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 | 미들 어스: 섀도우 오브 워 | 발매일 | 2017년 10월 11일 |
제작사 | WBIE | 장르 | 액션 RPG |
기종 | PS4 / XONE / PC | 등급 | 청소년 이용불가 |
언어 | 자막 한국어화 | 작성자 | Maybe |
저는 판타지에 대해 이래저래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지식이 있는 편은 아닙니다. 반드시 그 때문만은 아니지만, 미들 어스: 섀도우 오브 모르도르(이하 섀도우 오브 모르도르)의 후속작인 미들 어스: 섀도우 오브 워(이하 섀도우 오브 워)와 관련된 영화나 소설에 대해 자세하게 언급하기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따라서 리뷰에서는 본 작품에 대해서만 다루려고 합니다. 이미 익히 알고 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최근 메타크리틱을 비롯한 유저 평점에서 점수 하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원전이 되는 실마릴리온과 가운데땅 세계관과 관련된 이야기나 설정의 해석이 불만스럽다는 이유도 있습니다. 저는 모바일에서나 보던 랜덤 박스가 풀프라이스 가격으로 책정된 게임에 도입되었기 때문에 더 낮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만, 자세한 이야기는 뒤에서 다룰까 합니다.
지난 2014년 발매된 섀도우 오브 모르도르는 높은 평점과 함께 수많은 유저들에게 인정받은 수작으로, GOTY 2위라는 놀라운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던 게임입니다. 아쉽게도 당시의 한국은 지금처럼 한국어화의 기회나 기댓값이 널리 퍼져 있는 시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제대로 알려지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습니다. 전작에 대한 이야기는 루리웹 리뷰(바로가기)를 통해서도 소개된 바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한 번 읽어보시는 것도 어떨까 싶습니다.
사실, 한국어화된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긴 하다. |
게임을 시작하기 전부터 과금 요소가 먼저 보이니 좀 찜찜한 기분. |
게임을 시작하면 전작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한 영상이 나오지만, 사실 너무 간략해서 이것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
■ 순찰자 탈리온, 반지 제작자 켈레브림보르와 함께. 미들 어스로.
섀도우 오브 워는 전작의 엔딩에서 이어지지만, 바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세계관의 시간이 조금 흐른 뒤가 배경입니다. 섀도우 오브 모르도르의 엔딩을 장식했던 '새로운 반지'에 대한 언급은 켈레브림보르가 사우론이 가진 절대반지에 대항하기 위해 새롭게 만들고자 했던 반지를 뜻하는 것이었고, 기어코 만들어내기에 이르렀죠. 그러나 이를 위해 시간을 보내는 동안, 사우론은 일시적인 현현이 아닌 완전히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힘을 축적합니다.
섀도우 오브 워의 프롤로그는 이러한 내용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시네마틱 영상을 통해 섀도우 오브 모르도르의 내용 일부와 함께 반지를 제작하는 켈레브림보르와 탈리온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죠. 본격적으로 출현하게 된 쉴롭은 탈리온과 켈레브림보르를 자극하며 한 때 적으로 등장하나 싶지만, 조력자가 되는 등 의뭉스러운 매력을 보여주며 플레이어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막으로 구성되었지만 이 때문에 흐름이 끊기지는 않는다. |
새롭게 경험하는 능력이나 조작은 그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설명해주는 편. |
상당한 미형으로 등장하시는 쉴롭. 능력도 상당해서 이래저래 주인공을 도와준다. |
필드 여기저기에 숨겨진 장소에 가면 단편적으로 당시의 기록을 볼 수 있다. |
본격적인 진행은 1장인 미나스 이실 공성전을 통해 시작됩니다. 튜토리얼부터 1장까지는 사실상 진행 방식을 배우는 챕터가 많지만, 대체로 게임 진행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툴팁 등을 통해 제공되며 조작 난이도가 그리 어려운 편은 아니라 비교적 쉽게 익힐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다른 게임과 비슷하게 한 번에 모든 조작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특정 상황에 처했을 때 그에 맞는 조작법을 설명해주는 방식이라 비교적 쉽게 익힐 수 있습니다. 한편, 대체로 중요한 국면에서만 등장했던 켈레브림보르는 보다 주인공 탈리온과 협력적인 관계가 됩니다. 때때로 그 어떤 목적이나 목표보다도 반지를 중시하는 모습이 나오거나, 새롭게 등장하는 엘타리엘의 등장을 통해 설정을 보충하고 이야기의 재미를 돋우려했던 점 역시 나쁘지 않았습니다.
