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쓰론브레이커: 더 위쳐 테일즈 | 출시일 | 2018년 10월 23일 |
개발사 | 시디프로젝트레드 | 장르 | 디지털 카드 게임 |
기종 | PC, PS4, XONE | 등급 | 12세 이용가 |
언어 | 완전 한국어화 | 작성자 | PforP |
트레이딩 카드 게임TCG는 1993년 매직 더 게더링이 유행하면서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퍼지기 시작한다. 신선한 아이템에 목말랐던 비디오 게임 업계가 이런 유행을 놓칠 수 없었다. 얼마 안 있어 매직 더 게더링은 비디오 게임 업계에 입성했고, 뒤를 따라 몇몇 카드 게임들이 비디오 게임으로 발매되었다. 그러나 한동안 TCG 비디오 게임은, 실제 TCG 게이머들을 위한 팬서비스에 가까웠다. 팬덤은 탄탄했지만, 큰 인기를 끌기보다는 소소하게 인기를 끌며 장수했다가 정확한 기술일 것이다. 그렇기에 2010년대부터 불기 시작한 수집형 카드 게임 (CCG)들의 유행은, 네오-/뉴라는 딱지를 붙여야 할 정도다. 이 유행을 선도하고 있는건, 워크래프트를 기반으로 한 하스스톤이다. 하스스톤이 발매된 후 게임 실황 사이트와 E스포츠에서 고정 팬덤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곧 엘더스크롤이나 DOTA가 뛰어들었고 원조인 매직 더 게더링 역시 시스템을 재정비해 아레나라는 신작을 내놓기 이른다. 네오 CCG를 표방한 게임들이 2010년대부터 인기를 끈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하스스톤을 비롯한 네오 CCG 게임들이 카드 상호작용의 편의성이 깔끔하게 재정비했다는 점일 것이다. 일례로 하스스톤의 마나 개념은 매직 더 게더링의 랜드 카드를 훨씬 간편하게 만들었고, 토큰 시스템 역시 비디오 게임에 적합하게 직관적으로 만들었다. 이런 변화들은 장벽을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했고, 장르의 문법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본편에 비해 적은 제작 비용도 흥행세에 한몫했을 것이다. 일례로 현재 주목받는 네오 CCG 게임들은, 성공한 판타지 비디오 게임의 스핀오프로 기획된 게임이다. 위쳐 시리즈에서 출발한 네오 CCG 궨트 역시 그중 하나다.
위쳐 시리즈는 과장 보태서 말하자면, 영화감독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 타계 후 등장한 폴란드 최고의 문화 수출품이라 할 수 있다. (또 꼽자면 <이다>로 폴란드에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안겨준 영화감독 파베우 파블리코프스키 정도일 것이다) 위쳐 시리즈의 시작은 1993년 안제이 사프콥스키가 쓴 판타지 연작 소설에서 시작한다. 위쳐 시리즈는 폴란드의 문화적 전통을 매력적인 캐릭터로 무장한 에픽 판타지에 녹여내는 데 성공했다. 드라마화까지 이룬 자국 폴란드를 넘어서 독일이나 러시아에서도 인기를 얻긴 했지만, 사실 2007년 이전까지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다기보다는 동유럽권에서 인기 있는 소설이었다. 이 소설이 유명해진 것은 게임의 영향이 크다. 2007년 발매된 RPG 위쳐는 배급사의 하위 개발사로 출발한 시디 프로젝트 레드를 일약 RPG계의 신성으로 만들어줬다. 위쳐 시리즈를 통해 시디 프로젝트 레드는 페인킬러를 만든 테크랜드라던가 불렛스톰의 피플 캔 플라이와 함께 2000년대 폴란드 게임 르네상스를 이끈 당당한 주역으로 자리잡게 된다. 한편 모회사인 시디 프로젝트 역시 동유럽을 넘어선 행보를 보이기 시작한다. 게임판 위쳐 시리즈는 2015년 3편으로 완결되었으며, 현재 넷플릭스에서 헨리 카빌을 캐스팅해 영어 실사판을 준비 중이다.
