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12분 (12 Minutes) | 출시일 | 2021년 08월 19일 |
개발사 | 루이스 안토니오 | 장르 | 어드벤처 |
기종 | PC, XSX | 등급 | 청소년 이용 불가 |
언어 | 자막 한국어화 | 작성자 | Mustang |
락스타 게임즈 그리고 유비소프트에서 AAA 타이틀을 이끌었던 아티스트 루이스 안토니오(Luis Antonio)는 인디 타이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쯤은 들어봤을 만한 인물일 것이다. 게임 업계 예술 감독에서 시작하여 회사를 나온 뒤, 조나단 블로우의 더 위트니스(The Witness)의 아티스트를 담당하기도 했으며 이후에는 자신만의 게임을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다.
루이스 안토니오가 대형 개발사를 벗어나 인디 타이틀을 만들기 시작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과거 인터뷰들을 살펴보면, 수익 위주로 구성되는 AAA 타이틀의 개발 구조에 회의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모든 게임 개발자가 좋은 게임을 만들 책임이 있다고 봤으며, 게임이라는 매체 자체가 즐거움 뿐만 아니라 플레이어가 무언가를 느끼도록 전달할 수 있는 형태라고 판단했다.
2015년 PAX 이스트에서 최초 공개된 12분(12 Minutes)은 개발자 루이스 안토니오의 이러한 생각이 고스란히 반영된 타이틀이다. 만들어진 타이틀의 형태와 게임 플레이는 그의 의도 만큼이나 평범하지 않은 형태가 됐다. 플레이어는 같은 상황을 계속해서 반복하게 되며, 그 속에서 이야기를 해결하고 진행하기 위한 단서들을 찾아 나가야 한다.
여기서 12분은 같은 상황을 계속 반복하는 ‘루프’를 이야기를 전달하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이 게임이 보여주는 형태를 분석함에 있어서 ‘루프’라는 특징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관점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이야기를 전달하고 상황 변수를 만들어내는 방법론에 가깝지만, 타임 루프라는 형태 자체가 아주 인상적이므로 게임 플레이 전반이 가치를 잃고 매몰되기도 쉽다.
같은 상황을 쉼없이 반복하는 게임이기에, 플레이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 그리고 이야기의 도달점을 목도하느냐. 혹은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서 흥미로운 선택과 그렇지 못한 선택이 갈릴 수 밖에 없다. 무척 복잡한, 단순하지 않은 구조의 게임인 셈이다.
※ 리뷰에는 게임의 이야기 및 진행에 관한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참고부탁드립니다.
● 반복 - 루프를 어떻게 판단하고 받아들일 것인가.
12분에서 이야기를 가르는 것은 ‘다른 상황을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다. 즉, 플레이어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그리고 각각의 상황에서 다른 상황을 만들어내기 위한 단서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가 중요하게 다뤄진다. 보다 능동적으로 플레이어의 선택과 참여를 유도하며, 그렇지 못했을 경우에는 게임의 처음으로 돌아가 반복하는 구조다.
초기 플레이어에게 주어진 시간은 10분. 현관 문이 닫히는 정각에서 시작해 5분이 지나면 경찰이 찾아오고 사건이 벌어진다. 플레이어 캐릭터가 사망하거나 10분이 지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과정이 반복된다. 계속해서 반복되는 10분. 개발자인 루이스 안토니오는 이 10분을 어떻게. 그리고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만들 것인지를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10분이라는 제한 시간은 플레이어가 효율적으로 행동하도록 만든다. 게임 내에서 발생하는 시점은 항상 정해져 있다. 경찰이 들이닥치기 전까지 남은 시간은 5분. 그렇기에 루프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모든 것을 한 번에 해결할 수는 없다. 한정된 시간 내에 이전에 하지 못했던 상황을 만들어 내야 하며, 때로는 대화를 통해서 새로운 정보를 습득해야만 한다.