임무는 경험치를 획득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다. 때때로 얻는 장비는 덤. |
레벨 업과 수집 등을 통해 스킬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다. |
대부분의 임무는 해당 위치에서 멀리 떨어지는 것만으로도 실패 조건이 된다. |
각종 기록은 해당 개체에 접촉했을 때나 획득했을 때 개방된다. |
전투는 전작인 섀도우 오브 모르도르에서 꽤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의견이 꽤 크게 갈리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기존 방식보다 어렵게 만들려고 했다는 공통분모 아래에 있긴 합니다. 적을 처치하거나 임무를 클리어하거나 지역마다 존재하는 쉴롭의 기억이나 유물을 수집하는 등의 플레이를 통해 스킬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고, 대부분의 스킬은 임무에 따른 제약을 제외하면 비교적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습니다. 특징이 있다면, 스킬마다 2~3개 정도의 특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특성은 동시에 1개씩만 활성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하나씩 스킬을 배워나가는 단계에서는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고 더 강해진다는 느낌을 비교적 쉽게 체감할 수 있지만, 모든 스킬을 배운 뒤에는 상대적으로 강해졌다는 체감이 어려워진다는 단점이 생겨나게 됩니다.
이런 점은 스킬 구성 외에도 레벨 업과 장비 역시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적의 레벨이 가파르게 오르는 것에 비해 플레이어의 레벨 업이 더딘 편이고, 레벨 업에 따른 직, 간접적인 변화의 폭 역시 체감하기 어렵다는 것. 장비를 교체해도 좀처럼 강해졌다는 인상을 심어주지는 못한다는 것 등의 요소가 맞물린 결과라고 볼 수 있죠. 특히, 장비의 경우에는 공격력이나 방어력을 수치로 표기해주긴 하지만, 피아를 가리지 않고 스테이터스 확인이 어렵고 적에게 얼마만큼의 피해를 입혔는지 역시 보스를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체감하기 어렵다는 점이 좀 강하게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각 장비에는 개별적인 도전 미션이 존재해서 달성하면 추가 효과를 받을 수 있다. 전설 장비는 이런 도전 미션을 추가로 진행하는 것이 가능. |
싸우기는 하는데, 내가 얼마만큼 강해졌나 이게 좀 애매하다는 것. |
이러한 제약을 걸어두는 것이 과연 최선의 선택이었을까 싶다. |
그래픽에 대해서는 전작돠 비교해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는 점을 빌어 상대적인 실망감의 의견이 더 많지 않나 싶습니다. 섀도우 오브 워의 그래픽이 떨어지는 그래픽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전작으로부터 약 3년의 시간이 흘렀던 만큼 눈에 띄는 발전이 없었다는 점은 꽤 아쉬운 점이기도 합니다. 그래픽의 아쉬움은 있지만, 로딩 처리와 프레임 퍼포먼스는 매우 훌륭한 수준을 보여줬습니다. 로딩 시간이 절대적으로 빠르다고 볼 수는 없지만, 맵 크기에 비하면 상당히 준수한 수준이었으며, 비록 30프레임 고정으로 설계되었지만 PS4 버전 기준으로 프레임 레이트가 사실상 떨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줘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프레임과 로딩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덜 받는 만큼, 액션 RPG라는 장르에 맞게 더욱 게임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얻어낸 셈입니다.
이렇게 보면 그래도 괜찮지 않나 싶지만… |
PS4 프로가 아니라면 디테일에서 아쉬움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 |
■ 전투 시스템은 진화보다는 잔류, 혹은 퇴보에 가깝지 않을까.
