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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MULTI] 데스루프 - 흥미로운 살인 퍼즐, 근데 이제 슈팅을 곁들인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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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데스루프 출시일 2021년 9월 14일
개발사 아케인 리옹 장르 어드벤처 FPS
기종 PS5/PC/(향후 XSX/S) 등급 청소년 이용불가
언어 자막 한국어화 작성자 Sawual

‘디스아너드’ 는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은 중소 개발사였던 아케인 스튜디오를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한 게임이었다. 그러나 ‘디스아너드’ 시리즈는 그 유명세나 완성도 못지 않게 상당히 취향이 갈리는 것으로 이름이 높았는데, 그 핵심은 바로 혼돈 수치에 따른 엔딩으로 대표되는 소위 카르마 시스템이었다.

훌륭했지만 취향도 많이 탔던 '디스아너드'

 

이 이야기는 개발자의 의도와 플레이어가 받아들이는 현상이 꼭 같을 수는 없다는 좋은 사례다. 개발자들이 ‘디스아너드’ 에서 혼돈 수치, 즉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라 엔딩이 결정되도록 한건, 플레이어의 행동이 그에 걸맞는 결과로 이어지는,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세계가 변화하는 특징을 강조하는 이머시브 심(Immersive simulation)으로서 타당하고 논리적인 선택이었다. 하지만 재미있게도 플레이어는 오히려 이것이 이머시브 심의 자유로운 플레이를 저해하는, 엔딩을 통해 플레이를 제약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으레 멀티 엔딩 게임(이머시브 심을 떠나서)들은 개발자의 의도와는 달리 수용자 입장에서 굿, 배드, 트루 엔딩 따위의 분류로 쉽게 나뉘곤 한다. 그와 더불어 어떤 엔딩을 위해서는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한다, 라는 오히려 인과관계가 역전되는 모순적인 인식이 발생했던 것. 어쩌면 아케인은 고집이 센 만큼이나 다소 순진한게 아니었나 싶다.


아무튼 간에, ‘디스아너드’ 의 화두를 포함하여 이처럼, 아케인 스튜디오는 그저 평범하고 판에 박힌 것을 거부하고 개성있는 플레이를 추구하는, 꽤나 고집 세고 제법 줏대 있는 개발사였다. 이제는 기록으로 찾는게 빠른 게임 ‘악스 파탈리스’, 먼 옛날 아케인 슈튜디오의 이름을 필자에게 깊게 각인 시켰던 ‘다크 메시아: 마이트 앤 매직’ 이 그랬고, ‘디스아너드’ 와 ‘프레이’ 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게임들이 그러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그런 아케인이 선택하는 게임 디자인은 그에 따른 반대급부가 있기 마련이었고, 결과적으로 항상 대중적이기보다는 매니아에게 인기있는 개발사였다. 항상 자신들의 게임 철학에 맞는 새로운 요소를 결합시키려고 했고, 천편일률적이지 않은 고집스런 부분이 게임의 다채로움을 만들어주었다.


그런 면에서 ‘데스루프’ 또한 아케인 스튜디오 특유의 장르 비틀기가 들어가다 못해 핵심으로 삼고 있는 게임이다. 하지만 ‘데스루프’ 는 이전작들과는 달리 개발진의 고집과 적당히 타협한 부분들이 잘 먹혀 들어 간, 단순한 이머시브 심 슈터가 아닌 굉장히 깊이감 있는 탐정 루프물이 되었다.


■ 암살은 도구, 추리가 진짜

‘데스루프’는 언뜻 보기에는 트리키한 살육 중심의 암살 게임(즉, 이머시브 심) 같지만, 사실은 단서를 찾고 새로운 사실을 파악하여 퍼즐(비유적인 의미로서)을 맞추는 지적 재미에 집중한 게임이다. 이 플레이의 반전은 시시때때로 즐거운 발견으로 다가온다. 여기서부터 ‘데스루프’는 그저 스튜디오의 전작인 ‘디스아너드’ 의 자기복제가 아닌 새로운 재미를 가진 독창적인 게임으로 나아간다.




게임은 하루 단위의 루프를 반복한다. 하루는 아침, 정오, 오후, 저녁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 4개 시간대가 순서대로 흘러가면서 각 시간대에서 어느 장소에 방문할지 선택하게 된다. 장소 또한 4가지다. 업댐, 프리스타드 락, 칼스 베이, 콤플렉스. 즉 이 게임에 등장하는 무대는 총 16가지인 셈이다.

하루 동안 블랙리프 곳곳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그 결과에서 이어지는 다른 일들까지 쭉 이어져 있는 하루의 시나리오가 존재한다. 이로 인해서 각 시간대의 장소는 같은 곳임에도 크고 작은 차이를 보인다. 오후가 되어서야 빙판이 얼어서 걸어갈 수 있는 바닷가, 아침이 지나면 인물이 자리를 비워서 폐쇄되는 장소, 아침에는 멀쩡하지만 어떤 사고로 인해서 오후부터는 접근할 수 없는 곳 등.


게임의 대전제는 간단하다. 이제 방법을 찾아야지.

 

가장 먼저 처음 받게 되는 선구자들이 등장하는 시간과 장소는 하나다. 예를 들어 헤리엇은 아침의 칼스 베이에서 등장하고, 웬지에는 아침부터 오후까지 콤플렉스에 틀어박혀 있다. 8명의 선지자는 모두 등장하는 시간과 장소가 정해져 있다.

하지만 처음 받아보는 8명의 위치, 시간 정보를 보면 이상함을 느끼게 된다. 내가 가진 기회는 오직 4번인데, 이 8명은 모두 제각각 자기 위치와 시간대에 뿔뿔이 흩어져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한 번에 죽일 수가 없다. 그렇다면 무엇인가 다른 방법이 있지 않을까? 그렇다. 바로 이 지점이 이 게임이 본격적인 시작점이다.


프롤로그에서 주어지는 정보는 정말로 기초적인, 시작점일 뿐이다.

 

각 선구자들은 처음엔 드러나지 않은 행동 패턴들을 가지고 있다. 처음 받아보는 데이터(LPP)는 오직 4개 시간대, 4개 장소 중 하나의 시간과 장소가 교차하는 지점만 표시되어 있지만, 드러나 있지만 않을 뿐이지 4개 시간대마다 항상 어딘가에 존재하거나 어떤 행동을 하고 있다. 그렇다. 플레이어는 바로 이 단서를 파악해야 한다. 누군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어떻게 해야 이 놈들을 하루 안에 모두 죽여버릴 수 있는가. 콜트가 게임 초반에 말하는 “모두 한데 모여있으면 일이 쉽게 풀릴텐데.” 가 바로 이 게임의 궁극적인 목표를 말하는 셈이다.