게롤트: 싸늘하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손은 눈보다 빠르니까. 에레딘: 동작 그만! 점수 빼기냐? 내가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냐?
궨트는 위쳐 3에 인기 있었던 미니 게임형 카드 게임이다. 게임을 하다 보면 Npc에게 궨트 얘기를 꺼내면 플레이할 수 있으며, 내기에서 승리하면 돈과 함께 카드를 획득할 수 있다. 퀘스트 보상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 탄생 계기 자체는 원래 있던 다이스 포커를 대체하기 위해서였다. 1~2편에서 활용한 다이스 포커는 운 요소 때문에 호불호가 갈렸기 때문이다. 탄생 비화도 그렇지만 하스스톤과 달리 본디 독립된 카드 게임으로 만들려는 의도는 별로 없었다고 봐야 한다. 차라리 위쳐 3 개발 당시 추구했던 오픈월드형 RPG의 다양함에 봉사하는 역할에 가까웠다고 봐야 할 것이다. 위쳐 3의 궨트 진행 자체는 다른 카드 게임들과 다르지 않다. 카드를 수집해 덱을 만드는 과정을 거치는 CCG 특유의 구조가 남아있기 때문에. 그러나 궨트는 지금까지 대세를 이루고 있던 카드 게임과 다른 노선을 선택했다. 한마디로 궨트는 상대의 카드를 파괴하는 게임이 아니라, 상대보다 카드 점수를 많이 쌓는 게 중요한 게임이다. 그리고 이 신선함 때문에 궨트는 성공적으로 스핀오프로 독립하는 데 성공했다.
궨트의 카드덱은 유닛 카드 최소 22장으로 1대 1 대결로 이뤄진다. 게임을 시작하면 구성한 카드덱에서 카드를 뽑고 교체 여부를 결정한 뒤, 본 게임을 시작한다. 카드는 1턴당 1장씩 낼 수 있으며 필드는 근거리와 원거리로 나뉜다. 근거리와 원거리에 따라 효과가 결정되는 카드가 많기 때문에 신경 써야 할 필요가 있다. 3라운드 2승제로 끝나며, 카드를 다 낼 수 있지만 2라운드에서 바로 패배하기 때문에 전부 빼지 않게 된다. 1턴 당 카드는 무조건 1장을 내야 다음 턴으로 넘어갈 수 있다. 턴 넘기기로 하면 다음 라운드까지 행동할 수 없게 된다. 이렇게 두 플레이어가 턴을 모두 넘기면, 카드 쌓은 숫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고 다음 라운드로 넘어간다. 위쳐 3에 있던 궨트의 규칙은 전반적으로 미니 게임이라는 정체성에 충실했다. 총 카드 숫자가 22장이라던가 10장 모두 다 쓰면 자동으로 패배하는 규칙이라던가 상대적으로 단순한 카드 등급은 전략 자체를 쓸데없이 복잡하게 만드는 걸 방지하기 위한 저지선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위쳐 3는 RPG이지 카드 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때문에 궨트: 더 위쳐 카드 게임 (이하 더 위쳐 카드 게임)으로 독립하면서 스탠드얼론 게임에 걸맞게 규칙이 새로 짜였다. 일단 카드 숫자가 25장 이상으로 늘어났으며, 카드 덱에서 뽑은 카드를 옆으로 치워두고 새로 뽑는게 가능해졌다. 게임 내에서는 이를 멀리건이라 부르는데, 집어넣은 카드와 같은 종류의 카드는 해당 멀리건에서는 다시 뽑히지 않았다. (과거형인 이후는 후술한다) 그리고 라운드가 끝나면 카드 3장을 더 드로우할 수 있도록 변경되었다. 라운드가 끝나고 카드 부족으로 게임이 그냥 끝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수정한 거로 보인다. 베타가 끝나고 귀향 업데이트 후 규칙이 다시 바뀌었다. 당시 제작진이 밝히길 게임의 방향성이 초창기랑 달리 흐트러졌으며 새로이 재구성할 필요를 느꼈다고 한다. 일단 카드 제한 상향선이 삭제되었으며 실버 카드 등급이 삭제되었다. 특수 카드 뽑는 제약이 걸려, 전반적으로 간소화된 인상을 주고 있다. 한편 멀리건은 선공권을 가진 자가 1회 더 할 수 있도록 변경되었으며, 그 횟수는 화면 왼쪽에 서 있는 캐릭터인 리더의 성능에 따라 결정된다. 블랙리스팅 개념이 사라졌기 때문에 바뀐 카드는 다시 뒤섞여 다음 라운드에서 등장하게 된다.
