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바이오뮤턴트 | 출시일 | 2021년 5월 27일 |
개발사 | 익스페리먼트 101 | 장르 | 오픈월드 액션 RPG |
기종 | PC, PS4, PS5, XONE, XSX/S | 등급 | 12세 이용가 |
언어 | 완전 한국어화 | 작성자 | Graz'zy |
※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스포일러처럼 보이는 것도 스포일러가 아닙니다. 게임 자체가 스포일러할만한 내용이 없습니다.
흔히 리뷰어가 어떤 작품을 소개할지 결정할 때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조건이 인지도·화제성이다. 미처 빛을 보지 못한 모래 속 진주를 찾아내는 것도 리뷰어의 낭만적 소임이겠으나, 실상은 매분기 굵직한 기대작만 쳐내기도 힘이 부치는 까닭이다. 거기다 화제성이 애매한 작품은 완성도도 애매하기 일쑤라 쓸 말도 마땅찮으니 결국 독자 반응까지 애매해지곤 한다. 애초에 해변이 모래 반, 진주 반이면 ‘모래 속 진주 찾기’란 관용구가 존재할 리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다수 중소 규모 게임은 필자에게 리뷰 업무 자체가 떨어지지 않는 편이다.
다만 금번 리뷰할 ‘바이오뮤턴트(BIOMUTANT)’는 좀 예외다. 본작은 어느 모로 보나 중소 규모 게임이다. 개발사는 스웨덴의 조막만한 스튜디오고 스탭롤을 쭉 내려보면 성우 및 해외 현지화 인력까지 다 합쳐도 불과 수십 명 남짓. 솔직히 필자는 게임을 해보고서야 이 개발사에 대해 찾아봤지만 말이다. 왜냐하면 그간 막연히 ‘바이오뮤턴트’가 대작이라 여겨왔으니까. 다들 비슷하지 않은가? 오픈월드 액션 RPG라서, 스크린샷이 그럴싸해서, 주인공이 동물이라서, 3년 전 PS 아레나서 일찍이 눈도장을 찍어서, 혹은 자신감 넘치는 가격 책정 때문에라도 말이다.
요는 ‘바이오뮤턴트’가 A급이라 잘못 알려진 B급 게임이란 것이다. 이게 개발사나 유통사가 의도한 바인지는 모르겠다. 딱히 개발사가 규모나 경력(‘저스트 코즈’를 만든 아발란체 출신이다)을 속였다거나 유통사가 과장 광고를 했다는 얘긴 들어보지 못했다. 어쨌든 게임이 응당 받아야 할 수준 이상의 관심을 모아 판매에 득을 보긴 했으리라.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본작을 주시해온 독자라면 이미 항간에 나도는 흉흉한 소문을 접했을 터이다. 필자의 평가도 그와 다르지 않으므로, 여기서는 ‘바이오뮤턴트’가 왜 그리 나쁜지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일찍 눈도장을 찍은 덕분인지 그냥 고양이 때문인지, '바이오뮤턴트'는 필자의 뇌리에 남은 작품이었다.
그렇게 드디어 게임이 출시되긴 했다. 성우 더빙까지 했고. 그런데… 그나저나 영상은 참 재미있어 보인다.