그러나 만약 이 단서 추적이 그저 변하지 않고 벌어지는 일들을 밝혀내고 이용하기만 하는 거였다면 그렇게까지 재미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게임의 중요한 재미 중 하나는 바로 플레이어의 행동을 통해 세계에 변화를 일으킨다는 점이다.


뛰어난 한국어화와 표현력이 어우러져 훌륭한 분위기를 만든다.

 

물론 ‘A하면 B가 C한다’ 라는 식의 일종의 트리거 작용이기는 하지만, 이것이 한 두 개 수준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새로운 변화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거나, 동시에 발동해야만 하는 변수, 또는 단서 파악 단계에서는 필요하지만 정작 살인의 실행 단계에서는 해서는 안되는 일회성 변수 등 수많은 변화가 얽히면서 재미있어진다.

분명 여러 겹으로 쌓인 트리거의 중첩일 뿐이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이 게임 속 세계가 상당히 복잡하고 다층적인 구조로 되어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트리거가 때로는 적에게, 떄로는 플레이어에게, 떄로는 제 3의 요인에 결정되고 또한 어떤 트리거는 한 번 발동시키면 루프로도 돌이킬 수 없게 되면서 점점 더 복합적인 맛이 우러난다.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세계는 변화하고, 그 변화를 이용해 목적을 달성한다. 또 어떤 변화는 영원히 지속되는 것도 있다.


죽이는게 끝이 아니다. 그저 단서 수집의 시작일 뿐.

 

예를 들어보자. LPP에 따르면 헤리엇과 프랭크는 각각 아침 시간대에 칼스 베이와 프리스타드 락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둘 다 이 시간대 이후로는 맵에 등장하지 않는다. 몸을 두개로 쪼개지 않는 한 이 둘을 같이 죽이는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까? 일단 루프를 통해 각각 한 번 씩 방문해서 죽여본다. 그리고 주변의 단서를 찾아본다. 물론 여기서 나오는 단서가 바로 “어느 시간대에 어느 곳에 누군가가 방문함” 따위를 알려주지는 않는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단서의 시작이다. 계속해서 시간대와 장소를 바꿔가며 단서를 추적한다. 어느정도 단서를 찾았을 때쯤, 머리에 불현듯 생각이 든다. “이렇게 이렇게 하면 둘 다 죽일 수 있겠는데?” 짠, 바로 이게 이 게임이 가장 흥미로워지는 순간이다.


이 게임은 이 과정의 반복이다. 8명의 선구자를 죽이기 위해 8개의 갈래로 나뉘어져 계속 나아가는 평행선 같지만, 사실은 그보다 더 복잡하며 때론 교차하고 발산하기도 하면서 이 탐정 놀이는 매우 풍부해진다. 이 때문에 이 게임의 플레이적 창의성, 또는 자유도는 게임을 진행함에 따라 계속 증가하고 넓어진다. 수없는 날을 반복하면서 내가 무엇을 먼저 해결하고 알아낼지, 또는 어떤 수단을 사용하고 추가할지는 전적으로 플레이어의 결정이다. 이 모든 과정을 ‘최적화’ 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플레이어의 행동, 콜트가 보내는 하루를 최적화시키기 위한 과정인 셈이다.


■ 발산하고 수렴하는 플레이의 창의성, 자유로움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이 창발적인 플레이나 플레이의 자유도는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해서 점점 다시 한 점으로 모여든다는 점이다. 이 점에서 이 게임은 굉장히 이머시브 심 다우면서도 반면에 이머시브 심을 정면으로 위배하기도 한다. 이 게임은 굉장히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8명을 하루 안에 죽이는 것. 그리고 어느정도 추적을 하다보면 이 게임에는 사실 ‘정답’ 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게 된다. 그렇다. 이 8명을 하루 안에 죽이기 위해서는 완벽한 정답이 필요하다. 때문에 어느 정도 넓어졌던 자유도는 다시 이 정답이라는 한 점으로 모인다. 게임의 엔딩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 정답이 아니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저 단서를 다 찾아내고 채우기 위한 여정

 

게임의 퀘스트 로그, 그리고 저널은 모든 단서 단계에서 정답이 있음을 확실하게 명시한다. 즉, 이 게임에서 자유로움은 수단과 방법으로서 표출되며, 플레이 목표는 거시적인 전체 게임 뿐만 아니라 세부적인 목표들에서도 구체적으로 주어진다. 다행인 점은 그러한 목표 제시가 플레이어가 인지하고 있는 정보의 선을 넘어서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즉, 그 목표들이 플레이어의 상상을 제한하거나 미리 스포일러를 하는 경우는 없다는 뜻이다.

결론적으로, ‘데스루프’ 의 플레이적 자유로움은 한 점에서 시작해서 넓게 발산하다가 다시 한 점으로 수렴한다. 이는 무작정 넓어지고 발산하기만 하는 자유도 혹은 획일적인 롤러코스터 구조 양자를 적절하게 절충하여 만들어낸 발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단지 메인 퀘스트에만 국한된 구조가 아니다.

 

대체로 게임의 ‘자유도가 높다’는 설명은 장점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자유로운 플레이 구성은 그 반대급부를 지닌다. 바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달성 목표가 희미해진다는 점이다. 선형적 플레이와 비선형적 플레이를 병행하여 그 단점을 상쇄하려고 했던 게임들도 한계점은 있었다. 결과적으로 게임 전체 콘텐츠의 융합이 매끄럽지 못한 경우가 많았고, 또 플레이어 성향에 따라 취향이 아닌 영역은 쉽게 버려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데스루프’ 는 비선형적 플레이와 선형적 플레이를 그간 병렬로 배치해두던 다른 게임들과 달리, 직렬로 배치함으로서 두가지 플레이 방향성의 융합을 노렸다. 그 결과는 상당히 훌륭해 보인다. 플레이어는 뚜렷한 플레이 목표를 부여받은 대신, 그 과정에서 사용할 도구와 방법, 그리고 진행 순서 등을 마음대로 취사선택하여 여러 방법론을 추구하게 만드는 매우 이상적인 플레이 구조를 가지게 되었다.