정각에서 시작해, 10분에 루프 사이클 종료. 명확한 제한이 걸려있다
모든 정보를 다 알지라도 5분내에 정확한 상황을 만드는 것은 힘겨운 일이다. 한 번의 루프에 10분이 걸리는 상황 자체는 플레이어가 모든 정보를 한 번에 획득할 수 없는 장치로 작동한다.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는 정보를 얻더라도 한순간에 엔딩까지 도달할 수 없다. 개발자가 의도적으로 플레이어가 목도하도록 만들어 둔 지점들이 몇 개 있어서다.
정확한 명칭이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이를 두고 ‘도달점’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도달점은 일종의 결정적인 단서들이며, 다른 상황으로 관점을 옮길 수 있는 지점. 또는 플레이어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이야기거리다. 개인적으로는 12분의 플레이 전반은 바로 이와 같은 도달점을 어떻게 찾아나가도록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자 설계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렇기에 12분은 플레이어의 상상력. 그리고 다른 상황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 변수는 무엇인가를 시도하는 과정을 그린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도달점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개발자의 의도가 명확하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도달점을 찾기 전까지는 맞고 죽고 루프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12분은 개발자의 설계에 따라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지점들이 설정되어 있다. 10분의 루프 사이클이 지나가지 않았더라도 결정적인 도달점을 마주하지 못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혹은 도달점에 도착했을 때, 순식간에 시간을 10분으로 돌려 단서를 더 찾아보게 만든다. 정확한 순서를 밟지 않은 상태에서 무언가 새로운 단서가 나올 것 같다면, 어김없이 슬레이트를 치며 상황을 종료시킨다. 이야기를 전달하는 과정 자체만을 보자면, 개발자가 마련한 레일 위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다시금 돌아온 루프에서 다른 답을 얻기 위해서는 플레이어의 상상력이 필수불가결하다. 즉, “방금 전에는 이렇게 했는데, 다른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는 내가 어떻게 해야할까?”에 대한 고민 과정이다. 반복 속에서도 이야기를 더 진행되도록 만들어나가기 위한 추리. 그리고 해결 과정에 게임 플레이의 중점을 둔다.
어떻게 정보를 얻을 것인가. 그리고 얻은 정보로 어떻게 행동하고 선택할 것인가
추리와 해결을 위해서는 새로운 정보를 습득할 필요가 있다. 과거 포인트앤클릭 어드벤처 타이틀이 그러했듯이, 12분은 꽤 많은 사고 과정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경향을 따라서 게임은 다른 NPC의 대화 속에서 플레이어가 단서를 얻도록 만들어 뒀다. 아마 루카스 아츠 시절의 타이틀을 플레이했던 사람이라면, 익숙한 구조일지도 모른다.
반복 속에서 플레이어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된다. 이전에 시도하지 않았던 것들을 제시하기도 하고, 이전과 달라진 상황을 전제로 NPC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루프를 하더라도 이전에 습득한 정보는 유지되기에, 반복 속에서 인물들의 대사를 보고 결과를 상상해야 한다. 그리고 플레이어가 무언가를 추론하고 시도했을 때, “유레카”에 이르는 경험으로 이어진다.
추론 과정에서 힌트를 주는 과정은 과거의 타이틀에 더 닮아있다. UI를 통해서 직접적인 목표도 제시되지 않으며, 오직 플레이어의 추론과 단서에만 의존한다. 플레이어가 해결을 하지 못하고 루프를 반복할 때, 명확하게 힌트를 주는 기능이 없다. 따라서 크게 고민하지 않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12분이 제시하는 퍼즐은 그저 반복적이고 불편함 밖에 남지 않는 물건이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외쳤을 대사
● 12분의 퍼즐 - 명확한 목표와 작은 암시 그리고 시간
그렇다고 12분의 퍼즐과 문제 해결과정 자체가 잘못 구성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는 게임 내에서 목적이 명확하게 주어지고 있다는 점 / 대화 속에서 추론을 위한 단서들이 명확하게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 시대 게임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지만, 과거의 타이틀들이 그러했듯이. 관찰과 시도를 통해서 충분히 게임의 엔딩에 도달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12분의 목적은 ‘루프를 벗어난다’는 큰 목적. 그리고 각각의 도달점에서 보여주는 중요한 목표들이 세 가지 정도 제시된다. 궁극적으로는 루프를 끊어내는 것이 목표다. 그렇지만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작은 목표들과 지표가 되는 단서와 지점이 몇 가지 설정되어 있는 형태다.