까칠냥 검객의 포스트 아포칼립틱 오픈월드 액션 RPG
‘바이오뮤턴트’의 시공간적 배경은 작중 자세히 언급되진 않지만 먼 미래 지구인 듯하다. 극심한 환경 오염으로 인류가 사라진 후(우주로 떠났든 다 죽었든), 남겨진 돌연변이 동물들이 나름의 문명을 일구며 살아간다. 여기서 주인공은 떠돌이 낭인으로, 어려서 괴한의 습격으로 부모님을 잃고 방황하다 복수를 위해 막 고향으로 돌아온 참이다. 그러다 우연히 노사(老師)를 만나 세계를 지탱하는 생명의 나무가 거대한 괴물들에게 갉아먹히고 있음을 듣게 되고, 이에 부족들을 규합하여 평화를 이룩할지 혹은 혼돈을 불러올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상술했듯 본작은 오픈월드 액션 RPG로, 이 장르에서 기대할만한 각종 요소가 겉보기에는 거진 구비되어 있다. 우선 캐릭터의 성장에 관여하는 부분을 보자. 활력(생명력, 방어도), 힘(근접 피해량), 지능(초능력, 내가기공, 내가기공 재생), 민첩성(이동 속도), 매력(흥정), 행운(치명타 확률, 전리품 획득률)까지 다섯 능력치. 대검, 한손검, 둔기, 철권, 권총, 소총, 산탄총, 저격총 등 다채로운 근접 및 원거리 무기. 머리, 어깨, 몸통 등 총 일곱 부위 방어구. 이들 장비는 일반, 우수, 탁월, 궁극 등급으로 나뉘며 직접 제작하거나 부품을 붙여 더 흉악하게 개조할 수 있다.
당신이 야생의 크레토스입니까! 외형이 초기 능력치에 따라 바뀌는데, 재미있기도 하고 좀 거슬리기도 하다.
경험치를 모아 레벨업을 하고 포인트를 투자해 스킬을 해금하고 파밍하여 장비를 맞추고. RPG의 기본 구조는 갖췄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무기별 스킬에 해당하는 웅푸. 벼락을 뿌리고 하늘을 날기도 하는 정신 능력 및 생물 유전 형질. 열기, 냉기, 방사능, 생물 위험의 네 개 속성 및 저항력. 선 또는 악 성향을 나타내는 오라. 전투를 보조하거나 활강 능력을 부여해주는 자동인형. 조련 혹은 메인 퀘스트를 통해 입수하는 다양한 탈 것. 이 모든 것이 세계를 여행하며 임무를 수행하고 적을 쓰러트려, 그 전리품이나 탐험 보상을 획득하면서 점차 강화되고 풍부해지는 성장 요소다. 즉 캐릭터 레벨업과 아이템 파밍으로 즐거움과 만족감을 주는 RPG의 기본 구조는 갖춘 셈이다.
오픈월드의 규모는 그리 대단치 않으나 끽해야 뛰거나 말을 타는 기동성을 고려하면 (그리고 후술할 이 세계의 공허함을 생각할 때) 적절한 크기로 느껴진다. 오픈월드인 이유는 어디까지나 비선형적 진행과 개방감을 추구한 결과로 NPC는 고정형이며 무작위 조우 이벤트 같은 건 없다. 중앙에 위치한 생명의 나무로부터 네 갈래로 뿌리가 뻗었고 그 끝에는 메인 퀘스트 중간 보스인 세계포식자가 존재한다. 또한 여섯 부족이 저마다 총본산과 두어 개 전초기지를 영토로 지녔으며 그 외 지역은 파밍 및 서브 퀘스트를 위한 폐허나 숲, 평지 정도다.
물리 공격 스킬인 웅푸와 초능력 스킬인 정신 능력, 생물 유전 형질의 조합으로 다채로운 전투가 가능하다. 가능은 하다.
오픈월드는 그리 크진 않으나 아쉬울 정도는 아니다. 대부분 사냥과 파밍을 위한 폐허, 숲, 들판으로 채워졌다.
호쾌한 전투, 다채로운 제작, 아름다운 풍광일 뻔했던 것
시스템 소개가 너무 길어지니 나머지는 평가를 곁들이며 적겠다. 우선 ’바이오뮤턴트’에서 좋은… 아니, 정확히는 좋을 뻔한 부분은 이러하다. 각양각색 근거리, 원거리 무기와 초능력이 혼재된 난전은 상당히 속도감 넘치고 흥분된다. 응푸는 기본 조작의 조합으로 발동하여 (가령 학무권은 회피 → 근접 공격 → 원거리 공격) 나름 손맛이 있다. 생물 유전 형질과 정신 능력으로 구분된 초능력은 종류가 16개나 되고 효과도 꽤 재미있다.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근접전 시 타격감 실종은 필자도 동의하는 바나, 그럼에도 전투는 본작에서 가장 긍정적인 면이다.