전작이었던 섀도우 오브 모르도르의 전투에는 특유의 찰진 감각과 함께 무쌍이 아님에도 무쌍류 게임에서나 느낄 법한 묘한 매력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 때문에 후반부에 접어들어 난이도가 하락하고 긴장감이 떨어지는 등의 단점을 피할 수는 없었지만 그것마저도 성장의 흐름으로 받아들여져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 반면, 섀도우 오브 워의 전투는 전작과 직접적으로 비교하자면 답답하다는 느낌을 먼저 받게 됩니다. 스킬이나 장비를 통해서 강해지는 것이 분명한 한계점을 지니고 있으며, 이것이 컨트롤과는 다른 영역에서 플레이어의 개입을 방해하지 않나 싶습니다.
우선 스킬을 먼저 살펴보면, 스킬마다 2~3개씩의 특성이 존재하지만 결국 사용할 수 있는 특성은 하나뿐이기 때문에, 그 이상의 스킬 포인트는 상대적으로 가치가 떨어집니다. 물론, 다수의 특성을 보유하고 있다면 그만큼 다양한 조합을 꾀할 수 있긴 합니다. 상황에 따라 스킬의 다른 효과를 위해 특성을 교체할 필요성이 아예 없지는 않으며, 때때로 임무에서 요구하는 특성도 있는 만큼 완전히 유명무실하지는 않습니다. 전투를 할 때 좀 더 고민하기를 바라는 의도로도 볼 수 있죠. 반면에, 단 하나의 특성만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과 각각의 특성이 그리 매력적이지는 않다는 점도 꼽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특성을 개방해도 확실히 강해졌다는 느낌이 떨어져 결과적으로는 레벨이 올라가도 캐릭터가 강해졌다는 체감 역시 낮아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한 편의성에서도 아쉬운 점은 스킬 변경이 꽤 번거로운 일이라는 것입니다. 스킬을 변경하려면 매번 터치 패드나 옵션을 통해 스킬 페이지를 열어야 되는 터라, 특정 상황에 맞게 변경하는 것이 꺼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예외로, 아직 스킬 포인트가 남아 있는 상태라면 부분적인 상황에서는 십자키를 이용해 바로 스킬 창을 띄울 수 있는데 이런 편의기능을 상시 사용할 수 있도록 적용하지 않은 점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스킬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터치 패드나 옵션 키를 눌러 메뉴를 띄운 다음 하위 메뉴를 선택해야 한다. 자주하기에는 좀 번거로운 방식. |
참수 연출이 나쁘지는 않지만 난전이 되면 타겟팅이 많이 애매해진다. 처형을 엉뚱한 적에게 쓰는 경우도 부지기수. |
전투 하나하나가 마냥 쉽지만은 않도록 구성된 점은 좋으나,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는 단점 역시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높은 난이도를 기준으로 무수하게 널린 잡몹조차도 쉽게 처치하기 어려운 마당에 사실상 뷔페에 가깝게 무한정 공급되는 적들의 숫자와 그럼에도 처치했을 때 별 다른 보상이 없다는 점이 안 좋은 방향으로 시너지를 일으킨 결과이기도 합니다. 쉽게 처치하기 어려우니 당연히 막고 회피하느라 시간은 시간대로 소비하지만 그것이 전체적으로는 별 다른 영향력을 주지 못하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보스 처치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만큼 호쾌하게 적진에 뛰어들어 무쌍을 찍는 찰진 액션은 상당히 보기 어려워지고 서커스마냥 이리저리 피해 다니며 미끼를 풀거나 활로 원거리 공격을 하는 등 소극적인 플레이가 사실상 강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 각각의 보스가 어떤 위치에 있고 누구와 형제 관계이며, 어떤 공격에 면역이고 무엇이 약점인지 등등의 사항들을 보기 어려운 것 역시 게임의 몰입도를 해치는 요소입니다. 기본적으로는 군대 화면을 통해 살펴보거나 L1 버튼으로 망령 세계에 진입한 다음에 R3 버튼을 눌러서 확인해야 되는 방식이라 좀 많이 번거롭습니다. 대장이든, 대전사든, 대군주든 동일하게 보스로 취급되는 방식을 취하고 있으므로 차라리 대부분의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단이나 하단에 체력 바를 띄워놓고 그 주위에 특성을 기록해놓는 편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죠.