이는 곧 플레이어가 갖게 되는 물음과 그에 따른 해답과도 같다. 가장 먼저 “경찰이 왜 이러한 행동을 하게 되는가?”에서 시작해, “찾는 것은 무엇인가?” / “과거에는 어떤 일이 있었는가?” / “인물들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가?” / “주장을 증명하기 위한 단서는 무엇인가?” / “어떻게 내 말을 듣게 할 것인가” 등 게임 내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상황의 답을 고민하고 찾는 플레이가 이어진다.
구조 자체만을 보자면, 플레이어가 갖는 물음들은 앞서 설명한 도달점-결정적인 단서-으로 이어진다. 한 번 결정적인 단서를 포착한 뒤에는 이를 중심으로 다시 위의 질문을 반복하고, 최종적인 엔딩에 이른다. 그리고 10분의 루프를 반복하면서 “왜 게임의 제목이 12분인가”를 고민할 때 즈음, 마지막 2분을 더하며 최종 목표인 루프를 끊어내는 것에 도달한다.
게임에서 궁극적인 목표로 제시되는 것과 게임 플레이 내부의 목표는 이렇듯 긴밀하게 짜여져 있다. 개인마다 루프 과정의 지루함을 받아들이는 수준은 다르겠지만, 적어도 목표 간의 연결 구조 자체는 단단하게 구축되어 있다. 각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대화를 통해서 언급되는 작은 단서와 암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게임 내에서 이루어지는 결정적인 힌트는 대부분이 대화와 효과음과 같은 사운드를 통해서 전달된다. 개발자가 오브젝트를 통해서 작은 힌트를 숨겨두기 보다는, 중요한 단서를 NPC들의 대사를 통해서 전달하는 형태다.
12분에서 주어지는 힌트는 아주 일상적인 대화를 통해서. 대사를 살펴본다는 전제 하에 아주 직접적으로 제공된다. 처음에는 배우들의 열연에 가려져 있으나 돌이켜봤을 때에는 대놓고 힌트를 주는 수준이다. 다만, 같은 장르 게임과 차이가 있다면 12분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플레이어의 조작에 관계없이 흘러간다는 점이다.
몇몇 힌트는 대놓고 이야기를 해주기도 한다
과거의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들을 생각해보자. 어떠한 상황에 마주했을 때, 플레이어 캐릭터의 대사를 반복시키며 할 수 있음과 없음을 강조하곤 했다. 플레이어가 퍼즐을 해결하지 못했다면 그 때까지 상황은 정지되고 오직 퍼즐만이 남는 형태였다. 하지만 12분은 다르다. 사건은 플레이어에 관계 없이 발생하고 흘러간다. 더불어 플레이어의 시도가 실패했을 때 가차없이 시작점으로 되돌린다.
그렇기에 루프라는 도구는 의미가 있다.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는 사건의 발생 여부에는 개입할 수 없다. 무조건 경찰은 5분이 지나 문을 두드리며,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는 처음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대신, 개입할 수 있는 지점을 한정지어 두면서 짧은 시간 동안 사건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처음에는 대사 내에서의 힌트를 놓치더라도. 혹은 정답이 아닌 시도를 했더라도,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분명하게 힌트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전달하고 있다. 같은 상황이라도 계속해서 반복되는 대사를 돌이켜보면, 인물들이 명확하게 힌트를 제공하고 있음을 인지할 수 있을 것이다.