장비 제작 역시 나쁘지 않은 편이다. 파밍을 하다 보면 완제 장비도 잘 나오지만 부속품이 더 많이 쌓이기 마련이다. 이런 잡동사니들을 장비에 붙여 성능을 높이거나 아예 새로운 무기를 만들 수 있다(방어구는 안된다). 우선 무기의 종류를 정의할 뼈대를 고르고 거기에 검이라면 자루, 총이라면 손잡이와 총열 등을 붙이면 끝. 뼈대를 교체할 수 없다는 점만 빼면 완제 장비의 개조도 제작과 별반 다르지 않다. 뼈대 및 부속품에도 등급이 있어 특수 효과나 속성이 붙기도 한다. 다만 온갖 잡동사니를 제멋대로 기워 붙인 모양새는 호불호가 갈릴 법하다.
솔직히 전투가 이만하면 재미있는 거 아닌가 싶다. 타격감이 좀 걸리긴 해도 여전히 본작에서 가장 긍정적인 부분이다.
무기 제작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과 잘 어울리는 좋은 시도였으나, 딱히 흥미가 동하는 부품이 부족하다.
오픈월드의 풍광도 썩 훌륭하다. 전체적인 그래픽 품질이 높거나 오픈월드가 내실 있다는 게 아니라 그냥 풍광이 훌륭하다는 것뿐이지만. 쨍한 광원으로 눈속임을 했든 알록달록 색감으로 마술을 부렸든 어쨌든 보기에 좋으면 된 거 아닐까. 거기다 비교적 빠른 달리기와 2단 점프는 물론 스태미나의 제약도 없어 숲과 들판을 상쾌하게 뛰어다닐 수 있다. 간혹 나쁜 오픈월드 게임은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곤욕스럽기도 한데 이를 즐겁게 만든 점은 칭찬할 만하다. 솔직히 이조차 눈이 괴롭거나 느리고 불편했다면 배겨낼 사람이 없었을 게임이긴 하다.
그러면 왜 좋은 부분이 아니라 좋을 ‘뻔한’ 부분일까. 분명 전투의 첫인상은 나쁘지 않지만 얼마간 게임을 하고 보면 점차 지루한 반복 노동으로 변질된다. 이유는 첫째, 응푸의 가짓수가 너무 적다. 액션 RPG라면 레벨업을 할수록 스킬 트리가 해금되며 새롭고 강력한 기술로 성장을 체감하는 게 정석이다. 그러나 본작은 추가로 익힐 응푸가 무기별로 2~3개뿐이다. 둘째, 그렇다고 무기를 이것저것 쓰고 초능력을 곁들일 유인이 없다. 전투가 너무 쉽고 특별한 공략을 필요로 하는 적도 매우 드물다. 갑옷을 입고 방패를 든 적 정도가 총알이 좀 안 박힌다.
전체적으로는 2021년에 걸맞은 그래픽 품질은 아니나 풍광만 놓고 평하자면 볼만하다. 멀리서 봐야 좋다.
달리기도 빠르고 2단 점프와 패러글라이딩까지 된다. 물론 탈것도 존재한다. 오픈월드 탐험 자체는 쾌적한 편.
내가 공격할 수단이 다양해도 그걸 접수해줄 적이 다양하지 않다면 다 무슨 소용인가. 본인이 굳이 이 무기 저 무기 다 한 번씩 써보겠다면 말리진 않겠지만 그것도 잠시뿐이다. 어차피 조작 방식이나 연출에서 현격한 차이는 없으니까. 전투가 도전적이지 않다는 건 무기 제작의 필요성까지 저해한다. 그리고 무기 제작, 나아가 파밍에는 또다른 허점이 존재한다. 처음에는 풍성해 보이던 무기, 뼈대, 부속품의 효과가 알고 보면 다 그게 그거다. 그저 공격 속도와 치명타 확률 같은 게 미세하게 다를 뿐이다. 결국 폐지 줍기임을 깨닫는 순간 흥미는 급감한다.