관계를 잘 파악해두지 않으면 배신은 의외로 엄청 쉽게 당한다. |
그래서인지 브루즈는 꽤 영양가도 있고 유익하고, 매력적이다. |
1대1의 뚝배기 브레이크는 상대를 막론하고 은근히 쉽지만… |
어떤 형태로든 다수가 되면 좀, 많이, 심각하게 불리하다. |
또한, 타격감이 그리 좋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공격의 강약 구분이 명확하게 와닿지 않고, 어딘지 모르게 흐느적거리는 듯 보이는 동작도 그렇지만, 허전함이 가장 크게 느끼는 부분이 엘프의 분노 상태입니다. 엘프의 분노 상태는 적을 처치할 때마다 조금씩 쌓이는 힘이 최대치에 도달하면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필살기와 같은 것인데, 망령인 켈레브림보르가 적을 처치한다는 콘셉트 때문인지는 몰라도 적을 때리는 느낌이 아예 없습니다.
화면을 통해서는 다수의 분신을 통해 적을 공격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긴 하지만, 지금 누굴 공격하고 있는지 타겟팅조차 불명확한 상황에서 무작정 공격 버튼을 연타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기대했던 상쾌한 액션이나 호쾌한 기분은 사실상 느낄 수 없는 셈입니다. 또한 공격 방식이 활 공격과 칼 공격의 반복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원거리 공격에 내성을 가진 적 상대로는 필살기로서의 위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도 그리 좋게 보긴 어려웠습니다.
굳이 전설 등급 장비에 의존해야만 하는 구조가 아니었던 점은 마음에 들지만, 전설 장비의 강화 조건이 특정 타입의 적 대장을 처치하거나 영입하는 획일적인 구조였던 점은 약간 아쉬웠습니다. 또한 필요 없는 장비를 파괴해서 재화로 치환할 수 있는데, 이 과정이 전부 개별적으로 수행되기 때문에 다소 번거롭다는 점 역시 편의성 측면에서는 좋지 않았죠. 장비를 수급하는 것이 무조건 대장급 이상의 적을 처치하는 것에 의존하는 것도 문제라면 문제겠지만, 중반부를 넘어가면서부터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좋든 싫든 워낙 많이 상대하게 되는 터라 특별히 단점으로 느껴질 정도로 의식되진 않았습니다.
단언하건대, 이 순간만큼은 타격감이 0이 된다. 내가 누굴 공격하고 있는지조차 인지하기 어려운 것은 덤. |
룬은 심플해졌으며, 3개를 모아 상위의 룬을 만드는 방식으로 변했다. |
반드시 회피해야만 하는 공격이 많아지면서 곡예 비중도 늘어났다. |
■ 네메시스 시스템은 좋았지만, 입 좀 다물었으면.
미들 어스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네메시스'라고 불리는 고유의 독특한 시스템입니다. 등장하는 적과 플레이어가 상호작용하는 이 시스템은 필연적으로 동일한 개체를 상대해야 하는 지루함이나 피로감을 다소 덜어주는 흥미로운 시스템이기도 합니다. 가령, 오크 대장을 처치했는데 상처 부위를 봉합하고 '사실 난 죽은 게 아니었다'면서 다시 등장하거나 특정 대장을 죽였더니 아군이었던 다른 대장이 '내 형제를 죽였다'면서 배신하는 일도 생기곤 합니다.