놓친게 있을 것 같으면 루프해서 다시 확인하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반복의 과정에서 대화에 주목하는 것은 곧, 플레이어가 캐릭터의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마주하는 순간이 된다. 대화를 통해서 힌트를 습득할 수 있고 다음 상황으로 진행할 수 있기에 반드시 상황 그 자체에 집중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이어서 대화를 통해 얻는 힌트가 새로운 시도로 이어지고 각 시도를 성공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는 과정으로. 더 나아가 하나의 도달점이자 명확한 답을 향하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이렇듯 개발자가 설정한 답에 도달하기 전까지 루프가 반복되는 구조는 분명히 의도적인 디자인이다. 게다가 정해진 시간 내에 전부 파악할 수 없도록 몇 가지 의미없는 오브젝트와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도 남겨뒀다.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시간이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음에도 게임 내에 시간을 표시하는 요소가 없다는 점이다. 플레이어가 계속해서 반복하는 방 어느 곳-심지어 핸드폰 내부도-에서도 시간을 표시하는 물건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계가 게임 내에 등장할 때는 오직 루프를 반복할 때. 그리고 루프를 끊어버릴 때 뿐이다. 그렇기에 플레이어는 정확히 지금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경찰이 방문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있는지를 알 수 없다.
방 어느 곳에서도 시간을 알 수 있는 오브젝트가 없다
게임 내에서 시간이라는 숫자가 사라지면서, 플레이어는 상황적 측면에서만 시간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상황 예측은 소리를 통해서 인지를 시킨다. 예를 들면 문 밖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소리, 욕실 선반에서 들리는 나지막한 소리. 무언가 쓰러지거나 전기가 튀는 소리 등을 통해서 무언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플레이어가 상황을 상상하고 행동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간접적인 형태이자 불친절한 표현이지만, 이 또한 발생하는 상황을 플레이어가 직접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요소로 작동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다시금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개발자 루이스 안토니오는 왜 이렇게 난해한 형태로 게임을 설계하게 되었을까. 굳이 루프의 형태를 갖지 않더라도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지 않았을까. 분명한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다.
● 작은 규모의 어드벤처 - 어떻게 만들 것인가
개발자의 의도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작은 환경 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유를 찾고 싶다.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 장르를 생각해보면,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부분들이 몇 개 있어서다. 과거 어드벤처의 특징 중 하나는 게임 플레이의 메커니즘보다는 이야기에 비중을 둔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이야기에 비중을 두면서 더 매력적인 캐릭터 / 비주얼 / 다양한 장소 / 플레이어를 끌어들일 수 있는 상황 설정 등이 수반됐다. 전투나 액션 중심의 타이틀이 아니었기에, 퍼즐과 같은 게임 플레이 메커니즘이 더해졌고 게임 전반을 흥미롭게 만들고 있었다.
12분은 이와 달리 집 내부라는 한정된 장소에서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초기 하나의 동네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를 배경으로 하다가, 방 안으로 규모를 축소한 데에는 개발 측면에서의 이유가 컸다. 한정된 장소와 테마로 게임이 규정되면서 퍼즐의 테마도. 비주얼도 한계가 명확하다. 당장 12분의 전체 이야기를 루프 없이 진행한다고 본다면, 게임의 볼륨이나 몇 가지 트릭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방은 좁다. 루프라는 형태가 아니었다면, 몇 가지 트릭과 퍼즐이 성립하기에 무리가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 다양함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루프라는 도구를 적용할 필요가 있었다. 한정된 공간에서 진행되는 반복. 이를 통해 게임의 이야기를 여러 층으로 구분하는 것. 그리고 넓은 공간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까지 고려하면, 하나의 방과 루프라는 선택지는 필수불가결한 결정이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루프를 게임 내에 사용한 데에는 루이스 안토니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확고한 의도도 반영되어 있다. 그는 자신이 아티스트로 참여했던 더 위트니스(The Witness)에서 플레이어가 내리는 결정과 그에 따른 영향을 주의 깊게 봤다는 말을 남긴 바 있다. 더불어, 인터뷰에서도 밝혔던 부분이지만, ‘죽었을 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게임의 특징과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가 정보를 습득하고 플레이를 발전시켜 나간다는 사실도 12분의 구조를 만드는 데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결국 12분이 루프의 형태를 가지게 된 것은 개발자 루이스 안토니오의 의도이자 결과물이다. 흥미롭게도, 그가 택했던 시도들은 12분의 게임 플레이가 특징을 가질 수 있는 기반이 됐다. 다른 게임과 달리 넓은 장소를 배경으로 하지 않고 한정된 공간에서 각 캐릭터와 공감하며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 타임 루프 그 자체가 아니라 상황과 사건에 대한 이야기
플레이어가 루프 과정에서 시도했던 모든 행동은 궁극적으로 사건이 진행되는 10분 이전의 2분을 찾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10분의 루프를 반복함에도 게임의 제목이 12분이라는 것은 이를 의미한다. 개발자가 이리저리 숨겨둔 2분의 내용이 사건의 시작이자 본질이며, 플레이어에게 충격을 주는 경험으로 이어지는 설계다. 윌리엄 드포, 제임스 맥어보이, 데이지 리들리까지 배우 세 명의 열연도 플레이어가 몰입하기 위한 장치로 사용됐다.