오픈월드는 꽤 볼만하지만 실상은 공허하기 짝이 없다. 개발사가 아발란체서 ‘저스트 코즈’ 만들던 인력들이라 고질병이 도진 듯싶다. 일단 메인 퀘스트와 서브 퀘스트는 다음 단락에서 다룰 테니 옆으로 치워두자(참고로 아주 별로다). 그러면 본작의 오픈월드에 뭐가 남느냐. 곳곳에 산재한 폐허에서의 전투와 파밍이 남는다. 그런데 우린 이미 전투가 똑같은 기술을 가지고 똑같은 적들을 상대하는 반복 노동이며, 파밍은 폐지 줍기임을 깨닫지 않았는가. 거기다 일견 좋아 보이던 풍광도 막상 가까이서 보면 특정 건물이나 지형을 통째로 복/붙한 게 대부분이다.
게임이 너무 쉽고 적도 다양하지 않아 굳이 전투 방식을 바꿀 필요가 없다. 2~3회차씩 즐기고픈 게임도 아니고.
처음에는 고등급 장비를 얻었을 때 큰 희열을 느꼈으나, 결국 수치만 조금씩 다른 폐지 줍기임을 깨닫게 된다.
차라리 대사가 아예 없다면 이렇게 괴롭진 않을 텐데…
여기까지가 그나마 좋은 부분이다. 그냥 저냥 평범한 수준이지만 ’바이오뮤턴트’에선 평범이면 좋은 거다. 이제 본작이 완전히 망쳐버린 부분으로 넘어가자. 우선 명색이 RPG임에도… 아니, 그 어떤 장르의 어떤 게임과 비교하더라도 스토리가 말도 안되게 나쁘다. 앞서 설명한 배경 설정이 사실상 내용의 전부다. 주인공을 포함한 그 어떤 캐릭터도 깊이가 전혀 없고 심지어 대사 대부분이 복/붙이나 다름없어 기괴하기까지 하다. 정확히 말해 게임 전체가 북/붙이고 그 와중에 대사까지 복/붙된 느낌이다. 대사가 복/붙이라니 과장이 심한 것 아니냐고? 이건 진짜다.
메인 퀘스트는 크게 두 갈래다. 첫째, 생명의 나무를 구하라. 둘째, 부족 전쟁을 종식시켜라. 생명의 나무를 구하려면 네 갈래로 뻗은 뿌리 근처에서 특정 NPC를 도와준 후 세계포식자를 처치해야 한다. 이 과정이 토시 하나 안 틀리고 다 똑같다. 나누는 대화까지 그렇다. 각자의 직업에 따라 살짝 변주를 줄 뿐이다. 잠수부: 인생이란 파도와 같지. 그래도 복수를 할 텐가? 정비공: 사람 사는 게 참 기계 조립 같아. 그래도 복수를 할 텐가? 과학자: 삶이란 곧 수학 공식. 그래도 복수를 할 텐가? 마부: 사는 건 동물을 기르는 것과 비슷해. 그래도 복수를 할 텐가?
기억 상실(인데 어떻게 복수를 하러 돌아왔지?)인 주인공한테 갑자기 나타난 노인이 세계를 부탁하고, 그걸 또 들어주고.
인생에 대해 한 마디씩들 안 하면 죽는 병에 걸렸다. 마치 한 명의 개발자가 여러 NPC의 입을 빌려 똑같은 소릴 반복하는 것처럼.
부족 전쟁은 더 나빠서 심지어 웃기기까지 하다. 여섯 부족은 선 선향 셋, 악 성향 셋으로 이들 사이를 오가며 뭔가 거대한 갈등이 펼쳐질 것 같지만 그런 건 없다. 극초반에 합류할 세력을 하나 고르긴 한다. 그리고 적대 세력의 전초 기치를 차례로 공략하는데 이 또한 전부 복/붙. 부족마다 독특한 적들이 나올까? 어허, 당연히 복/붙이다. 가장 웃긴 점은 부족 다섯 가운데 둘만 쓰러트리면 나머지가 전부 항복하며 부족 전쟁이 끝난다는 거다. 안 받아줘도 되지만 굳이? 개발사가 “이거 너무 지루하죠ㅎㅎ; 여기까지만 하셔도 되요.”라고 양해를 구하는 듯하다.