카드 종류는 유닛, 특수카드, 인공물로 나뉘는데 주로 쓰는 카드는 유닛 카드이며, 특수카드는 일회성 주문이고, 인공물은 지속 마법이라 보면 된다. 궨트의 큰 전략은 상대방이 폭발적으로 카드 점수를 늘릴법한 카드를 빠르게 제거하거나 줄이고, 자신의 카드 점수를 쌓아가는 것이다. 카드의 능력은 배치, 유언, 명령, 소멸, 구속, 면역, 충전, 번창으로 나뉜다. 기본적으로 배치와 명령을 중심으로 카드 능력이 발동되며, 명령 같은 경우 한번 쓰면 다시 충전할 수 있는 카드를 써야 다시 쓸 수 있다. 궨트의 카드들은 대다수 효과가 붙어 있기 때문에 카드별 효과를 숙지하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 여기다 카드 압축률이 상당히 높고 카드를 버리는 건 가능해도 턴이 끝나야 새로 카드를 뽑을수 있기 때문에, 한 게임에서 실제 쓸 수 있는 카드는 6-80% 정도라 봐야 한다. 그 결과 궨트의 플레이 전략은 변화무쌍하기보다는 오랫동안 체득한 전략을 활용하고 상황에 따라 조금씩 변주하는 쪽으로 나아가게 된다. 이 점은 확실히 매직 더 게더링 같은 기존 TCG 게임들하고 매우 다르며, 후술할 전략적인 퍼즐 게임 요소와 더불어 궨트의 입문 장벽이기도 하다.
상술했듯이 궨트의 규칙은 액션보다는 전략적인 퍼즐 게임에 가깝다. 실제로 콘도티에르라는 카드 게임과 유사한 점이 많아 한동안 논란이 되기도 했을 정도다. 궨트엔 공격 카드가 그렇게 많지 않다. 공격 수치도 낮은 편이다. 10자리 공격 수치를 지닌 카드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높은 공격 수치를 가진 카드는 리더 카드나 브론즈 이상 되는 특수 카드에서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점수를 늘리거나 카드 간 조화를 이용하는 카드들이 더 많다. TCG 용어로 풀자면 어그로 덱이 없고, 컨트롤 덱이 중심인 게임이다. 이는 궨트가 손에 들고 있는 카드가 얼마나 있느냐가 아닌, 총 카드 점수 비교로 승패로 결정되는 게임이라서 그렇다. 아무리 카드를 많이 들고 있어도 상대가 적은 숫자로 효율적으로 단 1점 차로 늘렸다면 질 수도 있으며, 그 역도 성립한다. 그렇기에 궨트의 공격은 카드를 파괴하기보다는 점수에서 우위를 점하기에 가깝다. 여기다 턴이 끝나면 쓴 카드는 사라지기 때문에, 카드를 마구 빼 드는 스윙 전략보다는 천천히 압박하는 블리딩 전략이 훨씬 자주 쓰이는 게임이다. 비록 스탠드얼론 게임으로 독립하면서 다음 턴에서 카드를 세 장 지급하도록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긴 했지만, 말 그대로 안전장치다. 그렇기에 카드 어드밴티지를 얻기 위해 턴 넘기기 (캐리오버) 역시 일종의 전략으로 작용하는 게임이다. 그야말로 덧셈 뻴셈의 타이밍이 상당히 중요한 게임이다. 궨트는 컨트롤 덱 중심의 CCG를 내놨다는 점에서 경쟁자들과 차별성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어그로 덱을 싫어하는 TCG 팬들이라면 잡아볼 가치는 있다.