이게 바로 '정답' 이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데스루프’ 는 말그대로 무한한 창의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다양한 탐사와 탐구 과정을 거쳐 엔딩을 보기 위한 플레이는 하나의 루트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이 정답은 단순히 살인의 공간과 순서를 정하는 것 이외에 몇몇의 경우 살인의 수단도 고정되게 한다. 약간의 재량권이 있기는 하지만, 그건 칼로 죽이냐 총으로 죽이냐 정도의 차이이다.


그렇게 ‘정답’이 있음으로서 이 게임은 딱잘라 이머시브 심이라는 한 장르로 정의하기 어렵게 된다(물론, 애초에 장르라는 용어 자체가 이제는 사어에 가깝기도 하다). 그보다는 이머시브 심의 플레이 요소를 결합한 거대한 퍼즐이라고 보는게 더 정확하다. 그렇기 때문에 ‘데스루프’ 의 재미는 매우 독특하고 색다르다. 이런 훌륭한 플레이 메카닉과 이를 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루프물이라는 소재, 그리고 스토리의 결합은 ‘데스루프’ 를 굉장히 특별한 재미를 지닌, 훌륭한 게임으로 만든다.


■ 플레이의 재미를 보완하고 보존하기 위한 방법들

이런 단서 퍼즐 게임의 가장 큰 적은 바로 외부 정보다. 즉 게임 밖에서 공략을 보고 오거나 한다면 너무나 쉽게 무력화되고 마는 것이 이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추리와 탐정 놀이인 셈인데, 물론 플레이어의 재량을 믿어도 되겠지만, 이 게임은 대신에 재미있는 방법을 하나 더 추가했다. 바로 각 플레이어와 클라이언트의 고유 값을 적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대놓고 비밀번호를 보여줘도 아무런 스포일러로서의 의미가 없다는 것.

 

예를 들어, 게임 내에서 각 구역에 유용한 아이템을 배달하는 기디온 프라이의 배달 서비스라는게 존재한다. 이 배달 서비스는 4자릿수 암호 코드를 알아야만 해제하여 사용할 수 있는데, 이 암호 코드는 각 클라이언트마다 다르게 설정되어 있다. 즉, 지금 이 글에서 필자가 게임 내에서 발견한 배달 서비스 비밀번호를 적어도 여러분에게는 의미가 없는 정보가 된다.


물론, 어디서 이 코드를 얻을 수 있는지 공유할 수 있고 그 또한 상당한 정보 유출이 될 것이다. 하지만 미리 파훼법을 알고 있어도 그런 직접 찾아내는 과정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상당히 크다. 그리고 이 게임 내에서 중요한 대부분의 암호 코드들은 이러한 고유값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인터넷에서 찾아본다 하더라도 의미가 없다. 대부분의 공략은 어떻게 찾는지, 어디에 가면 알아낼 수 있는지를 알려줄 뿐이다.

이것도 상당히 재미있는 부분이 있는데, 이런 단서를 한 번 보고 그냥 지나칠게 아니라 스크린샷을 찍어둔다던지 하면 나중에 꼭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필자의 경우도 위 기디온 프라이의 배달 서비스 비밀 번호를 처음에는 어디에 쓰는건지도 모르고 발견했었지만, 스크린샷은 모두 찍어 두었었다. 그리고 나중에 비밀번호가 필요할 때가 되자, 내가 알아낸 걸 다 때려 넣어보자 하고 입력하니 그게 맞았던 것. 정말 재미있는 순간이었다.


작은 규모의 퍼즐이 게임을 흥미롭게 채워준다.

 

이처럼 이 게임 내 대부분의 추리와 단서는 외부 정보로부터 보호를 받고, 모든 것을 플레이어가 직접 찾아내기를 권장하고 있다. 그 결과, 게임 내 등장하는 거의 모든 고난들-선구자를 추적하는 메인 퀘스트에서부터 헤리티지 무기를 얻거나 자잘한 사이드 퀘스트 등-은 플레이어가 그걸 직접 해결함으로서 얻는 성취감을 온존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매우 세련된 퀘스트 로그, 그리고 저널 정리도 굉장히 훌륭하다. 선구자 추적과 무기 추적은 적절하게 나뉘어진 진행 도표로 표현되어 내가 지금까지 무엇을 알아냈는지,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이 오브젝트의 추적이 끝난 것인지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 이 게임은 매우 겹겹이 쌓인 정보들을 하나씩 들춰내는 과정이고 자연히 플레이어의 머리 속은 점점 복잡해진다. 그러나 게임은 이 정보를 잘 분류하여 질서있게 보여준다. 마치 탐정의 추리 노트처럼 말이다.


그리고 어떤 장소를 방문할 때마다 나타나는 벽 글씨, 한글 자막들도 게임의 가이드라인이 되어준다.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 또는 지금 어떤 상황인지를 전달해주며, 후반부에 가서는 스토리를 진행하는데에도 도움이 되곤 한다.

이런 일련의 디자인들을 살펴보면 나오는 결론은, 이 게임의 플레이는 정말로 세심하게 짜여져 있고 많은 배려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플레이어가 몰입을 방해받을 요소를 최대한 억제하면서 게임이 너무 어렵거나 쉬워지는 것은 방지하고자 한 노력이 역력히 드러난다.


그래서 리뷰를 작성하는 입장에서도 어떤 설명에 대한 예시를 들기가 어려운 점이, 대부분의 게임 플레이 과정이 어떤 것은 스포일러가 될 수 조차 없는데, 어떤 것은 단지 한마디 정보만으로도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이다. 다만 몇가지 당부하고 싶은 건, 되도록 사이드 퀘스트를 꼭 병행하고, 줄리아나 추적은 제일 마지막에 하고, 어디서건 3자리 혹은 4자리 숫자나 문자를 발견하면 꼭 기록해두라는 것. 또, 이렇게 하는게 맞나? 싶은 의문이 들면 대부분 그게 맞다는 것.


■ 편리하지만 만만하지는 않은 전투, 게임의 도구들

이러한 플레이 특징은 게임의 스토리텔링과도 아주 훌륭하게 결합된다. 이 게임의 스토리텔링은 놀라움의 연속이다. 이는 게임의 배후에 숨겨진 거대한 진실들, 그리고 거기서부터 여러 갈래로 뻗어나온 하위 정보들을 그 역순으로 하나씩 하나씩 밝혀나가는 과정 덕분이다.