서브 퀘스트는 (잠시 국내 개발사들에게 심심한 사과를 전하며)국산 모바일 게임보다 별로다. 정말 심각하다. 엄밀히 말해 서브 퀘스트라 부를 수조차 없다. 길가나 마을에서 머리에 느낌표를 띄운 NPC를 만나면 눈알 기계니 중얼 상자니 양철 꽥꽥이 같은 소릴 한다. TV나 라디오처럼 과거 인류가 쓰던 물품들 이야기다. 그러면 이제 오픈월드 전역에 존재하는 TV, 라디오 같은 걸 찾아다니는 거다. 각각 적게는 5개에서 많게는 15개 정도가 있다. 이게 전부다. 그냥 수집품 모으기 도전 과제다. 차라리 닭을 잡아먹는 여우 50마리 잡아주세요~가 그리울 지경이다.
부족 전쟁은 재미없는 전초기지 공략의 반복일 뿐이다. 개발자조차 그걸 인정하는 듯, 갑자기 전부 항복해버린다.
서브 퀘스트는 별다른 서사도 없는 수집품 모으기이며, 그 과정에서의 퍼즐도 정말이지 성의 없다. 그나마 무척 쉬워서 다행.
이미 최악인, 없는 거나 다름없는 스토리를 더 망치는 건 어지간해선 불가능하다. 그런데 ‘바이오뮤턴트’는 그 힘든 일을 해냈다. 바로 개똥 철학과 고유 명사로 말이다. 상술했듯 본작에는 선, 악 성향을 나타내는 오라가 존재하지만 실상 원하는 데로 올리기도 쉽고 별다른 영향조차 없다. 근데 개발사는 여기에 뭔가 큰 의미라도 두는지 만나는 NPC마다 인생이 어떻고 선택이 어떻고 진짜 별거 없는 대화조차 길고 복잡하게 꼬아버린다. 심지어 컨셉 잡는다고 레이더를 찌릿 쟁반 같은 식으로 오묘한 고유 명사까지 남발하니 듣는 내가 먼저 미쳐버리겠다.
모처럼 동양풍 게임이니 무협 액션이니 하는 것도 다 거짓이다. 애초에 동양 비슷하기라도 한 건 주인공 초기 복장과 노사, 그리고 단 두 부족뿐이다. 그나마도 고증하는 척도 안 한 오리엔탈리즘 범벅이고. 무술은 이름만 따왔는데, 일례로 2단 점프 사격이 당랑권(螳螂拳, 사마귀 권법)이다. 나머지는 여느 포스트 아포칼립스물과 다를 바 없는데다 이조차 중구난방. 누구는 거적대기인데 누구는 우주복이고, 누구는 황비홍 코스프레인데 누구는 엘비스 프레슬리 코스프레고. 아예 디자인의 기준조차 없다. 수인이 잔뜩 나오는데 그 누구도 귀엽거나 멋지지 않다니.
철학을 넣는 거야 자유지만 왜 수준이 국민학교 도덕책이냐고… 남을 돕는 선이 최고야 vs 아니야, 내 맘대로 하는 악이 최고야!
공식 웹사이트에 당당히 박힌 Biomutant is a post-apocalyptic 'Kung-Fu' fable이란 표현은 사기로 고발 당해도 할 말이 없다.