그래서 배신과 관련해서는 형제 관계인 다른 대장을 죽이지 않도록 특히 조심해서 관리해줄 필요성이 있습니다. 또한, 모든 대장들은 서로 대립하며 싸우는 관계가 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스스로 레벨 업을 하거나 새로운 특성을 얻거나 때때로 등급이 올라가는 등 다양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스스로 레벨을 올리는 것은 어디까지나 플레이어의 레벨 이하까지이지만, 그만큼 영입해둔 대장들을 관리하기 위한 수고를 덜어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지배를 통한 영입은 플레이어의 레벨 이하만 가능하지만, 모욕을 통해 레벨을 떨어트리는 것도 가능합니다. 모욕을 받은 대장은 레벨이 떨어지거나 칭호나 특성에 영향을 받기도 하고 심한 경우에는 대장이면서도 잡몹과 다름없는 초라한 모습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더 강해져서 등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네메시스 시스템의 장점으로는 지루함이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오크의 생김새가 조금씩 다른 것도 있지만, 특성이나 능력, 내성 등이 판이하게 달라 동일한 타입의 대장을 만나는 일 자체가 드물기도 하죠. 전투 시스템 문제를 제쳐놓고, 네메시스 자체는 상당히 재미있는 시스템이기도 합니다.
살아 돌아오는 횟수가 많을수록 모습은 더 기괴하게 변하기도 한다. |
플레이어마냥 죽음을 거부하며 다시금 기회를 얻는 경우도 있다. |
2막부터는 대장급을 지배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지배할 수 없어 모욕을 줘야 할 필요성도 생긴다. |
다만, 등장하는 모든 대장급 이상의 적들은 말이 너무 많습니다. 조금 많은 게 아니고 진짜 심각할 정도로 많아서 투 머치 토커로 유명하신 분이 떠오를 정도입니다. 등장할 때 말하고, 싸우다가 말하고, 후퇴하면서 말하고, 죽이려고 할 때면 가끔 죽음 거부가 출력되면서 말하고, 심지어는 플레이어가 죽을 때조차 말합니다. 이게 한 개체의 분량인데, 동시에 2~3개체가 등장하거나 매복을 통해 연달아 등장하는 경우에는 답답한 수준을 넘어 짜증이 날 정도입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렇게 말을 많이 하는데 스킵할 수도 없다는 것입니다. 적들이 말하는 각각의 대사는 짧으면 5~10초에서 정말 길면 20초 정도를 소모하는데, 이것이 중요한 대장급 이상의 개체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대장급 이상의 개체에게 일괄적으로 적용되어 있어서 때로는 게임의 몰입도를 심각하게 방해하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게임 내 시간은 흘러가게 설정되어 있어서, 적들의 대사를 다 듣자마자 반격하거나 피할 새도 없이 공격을 맞는 경우도 있습니다. 초반에는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해서 그러려니 하지만, 플레이가 지속되면 될수록 너무 많은 대사로 인해 지치게 됩니다.
등장하면서 2줄 넘게 말하는 건 예삿일이며, |
기껏 매복해놓고 한다는 게 대사를 읊는 것이며, |
플레이어가 죽을 때 일부러 한 마디라도 더 말하려고 나중에 죽이고, |
당사자가 말을 안 하면 근처의 누군가가 대신... 이쯤 되면 고문이다. |
■ 기대와는 달랐던 공성전.
2막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군대를 꾸리게 되어 공성전을 진행할 수 있지만, 당초의 기대나 예상과는 달리 부실한 구성이어서 느끼기에 따라 짤막한 도전 임무와 비슷한 정도로 취급받기도 합니다. 공성전은 아군의 출격 대장들이 서로 한 번씩 말하고, 적의 대군주가 받아친 다음에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이러한 전개나 진행 자체는 분위기를 잡아주고 긴장감을 고조시켜주는 점이 있어서 나쁘지 않았지만, 공성전을 진행하는 방식이 좀 의문스럽습니다. 그냥 성채 내부에 있는 특정 포인트를 점령하기만 하면 되는 방식이기 때문이죠. 해당 포인트에 머무르고 있으면 조금씩 게이지가 차오르고, 모두 채우면 점령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을 두 차례 정도 반복하면, 성채를 완전히 제압해 대군주를 만나러 갈 수 있죠.