이온 프로젝트, 선구자들, 블랙리프, 계속되는 루프. 루프의 모두가 오늘을 루프의 첫날로 기억하는 현상, 프롤로그에서 등장하는 예상 밖의 인물 등, 이 게임에는 처음부터 의구심을 가질만한 구석들이 산재해 있다. 이를 하나하나 파해치다 보면 자연스럽게 배후의 진실에 다가가게 되는 식이다.

뿐만 아니라 각종 사이드 퀘스트는 여기에 얽힌 자잘한 이야기들을 전해준다. 프리스타드 락에서 초반에 발견할 수 있는 비밀 장소에 얽힌 이야기, 업댐의 어느 비밀 금고에 얽힌 이야기 등. 이런 소소한 요소는 베데스다의 다른 게임 ‘폴아웃’ 시리즈나 ‘엘더스크롤’ 시리즈에 나오는 각 던전마다 가진 작은 사연들에 비교할 수 있다. 물론 그만큼 다채롭고 깊지는 않지만 우리가 좀더 이 세계관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선구자들에 얽힌 메인 스토리도 그렇다. 각 선구자들은 저마다 특별한 사연을 가지고 블랙리프에 들어왔다. 어떻게 선구자가 되었는지, 과거의 어떤 경험이 그들을 선구자로서 어떤 역할들을 하게 했는지 등의 사실들은 흥미롭다. 때로는 그 특징이 살인의 단서가 되기도 한다. 또한 화면을 채우는 하얀 한글 자막들은 특유의 분위기를 연출하면서도 정보를 전달하는데 도움을 주며, 나중에 알게 되는 이 메시지의 출처 또한 떡밥 덩어리다.

‘데스루프’ 의 이야기 전달 기법을 보자면, 이 게임은 철저하게 1인칭, 콜트의 시선으로 세계를 보도록 되어있다. 모든 사건이나 장면들은 콜트의 시선으로 보게 되고, 그 외에는 별도의 시네마틱 컷씬 없이 강제 이벤트로 처리되거나, 또는 로딩 중간중간 나오는 코믹스가 전부. 어쩌면 부족한 방법일 수도 있고 실제로 후반부에서는 이를 너무 고집하다가 힘이 빠지는 느낌도 든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상당히 의미있는 표현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이 게임의 로어는 ‘무언가 더 있을거야’ 하고 계속 탐험하게 만드는 재미를 부추긴다. 플레이하면서 단서를 찾아내는 과정에서의 성취감, 단서를 기반으로 결론을 내리고, 이를 직접 실행하는 만족감. 모은 단서 정보를 토대로 메모장에 각종 암호와 시간대, 장소의 순서를 적어가면서 이렇게 하면 될까? 하고 계획을 세우고 ‘완벽한 살인 계획’ 을 완성하는 재미는 상당히 각별하다. 이런 단서는 로어와 저널 속에 자연스럽게 섞여있으면서도 퀘스트 로그를 통해서 잘 정리되어 있다.

그렇다면 단서 퍼즐이 아닌 전투 부분은 어떨까. 이머시브 심으로서 기초는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 게임의 전투는 잠입, 암살, 학살의 연속이다. 이전까지 이머시브 심을 설계하면서 ‘플레이어가 마음대로 날뛰지 못하는 제약’ 을 혼돈 수치 등으로 갖추어 두었던 ‘디스아너드’ 같은 게임과는 다르게, ‘데스루프’ 의 전투는 상당히 쉽다. 물론 그렇다고 대문으로 걸어가서 모든 데미지를 탱킹하며 무지성 슈팅을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플레이어가 다른 적들에 비해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요소가 상당히 많다.


열심히 파밍하면 보라색과 황금색이 빛난다.

 

암살을 위해 준비된 도구들은 부족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엄청나게 다채롭지도 않다. 몇 개의 초능력은 서로 완전히 다른 용도를 가지고 있으며 무기들도 장점 만큼이나 단점이 명확하다. 처음에는 콜트가 가진 모든 것이 부족해보인다. 하지만 무기와 본체에 부착하는 일종의 강화 부품, 트링켓은 하나하나가 파급력이 상당히 크다. 최저 등급의 재장전 트링켓만 붙여도 한세월 걸리는 샷건의 재장전이 바로 끝나고, 본체 트링켓 하나로 모든 지뢰와 폭발 무기를 무시하는(오히려 그걸로 회복하는) 폭파광이 된다.


그리고 이를 레지덤이라는 자원을 통한 합성으로 다음 루프로 가져가기 위한 댓가를 요구하면서, 플레이어는 전체 루프 사이클을 고려해서 자신의 전략을 짜게 된다. 이번 루프에서는 어느 슬랩을, 또는 강화물을 파밍하고, 어떤 무기를 갖겠다고 한다면 그 획득물을 합성할 수 있을 만큼의 레지덤을 또 마련해두어야 하고, 오늘 내가 무엇을 하고자 하느냐에 따라 그간 합성해둔 슬랩, 트링켓, 무기 중에서 가장 최적의 도구를 골라 나갈 수도 있다.  



이로 인해서 파밍을 통해서 느껴지는 능력의 상승감은 극적이면서, 동시에 파밍에 그렇게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게임의 중반부를 지나가면서 트링켓은 넘쳐나게 들어오게 되고, 원하는 것만 합성하여 남기고 최적의 조합을 꾸리게 된다. 무기의 따라서, 슬랩에 따라서, 원하는 트링켓이 달라지고 서로 다른 플레이를 추구하게 된다. 엄청난 심화도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최소한 잠입/학살/불살/해킹 위주 정도의 플레이 스타일 구분은 확연히 되는 수준이다.

그리고 ‘데스루프’의 전투가 쉬운 편이기는 하지만, 막무가내로 게임의 기본을 파괴할 정도는 아니다. 예를 들어 알렉시스 돌시를 죽이는 임무에서는 알렉시스를 포함한 모든 파티 참가 인원이 가면을 쓰고 있어서 누가 알렉시스인지 찾기 어렵지만, 정말 죽이는 것만이 목표라면 저택에 있는 모두를 싸그리 죽여버리면 그만이다. 그러나 돌시 저택의 전투는 이 게임에서도 가장 어려운 부분이어서 어지간한 준비와 실력으로는 ‘그냥 다 죽이지 뭐’ 라는 선택이 쉽지도 않다.



가끔은 줄리아나들이 침입해서 파밍을 도와준다. 사실 긴장감이 장난 아니다.