꿈을 꾸다 실패할 순 있다, 그걸 제값 다 받고 팔진 말자
아, 다들 고통을 호소하는 나레이션은 고민 끝에 단점에서 제외했다. 아마도 슈퍼자이언트의 ‘배스천’이나 ‘트랜지스터’ 같은 효과를 기대한 듯한데, 결과는 망했지만 의도는 순수했다고 본다. 제아무리 나레이터의 목소리가 좋다 한들 무수히 많은 대화가 오가는 RPG에서 모든 대사를 나레이션 처리한 건 대체 누구 머리에서 나온 생각이냐. 그래도 스토리와 대사가 멀쩡했다면 비교적 괜찮았으리라. 정신 나간 소리를 적어준 개발사의 원죄이지 그걸 읽은 나레이터나 나레이션이란 기법 자체를 탓할 순 없다. 이런 일에 혹사당한 한복현 성우가 안타까울 뿐.
그럼 정리해보자. ‘바이오뮤턴트’는 오픈월드 액션 RPG의 바다 같이 넓은 콘텐츠를 전부 갖춘 척하지만, 그 깊이는 손가락 한마디 겨우 들어갈까 싶은 졸작이다. 이 게임이 다소 어설프다는 건 1시간만 해봐도 알 수 있다. 그러나 본작의 진면목은 엔딩까지 달리면서 충격적인 복/붙을 겪어봐야 비로소 와닿을 터이다. 그래서 본고에는 “난 할만하던데?”나 “솔직히 이정도로 깔 건 아님” 같은 댓글이 달릴 것만 같다. 누구나 엔딩을 보고 리뷰를 읽진 않으니까. 필자처럼 게임을 잡으면 엔딩까지 봐야 직성이 풀리는 일부 저주 받은 자들만이 이 고통을 이해하리라.
대강 이런 식이다. 처음 1시간: 으아~ 구려; → 3~5시간: 뭐야, 은근히 매력 있는데? → 엔딩까지 남은 시간: 죽여줘…
열심히 녹음했을 성우에게는 미안하지만, 나레이션을 도저히 견디기 힘들다면 설정에서 소리와 빈도를 줄일 수 있다.
본작의 개발사는 나름대로 야심이 컸던 게 아닐까? 마치 골조만 웅장하게 세워 두고 벽돌 두어 개 올려 완공해버린 건물을 보는 기분이다. 생각해보라. 어쨌든 가짓수는 많은 무기, 유명무실해진 선/악 성향, 여섯이나 되는 부족과 전쟁 구도, ‘야생의 숨결’을 즐기다 잠시 뽕에 차서 기획한 듯한 네 지역의 메인 퀘스트와 세계포식자들, 이상하게 초반부에만 흔적이 남아있는 동양풍 세계관, 그리고 그 와중에 쓸데없이 (비교적) 완성도 높은 전투 등등. 거기다 복/붙이라도 가까운(4시, 8시) NPC 퀘스트보다 나중(2시, 10시) NPC 퀘스트가 품질이 떨어진다.
즉 보다 원대한 무언가를 꿈꾸다 중과부적으로 실패했고 부족분은 이미 완성해둔 걸 복/붙하여 서둘러 마감한 건 아닐까. 사실 20~30명이서 제대로 된 오픈월드 액션 RPG를 만들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여기서 묻고 싶은 바는, 그럼에도 이걸 만들려 한 이유가 무엇일까? 흔히 인디가 비주류 장르를 선호하는 건 대기업도 다 하는 주류 장르에 도전해봐야 하위호환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은 ‘바이오 뮤턴트’를 굳이 오픈월드 액션 RPG로 만들었다. 덕분에 중소 규모 게임으로선 대단한 관심과 기대를 모았고. 글쎄, 결과로 평하자면 최소 무능. 최악의 경우는…
'바이오뮤턴트'는 정신이 혼미해지는 엔딩을 통해 졸작에서 괴작으로 진화하는데, 본고에선 다루지 않았다. 관심 있다면 찾아보길.
※ 언제나처럼 본고는 졸필의 사견일 뿐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감상 공유를 부탁드립니다.