본편 더 위쳐 카드 게임은 싱글 게임인 쓰론브레이커와 달리, 온라인 게임이다. 1대 1 대결이 중심이며, 캐주얼 모드와 랭크 모드로 나뉜다. 랭크 모드는 시즌 보상이 상당히 후한 편이라, 게임에 익숙해졌다 싶으면 도전해도 괜찮을 것이다. 캐주얼과 랭크 모드가 일반적인 멀티 게임에서 볼 수 있는 모드라면, 아레나 모드는 조금 다르다. 150 광석이나 거울 조각을 구매해 입장할 수 있으며, 임의로 주어지는 카드 4장 중 한 장씩 택해 쭉 덱을 구성한 뒤, 단계별로 상대방과 대전을 할 수 있다. 승수가 올라가면 보상이 올라가지만 대신 3패를 하면 도전이 종료된다. 평소 잡아볼 수 없었던 카드들을 잡아볼 수 있다는 점과 더불어, 보상이 후하긴 하나 카드 뽑기부터 시작해 대전까지 (아직 랭크 제한이 걸려있지 않다) 운 요소가 심한 편이다. 카드 선택 같은 부분도 한 장 한 장씩 빼는지라 쉽게 지치는 부분도 있다.
더 위쳐 카드 게임은 콘텐츠 분량은 충분히 오래 즐길 수준이지만, UI 디자인에서는 엉성한 지점들이 보인다. 특히 튜토리얼이 가장 큰 문제다. 그나마 후술할 쓰론브레이커보다는 차근차근 설명하려고 해서 낫긴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다. 패스라던가 무덤 시스템, 배치/유언 부분은 설명이 부족해서 알아서 배워야 한다. UI 디자인 역시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 대표적인 문제를 꼽자면 브론즈나 골드 구분이 힘들다던가, 포기하기 선택하는 게 어렵다는 점, 어떤 패를 냈는지 확인하는 로그 기능이 산만하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리뷰 이후에 업데이트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판가름 날 듯하다. 음성까지 동원한 완전 한국어화는 훌륭하나 번역 텍스트에 오역이 가끔 보인다. ('가장 높은 유닛'이 대표적이다. 이 번역은 '전력이 가장 높은 유닛'이 정확한 번역이다) 어쩔 수 없겠지만, 한국에서 GOG.com 점유율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도, 향후 저변 확대하기 위해서는 고심해야 할 지점이라고 본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리어왕: 은혜를 모르는 자식을 두는 것은 독사의 이빨에 물리는 것보다 얼마나 고통스러운가!
King Lear: How sharper than a serpent's tooth it is to have a thankless child!