 

기본적으로 콜트는 목숨이 3개이고, 3가지 무기를 쓰는데다 특수 능력도 있기 때문에 정말 강해보이지만, 그렇게까지 무적의 존재는 아니다. 기본적으로 보유 탄약이 그리 많지 않고, 체력도 잘 닮는 편이어서 정말로 정정당당한 헤드온 슈팅으로 모든 것을 이기려면 파괴 슬랩과 넥서스 슬랩을 채용하고 슬랩 개조부터 트링켓까지 모든 것을 다수 학살에 맞춘 세팅으로 동원해야 돌시 저택을 돌파할 수 있다.

그래서 캐릭터의 빌딩 자체는 제법 적절하다. 슈팅과 슬랩이라는 핵심은 변하지 않지만 무기, 콜트 본인, 슬랩까지 모든 것들이 트링켓과 개조로 발전하고 변화하게 되어있고 그 세부적인 조정들이 겹치고 겹치다보면 어떤 플레이 스타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지점까지 올라온다. 뭐 쉽지는 않겠지만, 파괴와 쉬프트 슬랩, 트링켓의 조화로 칼만 들고 이것저것 다 썰어버리며 순간이동하는 핏빛 사신 콜트도 가능하니까.


그렇기 때문에 이 게임의 난이도는 전투에서의 죽음이 아니라, 목표 달성의 실패로 조절되어 있다. 어떻게 일하던 상관 없지만 목표는 달성해야 한다는 논리와 비슷하다. 앞서 든 예시처럼 돌시 저택을 원맨아미로 세팅된 콜트가 다 박살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알렉시스 돌시’ 에 대한 단서, 어떻게 하면 그를 최적의 루트로 죽일 수 있는가 하는 정보는 미지로 남을 것이고, 퀘스트 안내창에서도 다음 루프에서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 한다.

여기까지 이야기한다면 어느정도 일관된 패턴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이 게임은 도구를 선택할 자유, 과정을 선택할 자유는 높게 보장하지만 달성해야 하는 목표와 목적은 명확하게 제시한다. 게임의 모든 부분에 걸쳐서.


■ 완전히 버리지는 못한 개방성에 대한 미련

이처럼 이 게임의 플레이는 참신함으로 가득차 있기에 칭찬할 부분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언제나 명이 있으면 암도 있는 법. 이 게임은 그동안 선택의 자유와 그에 따른 결과의 개방성을 추구한 게임들의 고질적 문제, 또는 실수들을 만회하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마지막에는 결국 비슷한 과오를 저지르고 만다. 바로 엔딩에서 말이다.


그간 ‘높은 자유도’를 내세운 수많은 게임들 중 적지 않은 수가 실패한 이유는, 이 무한하게 발산하는 자유도가 게임의 끝에 다다라서도 결국 통제되지 못하여 이도저도 아닌 결론으로 끝을 맺을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높은 자유도 또는 멀티 엔딩이 이머시브 심과 동의어는 아니지만, 비슷한 특성을 공유하기 때문에 많은 게임들이 그러한 결을 따라왔다.

이는 플레이어의 선택을 중시하는 게임들의 공통적인 문제점이기도 했다. 당연하게도 여러 선택에 따른 차별화된 결과를 추구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보니 여러 끝맺음을 준비하되, 많은 경우 그 엔딩들이 좋고 나쁨으로 쉽게 양분할 수 없는 엔딩들이 되기 마련이고 그 결과 이도저도 아닌 허무한, 또는 플레이어가 납득할 수 없는 결론만 남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대표적인 예로는 멀티 엔딩의 단점을 극명하게 보여준 ‘매스 이펙트 3’ 가 있다.

이 완성된 플로우 차트가 게임의 종착역이다.

 

게임이 자유롭다는 것은 그만큼 파편화 될 위험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며, 때문에 정해진 플레이 목적이나 확실한 방향성, 동기 부여를 잘 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 하지만 ‘데스루프’ 는 기존 이머시브 심들이 가지는 특징들을 적당히 타협하고, 변용하여 하나의 확실한 목적, 그리고 그를 위한 최적화된 플랜을 두고 그러나 그것이 게임 내에 겹겹이 둘러 쌓인 비밀로 가려지게 했고, 플레이어가 그걸 알아내기 위한 과정은 상당히 높은 자유로움을 보장했다. 결과적으로 플레이어는 자신이 너무 딱딱하게 플레이하고 있다는 느낌, 또는 답답함을 상당히 적게 느끼면서도 확실한 목적, 동기를 가지고 플레이하게 되는 상승효과를 만들었다.

‘데스루프’ 는 엔딩 직전이 되면 선구자 추적 로그 자체가 갱신되면서 완벽한 하루의 살인 계획을 ‘채점’하고, 이렇게 결론에 다다르는 정답이 단 하나로 좁혀진다. 그렇게 자신이 힘들게 모든 단서가 맞춰지고 나면 플레이어의 흥분은 최고조로 이르게 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정답으로 게임의 흐름을 잘 끌어모은 ‘데스루프’ 는 이야기의 결말을 내는데 있어서 이전의 수많은 멀티 엔딩 게임들이 했던 잘못을 고스란히 저지른다. 바로 멀티 엔딩에 대한 미련과 엔딩의 허무함이다. 이 부분은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따로 다룬다.

엔딩 스포일러 평가(눌러서 펼침)


※ 스포일러가 펼쳐진 상태입니다.

7인의 살인을 마친 콜트가 래키토플랜을 타고 줄리아나를 쫓아 가는 장면에서 플레이어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이르고 어떤 이야기의 끝이 있을지 기대하게 된다. 그런데 거기서 엔딩은 짦은 걷기 구간과 하나의 컷씬, 그리고 단 둘 뿐인(그나마 숨겨져있는) 선택지로 끝이 난다.


결론도 플레이어가 지금까지 알아낸 정보에서 하나도 벗어나지 않고, 줄리아나와 자신을 죽이고 루프를 끝내거나, 아니면 다시 루프를 유지하는 것 뿐. 지금까지 플레이 과정 속에서 그렇게 플레이어를 잘 지지고 볶고 뒤통수를 때리던 게임이 마지막에 와서 너무나 온순하고 단순해져 버린다. 하다 못해 잘 디자인된 보스전이라도 있거나, 아니면 기발한 제 3의 선택지(설득력 있는)라도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더불어 과연 꼭 멀티 엔딩이 필요한 게임이었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콜트가 가진 목적-선구자를 모두 죽이고, 루프를 깬다-은 상당히 명확하다. 게임을 진행하며 줄리아나의 정체가 밝혀지고, 이 때문에 조금 변질되기는 했지만 콜트의 목표는 더욱 굳건해진다. 자신의 딸을 루프에서 구해내야 하니까. 그러니 멀티 엔딩을 과감히 포기하고 하나의 결론을 더욱 더 강렬하게 전달하는 선택도 좋았을 것이다.

