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보이드 테라리움 | 출시일 | 2021년 07월 29일 |
개발사 | 니폰이치 소프트웨어 | 장르 | 던전 RPG |
기종 | PS4, 스위치 | 등급 | 12세 이용가 |
언어 | 한국어 지원 | 작성자 | ahnmg |
보이드 테라리움은 그래픽만 봐서는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푸근하고 가슴 따스한 이야기를 선보일 것 같지만,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기계가 세상을 지배하고, 인류가 멸망 직전에 몰린 암울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그리고 있다.
먼 미래 위험한 곰팡이로 오염된 지상에서 살 수 없게 된 인류가 지하로 피신하게 되고, 살아남기 위해 고도로 발달한 기계 기술을 활용해 자동으로 지하를 확장하고, 확장 과정에서 채굴한 자원으로 살아가기 위한 물자를 만드는 쉘터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팩토리AI는 그 지하 쉘터 확장 작업을 총괄하는 인공지능이다. 지하 확장 작업 과정에서 얻은 자원을 보존하고, 그 자원으로 생존 물자를 제작, 관리하는 것이 팩토리AI의 임무다. 인류가 지하 생활에 슬슬 적응할 무렵, 큰 문제가 일어났는데, 바로 자원이나 생존 물자를 빼돌리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원을 빼돌린 사실이 드러나자, 모두 팩토리AI가 꾸민 일이라고 변명하기 시작했다.
AI인데 묘하게 인간 냄새가 나는 팩토리AI
팩토리AI는 열심히 일하며 인류 보존에 공헌한 자신을 모함하는 이들의 행동에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고, 인류와 대적하기 시작한다. 팩토리AI의 복수는 성공했고, 문명이 파괴되고 팩토리AI 자신도 폭주에 휘말려 망가지고 만다.
그로 부터 오랜 세월이 지나고, 생명 유지 장치가 망가져 치명적인 곰팡이가 만연하고, 생존 물자 보급도 끊겨 도저히 인간이 살아갈 수 없는 환경으로 변해 버린 지하 세계에 한 로봇이 깨어난다. 이 로봇은 곰팡이에 오염돼 무차별적으로 파괴 행위를 일삼는 다른 로봇과 달리 제정신을 유지하고 있었다. 로봇은 쓰레기장 주변에서 인류를 멸망 시킨 과거를 후회하며 최후만을 기다리고 있던 팩토리AI를 만나게 된다. 팩토리AI에게 이때까지의 자초지종을 들으며 폐허를 탐색하던 도중, 곰팡이에 뒤덮여 힘 없이 누워 있는 한 소녀를 찾아내게 된다.
소녀는 딱봐도 상태가 매우 안 좋아 보였다. 아무리 불러봐도 눈을 뜨지 않았고, 금방이라도 생명의 끈을 놓아버릴 듯 했다. 팩토리AI의 진단에 의하면 영양이 부족한 상태이고, 특제 영양제를 만들어 먹여야 한다. 로봇은 소녀를 살리기 위해 폭주한 로봇이 가득한 위험천만한 팩토리 구역에 발을 들이게 된다.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로봇은 전투형이 아닌, 가정용 돌보미 로봇. 전투 능력이 심히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아이템을 수집하고, 레벨 업을 통해 능력을 업그레이드해 폭주한 전투 로봇들을 무찌르고 무사히 특제 영양제를 만들어 냈고, 우여곡절 끝에 소녀를 살려냈다. 로봇과 팩토리AI는 소녀에게 '토리코'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돌보기 시작한다. 그렇게 두 기계의 '토리코(인류)가 살아갈 수 있는 세상' 만들기. '보이드 테라리움'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전투형 로봇이 아닌 플레이어는 힘겹게 플랜트를 탐사하며 자원을 구하게 된다.
