혼을 바치지 않으면 큰 재앙이 닥친다는 설정이다. 이에 영혼의 수호자로 선택된 주인공 발은 아이들이 마나의 나무까지 무사히 닿도록 지켜줘야 한다. 작은 마을 출신의 소년이 각지를 여행하며 동료가 늘어나고 마침내 거악을 토벌하는 자못 왕도적인 스토리. 파티 총원은 발과 마나의 아이들 합쳐 다섯 명이고 그 중 셋이서 전투를 치른다. 참고로 전투원 편성 시 발을 제외해도 딱히 상관없다.
내용 전개에 따라 한 지역서 일련의 사건을 해결하고 다음 목적지로 향하길 반복하는 가운데 플레이 경험 자체는 다소 평이하다. 필드 곳곳에 산재한 적과 조우하면 자그마한 원형 구획이 생기고 거기서 실시간 액션을 펼친다. 조작 체계는 일반 공격, 특수 공격, 회피, 뛰기로 적과 공방의 합을 맞추기보다 빠르게 대미지를 누적시켜 처치하는 호쾌한 흐름. 직접 조작할 캐릭터를 바꾸거나 상술한 링커맨드로 그때그때 지시도 가능한데, 그럭저럭 AI가 유능해서 굳이 그럴 필요까지 있나 싶다. 다행히 앞서 배포된 체험판과 달리 프레임레이트는 이펙트가 잔뜩 터져도 내내 안정적이다. 컷신의 경우 이따금씩 살짝 흔들리지만 액션 게임으로서 전투가 멀쩡하니 합격점을 줘도 좋겠다.
영혼의 수호자로서 마나의 아이들을 인솔하여 여신에게 향하는 주인공 발
'트라이얼스 오브 마나'를 즐겼다면 익숙할 터, 프레임레이트도 안정적이다
이렇듯 복잡한 공략을 요구하는 게임이 아니라도 한 가지는 주의할 점은 있다. 무기 종류에 따른 베기, 타격 두 공격 방식과 정령기에 따른 불, 물, 바람, 땅, 어둠, 빛, 달, 나무 여덟 속성이 적과의 유불리를 가른다. 특정 속성이 적의 약점일 경우 추가 대미지가 들어가지만 역으로 반감되거나 아예 무효화 당하기도 한다. 여기서 정령기란 말 그대로 정령의 힘이 깃든 아티팩트인데, 이걸 장착하면 해당 속성 클래스로 전직이 가능하다. 가령 바람 마을 출신이니까 당연히 바람 속성인 게 아니라 바람의 정령기로 클래스를 바꿔야 바람 관련 스킬이 해금된다. 사용하는 무기 역시 클래스와 한 묶음이니 결국 적과의 유불리를 따져 적절한 정령기로 바꿔 끼라는 기획 의도인 셈이다.
거기다 정령기마다 유용한 스킬이 하나씩 붙었다. 일례로 루나 스피어는 일정 지역의 적을 느리게 만들며 아군 쿨다운은 가속한다. 운디네 보틀은 전방에 세찬 물줄기를 내뿜고노움 쇼블은 반구형 보호막을 쳐준다. 여덟 정령이야말로 시리즈를 대표하는 마스코트란 점에서 ‘성검전설다움’을 추구한 결과이자 다소 평이한 액션 RPG로서 나름 차별화 시도라 하겠다. 그저 하나 아쉬운 점은 의욕이 과했는지 정령기가 너무 강력하다는 것. 무슨 거북왕도 아니거늘 운디네 보틀만 난사해도 웬만한 전투는 낙승이다. 유일한 회복형 정령기 드리아드 완드의 경우 편성이 반쯤 강제될 정도다. 정령기 스킬은 누굴 쥐여줘도 똑같아 캐릭터 각자의 개성이 희석되는 감이 없잖아 있다.
