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과카밀리! 2 | 출시일 | 2018년 8월 22일 |
개발사 | 드링크박스 스튜디오 | 장르 | 횡스크롤 액션 |
기종 | PC, PS4 | 등급 | 국내 미발매 |
언어 | 자막 한국어화 | 작성자 | Eclaire |
게임플레이는 평범했으되, 콘셉트는 예사롭지 않은 게임이 하나 있습니다. 2013년에 발매된 ‘과카밀리(Guacamelee)!’가 바로 그것입니다. 마스크를 쓴 프로레슬러 루차도르와 루차 리브레, 멕시코풍의 음악, 거기에 갖가지 멕시코 문화가 버무려져 완성된 ‘과카밀리!’는 평범한 메트로바니아 장르에 흥이 넘치는 라틴 아메리카의 기운을 불어넣음으로써 역동적인 개성을 지닌 작품이 되었습니다. 사실 그때나 지금이나 저예산 게임계는 2D 메트로바니아 게임이 발에 채일 정도로 많은 레드오션 시장입니다. 이렇다 할 히트작을 내놓은 적이 없는 신생 개발사의 작품이 대중에게 주목받으려면 게임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신선한 무언가가 필요했고, 그런 점에서 대중들에겐 친숙하지만 정작 게임의 소재로는 생소한 루차 리브레를 콘셉트로 택한 ‘과카밀리!’의 전략은 제대로 먹혀 들어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본 리뷰에서 다룰 ‘과카밀리! 2’는 전작에 이어 루차도르 후안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후속작입니다. ‘화려한 새 레슬링 동작, 건방진 새 보스, 두 배의 적, 300% 더 많은 닭이 등장합니다!’라는 개발진의 홍보 문구처럼, 전작에서 호평받은 요소들을 중점적으로 강화했다는 점에서 매우 교과서적인 후속작이라 할 수 있죠.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발전되고 또 달라졌는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과카밀리! 2’의 첫인상은 시각적으로는 전작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화려하지만 촌스럽지 않은 원색의 사용과 색종이를 연상시키는 텍스쳐로 이루어진 ‘과카밀리!’의 그래픽은 하드웨어 자원을 많이 소모하지 않고도 인상적인 볼거리를 만들 수 있음을 증명한 좋은 사례였습니다. 지형지물이 다소 반복적인 패턴으로 이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 개의 세계를 오가는 이중적인 게임의 구조와 변화무쌍한 지형 배치를 통해 단조로운 느낌을 걷어낸 것도 돋보입니다. ‘과카밀리! 2’에서 별다른 변화가 눈에 띄지 않는 것은 아마도 그래픽 스타일상 변형을 가하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풀이되며, 사실상 지금의 비주얼이 시리즈의 정체성으로 굳어졌다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스토리적으로는 여러 개의 시간선이 존재하는 다중우주인 ‘멕시버스’를 멸망의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후안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1편도 차원 이동이 게임플레이의 핵심이었으니 이러한 설정의 확대는 꽤 괜찮은 시도처럼 보입니다. 스토리 그 자체는 평범한 영웅물이지만, 깨알 같은 개그와 수많은 영화, 게임의 패러디가 난무하여 서브 컬쳐 마니아들의 웃음을 자아냅니다. 특히 장르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메트로이드’ 시리즈의 패러디와 오마주가 상당히 많은데, 모프 볼에서 영향을 받은 닭 변신과 색깔로 구분되는 공격 타입, 새로운 능력을 얻는 조각상의 형태 등이 그러합니다. 전편의 경우 게임플레이의 대부분을 스토리 진행에 집중하는 가운데 패러디를 구석구석 숨겨놓는 식이었다면, 본작의 경우 아예 특정 구간 전체를 패러디에 할애하기도 하는 등 장난의 규모가 한층 대담해졌습니다. 2편부터는 닭의 비중이 대폭 늘어나 특정 전투, 혹은 특정 구간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닭 변신이 사실상 강제된다는 점도 1편과의 차이점입니다. 고전 명작뿐만 아니라 최신 게임에서 영향을 받은 부분도 드문드문 발견되는데, 일례로 본작에 새로이 등장한 독수리 점프 능력은 ‘오리 앤 더 블라인드 포레스트’에서 거의 그대로 차용한 것입니다. 그 밖에도 현세대 게임계의 어두운 면을 통렬하게 찌르는 블랙 유머와 뼈가 담긴 농담 등이 게임 곳곳에 깨알같이 감추어져 있습니다.
전투 시스템은 외양적으로는 전작의 그것을 거의 그대로 계승하고 있습니다. 방향키와 특수 공격 버튼의 조합으로 발동되는 어퍼컷, 박치기, 슬램 등의 기술과 적을 내던지고 매치는 파일 드라이버, 수플렉스 등 갖가지 화려한 액션을 총동원하여 루차 리브레 스타일의 전투를 펼칠 수 있습니다. 전작이 그랬듯이 타격감이 상당히 좋고 간편한 조작으로 화려한 콤보를 이어갈 수 있어서 전투의 재미가 상당한 편입니다. 웬만한 공격은 판정 좋은 회피로 대처할 수 있고 조작 반응이 즉각적이라 전투의 직관성과 편의성도 뛰어납니다.