다양한 아이템을 활용해 폭주 로봇을 무찌르자
두 기계의 인간 소녀 키우기, 보이드 테라리움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게임 스토리에서 엿볼 수 있듯이 목표는 토리코가 죽지 않도록 돌보며,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공간 '테라리움'을 건설하는 것이다. 토리코의 건강 상태는 오세와치를 통해 좌측 하단에 항상 표시되며, 배고파 하면 밥을 갖다주고, 심심해하면 놀아주고, 주변이 오염되면 치워주는 등 돌봐줘야 한다. 흔히 말하는 '다마고치' 같은 것이다. *참고로 오세와치는 보살피다(오세와, お世話)와 타마곳치(たまごっち)를 합친 말장난이다.
플레이어는 토리코를 돌보기 위해 오염된 로봇이 가득한 위험천만한 플랜트로 나아가 각종 아이템을 수집하고, 테라리움을 보수하여 사람이 살기 좋은 안전한 장소로 탈바꿈해야 한다. 최초 깨진 유리병에서 시작된 테라리움은 플레이어의 활약에 덕분에 튼튼한 유리 수조로 바뀌고, 곰팡이를 걸러주는 환기 장치도 달고, 편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각종 가구도 들어서고, 새로운 옷도 입을 수 있게 되는 등 기반을 다져 나가기 시작한다. 이처럼 바뀌어 나가는 테라리움의 모습을 감상하고, 귀여운 토리코를 보살피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보이드 테라리움의 큰 매력 중 하나다.
보이드 테라리움의 매력을 알 수 있는 공식 PV
아픈 토리코를 위해 약 재료도 구하고
사람 사는 냄새가 나도록 유리 수조 안을 예쁘게 꾸며볼 수도 있다.
귀여운 토리코의 모습을 보라!
토리코를 돌보기 위한 물건은 플랜트 각 구역을 탐사하며 얻을 수 있는 자재로 만들 수 있다. 탐사는 매번 레벨 1로 시작하며, 턴제 전투로 진행된다. 적을 쓰러뜨리면 경험치를 얻을 수 있고, 경험치가 규정치에 도달하면 레벨 업을 한다. 레벨 업을 할 때마다 랜덤으로 스킬을 얻을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캐릭터를 강화해 나가게 된다. 죽거나 던전을 클리어하면 강화가 사라지며, 가지고 있던 아이템은 네 가지 자원으로 변환된다. 즉, '로그라이크' 형태를 띠는 턴제 RPG다.
매번 랜덤으로 생성되는 플랜트를 탐사하고 필요한 자원을 구해야 한다.
레벨 업을 할 때마다 새로운 스킬을 얻을 수 있다.
얻은 아이템은 플랜트 클리어 시 자원으로 변환해 가져갈 수 있다.
전투는 말이 턴제지 사실상 실시간에 가깝게 진행된다. 플레이어 캐릭터가 이동, 혹은 공격을 할 때마다 1턴을 소비한 것으로 취급하며, 플레이어가 소비한 1턴 만큼 적도 실시간으로 그에 상응하는 행동을 하게 된다. 따로 턴을 주고 받는 것이 아닌, 내가 움직인 만큼 적도 실시간으로 대응하며 움직이기 때문에 쉴새없이 플레이하면 턴제인데도 실시간 액션을 즐기는 듯한 오묘한 감각을 맛 볼 수 있다. 반대로 턴에 시간 제한이 없기 때문에 한 턴 한 턴 신중하게 움직이면 조금 답답하긴 하지만 턴제 게임처럼 플레이할 수도 있다.
필드는 마치 바둑판 같이 격자로 나눠져 있어 한 칸 씩 이동할 수 있으며, 기본적으로 상하좌우대각선 총 8방향에 근접한 칸에 있는 적을 공격할 수 있다. 투척용 아이템이 있고, 원거리 스킬도 있어 반드시 근접 전투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적이 플레이어보다 빠른 이동 속도를 가지기 때문에 싸움을 피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무작정 도망만 치다간 이동 속도가 빠른 적들에게 둘러쌓이기 십상이다.