-윌리엄 셰익스피어, '리어왕' 1막 4장 中
쓰론브레이커는 여러모로 궨트 본편 입문용 싱글 캠페인에 가깝다. 규칙 자체는 개편 이후와 같지만, PvE 시스템이라는 큰 차이점이 있다. 여기다 실버나 골드 카드를 배제하고 브론즈 위주로 가고 있으며 다룰 수 있는 카드 역시 스토리의 주인공인 북부 연합 정도다. 향후 흥행에 따라 다른 캠페인 시나리오가 준비할 수도 있다는 인터뷰를 보면 캠페인별로 세력 이야기를 전개할 예정인듯하다. 서사가 중심이 되기 때문에 쓰론브레이커의 진행 방식은 카드 게임에다 다른 요소들을 첨가했다고 보면 좋다. 가장 먼저 언급해야 할 게임은 매직 더 게더링 1997년 판일 것이다. 이후 게임들과 달리 매직 더 게더링 PC판은 RPG 요소를 도입해 호평을 들은 바 있다. 여기다 제작진은 배너 사가의 영향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큰 틀에서 보자면 매직 더 게더링 1997년 판이 추구했던 탑다운 RPG와 카드 게임으로 이뤄지는 전투를 배너 사가의 화면 구성과 2D 그래픽, 이벤트 연출을 엮었다고 보면 좋을 듯하다.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완성도 높은 카툰 그래픽을 도입하긴 했지만, 옛날 보드게임/테이블 탑 RPG를 연상시키는 부분들이 많다. 곳곳에 상호작용 포인트를 박아두고 플레이어가 스스로 찾아내도록 유도하는 레벨 디자인, 컷신 대신 텍스트와 해설로 전개되는 서사 전개는, 테이블 탑 RPG 특유의 아날로그적인 화술의 매력을 끌어들이려는 의도가 명백하다.
핵심인 전투를 살펴보자. 쓰론브레이커의 전투는 총 3개로 나뉜다. 정규 전투, 약식 전투, 퍼즐. 정규 전투는 궨트 본편의 전투 법칙과 같다. 약식 전투와 퍼즐 정도가 쓰론브레이커에서만 할 수 있는 전투 모드라 할 수 있다. 약식 전투는 1턴만에 모든 전투를 치러야 하는 모드다. 그 때문에 상술한 스윙 전략으로 최대한 점수를 획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반대로 퍼즐은 궨트 특유의 보드 게임다움을 최대한 활용한 모드다. 대체로 특별 규칙이 적용되고 사전 지정 덱으로 카드가 제한되고, 카드를 정확히 배치해야 풀어갈 수 있다. 퍼즐 수가 워낙 많은 데다 종류도 재탕이 거의 없어서 제작진의 집념이 돋보인다. 한편 카드 관리는 야영지에서 할 수 있다. 야영지에서는 덱 구성이나 테크트리, 부관들과 대화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육성 자체는 멀티플레이로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본편보다 복잡하지 않은 편이다. 테크트리 자체도 3~4단계가 최고이며, 투자 자원 역시 금전과 나무, 인력 정도다. 대신 자원 수집량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테크트리 찍는 속도가 느린 편이다. 이외 사기도라는 개념이 도입되었기 때문에, 무대 내 기도 포인트에서 기도하거나 이벤트를 통해 사기 관리도 신경써야 할 필요가 있다.
쓰론브레이커는 위쳐가 그랬듯이, 무수한 분기점과 그 결과들을 거치면서 진행해야 한다. 결말 역시 분기 선택에 따른 멀티 엔딩이다. 분기에 따라 획득할 수 있는/잃는 자원들이라던가, 선택의 결과들이 어느 쪽이든 현실적으로 뼈아픈건 여전하다. CD 프로젝트 레드는 선택의 딜레마가 어떻게 플레이어를 망설이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으며, 쓰론브레이커 역시 그런 점을 잘 살리고 있다. 다만 테이블탑 RPG의 원형에 가까운 게임 디자인 특성상, 분기점과 선택 디자인이 본편과 방향성은 다르다. 화려한 연출과 정교한 퀘스트 시스템은 기대할 수 없지만, 분기 디자인과 결과가 과감해져서 같은 게임을 하더라도 사람마다 다른 결과를 쉽게 볼 수 있다. 대체로 중요한 분기들은 얻을 수 있는 카드와 연계되기 때문에, 선택에 고심하게 될 것이다. 반대로 위쳐 3에서도 지적받았지만, 종종 이런 반전을 배치하고 강조하는데 너무 힘을 실은 것 아닌가, 싶은 부분도 보인다. 진행 속도는 스토리를 볼 것인가, 전투를 즐길 것인가에 따라 플레이 속도가 다르다. 총 6장으로 적어 보이지만, 개별 무대 자체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이동하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돌발 이벤트나 부가 미션들도 많기 때문에 메인 미션만 진행하더라도 의외로 많은 시간이 동원된다. 일단 전투 스킵 기능이 있기 때문에 스토리만 보려면 15시간 정도 투자하면 어떻게든 결말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전투와 이벤트를 즐기면서 진행한다면 30시간 정도는 가뿐히 찍을 것이다.