2편이 1편과 다른 점은, 업그레이드 시스템이 기존의 비효율적인 방식을 버리고 전투 기술 위주로 재편되었다는 것입니다. 각각의 업그레이드가 요구하는 도전 요소를 모두 클리어하고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기술의 위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으며, 하나의 항목 내에서 모든 능력을 풀 업그레이드할 경우 체력 및 스태미너 자동 회복이나 적 폭발, 회피 후 잡기 등의 고위 기술이 개방됩니다. 이 때문에 ‘과카밀리! 2’의 전투는 상황에 따라서는 한 번의 기술 발동으로 적을 대량 학살하는 것도 가능한데, 1편 역시 파괴적이고 호쾌한 전투를 추구하는 게임이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상당히 긍정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2편에 와서는 빠른 타격과 띄우기 콤보가 핵심인 닭 변신 상태의 전투가 추가되었기에 플레이어가 원한다면 1편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투를 풀어가는 것도 가능합니다.
‘과카밀리! 2’의 전반적인 게임 흐름은 ‘리듬감’이라는 단어 하나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전술한 전투 시스템부터가 회피, 타격, 기술의 연계로 이어지는 리듬감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플랫포밍 구간의 경우 마치 리듬 게임을 조작하듯 색깔에 맞는 타격과 자연스러운 차원 전환을 필수적으로 구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의 지역이 유기적인 연결성을 지니고 있는 여타 메트로바니아 게임과 달리, ‘과카밀리!’ 시리즈의 레벨 디자인은 플랫포밍, 전투, 길 진행의 3가지 패턴이 명확하게 분절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분절성이 게임의 흐름을 끊는 경우는 결코 없습니다. 오히려 각 구간의 절묘한 연결성 속에서 게임의 리듬감이 살아나고 플레이어에게는 하여금 당면한 과제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게임의 몰입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죠. 어려운 구간을 클리어하고 나면 잠시 쉬어가는 구간이 나오고 전반적으로 난이도 상승 곡선이 완만한 형태를 이루고 있는 등, 완급조절이 상당히 잘 된 게임이기도 합니다.
2편의 경우, 적은 볼륨이 결점이었던 1편의 단점을 개선하여 좀 더 확장된 레벨 디자인을 선보입니다. 닭 변신 상태에서만 깰 수 있는 벽과 독수리 점프 등의 액션 기믹이 늘어나 플랫포밍의 방식이 다양해졌고 게임플레이에 깊이가 생겼습니다. 필드와 던전의 구성이 논리적이고 치밀해져서 기본기적인 측면의 완성도가 한층 높아졌다는 점도 돋보입니다. 1편과 마찬가지로 숨겨진 엔딩을 보기 위해서는 100% 클리어가 요구되고, 엔딩 이후에는 하드 난이도로 플레이할 수 있어 다회차 플레이를 원하는 유저에게 충분한 도전의 동기를 부여합니다.
사실 ‘과카밀리!’ 시리즈는 메트로바니아 장르의 특징인 탐색 요소보다는 반복적인 도전을 통해 어려운 구간을 극복해가는 플랫포머, 액션 게임의 성향이 좀 더 강한 편입니다. 비슷한 장르의 여타 작품과 달리 숨겨진 요소가 매우 적어서 열린 문만 따라가다 보면 자연히 체력 조각이나 스태미너 조각, 골드 등의 보상을 발견할 수 있죠. 하지만 발견이 쉬울 뿐, 획득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LUCHA’라는 문구와 함께 시작되는 전투 파트에서는 마치 한판의 레슬링 시합을 펼치듯 단칸의 링 위에 올라선 적들을 모두 해치워야 하는 도전이 기다리고 있으며, 플랫포밍 파트에서는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정교한 점프 조작으로 흉악한 레벨 디자인을 통과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도전 구간’은 게임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등장합니다. 전술한 분절적인 레벨 디자인도 여기서 기인한 것인데, 마치 기차가 칸칸이 붙어 하나의 긴 열차가 되는 것처럼, ‘과카밀리! 2’의 레벨 디자인은 소규모의 도전 구간과 이동 구간이 일정한 호흡을 가지고 연결되어 거대한 단일 세계관을 이루는 형태를 보입니다.