적이 많다면 길목이 좁은 지형에서 장판파(?) 전투를 펼치는 것이 가장 좋다.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로봇은 HP와 에너지, 두 가지 게이지를 가진다. HP가 0이되면 캐릭터가 테라리움으로 사출되고, 처음부터 다시 도전해야 한다. 턴이 흐름에 따라 조금씩 회복되기 때문에 HP가 적다면 제 자리에서 턴을 보내며 회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에너지는 10턴에 1씩 소모되며 자연 회복되지 않는다. 액티브 스킬을 사용할 때도 일정량 소모된다. 에너지가 0이되면 1턴에 1씩 HP가 깎이기 때문에 쓸떼없는 이동과 공격은 지양해야 할 필요가 있다. HP와 에너지는 생체젤, 리페어 키트, 배터리 등 소비 아이템을 통해 회복할 수 있다.
HP와 에너지는 다양한 아이템으로 회복할 수 있다.
만약 에너지가 다 떯어진다면 끔찍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플랜트 탐사 간 캐릭터를 강화할 수 있는 요소는 레벨업으로 얻는 스킬, 장비 아이템, 도핑 아이템 등 세 가지가 있다. 먼저 스킬은 적을 쓰러뜨리고 얻는 경험치로 레벨업을 할 경우 얻을 수 있다. 레벨이 오를 수록 필요 경험치가 높아져서 점점 스킬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다. 레벨업을 하면 랜덤으로 스킬 두 개를 보여주고 그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한다. 공격력 강화, 방어력 강화, 회피 증가, 크리티컬 확률 증가 등 기본 스탯을 올려주는 패시브 스킬부터, 피해 흡수, 인벤토리 증가, 봉인 부여 등 특수한 능력이 생겨나는 특수 패시브 스킬, 레이지 같은 매턴 에너지를 소모하는 대신 강력한 대미지를 주는 액티브 스킬까지 다양하다.
레벨 업을 할 때마다 랜덤으로 스킬을 얻을 수 있고, 그것으로 나름의 조합을 통해 로봇을 강화해 나가게 된다.
두 번째는 장비 아이템이다. 기본 공격력이 오르고 동시에 특정 적에게 추가 대미지를 주는 무기 아이템, 기본 방어력이 오르고 특정 적에게 받는 대미지를 경감시켜주는 방어 아이템, 스킬로 얻을 수 있는 특수 능력 중 하나를 부여하는 모드(MOD) 아이템이 있다.
기본 성능이 굉장히 좋은 장비 아이템들. 보이는 족족 무조건 챙기자
MOD 아이템은 몬스터 '상자'를 처치하면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
세 번째는 도핑 아이템이다. 도핑 아이템은 일시적으로 강화를 부여하는 아이템으로, 특정 턴이 지나거나 층을 넘어가면 효과가 사라진다. 특정 턴 동안 대미지, 방어력이 증가하는 능력치 증가 아이템부터, 1턴에 두 번 행동할 수 있는 가속 아이템, 자연 회복량이 증가하는 강력한 회복 아이템까지 다양하다.
게임을 플레이하다보면 로그라이크 치고는 죽음이 굉장히 가볍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보통 로그라이크 게임은 한 번 죽으면 끝, 처음부터 다시 플레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보이드 테라리움은 애초에 반복 플레이가 기본 전제로 깔려있다. 스토리를 진행하려면 테라리움을 건설하기 위한 많은 자원을 모아야 하는데, 이 자원들은 던전을 클리어하든, 중간에 죽어서 나오든 똑같이 가지고 나올 수 있다. 죽어도 스토리 진행도는 건재하고, 초기화되는 것은 던전에서 얻은 강화 능력 뿐이다.
로그라이크치곤 죽음의 무게가 굉장히 가볍다.
심지어 층마다 오토 세이브가 되서 여차 하면 게임을 껐다 켜도 된다. 껐다 키면 마지막으로 입장한 층의 처음으로 되돌아가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얼핏 보기엔 로그라이크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쉬운 게임이 아닐까 싶지만, 실제로 플레이해보면 꽤 어렵다. 상황에 따라서 어쩔 수 없이 죽어야 하는, 어떻게 보면 불합리하다고 느껴질 만한 게임 설계가 엿보이기 때문이다. 턴제라서 고도의 컨트롤이 필요 없기 때문에 조작 난이도 자체는 낮은데, 짜증날 정도로 변수가 많다. 대표적으로 에너지, 트랩, 오염도, 오세와치가 있다.