플레이 측면에서 루프라는 형태가 가져오는 필연적인 반복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다. 하지만 타임 루프 그 자체가 12분이라는 게임의 특징을 대표한다고는 보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루프라는 이야기 구조 자체가 아니다. 특히, SF 측면에서 루프라는 소재 자체를 가지고 게임 전체를 판단했을 때에는 제대로된 평가가 이어지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이는 루프물이란 포괄적인 범주로 평가를 내리기 어려운 타이틀이기도 하다는 점. 그리고 게임의 트루 엔딩까지 고려했을 때에는 이야기와 게임 플레이가 초점을 맞춘 것이 SF적 타임 루프라는 상황에 맞춰져 있지 않아서다. 12분은 타임 루프를 게임 플레이를 쌓아나가기 위한 ‘도구’이자 배경으로 사용한 타이틀이다.
타임루프 보다는 정신분석학적으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오히려 게임 플레이는 루프 속에서 이루어지는 플레이어의 상상과 추리. 선택과 행동을 통해서 조금씩 달라지며 켜켜이 쌓여가는 상황과 단서들에 비중을 두고 있는 상태다. 엔딩까지 이르는 과정을 생각했을 때에는 이러한 요소들이 12분이 보여주는 게임 플레이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작품 측면에서 개발자의 의도가 반영된다는 것을 전제로 생각해 본다면, 보다 중심에 자리한 것은 루프를 통해서 어떻게 게임을 이끌어나가고 있느냐. 혹은 최종적으로 등장 인물들과 이를 수용하는 플레이어 사이에 어떤 관계와 공감이 구축되고 있느냐에 초점을 맞춘 것에 가깝다. 메커니즘 부분에서 적절한 힌트와 명확한 목표. 여기에 나름 해석의 여지가 충분히 남아있는 시나리오까지. 적어도 가볍게 만들어진 게임은 아니라는 생각을 던져볼 수 있다.
정리하자면, 12분은 무엇보다 결론에 도달하기 위한 반복 과정 자체. 그리고 결말까지 이르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시 되는 작품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다른 사람이 만든 엔딩 가이드를 보고 플레이하는 것과 직접 상상하고 시도하며 결론에 도달했을 때 플레이어가 갖는 경험은 크게 달라질 것이 분명하다.
이야기의 결정적인 반전은 물론이고 반복에 이르는 과정이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직접 플레이하는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개발자의 설계 전반에 12분이라는 작품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점이 마련되어 있지 않을까. 이를 고려한다면, 사람에 따라서는 아주 깊은 인상을 줄 수 있고 엔딩 해석의 여지를 다양하게 남길 수 있는 타이틀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작성 및 편집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IP보기클릭)175.212.***.***
엔딩 전개가 쉽게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신선했고 재밌게 했음. 모든 결정이 리얼타임으로 이루어지는 어드벤처 게임이라는 시도 자체가 신선했음. 반복되는 씬을 스킵하는 스킵 기능과 막힐 때 힌트를 알려주는 힌트 기능이라도 있었다면 훨씬 좋은 평가를 받았을 듯. 막힐 경우 게임이 지겹고 막히지 않을 경우 게임이 너무 짧기 때문에 나중에 세일이라도 할 때 구매하시길
(IP보기클릭)114.206.***.***
큰 틀에서 보면 굵직한 분기 몇개가 존재하고, 그걸 찾아야 진전이 있는 구성인데 사이사이에 세세한 가지들이 많고 디테일해서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시행착오를 거친다'라는 콘셉트가 확실히 와닿음 다만 이런 잔가지들을 대부분 즐기고 후반으로 가볼까?하면 불친절한 난도가 길을 막음. 여러 가능성을 실험해볼 수 있는 전반에 비해 후반은 꽁꽁 싸맨 답 하나를 찾으려고 불편한 시행착오를 반복해야함. 게임 볼륨과 장르 특징 상 뒤로 갈수록 선택의 폭이 줄어드는건 어쩔 수 없지만 드러나는 진실과 (아마도)작가가 선택한 결론이 마지막 외길을 잘 받쳐주는지는 좀 의문이 듦 사전 정보를 모르고 했을 때는 좀 의문이 들었는데, 이 기사 보니 감독이 아예 예술게임을 지향했니까 뭐...잘 만든것 같음
(IP보기클릭)121.128.***.***
엔딩까지 보면서 느낀 단점. 1. 포인트 투 클릭 형식으로 커서를 움직여서 사물과 인터렉션을 취하는 형식이라 패드 컨트롤 상당히 불편. 적응하면 할만하지만. 2. 제작진이 정해놓은 씬이나 대사를 봐야만 결말에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그게 무엇인지 유저들은 반복하며 죽으면서 찾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처음 느꼈던 재미와 참신함이 지루함과 짜증으로 변모함. 이 두가지만 극복하면 나름 인상적인 작품이었다고 생각. 한번에 몰아서 하기 보다 1~2시간씩 끊어서 다른 게임도 하며 머리 식히면서 하는게 스트레스 안받음.