작성 및 편집: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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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친구가 디코로 하길래 잼냐고 물어봤더니 풀프라이스로 즐기는 싱싱한 똥덩어리라던데 진짠가보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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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가로 구입하다간 피보는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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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만에팔고 dlc예정도없고 앤썸꼴나것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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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똥겜 콜렉션에 추가할만한 레벨인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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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 정상가로 구매한 사람입니다...ㅡㅜ; 아직 비닐도 안뜯었는데 흑... | 21.06.20 04: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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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ㄹㅇ 나레이션대신에 캐릭터에게 말걸면 자막으로나왔어야했음 무슨 나레이션이 npc동물대화를 전부다 통역해주니 기가찰노릇 | 21.05.27 20: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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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래이션 끄는 게 있어서 껏는데 그럼 반대로 엄청 심심해져서 차라리 키는게 나아요 ㅠㅠ 의외로 성우 지분률이 게임 재미에 반은 차지해요 | 21.05.28 11:5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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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9등급
오히려 돈줄테니 라이브러리에서 빼달라고 요청해야할 수준임 | 21.05.28 11: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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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웹-2197824053
이건 진짜. ㅋㅋㅋ 심지어 언어를 다른나라로 바꿔봐도 새롭게 지루해짐 | 21.05.27 22: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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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햄버거 사먹으러 감 딱 봐도 세트에 5천원 정도 할것 같은데 8천원에 팜 먹어 봤더니 그냥 쏘쏘한 맛... 매장 매니저에게 이 햄버거는 새로 출시해서 그런가 가격이 비싸네요? 매니저 왈 요 앞에 노점상에서 납품하는거라 유통비와 노점상마진이 껴서 좀 비싸요 지난번 갖고 있었던 쿠팡 할쿠를 이용해 8천원짜리를 7천150원에 먹었는데 빅맥 좋아하는 분들은 좋아 하실거 같다는 다른 분 말씀 들어 보니 근처 노점상에서 재료와 완재품 납품 받았다 쳐도 매장 직원이 4명박에 안되는곳에서 이정도로 만들어 판다는게 납득(가격대비 창렬한것?)이 되긴 했습니다. 맛이 납득이 되는지는 세트로 포함된 감자튀김도 먹어봐야 알거 같아요 | 21.06.16 09: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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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에 갓오브워3가 나왔는데.. | 21.05.28 09:4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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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맵
와 6시간이나.. | 21.05.28 02:4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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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자체가 스포일러할만한 내용이 없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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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정보공학론
니 활동내역이 개쓰레기란 건 왜 스포 안 당했냐? | 21.06.19 12:35 | |
(IP보기클릭)22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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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C가 아니라 나레이션이 말 많은 거에요 | 21.05.28 15:4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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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인형이라고 따라다니던 메뚜기? 귀뚜라미? 그 곤충로붓이 떠벌여 대는 소리라는 설정입니다 | 21.06.29 21: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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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나 캐릭터 상당히 좋고 트레일러보면 재밌을거 같아서 기대중이었는데 그렇게 별로인가요? 아쉽네용 ㅎ | 21.05.28 07: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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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미맨
그래픽이라는게 단지 텍스쳐나 해상도뿐만이아니죠. 에니메이션이나 이펙트등 모든게 포함된겁니다. 해상도는 높을지모르나 다른부분은 10년전겜수준이네요. | 21.05.28 17: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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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수준 | 21.05.31 12: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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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 21.05.31 15: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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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픽도 좉구림 | 21.06.04 16: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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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 의도는 좋았으니 3년간 만든걸 테고 그 의도라는게 그닥 굳건한 믿음이 없어서 '이렇게 고생해서 만들었으니 풀프라이스로 바짝 땡기고 튀자' 로 변모한듯... | 21.05.30 04: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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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유저들이야 각 게임마다 개취니까 그렇다고 쳐도 게임 전문 리뷰어라는 사람이 이 따위 게임을 갓겜으로 보다니... 정말 게임 보는 안목이 없군요. 지금 루리웹 바이오뮤턴트 게시판에도 저마다 재밌다고 갓겜거리는 사람들만 남았고 https://bbs.ruliweb.com/pc/board/185692/read/2509479 저 역시 비판하는 소감글 하나 남겼다가 댓글 난리난 뒤론 쳐다도 안봅니다. (지금은 관리자가 많이 삭제한 상태) | 21.05.31 13: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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