전작처럼 상위직으로 올라가는 게 아니라 자유롭게 클래스를 고르는 식
정령기가 너무 고성능인 탓에 정작 캐릭터의 개성은 희석되는 감이 있다
적어도 마나의 나무를 마주섰을 때 감동은 진짜다
정령기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필드와 던전 곳곳에 정령기로 돌파하도록 만든 지형이나 획득 가능한 보물상자가 존재한다. 설산의 차디찬 강물은 루나 스피어로 유속을 늦추고 부빙에 올라타야 하고 샐러맨더 캔들로 로켓처럼 날아가 박살내야 하는 석벽도 나온다. 미리 지정된 위치서 몇 번 발동할 뿐이라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같은 샌드박스 플레이는 불가능하나 어쨌든 그 순간만큼은 꽤 신나는 경험이다. 이렇듯 기존 시리즈서 설정상 중요도에 비해 존재감이 옅던 정령을 전투와 탐험 양면으로 적극 활용한 기획은 칭찬하고 싶다. 언젠가 속편이 제작된다면 그때는 어디서나 자유롭게, 혹은 복수의 정령기가 필요한 복합 퍼즐 등을 넣어줘도 괜찮겠다.
그 외에 탐험 요소는 앞서 살펴본 전투와 마찬가지로 다소 평이한 편. 공식 자료를 보면 세미 오픈 필드임을 강조하는데, 사실 그냥 마을과 마을 사이 공간이 좀 더 넓어졌다는 뜻이다. ‘성검전설’ 시리즈로 한정 지으면야 나름 큰 발전이지만 온 세상에 게임이 본작 하나뿐은 아니니까. 이 정도 필드는 최근도 아니고 십여 년 전 ‘제노블레이드’서 찾아볼 수 있다. 모처럼 넓힌 공간을 채우는 콘텐츠 역시 몬스터 무리와 싸우거나 보물상자 찾기가 전부다. 네임드 몬스터를 쓰러트리고 얻는 영혼석을 어빌리티 씨앗이란 장착형 패시브, 액티브 스킬로 교환 가능하나 반복 사냥의 동기로는 약하다. 가끔 보이는 서브 퀘스트조차 뭐를 몇 마리 처치해주세요, 일색이라 무시해도 좋다.
필드에서의 정령기 활용이 제한적이긴 해도 확실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서브 퀘스트가 정말 무의미한다, 그나마 메인 스토리 분량은 충분한 편
오히려 ‘비전스 오브 마나’ 오픈 필드에 가치를 부여하는 건 일찍이 우려스럽던 비주얼 그 자체다. 과거 ‘시크릿 오브 마나’의 악몽이 채 가시지 않은데다 ‘트라이얼스 오브 마나’서 또 외주사를 바꿔 조마조마했던 게 사실이다. 물론 이미 체험판 덕분에 어느 정도 불신을 걷어낸 참이었으나 실제 게임 본편은 그보다 훨씬 멋진 풍광으로 가득하다. 수도 일리스타니아의 웅장한 왕성과 데디엔 대절벽을 따라 자라난 콩나무, 시간이 멈춘 에테라나 마을과 숨겨진 해저 유적 등 발길이 닿는 곳마다 색다른 환경이 펼쳐진다. 무엇보다 ‘성검전설’ 팬이라면 누구나 꿈꿨을, 완벽에 가깝게 구현된 마나의 나무를 직접 마주할 수 있다. 귀여운 탈것 피쿨 덕분에 이동간 피로도 거의 없다.
요컨대 플레이 메커니즘적으로 높이 평가하기 힘든 오픈 필드가 여행의 즐거움이라는 정서 측면에선 큰 도움을 준다. 돌이켜 보면 한때 유행처럼 우후죽순 등장한 오픈 필드나 심리스 월드의 첫 번째 호용은 개방감, 자유로움 같은 정서 측면이었다. 그 속을 어떡하면 알차게 채워갈지는 다음 단계의 고민이다. 바꿔 말해서 ‘비전 오브 마나’ 오픈 필드는 아직 기초적인 수준에 불과하나 어쨌든 맡은 바 역할을 훌륭히 수행한 셈이다. 거기다 게임 분량이 두터워 굳이 오픈 필드를 의식하지 않고 메인 스토리만 좇아도 대략 30시간은 충분히 플레이할 수 있다. 그저 필드가 좀 넓은 JRPG겠거니 여기며 ‘성검전설’의 세계를 유람하듯 즐겨야 괜스레 실망할 일이 줄어들 터다.