비주얼 디자인은 아름답지만, 최대한 활용했냐 하면 그것도 글쎄.

 

그 일환으로 결말에서 콜트의 선택에 더 많은 단서와 근거를 명확하게 제시했다면 아쉬움이 덜할 수도 있었다. 예를 들어 루프 붕괴 엔딩에서, 콜트가 자신의 딸인 줄리아나가 루프를 탈출해 정상 세계로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 오히려 루프 내에서 줄리아나를 죽여야만 한다는 모순적인 상황을 더욱 극적으로 부각시킨다면 엔딩은 좀더 여운이 남았을지도 모른다. 거기다가 콜트가 제 9의 선구자라는 사실도. 하지만 마지막에 이 게임은 너무 안일하게 표현한다.

이 장면에서 시원함이 몰려와야 하지만, 뭔가 아쉬움과 허무함이 먼저 다가온다.

 

결국 ‘정답의 실현’ 에서부터 엔딩 크레딧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부분이 다소 허망하게 느껴진다. 분명 원하는 바 대로 진행되기는 했지만, 그 결과가 너무 예상 그대로이고 별다른 우여곡절이 없이 쉽게 풀리는 느낌이어서 맥이 탁 풀리고 만다. 줄리아나를 살리고 루프를 유지한다는 엔딩도 그다지 충격적이거나 반전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


그래서 모순적이게도 ‘데스루프’ 는 기존의 선택과 결과의 자유를 추구했던 게임들의 한계를 일견 극복해냈으면서도 반대로 그 문제점을 일부 답습한다. 바로 게임의 엔딩에서 말이다.


줄리아나로서의 플레이도 상당히 재미있다.

 

‘데스루프’ 의 리플레이 밸류, 얼마건 다시 플레이할 수 있는 반복성은 상당히 떨어진다(줄리아나 침투를 빼면). 이미 정답을 알고 있는 문제를 다시 풀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미있게도, 루프를 기반으로 한 짧은 반복성은 잘 짜여질 필요가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게임 자체를 다시 플레이해야 할 당위성은 거의 없다.


때문에 뭔가 충격적이고 의미있는, 또 재미있는 멀티 엔딩을 구현할 수 없었다면 엔딩을 나누기보다는 하나로서 보다 화려하고 강렬하게 구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단점을 말하는 김에 플레이 안정성에 대해 첨언하자면, 라이젠 3800XT 와 RTX3080 조합으로도 1회의 크래시를 겪었고, 몇 번은 플레이하기 어려울 만큼 버벅거리거나 프리징이 걸리기도 했으며, 프레임 드랍도 있는 편이었다. 게임이 아예 플레이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문제가 발생할 때는 껐다 켜지 않으면 안될만큼 큰 문제들이기도 했다.


■ 분명한 목표와 자유로운 방법을 융합시킨, 창의적 플레이의 모범

‘데스루프’ 는 그 자체로 거대한 단서 퍼즐이다. 그래서 ‘데스루프’ 는 말그대로 무한한 창의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이 게임의 자유로움은 앞서 말했듯 다시금 한 점으로 수렴하며, 이 과정에서 엔딩을 보기 위한 플레이는 하나의 루트를 가지게 된다. 이 루트는 단순히 순서를 정하는 것 외에도 몇몇의 경우 살인의 수단도 고정되게 만든다. 칼로 죽이냐 총으로 죽이냐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 상황을 유도하기까지 맞춰야 하는 과정은 정답이 있는 퍼즐이다.


‘정답’과 그를 찾는 여정이 있음으로서 이 게임은 딱잘라 이머시브 심이라는 한 장르로 정의할 수 없다. 그보다는 이머시브 심의 플레이 요소를 결합한 거대한 추리 퍼즐이라고 보는게 더 정확하다.

이렇게 설명하면 짐작했겠지만, 당연하게도 통상의 이머시브 심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기대와 다른 결과물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의 취향이 하나일 수 없기 때문에 ‘이머시브 심 팬’ 이라고 무조건 이 게임이 재미없을 거라는 속단은 금물이다. 적당한 수준의 암살과 건 슈팅을 수단으로 하여 8명의 살인 퍼즐의 단서를 찾고 맞추는 일은 무척이나 흥미롭다.

그런 마인드만으로는 이 게임을 깰 수 없어요.

 

플레이하면서 단서를 찾아내는 과정에서의 성취감, 단서를 기반으로 결론을 내리고, 이를 직접 실행하는 만족감, 모은 단서 정보를 토대로 메모장에 각종 암호와 시간대, 장소의 순서를 적어가면서 이렇게 하면 될까? 하고 계획을 세우고 ‘완벽한 살인 계획’ 을 완성하는 재미는 상당히 각별하다. 그 성과는 상반기의 ‘잇 테이크 투’ 나 ‘라쳇&클랭크 리프트 어파트’ 같은 올해의 게임 컨텐더들에게 밀리지 않을 만큼 뛰어나다.

많은 이들이 게임을 평가할 때 ‘자유도’ 라는 기준을 내세우지만 이 용어는 너무 많은, 또 다른 의미를 한 단어 안에 몰아넣었다. 누군가는 ‘자유도가 높다’ 고 하면 오픈 필드 내에서 다양한 부가활동이 있는 것을 내세울 것이며, 누군가는 NPC와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한 여러 소소한 변수들을 이야기할 것이며, 또 누군가는 게임 진행 상에서 여러 선택지와 성향의 플레이가 가능함을 지적할 것이다. 또는 게임의 엔딩이 다양한 것을 그렇다고 할 수도 있다. 때문에 마냥 한 문장으로 이 ‘자유도’ 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상당히 불명확한 표현이 된다.



때문에 ‘데스루프’ 가 마냥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다, 라고 하면 누군가는 심각하게 반발할 수도 있다. 무기의 종류가 적고, 필드는 적고,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부가 활동도 적고, 살인의 방법도 다채롭지 않은데 뭐가 자유도라고 하냐면서 말이다.