그런데, 기껏 성채를 제압해놓고 대군주와의 싸움에서는 공성전에 투입했던 대장을 데려갈 수가 없습니다. 호위로 설정했던 대장을 불러낼 수는 있지만 공성전이라는 전제가 없다면 단순히 이때까지 계속해왔던 대장전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전개인 셈입니다. 이렇다보니 공성전의 재미는 당연하게도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역 점령은 적이 얼마나 있던 범위 내에만 있으면 아주 손쉽게 획득할 수 있고, 그 후의 보스전은 이제까지의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보스전과 하등 다를 것이 없으니 특별한 전개가 있지 않았을까 싶은 기대감을 배반했다는 점과 더불어 평가를 크게 떨어트리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4막에서 진행하는 수성전인데, 난이도는 공성전에 비해 비약적으로 높아졌지만 그 난이도가 불합리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다가 클리어까지 10회를 반복적으로 시행해야 되기 때문에 피로도는 물론이고 상당한 스트레스로 다가오게 됩니다. 공성전의 구성과 마찬가지로 공격을 막는 수성전 역시 특정 구획에 있는 포인트 지점을 방어하는 것인데 플레이어가 없는 위치에서의 포인트 방어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수비를 위해 배치해둔 대장들에게 무엇인가 명령을 내리는 것도 불가능하고 포인트별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행동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처음 위치를 사수할 뿐이라 결국엔 플레이어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전부 살펴봐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여기에, 상황의 유불리에 따라 리젠되는 적의 증감은 크게 느껴지지 않으며 적 대장이 도망을 가던 공포에 질려서 전의를 상실하던 그 휘하에 있는 병사들은 항상 분기탱천에 사기충만이라는 어이없는 경우도 겪을 수 있죠. 결국에는 대장을 처치해야 되는데, 1명이 남든 5명이 남든 전세의 변화가 없어 흥미를 크게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죠.
처음이야 멋진 도입부에 감탄하지만… |
여전히 말이 많다. 많아도 너무 많아. |
■ 랜덤 박스'만' 문제였던 것이 아니라, 랜덤 박스'도' 문제였던 것.
섀도우 오브 워가 졸작이거나 망작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졸작이나 망작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엔딩에 도달하기까지 진행하면서 받은 스트레스와 짜증이 쌓이고 쌓여서 다소 과하게 표현된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전투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문제와 더불어 공성전에서의 큰 실망, 투 머치 토커까지 막상 플레이해보면 쉽게 추천해주기 어렵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재미가 없느냐 하면 꼭 그렇지는 않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겁니다.
지금은 아주 예전처럼 일단 재미만 있으면 다른 불편한 요소가 있어도 충분히 상쇄할 수 있었던 때와는 다릅니다.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의 종류와 수, 기종 등이 증가한 것과 더불어 스토리, 그래픽, 사운드, 편의성 등 표현할 수 있는 방법과 기술이 발달되었으니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지역 이동 등 일정 시간 이상의 로딩에는 툴팁이 표기된다. |
유실된 단어를 모아 시를 완성하는 콘셉트는 나쁘지 않았지만, 이해는 어려웠다. |
미션에서는 왜 달성 조건을 표기해주지 않았을까? |
유물에 대한 이야기는 자막이 출력되지 않아서 기록을 통해 봐야 한다. |
전투에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쾌감과 적을 슥삭하며 처형할 때의 감각, 그리고 암살과 지배, 지형지물을 이용한 다채로운 진행 방식은 확실히 재미있었습니다. 스토리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았지만 의외의 반전을 넣어두기도 했기에 개인적으로는 꽤 즐길 수 있었고, 최고 수준은 아니었지만 퀄리티 있는 그래픽과 함께 빠른 로딩 속도와 쾌적했던 프레임 덕분에 가장 기본적인 부분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을 요인이 없다시피 했죠.
다만, 대장급 이상의 적은 말이 너무 많아 정작 중요한 시점에서의 대장이나 대전사, 대군주 등 주요 캐릭터의 임팩트가 떨어진 점, 부실한 타격감과 모션, 다소 과한 듯한 스킬 제약, 끔찍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공성전, 근본적으로 이미지를 망친 랜덤 박스까지. 굵직한 장점 한두 개로는 상쇄하기 어려운 단점이 여기저기 있었기에 결과적으로는 그리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웠습니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굳이 다시 하고 싶은 게임은 아니라는 평을 내리고 싶습니다.