쓰론브레이커의 주인공은 친숙한 안티 히어로 전문가 게롤트가 아니라 북부 왕국에 속한 리리아와 리비아를 통치하는 여왕 메브다. 원작 소설에서 등장했지만, 게임에서는 거의 언급되지 않았던 캐릭터다. 평소 못마땅하게 여기던 아들 빌렘과 작당한 이웃나라 닐프가드에게 나라를 빼앗긴 메브는 세력을 규합해 전쟁을 벌이게 되는 게 쓰론브레이커의 주 이야기다. 배경이 되는 시기는 1편보다도 이전이기 때문에 본편을 몰라도 무리 없이 진행이 가능하다. 게롤트가 등장하지만, 팬서비스 수준이다. 비록 본편처럼 방대한 분량을 자랑하는 게임은 아니지만, 쓰론브레이커는 주어진 분량 안에서도 서사극 특유의 매력을 살리고 있다. 일단 캐릭터들이 흥미진진하다. 주인공 메브는 강력한 카리스마와 행동력, 견고한 성품, 고뇌를 갖춘 좋은 주인공 캐릭터다. 자신이 다스리는 왕국에 대한 감정 묘사들은 꼼꼼하면서도 핵심을 찌르고 있다. 메브의 부하들 역시 잘 짜여진 캐릭터다. 얄미우면서도 매력적인 안티 히어로인 개스콘, 광기와 충성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레일라 같은 캐릭터들이 시나리오의 재미를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전쟁물이나 중세 정치물 장르로써도 만족스럽다. 영리하게 사용된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내는 긴장감, 각 세력 간의 불편한 관계와 암투, 가족-왕실이라는 두 영역을 오가며 벌어지는 애증 넘치는 관계 묘사, 현실의 문제를 반영한 차별 문제 등 쓰론브레이커는 판타지 서사극이 가져야 할 중후한 매력이 무엇인지 잘 알고 배치할 줄 안다. 흥미로운 점은, 피폐해진 리비아와 리리아 백성들과 차별주의에서 폴란드라는 나라가 가진 어두운 지점을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 있다. 폴란드가 무수한 외세의 침략에 시달렸으며, 반유대주의가 기승을 부렸을 정도로 국수주의 성향이 강하다는 점을 유념하면서 감상하는 것도 게임의 서사를 음미하는 방법의 하나일 것이다. (이는 원작자의 공이 크긴 하다. 그렇다고 게임판을 폄하하는건 잘못된 일이지만.)
반대로 궨트로 이뤄지는 쓰론브레이커의 전투는 재미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난이도 조절엔 실패한 편이다. 우선 초반부가 어려운데, 이는 튜토리얼의 문제가 크다. 쓰론브레이커의 튜토리얼은 궨트 본편보다 훨씬 압축되어 전개된다. 궨트 본편도 튜토리얼에서 비판이 많았지만, 적어도 한 판 한 판을 할애해 설명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였다. 쓰론브레이커의 튜토리얼은 그보다도 훨씬 압축적이라 다 소화하기도 전에 후딱 지나가 버린다. 덱 구성 같은 부분도 기본적인 것만 설명해주고 끝나는지라, 초보자들이라면 효율적인 덱 구성에 대해 무수한 삽질을 해야 할 것이다. 여기다 카드 능력 설명도 복잡한 편이고, 초반 전투도 그리 만만치 않다. 베타를 오랫동안 플레이했던 사람들조차 초반부는 좀 어렵다고 평가할 정도다. 반대로 초반부의 고비를 넘으면 마지막 보스전을 제외하면 난도가 하락한다. 적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데, 플레이어는 계속 성장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난이도의 불균형이 게임 내 힘겨운 상황과 불일치한다는 것이다. 텍스트가 공을 들여 메브 여왕의 힘겨운 상황을 설명하는데 정작 전투에서는 200차로 승리하고 있으면, 카드 전투만 가면 짱 세지는 투명 메 브인가 생각이 절로 든다.