어느 한 장만 고르기 힘들 정도로 풍부한 환경, 멋진 장소로 가득하다
저 나무는 벽지 같은 게 아니다. '성검전설' 팬이라면 누구나 꿈꿨을 장면
‘성검전설’을 향한 헌사이자 총정리 그리고 비전
끝으로 하고픈 이야기는 오야마다P의 야심에 관해서다. 몇 년 전 ‘비전스 오브 마나’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응당 ‘트라이얼스 오브 마나’의 업그레이드 버전이지 않을까 싶었다. 앞서 ‘트라이얼스 오브 마나’가 성공하지 못했다면 완전 신작도 없었을 테니 그 편이 자연스럽다. 실제로 시스템 및 콘텐츠의 골조를 거기서 가져오긴 했는데, 세계관을 비롯한 전체적인 서사는 ‘레전드 오브 마나’와 초대 ‘성검전설’에 더 가깝다. 영향을 크게 받았다 느껴지는 순서는 되려 ‘레전드 오브 마나’ > 초대 ‘성검전설’ > ‘트라이얼스 오브 마나’로 당초 예상과 반대다. 그 외에 2편과 몇몇 외전서 따온 듯한 요소도 보이며 심지어 공공연한 흑역사인 4편조차 존재 자체는 인정하는 모습이다.
작게는 기존 시리즈의 종족, 적들, 지명이 나오고 크게는 정말 전작의 그 사람 본인인가 싶은 인물과 주제 의식이 다시 쓰인다. 여태껏 ‘성검전설’은 매번 성검, 마나의 나무, 여덟 정령 등 핵심 설정만 공유하는 별개 세계관을 꾸려왔다. 잘해야 ‘레전드 오브 마나’서 언급되는 오래 전 비극이 혹시 초대 ‘성검전설’일까, 흥미로운 가정이나 던지는 느슨한 구조다. 사실 그것도 엄밀히 따져 아귀가 맞지 않는다. 애당초 세계관 연결을 전제로 만든 게 아니니 당연하다. 그런데 ‘비전스 오브 마나’는 이 흥미로운 가정에 부채질하듯 세세한 부분까지 기존 시리즈의 요소를 분해하여 재조립했다. 어찌저찌 끼워 맞추면 말이 되나 싶다가도 그냥 한 무더기 오마주인지 헷갈리도록 선을 잘 탄다.
'파판'의 시드 같은 거겠지? 싶다가도 흥미로운 가정을 부추기는 얼굴들
한편으로 소싯적 JRPG 전반을 오마주하듯 예스러운 시스템이 많아 반갑다
그야말로 시리즈 골수팬이 총괄 프로듀서라 통과됐을 기획이다. 일례로 마나의 아이들이 스스로 영혼을 바친다는 다소 과격한 설정만 봐도 그렇다. 간혹 특유의 화사한 비주얼에 속아 ‘성검전설’을 밝은 모험물이라 넘겨짚곤 하는데, 초대부터 트라우마급-그 시절 아재들이 참 순수했음은 감안하자- 전개가 두 차례나 나온다. 당시 ‘성검전설’의 아버지 이시이 코이치는 뭇 게이머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별, 상실감에서 오는 슬픔을 절절히 느끼는 게 목표라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해묵은 주제 의식은 오랫동안 시리즈를 지켜보지 않고선 쉬이 알기 어려울 터다. 나아가 최후반에 월드맵 전체를 비행하며 돌아다니는 등 비단 ‘성검전설’뿐 아니라 소싯적 JRPG가 연상되는 지점이 많다.
사실 오마주 위주의 속편은 자칫 엇나갈 경우 팬픽마냥 가볍고 어설피 느껴지기 쉽다. 다행히 ‘비전스 오브 마나’는 독립된 액션 RPG로서 완성도가 나쁘지 않다. 게임 리뷰에 그리 좋은 비유야 못되겠으나 마침 최근 개봉한 ‘에이리언: 로물루스’와 여러모로 닮았다. 원작 관계자는 아니지만 스스로 팬이라 밝힌 감독이 찍었고 시리즈 레퍼런스를 적극 활용했으며 결과적으로 신규 관객에게 평작과 수작 사이, 기존 팬덤에게 선물 보따리 같은 작품이 나왔으니까. 오리지널리티가 부족하다는 한계점 역시 동일하다. 분명 적잖은 세월 침체에 빠진 IP가 다시금 시장의 주의를 환기시키기 좋지만 두 번, 세 번 반복할 수 없는 단발성 기획이다. 원점 회귀니 자가 복제니 한 끗 차이 아니겠나.