‘데스루프’ 에서 말하는 자유로움은 바로 플레이어가 ‘게임의 흐름’ 을 어떻게 할지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부분이다. 8명의 살해 대상, 4곳의 장소, 4개의 시간대. 이 조합을 반복하면서 어떤 시간대에, 어디서, 어떤 조건 하에 누구를 죽여야 하는지 최적의 조건을 찾아내는 것이 이 게임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가 누구를 먼저 노리는지, 또는 어느 장소를 먼저 방문하는지 등은 전적으로 플레이어의 선택에 달려있으며 그 선택의 결과가 매우 논리적으로 연결된다.


그래서 ‘데스루프’ 는 자유로운 탐험이면서 동시에 정답을 가진 퍼즐이라는 두가지 상반되는 요소를 하나의 게임 안에 훌륭하게 융합시켰다. 오히려 수십 수백가지의 오답이 있을 수 있는 게임 디자인 목표 속에서 아케인 스튜디오는 이런 상반된 플레이를 하나로 만들 수 있는 답을 찾아낸 셈이다.

 

작성 / 편집: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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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59125)

    182.216.***.***

    BEST
    개인적으로 이 겜의 가장 큰 문제점 꼽는건 고생에 대한 보상인데 맵 곳곳에 온갖 루프를 이용한 트릭이나 퍼즐이 가득있는데 그걸 풀면 나오는건 겨우 요거?인 수준입니다 전설무기를 그냥 보더랜드 수준으로 많이 만들어 뿌려놔야 좀 의욕이 생길법도 한데 주황급 무기도 별로 없고 주는건 트링켓... 트링켓이 막 좋으면 몰라도 후반부에 발에 채이는 수준으로 떨어지는걸 주니
    21.09.24 18:00
    BEST
    처음에는 3번 죽으면 아에 아침으로 돌아오기도 하고 미니맵도 없고 맵을 하나도 모르니 매우 조심스러운 잠입플레이로 진행하다, 서브 이벤트도 깨기 위해 여러번 맵을 탐험하고 도망치면서 익숙해지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때부턴 장애물 경주를 돌파할 계획울 짜듯이 이번 시간의 목표 달성을 위해선 어떤 시작 문으로 나서서 어떻게 루트를 짜서 돌아올까 머리 굴리고 수행하는 맛이 참 좋았습니다. 목표를 달성하고 숨가쁘게 달려서 기지 문을 열고 탈출하는 그맛이 정말 짜릿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성취감을 주기위해 적들의 경계 수준을 매우 낮게 설정한 건 아닐까 생각되더라구요. 물론 잠입게임으로 접근하기엔 너무 멍청해서 아쉽긴 합니다. 하지만 게임이 계속 숨은 장치와 단서를 찾는 과정을 유도하기때문에 적들이 똑똑했다면 피해다니랴 너무 피로감이 쌓이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퍼즐 어드벤쳐, 미스터리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정말 좋은 게임이 될 것 같지만, 진득한 잠입게임으로 접근하시는 분들에겐 배부르지 못한 조금 아쉬울 수 있을 게임일 것 같습니다. 원코인이나 능력을 빼는 등 스스로 패널티를 부과하는 방식이 많긴한데 체감은 아주 크진 않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론 에이전트A라는 게임이 생각났습니다. 남쥬인공이 여주인공을 추적하던 비슷한 장르라 그랬을까요 ㅎ.
    21.09.24 17:09
    (5523141)

    121.131.***.***

    BEST
    막 진행할 땐 재미가 없어서 금방 껐는데, 조금 하다 보니 진행하는 방법을 알게 돼서 세이브 파일 초기화하고 아예 처음부터 해보니 그제서야 재미를 알겠더군요 취향은 많이 탈 것 같은데, 점점 재미를 느껴서 즐겁게 플레이 했습니다.
    21.09.24 18:29
    (5333575)

    223.38.***.***

    BEST
    맞아요 이 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다양성이 부족하다는겁니다 갠적으로 선구자같은 애들이 보스전같은 느낌이 안나는것도 별로였지만..몹도 다 똑같고 맵도 4개밖에 없어서 금방 질리게되는 면이 있는데..거기다가 힘들게 찾는 보상같은것도 별로니.. 보더처럼 전설무기를 좀더 다양했으면 훨씬 좋았을것 같네요..이겜의 가장 큰 단점은 다양성입니다..
    21.09.25 14:17
    (5333575)

    223.38.***.***

    BEST
    재밌었음..단점은 최적화가 덜되었고 무기 몹과 맵과 같은 전체적인 다양성이 부족하며 엔딩보면 끝이라 할게 없다는것..파고들만한게 없네요 다만 루프 돌며 단서찾는 스토리,전설 무기 얻거나 능력얻고 나서 전략짜며 플레이하는 재미는 쏠쏠했습니다 저에겐 생각보다 괜찮았던 게임
    21.09.25 14:10
    BEST
    처음에는 3번 죽으면 아에 아침으로 돌아오기도 하고 미니맵도 없고 맵을 하나도 모르니 매우 조심스러운 잠입플레이로 진행하다, 서브 이벤트도 깨기 위해 여러번 맵을 탐험하고 도망치면서 익숙해지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때부턴 장애물 경주를 돌파할 계획울 짜듯이 이번 시간의 목표 달성을 위해선 어떤 시작 문으로 나서서 어떻게 루트를 짜서 돌아올까 머리 굴리고 수행하는 맛이 참 좋았습니다. 목표를 달성하고 숨가쁘게 달려서 기지 문을 열고 탈출하는 그맛이 정말 짜릿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성취감을 주기위해 적들의 경계 수준을 매우 낮게 설정한 건 아닐까 생각되더라구요. 물론 잠입게임으로 접근하기엔 너무 멍청해서 아쉽긴 합니다. 하지만 게임이 계속 숨은 장치와 단서를 찾는 과정을 유도하기때문에 적들이 똑똑했다면 피해다니랴 너무 피로감이 쌓이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퍼즐 어드벤쳐, 미스터리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정말 좋은 게임이 될 것 같지만, 진득한 잠입게임으로 접근하시는 분들에겐 배부르지 못한 조금 아쉬울 수 있을 게임일 것 같습니다. 원코인이나 능력을 빼는 등 스스로 패널티를 부과하는 방식이 많긴한데 체감은 아주 크진 않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론 에이전트A라는 게임이 생각났습니다. 남쥬인공이 여주인공을 추적하던 비슷한 장르라 그랬을까요 ㅎ.
    21.09.24 17:09
    BEST
    개인적으로 이 겜의 가장 큰 문제점 꼽는건 고생에 대한 보상인데 맵 곳곳에 온갖 루프를 이용한 트릭이나 퍼즐이 가득있는데 그걸 풀면 나오는건 겨우 요거?인 수준입니다 전설무기를 그냥 보더랜드 수준으로 많이 만들어 뿌려놔야 좀 의욕이 생길법도 한데 주황급 무기도 별로 없고 주는건 트링켓... 트링켓이 막 좋으면 몰라도 후반부에 발에 채이는 수준으로 떨어지는걸 주니
    21.09.24 18:00
    BEST
    天下국밥
    맞아요 이 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다양성이 부족하다는겁니다 갠적으로 선구자같은 애들이 보스전같은 느낌이 안나는것도 별로였지만..몹도 다 똑같고 맵도 4개밖에 없어서 금방 질리게되는 면이 있는데..거기다가 힘들게 찾는 보상같은것도 별로니.. 보더처럼 전설무기를 좀더 다양했으면 훨씬 좋았을것 같네요..이겜의 가장 큰 단점은 다양성입니다.. | 21.09.25 14:17 | | |
    (5523141)