(IP보기클릭)218.144.***.***
하다보면 원하던 플레이가 어긋날 경우 일부러 밖으로 나가 루프에 재진입하기도 하죠 ㅎㅎ 재밌게 플레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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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이게 왜 고평가지? 싶다가 서서히 빠져들게 되다가 정답이 먼지 감도 안옴..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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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전개가 쉽게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신선했고 재밌게 했음. 모든 결정이 리얼타임으로 이루어지는 어드벤처 게임이라는 시도 자체가 신선했음. 반복되는 씬을 스킵하는 스킵 기능과 막힐 때 힌트를 알려주는 힌트 기능이라도 있었다면 훨씬 좋은 평가를 받았을 듯. 막힐 경우 게임이 지겹고 막히지 않을 경우 게임이 너무 짧기 때문에 나중에 세일이라도 할 때 구매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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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틀에서 보면 굵직한 분기 몇개가 존재하고, 그걸 찾아야 진전이 있는 구성인데 사이사이에 세세한 가지들이 많고 디테일해서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시행착오를 거친다'라는 콘셉트가 확실히 와닿음 다만 이런 잔가지들을 대부분 즐기고 후반으로 가볼까?하면 불친절한 난도가 길을 막음. 여러 가능성을 실험해볼 수 있는 전반에 비해 후반은 꽁꽁 싸맨 답 하나를 찾으려고 불편한 시행착오를 반복해야함. 게임 볼륨과 장르 특징 상 뒤로 갈수록 선택의 폭이 줄어드는건 어쩔 수 없지만 드러나는 진실과 (아마도)작가가 선택한 결론이 마지막 외길을 잘 받쳐주는지는 좀 의문이 듦 사전 정보를 모르고 했을 때는 좀 의문이 들었는데, 이 기사 보니 감독이 아예 예술게임을 지향했니까 뭐...잘 만든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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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하지만 다른 느낌이에요 일반적인 세이브/로드가 정답을 고르기 위해 오답을 쳐내는 느낌이라면, 이 게임은 오답에서 주어지는 단서들을 조합하여 정답을 찾아가는 게임입니다. 오답이 오답이 아니라 정답을 찾는 과정인거죠 게임에 대한 총평은 개인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이라... 세일 씨게 들어가시면 한번 해보세요 | 21.08.24 14: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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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된 플레이지만 그과정에서 화자인 주인공이 이전 플레이의 내용을 기억하고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이브 로드와 큰 차이가 있습니다. | 21.08.30 18: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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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외에 예산 대부분을 쓴게 아닌게 의심스러움 | 21.08.25 09: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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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삐뚤어진 억까인 것 같은데.. 그 시절 게임들의 문제는 우연이 아닌 이상 정답의 단서 자체가 게임 속에 없거나, 상식을 대놓고 배신하는 맨땅헤딩식 반복유도가 많았던 겁니다. 이 게임은 주인공이 초반에 가지고 있는 정보가 전무한 상태로 시작하기 때문에 실패를 반복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적어도 반복되는 실패 속에서 발견하는 단서들을 조합해서 진실로 접근하는 플레이 방식 자체에 있어선 유저를 엿먹이지 않았어요. 같은 실패를 반복하면 주인공이 독백으로 힌트를 주기도 하구요. 