이러한 구성 때문에 ‘과카밀리!’ 시리즈는 메트로바니아 장르의 단점일 수도 있는 정처 없는 탐색의 필요성이 비교적 완화된 게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탐색에 요구되는 시간이 줄어든 만큼, 플랫포밍과 전투 등에 소요되는 시간은 다소 늘어났습니다. 특히 후반으로 갈수록 플랫포밍 파트의 난이도가 크게 상승하다 보니 반복적인 도전 가운데 필연적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대신 어려운 구간 주변에는 거의 대부분 부활 제단이 마련되어 있고 높은 난이도에 비례해서 성공했을 때의 성취감도 큰 편입니다. 하지만 같은 지역에서 끝없는 반복 시도를 요한다는 사실은 유저의 실력 편차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마치 수학 공식을 푸는 것처럼 주어진 상황에 정확한 액션의 대입을 요구하는 ‘과카밀리!’는 1편 시절부터 반사 신경이 떨어지는 유저들에겐 일명 ‘손 꼬이는 게임’으로 악명을 떨친 바 있습니다. 점프 액션의 난이도가 높아서 어려운 것이 아니라, 신경 써야 할 요소를 너무 많이 만들어두는 바람에 적응하기 힘든 부류의 게임이라고 할까요.
‘과카밀리! 2’에 와서는 이러한 특성이 더욱 강화되어 1편에 비해 게임이 한층 마니악해졌습니다. 즉사 구간은 전편보다 많아졌고 플랫포밍의 구성이 더욱 타이트해졌으며, 닭 변신 상태에서만 깰 수 있는 방어막과 막힌 벽 등이 생겨서 손이 꼬일 만한 상황도 한층 늘어났습니다. 따라서 전편의 복잡한 플랫포밍과 도전 뒤에 이어지는 성취감을 즐겼던 유저에겐 ‘과카밀리! 2’는 만족스러운 작품일지 몰라도 적당한 난이도의 메트로바니아 게임을 원하는 유저에겐 잘 맞지 않는 게임일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마니아 지향적인 게임성은 ‘과카밀리! 2’의 유일한 단점입니다. 리뷰 전반에서 살펴보았듯이 ‘과카밀리! 2’는 전작의 장점을 적절하게 계승, 발전시킨 모범적인 후속작입니다. 더욱 호쾌해진 전투, 더 많은 패러디, 확장된 세계관, 정교해진 레벨 디자인과 늘어난 볼륨, 더 많은 닭에 이르기까지, 2편에 이르러 변화한 요소들은 대부분 1편의 그것을 더욱 확대, 발전시키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허나 1편에서 호평받은 요소들을 가져오는 과정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까지 그대로 계승, 심화시킨 면이 있습니다. 본작의 난이도가 결함 요소로 지적되는 이유는 쉽고 어렵고의 문제가 아니라, 합리와 불합리 사이를 오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카밀리!’ 시리즈의 플랫포밍은 피지컬적인 요소가 아닌 시스템적인 복잡성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할로우 나이트’처럼 어렵지만 합리적인 게임들과 비교해봤을 때 다소 불합리한 방식으로 난이도를 조절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1편의 시스템적인 요소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조작의 복잡성은 어느 정도 개선했다면 훨씬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드는 대목이죠.
리뷰에서 1편과 2편을 아우르는 내용이 많은 이유는 그만큼 두 작품 사이에 공유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일 겁니다. 전작과 후속작의 관계이니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지만, ‘과카밀리! 2’는 질적인 발전보다는 정량적인 발전을 꾀했다는 점에서 어떤 의미로는 상당히 안전한 길을 택한 작품처럼 보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과카밀리! 2’가 전작과 너무 유사하다거나, 혹은 못 만든 게임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비주얼적, 시스템적으로는 전편과 닮은 부분이 많아도 레벨 디자인과 보스전 등 많은 부분에서 새로움을 드러내고 있으며, 난이도는 한층 어려워졌지만 1편의 팬이었다면 누구나 쉽게 적응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만족스러운 구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문에서 개성적인 콘셉트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긴 했지만, 그것도 결국엔 기본적인 완성도가 뒷받침되어야 빛을 발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과카밀리! 2’는 1편에 비해 분명 더 나은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프로레슬링, 더 나아가 루차 리브레 스타일의 팬이라면 더더욱 만족스러운 게임이 될 것이며, 프로레슬링에 관심이 없더라도 완성도 높은 메트로바니아 스타일의 작품을 찾고 있다면 ‘과카밀리! 2’는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편집: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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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미발매에 자막 한글화가 인상적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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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숨은맛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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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정말 재미있게 했는데, 2편은 언제 출시가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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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말재밌게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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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정말 재미있게 했는데, 2편은 언제 출시가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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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XboxOne으로 출시됐으면 구입할텐데... | 18.09.13 11: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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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수없이 PS4로 사던가해야겠네요 | 18.09.13 11: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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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탄의 경우 완전판(Super Turbo Championship Edition)이 나오면서 엑박버젼이 발매 되었는데... 정보를 좀 찾아보니 2탄도 나중에 완전판이 나오면 그때 엑박판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라고 하는것 같네요. | 18.09.13 16:4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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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감사합니다.안그래도 제작사에 트윗날렸는데... | 18.09.13 16:5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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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미발매에 자막 한글화가 인상적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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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숨은맛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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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에도 없네요.. | 18.09.14 05: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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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댓글보고 잘못본거 알았네요;;; | 18.09.16 21:3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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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살아남았지만요. | 18.09.18 22: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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