먼저 에너지는 앞서 설명했듯 10턴 당 1씩 닳게 되고, 에너지 게이지가 0이되면 1턴 당 생명력이 1씩 감소한다. HP와 달리 자연 회복도 되지 않는다. 만약에 운이 좋지 않아서 에너지 회복 아이템이 잘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파밍이 굉장히 잘되서 싸워서 질 일이 없는 상황에도 배터리가 없으면 움직이는 것 만으로도 체력이 닳게 되고, 결국 죽게 된다.
파밍이 아무리 잘됐어도 우측 상단 에너지 게이지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면, 기다리는 것은 죽음 뿐이다.
그렇다고 에너지를 아낀다고 최단 거리로 다음 층으로 향하게 되면 높은 확률로 일찍 죽게 된다. 층이 높아질 수록 강력한 적이 등장하게 되는데, 이전 층에서 적을 많이 쓰러뜨려 레벨을 높이고, 다양한 아이템을 파밍해 가방을 든든하게 챙겨오지 않으면 이기기 힘들기 때문이다. 에너지 회복 아이템은 비교적 자주 나오는 편이지만, 운이 안 좋다면 충분한 회복 아이템을 얻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방심할 수 없다.
에너지 부족을 절실히 느낄 때가 있다면 플레이어로부터 도망가는 적을 조우했을 때다. 만약 도망가는 적을 마주쳤다면 벽으로 몰아 세워서 잡거나, 투척류 아이템으로 잡을 필요가 있다. 만약 투척류 아이템도 없고 근처에 몰아 세울만한 적당한 벽도 없다면 벽이 나올 때까지 뒤쫓아야 한다. 그만큼 에너지를 쓸떼 없이 소모하게 되는 것이라 부담이 크다. 플레이어로부터 도망치는 짜증나는 적은 대표적으로 박스, 쥐, 갑충 등이 있다.
도망가면 그냥 안 잡으면 그만이냐고 말할 수 있지만, 도망치는 적은 대부분 처치 시 높은 경험치와 함께 쓸만한 아이템을 주기 때문에 잡을 수 있으면 잡는 것이 좋다. 특히 쥐는 울며 겨자먹기로 잡게 돼 있다. 쥐는 공격 시 플레이어가 가진 아이템 중 하나를 훔쳐가는데, 훔친 시점 냅다 도망을 치기 시작한다. 만약 중요한 아이템을 도둑 맞았다면 되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쫓아야 한다. 쥐는 플레이어와 속도가 같아서 투척물이나 원거리 스킬이 없으면 벽에 몰아 세울 때까지 잡을 수 없다. 만약에 긴 시간 동안 쫓아다니기만 해서 에너지는 크게 줄었는데 잡지도 못했다? 그냥 새 게임을 기약하는 것이 좋다.
하루 종일 도망치는 박스, 쥐, 갑충 같은 적을 쫓아 다니는 것은 무척이나 피곤한 일이다.
여유가 있다면 투척류 아이템으로 잡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에너지의 경우 그나마 최대한 아끼면서 진행하면 다양한 방법으로 회복할 수 있기 때문에 불합리하다는 느낌은 덜하다. 하지만 여기에 '트랩'이 더해지면 상당히 골치 아파진다. 층 마다 랜덤으로 바닥에 보이지 않는 함정이 생성되는데, 밟을 경우 특정 턴 동안 잠들 거나, 현재 체력의 절반이 날아가거나, 일정 확률로 행동이 불가능하거나, 랜덤 위치로 텔레포트 되거나, 부식 대미지를 입거나, 소지 중인 아이템이 오염돼 쓸모 없게 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는다.
개인적으로 가장 악랄하다고 느낀 것은 수면 트랩과 흡입 트랩이었다. 수면 트랩은 한 번 잠들면 꽤 오랜 턴 동안 깨어나지 못하는데, 만약 주변에 적이라도 있다면 죽을 때까지 맞아야 한다. 흡입 트랩은 주변의 모든 적을 끌어들이는 트랩이다. 해당 방에 적이 없으면 아무런 효과가 없는 트랩인데, 만약 적이 많다면 한 순간에 적들에게 둘러쌓인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아찔하고 끔찍했던 슬립 트랩. 적이 많은 곳에서 잠들기라도 했다간...