누구나 불편이 여길 만한 설정에 대해 작중 인물들도 결코 모르지 않는다
'성검전설'의 주제 의식을 계승하기도 비틀기도 한 '비전스 오브 마나'
스퀘어 3대 RPG 부활할까, 앞으로가 중요하다
서두로 돌아가자. ‘성검전설’은 아버지를 잃은 IP다. 본작 엔딩 크래딧을 잘 보면 협력사 명의로 이시이 코이치도 이름이 올라가긴 했는데, 어쨌든 사령탑의 역할과 책임은 이제 오야마다P 몫이다. 그런데 사실 오야마다 마사루가 프로듀서를 맡은지 벌써 10년째라 이제라는 표현은 썩 적절치 못하다. 어째서 그는 10년이나 ‘성검전설’에 헌신했음에도 새아빠 취급을 못 받을까. 물론 제대로 평가받을 대표작이 없었으니까. 대표작만 없는 게 아니라 아예 콘솔 신작 자체가 없었으니까. ‘트라이얼스 오브 마나’가 성공했다곤 하나 대다수 게이머는 ‘성검전설 3’ 원작이 워낙 훌륭한 덕분이다 여겼으리라. 원래 고전의 리메이크가 다 그렇다. 잘해야 본전이고 망하면 역적놈으로 몰린다.
‘비전스 오브 마나’는 오야마다P가 간절히 바라 마지않던 거치형 콘솔을 위한 ‘성검전설’ 완전 신작이다. 준수한 만듦새와 풍성한 분량, 각종 호화로운 사양서 그가 이 작품을 완성시키는데 얼마나 전력했을까 능히 짐작할 수 있다. 다만 아무래도 20년의 간극을 한달음에 뛰어넘긴 어려웠을 터. 일단 ‘성검전설다운’ 정수를 그러모으는 게 선결 과제다. 평이하다면 평이하지만 ‘시크릿 오브 마나’부터 이만치 온 게 어딘가. 전작의 성공을 이끈 외주사 진(xeen Inc.)이 아니라 걱정했으나 아무래도 필자 생각보다 오야마다P 역할이 컸던 모양이다. 모쪼록 오우카 스튜디오와는 좀 더 오래가길 빈다. 스퀘어 3대 RPG ‘성검전설’의 부활…까진 너무 거창하고, 그 서막은 확실히 목도했다.
원점 회귀는 제대로 완수, 오야마다P의 진짜 승부처는 다음 작품이겠다
스포일러가 안되는 선에서 귀띔하자면 엔딩 크래딧 후 작은 선물이~
작성 및 편집: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IP보기클릭)211.189.***.***
솔직히 성검은 액션RPG라는 것도 있지만 RPG를 친구와 함께 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었습니다. RPG는 언제나 혼자하는 게임이었는데 RPG를 친구랑 함께 한다는 것은 당시에 정말 획기적인 시스템이었고, 실제로 게임의 재미를 배는 증가시켰죠. 과거 성검을 알고 성검을 플레이해본 사람치고 친구와 가족, 또는 에뮬로 지인과 플레이를 안해본 사람 찾기가 더 어려울 겁니다. 성검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는 것도 누군가와 함께 RPG를 즐겼었다는 부분이 상당히 크게 작용합니다. 주변에서도 성검 팬들은 또다시 함께 RPG를 즐길 수 있다고 기대했다가 2인 이상 플레이 지원 내용이 없어 실망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성검 제작진은 핵심 개발자들이 나가서 그런건지... 초심을 잃어버린 것이 보이네요.... 그게 아니면 외주 개발사에서 이런 포인트를 놓친건지 개발력이 부족했던걸지도 모르죠 2인 이상 코옵이 성공과 직결은 아니지만, 그 시절 왜 성검이 재밌었고, 왜 열광했는지, 어떤 부분이 다른 RPG와 달랐는지 모르는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RPG란 장르에서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함께 공감하며, 웃고 떠들 수 있었다는 추억은 정말 다른 게임에선 느끼기 어려웠거든요. 성검3 리메이크는 1인 플레이라도 성공했던 탄탄한 원작에 부족한 부분만 보완하면 됐고, 성검3의 향수를 갖고 있는 유저들이 많았기에 꽤 호평도 받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번 신작은 그래픽이나 게임 퀄리티를 차치하고서라도, 최소 멀티나 코옵이 지원되지 않는다면 개인적으로 구매를 하지 않을 것 같네요.