쓰론브레이커와 궨트 간의 연계는 대체로 황금 상자 위주로 이뤄진다. 각 스테이지엔 황금 상자가 숨겨져 있는데, 이 상자를 통해 프리미엄 카드나, 테두리, 초상화를 얻어서 궨트 본편에서도 쓸 수 있다. 여기다 게임 구매와 동시에 궨트 계정과 연동되어 쓰론브레이커 전용 카드도 지급한다. 여러모로 쓰론브레이커와 궨트 양 유저를 끌어들이려고 한 모습을 보인다. 문제는 황금 상자가 찾기 힘든 곳에 숨겨져 있어서 지도를 얻어도 다 찾으려면 머리를 많이 써서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 상술했듯이 스테이지가 넓은 데다 핫스팟 디자인과 마우스로 이뤄지는 조작도 상당히 빡빡한 편이라 상자 찾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을 확률이 높다. 튜토리얼도 그렇고 쓰론브레이커의 단점 대부분은 편의성에 집중되어 있다. 지도를 봐도 스테이지가 워낙 넓어서 메인 목표를 찾으려면 한참을 스크롤 해야 하며, 마우스 조작은 직관성이 떨어지고 느릿느릿하다. 유니티 엔진으로 제작된 게임들이 고질적으로 안고 있는 메모리 누수 문제로 인한 윈도 재부팅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큰 볼륨 역시 양날의 검이라 할 수 있다. 스토리에 별 흥미가 없고 카드만 얻을 생각으로 플레이할 생각이라면 상당히 지겹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궨트에서도 특전 카드들을 만들 수 있긴 하지만 비싼 투자 자원이 단점으로 작용한다.
쓰론브레이커는 위쳐를 좋아했던 팬들에게 핼러윈 선물과도 같은 게임이다. 비록 게롤트의 이야기는 완결되었지만, 쓰론브레이커는 팬들이 활자로만 접했던 원작 세계관의 다른 면모들을 카드 게임으로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위쳐 시리즈를 좋아하거나 실속 있는 매력을 어필하는 서사극을 좋아한다면 스토리만으로도 해볼 가치는 충분하다. 매직 더 게더링 1997년 판 게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스토리뿐만이 아니라, CCG 게임의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준 궨트 역시 흥미진진하다. 고질적인 불편한 UI라던가 균형 조절 실패 같은 명백한 결점들이 있음에도 쓰론브레이커는 위쳐 본편에 대한 향수를 충족시키기엔 충분하다. 향후 성공으로 다른 지역의 이야기들을 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P.S. 게임 내 하스스톤 패러디 퍼즐 퀘스트가 있다. 상당히 노골적인지라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편집: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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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들 연기 매우 좋음 몰입감 뛰어남 스토리 좋음 끊임없이 통수를 당하고도 한결같은 여왕님 만세 위쳐할 때는 왜 이렇게 비인간들 못잡아먹어서 안달이냐 야만스런 북부왕국놈들아 라면 이거할 때는 스코이아텔 닐프가드 뭔짓이야 이 미친 ㄱ새끼들이 이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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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본 후 여운은 "누군가 나에게 책 한권을 통채로 읽어준 느낌"입니다. 갓 CDPR 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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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빙의 퀄리티가 게임의 흡입력을 확 끌어올려줌. 진짜 이건 해봐알고 앞으로 이렇게 많은더빙게임들 늘어나면 좋겠네요. 그냥 일반카드게임 생각하고 플레이하다가 어느새 몰입되어있음. 위쳐처럼 각본도 출중하고 반전적 매력도 뛰어난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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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안나오나. 아이패드로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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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성우분 특히 메브여왕이랑 이야기꾼 더빙량은 엄청났음;; 고생 많으셨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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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들 연기 매우 좋음 몰입감 뛰어남 스토리 좋음 끊임없이 통수를 당하고도 한결같은 여왕님 만세 위쳐할 때는 왜 이렇게 비인간들 못잡아먹어서 안달이냐 야만스런 북부왕국놈들아 라면 이거할 때는 스코이아텔 닐프가드 뭔짓이야 이 미친 ㄱ새끼들이 이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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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처2때 이오베스를 생각해서 선처하려고했는데 통수당하고 걍 싹다 조져버림... 더러운 다람쥐놈들 | 18.11.07 20: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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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알수없는 비춬ㅋㅋㅋ '잡겜때문에 궨트를 안하다니 ㅉㅉ 하던거 다 멈추고 궨트 하란말이야 닝겐아..' 