    121.131.***.***

    BEST
    막 진행할 땐 재미가 없어서 금방 껐는데, 조금 하다 보니 진행하는 방법을 알게 돼서 세이브 파일 초기화하고 아예 처음부터 해보니 그제서야 재미를 알겠더군요 취향은 많이 탈 것 같은데, 점점 재미를 느껴서 즐겁게 플레이 했습니다.
    21.09.24 18:29
    리뷰 잘 읽었습니다. 그래서 데스루프는 몇년의 게임인가요? 3년? 5년? 7년?
    21.09.24 20:13
    (678979)

    68.172.***.***

    가격이 에러;;
    21.09.25 01:09
    HONKLER
    엔딩보면 할게 없어서 그런지 중고 매물이 꽤나 많이 쏟아짐요. 중고로 구입해보시죠. | 21.09.28 10:19 | | |
    PC 최적화가...
    21.09.25 04:53
    BEST
    재밌었음..단점은 최적화가 덜되었고 무기 몹과 맵과 같은 전체적인 다양성이 부족하며 엔딩보면 끝이라 할게 없다는것..파고들만한게 없네요 다만 루프 돌며 단서찾는 스토리,전설 무기 얻거나 능력얻고 나서 전략짜며 플레이하는 재미는 쏠쏠했습니다 저에겐 생각보다 괜찮았던 게임
    21.09.25 14:10
    게임은 재미있는데 스토리가 .... 그것도 엔딩이 너무 실망이였음
    21.09.25 16:48
    (4896511)

    211.226.***.***

    어...찜 해놨던 게임인데 댓글 상환을 보니까 보류를 좀 해야 겠네 ㅋㅋ
    21.09.26 04:21
    무기/스킬 밸런스랑 적 종류 추가가 시급해보이고요. 선구자들은 지금이 전 딱 맞다고 생각하는데, 대신 선지자들이 있는 던전의 긴장감을 좀더 높여 주면 좋겠어요. 선지자들과의 보스전을 넣어버리면 자칫잘못하면 암살의 쾌감이 사라진 지금의 어새신크리드가 될꺼 같음. 윗분의 언급대로 고생의 보상이 조금 잘못 된거 같아요. 지나치게 줄리아나 잡을때 보상이 큰 듯. 멀티플레이를 활성화시킬려고 이렇게 만든거 같은데, 그럴려면 멀티를 활성화시(친구만 허용 제외) 보상을 지금 처럼 해주게 하고 나머지는 너프 해야할듯. 맵에 숨겨진 퍼즐에 대한 보상을 조금 버프 시켜줬으면 좋겠네요. 그 밖에 그리고 제작진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초반에 너무 정신이 없게 만드는 스토리 몰입에 불친절함 정도. 단점만 나열했지만, 재밋게 즐기면서 느낀 아쉬움이지 게임자체는 개인적으론 올해 재밋게 즐긴 게임 세손가락 안에는 꼽네요.
    21.09.26 10:58
    (4706345)

    116.255.***.***

    fps인데 우리말 음성 안해준 시점에서 탈락..
    21.09.27 10:21
    헬보이
    FPS 우리말 더빙 해준 게임보다 안해준 게임이 훠~얼씬 더 많은데ㅎ FPS 대부분 못하실듯.... | 21.09.28 10:21 | | |
    (800735)

    180.70.***.***

    헬보이
    게임 하지마라...자막한글화도 감사하도록해... | 21.10.06 15:49 | | |
    이 분 싸펑2077이 10년의 게임이라고 했던 양반. 게임에 대해 리뷰라는 걸 쓸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모르겠다
    21.09.27 11:22
    엑박 동발인 줄 알았는데.. 그 전에 스팀으로 살 듯
    21.09.27 18:14
    리뷰제목 비틱처럼 안쓰면 죽는 병이라도 있는 사람인가?
    21.09.28 21:51
    시에라마드레?
    21.09.29 23:47
    재미도 있고 자잘하게 좋은 부분도 아쉬운 부분도 많은 게임이지만 핵심떡밥을 전혀 해결해주지 않는 메인스토리가 가장 큰 문제같습니다. 엔딩이 엔딩으로서 기능하지 못하고있다는 느낌이에요. 스토리에서 가장 중요한 콜트의 동기가 무엇하나 메인스토리 라인에선 설명되지 않고 단서를 찾고 뇌피셜까지 굴려야합니다. 출신마저 단서를 찾아봐야 알수있죠. 원래 콜트가 뭐하던 사람인지, 왜 이런 상황에 처했는지... 파고드는 맛이 있다는건 전작들과 이머시브 심 장르 겜들이 갖는 공통점이긴 하지만 딴겜들은 그래도 파고들기 없이 엔딩만 봐도 게임이 끝났다는 감상은 느낄수있거든요. 근데 이 게임은 엔딩이 게임을 끝마치는게 아니라 그냥 스토리의 한 장면에 지나지않는 느낌이에요. 엔딩을 봐도 뭐가 끝났다는 느낌이 전혀 없습니다. 전체적인 감상은 "파면 팔수록 재밌는 게임" 이 아니라 "파고들지 않으면 이해할수없는 게임" 같아요.
    21.10.03 19:33
    신선한 게임은맞는데 스토리를 너무 안풀어주는게 아쉬웠네요 그래서 이 루프가 뭐고 왜생겼고 왜 콜트 줄리아나는 이 안에있고 이런 기본적인 정보조차 가볍게 제공되질않으니 엔딩은봤지만 스토리적으로 풀리는느낌이 안들더라고요
    21.10.05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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