(IP보기클릭)223.62.***.***
요즘 이런 감성 게임 잘 없죠.. 메인 30시간이라니 기대중입니다!
(IP보기클릭)116.39.***.***
리뷰에서 리뷰어분의 애정이 참 잘 느껴지네요 ㅎㅎ
(IP보기클릭)60.73.***.***
일부 리뷰어들 이야기에 따르면 전투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나서부터 재밌어진다고 하더라구요.. 처음에 잘 모르는 상태로 보스전할때 클리어까지 5-6분 걸렸던게 메커니즘 이해하고 동일한 레벨, 장비로 다시 도전했을때 3분으로 줄어들 정도로 바뀐다네영
(IP보기클릭)112.151.***.***
개인적으로 슈퍼패미컴의 성검전설3와 플레이스테이션의 레전드 오브 마나를 재밋게 했었던....
(IP보기클릭)211.246.***.***
(IP보기클릭)14.7.***.***
(IP보기클릭)123.142.***.***
(IP보기클릭)210.103.***.***
PS2 말기(2006년)에 그러고 보면 스퀘어가 참 많이도 던졌지요. 파이널판타지12를 시작으로, 킹덤하츠2, 발키리프로파일2 성검전설4 2005년 말에 그 트레일러 봤을 때 참 벅차 올랐는데, 성검전설4만 저 라인업에서 오점으로 남았지요. | 24.08.27 12:08 | |
(IP보기클릭)58.121.***.***
성검전설4는 발매한 사실이 없습니다ㅜ.ㅜ 나름 회사를 대표하던 IP에게, 한 세대를 넘어 15년의 암흑기를 선물한 전설적인 넘버링이죠. | 24.09.02 14:18 | |
(IP보기클릭)183.99.***.***
성검전설2 때 3인용도 됐습니다. | 24.09.05 03:13 | |
(IP보기클릭)118.47.***.***
(IP보기클릭)211.221.***.***
(IP보기클릭)119.201.***.***
(IP보기클릭)223.62.***.***
요즘 이런 감성 게임 잘 없죠.. 메인 30시간이라니 기대중입니다!
(IP보기클릭)121.125.***.***
(IP보기클릭)211.208.***.***
(IP보기클릭)182.219.***.***
전투가 어떻길래 그런거죠? 완전 노잼인가요...?;; | 24.08.27 19:11 | |
(IP보기클릭)124.49.***.***
타격감이 아예 없고 느릿느릿해서 답답함 | 24.08.27 19:51 | |
(IP보기클릭)60.73.***.***
Voyager
일부 리뷰어들 이야기에 따르면 전투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나서부터 재밌어진다고 하더라구요.. 처음에 잘 모르는 상태로 보스전할때 클리어까지 5-6분 걸렸던게 메커니즘 이해하고 동일한 레벨, 장비로 다시 도전했을때 3분으로 줄어들 정도로 바뀐다네영 | 24.08.28 11:06 | |
(IP보기클릭)106.102.***.***
이동 조작감이 ㅂㅅ임 스틱으로 이동하면 걷다가 살짝뛰다가 반복함 대쉬가 l3버튼인데 이거 상시로 처눌러야함 전투할때도 이동할때도 갑갑함 | 24.08.29 09:52 | |
(IP보기클릭)125.184.***.***
조작감이나 타격감을 떠나서 직업 조합이나 그런거 맞춰보는 재미도 별로고 딜러도 특정 한명이 너무 압도적으로 강하고 암튼 좀...후반 갈수록 많이 아쉬운걸 느끼네요 | 24.09.05 11:25 | |
(IP보기클릭)116.39.***.***
리뷰에서 리뷰어분의 애정이 참 잘 느껴지네요 ㅎㅎ
(IP보기클릭)175.203.***.***
(IP보기클릭)210.220.***.***
(IP보기클릭)112.151.***.***
개인적으로 슈퍼패미컴의 성검전설3와 플레이스테이션의 레전드 오브 마나를 재밋게 했었던....