트랩은 층의 모든 트랩의 위치를 밝혀주는 '적외선 투시경' 혹은 '프로비넌스' 아이템을 사용하거나, 공격으로 숨겨져 있는 위치를 공격하면 발견할 수 있다. 다만 모든 행동에는 턴이 소비되고, 턴의 소비는 에너지 소비와 직결한다는 걸 생각한다면 무작정 보이지 않는 트랩을 확인하기 위해 모든 칸에 공격하고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조심하지 않고 마구 돌아다니다 보면 트랩을 밟고 순식간에 죽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니 상당 부분 운에 맡길 수 밖에 없다. 양심은 있는지, 반드시 지나갈 필요가 있는 방과 방을 잇는 통로에는 트랩이 생성되지 않는다. 트랩을 밟게 되는 경우는 대부분 적을 쫓거나, 적에게 쫓기는 상황이다.
아이템으로 확인한 트랩의 위치, 보라색 네모가 트랩이다. 아찔한 저 숫자를 보라.
오염도는 높을수록 아이템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존재다. 오염도가 낮을 경우 온전히 아이템의 효과가 발휘되고, 적당히 오염됐을 경우 본래 효과에 잠들거나, 몸이 마비되는 등 부정적인 효과가 더해진다. 완전 오염됐을 경우 본래 효과가 아예 사라져 사용 시 패널티만 주어진다. 그렇다고 무작정 오염도가 높은 아이템을 버리고만 다닐 순 없는데, 이 오염도도 자원의 일종으로 나중에 아이템을 제작하려면 어느 정도 필요하다. 일부러 오염도 높은 아이템을 들고 게임을 클리어해야 오염 자원을 획득할 수 있다.
오염도가 높은 아이템은 본래 효과를 잃어버린다.
일부 아이템은 오염도에 따라 패널티가 부여되기도 한다.
당연하지만 토리코에게 먹을 것을 줄 때도 되도록 오염되지 않은 것을 줄 필요가 있다. 너무 많이 먹이면 병에 걸린다.
마지막으로 골치 아픈 요소가 바로 토리코의 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오세와치다. 토리코의 건강 상태도 턴이 지날 때마다 시시각각으로 변한다. 조금씩 배고픔이 감소해 허기 상태가 되면 먹을 것을 줘야 하고, 배변으로 거주지가 더러워지면 청소도 해줘야 한다. 먹을 것을 주는 것은 테라리움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배고프다는 알람이 뜨면 무조건 던전 진행을 포기하고 나가야 한다.
꿀잼 게임을 즐기고 있다가도, 오세와치가 울리는 순간 분위기가 싸해진다.
청소와 놀아주기는 그나마 오세와치의 특수 기능으로 던전 진행 중에도 할 수 있지만, 최대 에너지의 3~40%를 소비하기 때문에 자칫 던전 공략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 오죽하면 레벨 업 스킬 중에 오세와치의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능력이 있을 정도다. 만약 건강 상태 악화 알림을 무시하고 계속 던전을 진행하면 토리코가 병이 걸리고, 최악의 경우 죽을 수도 있다.
가장 최악인 경우는 딱히 건강 상태가 나쁘지 않아보였는데 던전에 들어갔더니 갑자기 병이 생기는 것이다. 던전 입장 전 아무리 토리코의 만복도를 올려주고, 청소도 하고, 놀아줘서 행복하게 해놔도, 돌연 특수한 병에 걸릴 수 있다.
기자의 경우 밥도 주고, 청소도 해주고, 놀아주고, 토리코의 모든 파라미터를 풀로 채워 만전을 기한 뒤 던전에 입장해서 건강 상태 악화로 방해당할 일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부유 해파리'에 기생됐다면서 당장 돌아오라는 알림이 떴다. 마침 파밍도 잘되서 꿀잼 게임을 즐기고 있었던 상황, 아쉬움을 뒤로하고 포기를 누르고 나가야만 했다. 토리코에게 달려가보니 징그러운 모습의 해파리에게 기생 당해 공중에 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치료를 위해 특수 던전에 입장, 수술대와 수술 메스를 만들어 외과 수술을 해야만 했다.