이 게임이 다소 불편하고 예술에 치우치긴 했지만 그건 유저를 엿먹이려고 만든 불편함이 아니라 단순히 유저경험에 대한 고찰이 부족했던 겁니다. | 21.08.25 20: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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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스트랜딩때도 그렇고 라스트가디언도 그렇고 분명 단점은 많고 불편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가치있는 경험을 하게 해주는 작품들이 많은데 요즘은 불편함자체를 게임에 불필요한 요소로 확정짓는분들이 대다수라 좀 씁쓸하네요.저는 그런것들도 난이도처럼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데...또한 그런 시련들을 점점 다 빼버리고 입맛에만 맞춰주다보니 다양성이 줄어들고 매너리즘에 빠지는게 아닐까 걱정도 됩니다. | 21.09.07 02: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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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들에게 있어서 선택권을 주면 간단히 해결할수 있는 문제죠 예를들어서 레드데드 리뎀션을 해 보면 정말 주저 앉아서 돌멩이하나 풀뜯는모션하나, 말타때 타는 위치, 말에 짐을 싣고 내리고 주머니에서 물건을 꺼내고 총을 끄집어 내고 넣고 하는 모든 사소한 패턴마저도 철저하게 스크립트구성을 해 놓아서 너무나도 사실적이고 신기한 경험을 주지만... 이게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스토리를 30시간 이상 진행하게 되면 도대체 이걸 왜 계속 보고 있어야 하는가? 하고 무한 반복되는 무의미한 에니메이션을 보고만 있어야 하죠 이런것들은 UX로 충분히 선택하게끔 해 주면 되는 부분들인데 요즘 게임제작사 들은 대부분 이러한 자신들이 구현한 모든것들을 강제하여 플레이어로 하여금 강제적으로 플탐을 늘려 버리게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고 그걸 옹호하며 극찬하는 분들도 많다는게 좀 놀라울 따름입니다. 초반에 아무리 신선하고 처음보는 시스템이라도 이게 게임을 진행하는 계속 똑같이 반복이 되면 지겨울수 밖에 없고 스킵을 하고 싶은데 그걸 못하게 막는 경우가 최신게임에 많더라구요 | 21.09.13 17: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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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가 빌런임. | 21.08.30 14: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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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전개가 비현실적인 이유는 히든엔딩에서 짐작할 수 있음. 물론 몇몇 전개의 구성이 실제로 허술한건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은 제작자가 의도한 것. | 21.08.25 20: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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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칼질 무한반복하면 실력 늘어서 죽여버리는 히든결말같은거 있었으면 재밌긴 했을듯 | 21.09.03 11: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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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게임은 초반부에 흥미 유발을 시켜서 초중반부까지가 재밌고 중후반부부터 재미가 떨어지는 작품이지만 말이죠... 그러니까 초반부가 가장 재밌는 작품의 초반부에서조차 (취향 문제든 뭐든) 재미를 못 느끼셨다면 그만두시는 게 좋은 선택이긴 하셨던 듯. 저는 중반부까지는 정말 재미있게 했네요. | 21.08.29 18: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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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 흥미 유발시키고 재밌었던 게임이면 그냥 그 게임이 전반적으로 재미있었던겁니다. 초반 흥미유발시키는걸로 이목 끌고 용두사미로 끝나는 작품들, 혹은 애초에 자극적으로 간뒤 나중에 힘빼는 작품들 보면 딱히 초반이 반드시 좋아야하는건 아닐뿐더러 님 취향이 그냥 흥미유발을 못시킨것도 있습니다. | 21.09.07 02: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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