이런느낌인가 | 18.11.10 15: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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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보단 원래 타겜 언급이 논란이 될 수 있는 불씨가 되는 경우가 있어서 비추가 많이 박힌것 같아요. | 18.11.19 17: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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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 쉬움으로하면 스킵되영 | 18.11.01 17: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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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킵하고 싶진 않았는데 그냥 스킵해서 스토리랑 스토리 전투만 봐야겟네요.. | 18.11.01 18: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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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스토리도 약식전투가 대부분이에요. 근데 ai상대로 표준전투만 계속해도 그것대로 질릴것 같아요. ai하곤 심리전을 안하니까 1라운드 스윙 패스 2라운드 스킵으로 패턴화되서 금방 질릴듯. 약식전투지만 성문이나 우두머리같은 싱글스토리에서만 가능한 독특한 룰이 있어서 기존 유저들한테도 신선한 게임으로 어필했다고 생각해요. | 18.11.05 09: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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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AI를 상대로 질리지 않고 도전하게 만든게 본편의 궨트라는걸 생각해보면. 솔직히 이번 퍼즐 게임화는 여러모로 아쉽더라구요. 그냥 카드 모으고 가장 최적화 된 덱을 짜서 상대방 때려 잡는것 만으로도 재미 있다면, 그걸로 충분할텐데 왜 그랬을까... | 18.11.06 11: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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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본 후 여운은 "누군가 나에게 책 한권을 통채로 읽어준 느낌"입니다. 갓 CDPR 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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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까시
진짜 성우분 특히 메브여왕이랑 이야기꾼 더빙량은 엄청났음;; 고생 많으셨을듯... | 18.11.01 20: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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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은 대단히 아름답지만 굳이 나무랑 금화 주으려고 이렇게까지 헷갈리게 걸어다녀야하는가 싶기도 하고.. | 18.11.02 20:3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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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빙의 퀄리티가 게임의 흡입력을 확 끌어올려줌. 진짜 이건 해봐알고 앞으로 이렇게 많은더빙게임들 늘어나면 좋겠네요. 그냥 일반카드게임 생각하고 플레이하다가 어느새 몰입되어있음. 위쳐처럼 각본도 출중하고 반전적 매력도 뛰어난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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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롤트 더빙 3장 후반부에 나옵니다. | 18.11.02 08:3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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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렇군요 | 18.11.02 10: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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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안나오나. 아이패드로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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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네요 이건 모바일 각! | 18.11.05 15: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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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버전은 GOG에서만 발매요~ | 18.11.08 10: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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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리가요. 원작가는 게임혐오자인데 게임이 본인 원작보다 유명해지자 지금 개꼬장부리는 중이에요. | 18.11.14 08:3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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