토리코가 병에 걸리면 총 3층으로 이뤄진 치료제 전용 특수 던전에 입장해 아이템을 모으고, 치료제를 만들어 치료해 줘야 한다. 치료제를 만드는 과정은 스토리 진행과 무관하기 때문에 게임 공략이 더뎌지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으아악 이게 뭐야
병에 걸리면 스토리와 관련 없는 한정 던전이 열린다.
생각보다 본격적인 치료가 행해진다.
요컨대 게임에 변수가 너무 많다. 변수가 로그라이크의 장점이자 재미이지만, 보이드 테라리움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모든 것이 변수로 작용한다. 랜덤으로 주어지는 상황을 짜맞춰서 매번 새로운 "생각대로" 플레이가 가능한 것이 로그라이크의 재미라면, 보이드 테라리움은 변수가 너무 많아서 생각대로 굴러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만약 착실히 빌드를 쌓아 나가면서 나만의 조합으로 던전을 클리어 해나가는 재미를 생각했다면 다소 실망할 지도 모른다. 최대한 변수를 줄이는 방법이 레벨 업 스킬을 전부 기본 능력치 강화 패시브 스킬로 선택하는 것인데, 그렇게 하면 게임은 쉬울 지 몰라도 진행이 항상 비슷해서 지루하고, 금방 질리게 된다.
사실 보이드 테라리움은 순수한 로그라이크라고 보기 어렵다. 죽어도 괜찮은데다가, 테라리움을 업그레이드 할 때마다 로봇의 기초 능력치가 올라가 점점 난이도가 쉬워지고, 후반에는 특별한 레시피를 통해 처음부터 스킬을 배우고 던전에 입장하거나, 특정 스킬이 잘 뜨게 하는 등 강화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대부분 던전이 비슷한 구조이고, 등장하는 적 종류가 다양하지 못하고, 얻을 수 있는 스킬도 다양한 조합을 해보기엔 주어지는 습득 기회가 적은 편이라 로그라이크 특유의 파밍을 통해 다양한 최강 능력을 만들어 싸우는 재미는 떨어지는 편이다.
던전이 달라져도 적의 색만 달라질 뿐, 어디서 보던 얼굴들이 많다.
다른 스킬, 같은 아이콘. 성의 없어 보이기도 하고, 다양하지 못하는 느낌을 준다.
스킬이 많지 않다보니 이런 웃기지도 않는 선택지가 주어질 때도 간혹 있다.
또 턴제 게임임에도 치밀한 수읽기나 전략이 중요한 것도 아니라 적과 마주보고 서로 치고 받는 원시적인 플레이가 강제돼 레벨 업 스킬을 배울 때 반강제적으로 기초 능력치 증가 위주로 올리게 된다는 점 때문에 생각보다 게임이 쉽게 질린다. 스토리와 함께 곁들여 즐길 땐 제법 괜찮았지만 엔딩을 한 번 보고 났더니 계속 할 마음이 들지 않는달까, 스토리가 빠진 보이드 테라리움은 그다지 맛있지 않다고 해야할까, 로그라이크 게임들이 목표로 하는 '사골' 게임이 되기엔 다소 역부족인 부분이 많다. '아이작의 번제', '엔터 더 건전' 같은 걸쭉한 사골 국물을 맛 볼 수 있는 로그라이크 게임을 원한다면 추천하기 어렵다. 작은 게임 볼륨에 비해 가격이 다소 비싼 감도 있다.