(IP보기클릭)125.191.***.***
레전드 오브 마나는 외전이라 이게 성검 맞나? 싶을 정도로 난해하더군요...ㄷㄷ | 24.09.02 19:21 | |
(IP보기클릭)121.159.***.***
(IP보기클릭)121.151.***.***
(IP보기클릭)39.126.***.***
검색해보니 일본어만 나오네요. 다운로드판으로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 24.08.30 11:16 | |
(IP보기클릭)121.151.***.***
아 그런가요? 하마터면 살뻔했습니다. 더쇼 24경우에도 PS4발매 없다가 한다고 해서 패키지 않나와서 아쉽워서 ㅠㅠ 4개월만에 PSN+로 나와 지금 신나게 하고 있네요 . ㅎㅎ 아마 성검전설도 4개월이내 PSN+ 상품으로 나올거 같네요 PS4 성검전설 2, PS4 성검전설 3 둘다 패키지 있는데 PSN+에 올라왔으니 ㅎㅎ | 24.09.08 17:50 | |
(IP보기클릭)211.250.***.***
(IP보기클릭)222.100.***.***
(IP보기클릭)121.150.***.***
(IP보기클릭)116.32.***.***
(IP보기클릭)211.189.***.***
솔직히 성검은 액션RPG라는 것도 있지만 RPG를 친구와 함께 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었습니다. RPG는 언제나 혼자하는 게임이었는데 RPG를 친구랑 함께 한다는 것은 당시에 정말 획기적인 시스템이었고, 실제로 게임의 재미를 배는 증가시켰죠. 과거 성검을 알고 성검을 플레이해본 사람치고 친구와 가족, 또는 에뮬로 지인과 플레이를 안해본 사람 찾기가 더 어려울 겁니다. 성검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는 것도 누군가와 함께 RPG를 즐겼었다는 부분이 상당히 크게 작용합니다. 주변에서도 성검 팬들은 또다시 함께 RPG를 즐길 수 있다고 기대했다가 2인 이상 플레이 지원 내용이 없어 실망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성검 제작진은 핵심 개발자들이 나가서 그런건지... 초심을 잃어버린 것이 보이네요.... 그게 아니면 외주 개발사에서 이런 포인트를 놓친건지 개발력이 부족했던걸지도 모르죠 2인 이상 코옵이 성공과 직결은 아니지만, 그 시절 왜 성검이 재밌었고, 왜 열광했는지, 어떤 부분이 다른 RPG와 달랐는지 모르는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RPG란 장르에서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함께 공감하며, 웃고 떠들 수 있었다는 추억은 정말 다른 게임에선 느끼기 어려웠거든요. 성검3 리메이크는 1인 플레이라도 성공했던 탄탄한 원작에 부족한 부분만 보완하면 됐고, 성검3의 향수를 갖고 있는 유저들이 많았기에 꽤 호평도 받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번 신작은 그래픽이나 게임 퀄리티를 차치하고서라도, 최소 멀티나 코옵이 지원되지 않는다면 개인적으로 구매를 하지 않을 것 같네요.
(IP보기클릭)99.247.***.***
그 시절이야 게임기도 안 흔하고 친구집 놀러가서 누군가와 같이 플레이하는게, 거의 모든 게임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시대가 변한게 아닐까요? 트리플A게임도 아닌데 리소스도 부족했을듯하고요. 차라리 코업 개발하느나 희생되는 리소스를, 다른데 투자했으니 이만한 퀄리티가 나왔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예전 추억과 다르다고 '초심을 잃었다. ' 이런 말을 들을 건 아닌 거 같네요 저처럼 그 시절 성검의 재미를 아름다운 비주얼, 액션게임으로서 완성도, 캐릭터 교체시스템 이런걸로 기억하는 사람한테는 더욱더요 | 24.09.06 03:56 | |
(IP보기클릭)14.52.***.***
(IP보기클릭)39.126.***.***
(IP보기클릭)223.62.***.***
(IP보기클릭)166.104.***.***
(IP보기클릭)222.120.***.***
(IP보기클릭)116.41.***.***
(IP보기클릭)121.168.***.***
(IP보기클릭)59.12.***.***
(IP보기클릭)49.168.***.***
(IP보기클릭)14.45.***.***
(IP보기클릭)116.122.***.***
(IP보기클릭)124.51.***.***
(IP보기클릭)14.50.***.***
(IP보기클릭)112.187.***.***
(IP보기클릭)223.222.***.***
(IP보기클릭)49.229.***.***
(IP보기클릭)59.7.***.***
(IP보기클릭)58.150.***.***
(IP보기클릭)220.78.***.***
(IP보기클릭)118.235.***.***
(IP보기클릭)49.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