보이드 테라리움의 핵심은 어디까지나 테라리움을 꾸미고, 토리코를 보살피는 것에 있다. 토리코가 건강할 때 웃음 짓고, 아플 때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누워서 눈물 짓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자연스럽게 좀더 잘 지낼 수 있도록 주변 환경을 가꿔주고 싶어진다. 밥을 먹이고, 쓰다듬어 줄 때의 상호작용, 가구를 놓아주었을 때 사용하는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고 있으면 뭔지 모를 벅차오르는 것이 있다. 스토리도 흥미롭고, 나름의 반전도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
아름다운 세계, 보기와는 다르게 잔혹한 스토리, 기계이지만 누구보다 감정이 풍부한 팩토리AI와 귀여운 소녀 토리코와 함께하는 독특한 보이드 테라리움의 세계관은 절로 몰입하게 되는 매력이 있다. 독특한 세계관을 선보이는 스토리 게임이나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가벼운 로그라이크, '로그라이트' 게임을 찾고 있다면 꼭 한 번 플레이해보길 바란다.
게임은 어디까지나 귀여운 토리코를 보는 것이 핵심. 로그라이크는 덤이다.
스토리도 좋고, 던전도 단순하지만 나름 중독성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
작성 / 편집 : 안민균 기자 (ahnmg@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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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토리코를 말하는줄ㅋㅋㅋㅋㅋㅋㅋㅋ 대못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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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을 제가 비난했나요? ㄷㄷ 지금까지 니폰이치가 그래왔듯 볼륨에 비해 비싼 가격 그대로 유지한다 정도로 얘기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여기 댓글들 대부분이 다 가격 얘기하고 있는데 굳이 저에게만 대댓글 다신 이유가 궁금하군요. 구매를 결정하는 건 소비자의 권리라고 본인이 얘기했듯 각자가 구매여부를 판단하면 됩니다.
(IP보기클릭)175.202.***.***
게임은 맘에 들지만 가격은 맘에 들지 않는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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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이래서 못사겠다는게 구매 결정 여부 아닌가여
(IP보기클릭)59.14.***.***
20달러 정도면 할만한 게임. 풀프라이스???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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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달러 정도면 할만한 게임. 풀프라이스???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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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맘에 들지만 가격은 맘에 들지 않는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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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이상한 던전 시리즈 인줄 알고 구매했는데 약간 달라요 아니 많이 다르다고 해야되나? ㅎㅎ 나름 재밋었는데 실망은 좀 함 내가 원한건 이상한 던전 풍렌의 시렌 시리즈 였다구 ㅜㅜ | 21.08.23 16: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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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를 결정하는 건 소비자의 권리이듯 가격을 결정하는 건 판매자의 권리죠. 그로인한 결과를 우리가 책임지지않듯 가타부타 가격을 비난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21.08.18 12:00 | |
(IP보기클릭)121.128.***.***
레벨1889
가격을 제가 비난했나요? ㄷㄷ 지금까지 니폰이치가 그래왔듯 볼륨에 비해 비싼 가격 그대로 유지한다 정도로 얘기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여기 댓글들 대부분이 다 가격 얘기하고 있는데 굳이 저에게만 대댓글 다신 이유가 궁금하군요. 구매를 결정하는 건 소비자의 권리라고 본인이 얘기했듯 각자가 구매여부를 판단하면 됩니다. | 21.08.18 14:08 | |
(IP보기클릭)114.206.***.***
레벨1889
가격이 이래서 못사겠다는게 구매 결정 여부 아닌가여 | 21.08.18 15:14 | |
(IP보기클릭)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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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토리코 라길래 그 게임인줄 알고 들어왔습니다. | 21.08.25 09: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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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ㅋㅋ | 21.08.25 22: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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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토리코를 말하는줄ㅋㅋㅋㅋㅋㅋㅋㅋ 대못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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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상 모든 식재료 대한 감사를 담아서 잘먹겠습니다 | 21.08.27 16: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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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요ㅋㅋㅋㅋ | 21.08.31 00: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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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 토리코가 귀엽다고 말하는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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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라스트 가디언의 토리코 생각하고 왔는데... 생각보다 흔한 이름인가봐요. | 21.08.30 22: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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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물어 보길래.. 아마 토리는 새라는 뜻이고 코는 아들자子자 쓰는 일본이름의 어미 같아.. 아마 아기새라는 뜻이겠지 라고 해준 기억이 납니다. | 22.04.26 15:2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