반가운 얼굴도 볼 수 있긴 하지만… 글쎄. |
전투 구덩이는 개입할 수 없어 좀 지루했다. |
편집 : 이상원 기자 (petlabor@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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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크들이 죄다 박찬호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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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임드 줄줄이 근처에 있으면 맞아서 다굴당하는 것 보다 말로 다굴당하는게 무서워서 피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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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다시 하고 싶은 게임은 아니라는 평을 내리고 싶습니다. 이 한마디로 리뷰 끝이군요 흔한 전작만 못한 후속작이 되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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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진짜 게임 나쁘지않은데 투머치토커로 이렇게 많이 까이는거 제작진도 알면 제발 스킵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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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은 정 하고 싶으면 그냥 3막까지만 하고 접으면 됨 그래야 게임에 좋은 인상만 남길 수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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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다시 하고 싶은 게임은 아니라는 평을 내리고 싶습니다. 이 한마디로 리뷰 끝이군요 흔한 전작만 못한 후속작이 되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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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섀도우워 10차까지 하면서 오크들 주둥아리에 털린거 생각하면 다신 쳐다보기도 싫은겜 | 17.11.07 15: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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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진짜 게임 나쁘지않은데 투머치토커로 이렇게 많이 까이는거 제작진도 알면 제발 스킵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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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은 정 하고 싶으면 그냥 3막까지만 하고 접으면 됨 그래야 게임에 좋은 인상만 남길 수가 있음
(IP보기클릭)112.148.***.***
완전 공감이요 저도 3막까지하고 엔딩은 유튜브로 ㅎㅎ | 17.11.19 14: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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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임드 줄줄이 근처에 있으면 맞아서 다굴당하는 것 보다 말로 다굴당하는게 무서워서 피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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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4막 들어가면 여러분 그냥 유튜브에 엔딩 검색해서 보세유~ | 17.11.01 21: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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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ㄱ ㄹㅇ 말이 너무 많아서 전투중에 네임드 지나가 만나면 또 말하고 또 네임드 나와서 또 말하고 이거 때문에 하기 싫어서 봉인중 ㄷㄷㄷ | 17.11.02 18: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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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겜은 너무 주인공이 부조리의 끝임 아니 지들끼리 싸울때는 다굴을 안하고 1대1하면서 주인공 때릴때는 다 덤벼드는게 휴... 그리고 적이 저주 걸리면 아무렇지도 않은데 내가 저주 걸리면 야휴.... | 17.11.03 00: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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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 1편 때도 처음에는 재밌다가 이 놈들이 단체로 힙합 대결이라도 거는 거 같아서 그만뒀는데ㅋㅋㅋㅋㅋ | 17.11.05 12: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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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배틀이요? 대체 얼마나 말이 많길래ㅋㅋㅋㅋ | 17.11.09 01:5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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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킵못하는 대사만으로 3분을 넘어갈수 있음 애들 많으면 ㅋㅋㅋㅋ | 17.11.10 13: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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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스토리상 중요한 인물들 대화도 아니고 그냥 몹들 대화하는게 3분이 넘어갈수 있다고요? 이런 맙소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17.11.12 05:4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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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17.11.14 00: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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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네들 작가진들과 성우들이 개고생해가며 만들어 놓은 수많은 대사들이 아까워서 그러는가 보죠. | 17.11.02 22: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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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크: 내 대사를 들어! | 17.11.07 18: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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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도르 생각하고 샀는데, 괜히 골드샀습니다... 돈 아껴서 오리진이나 골드살걸.. | 17.11.12 07: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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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캄 나이트가 어디가 부족해서.. 국내 정서와 달라서 인기가 없을뿐 전세계 에서 PS4 버전은 좋은 게임 임 유저건 리뷰어건 | 17.11.05 00: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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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캄나이트도 잘만든 게임인데 배트모빌에서 말아먹고 제대로 된 보스전도 없지요 | 17.11.05 10: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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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전이 오리진만도 못함 ㅇㄱㄹㅇ 배트모빌도 극혐 | 17.11.10 13: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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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자기 속목아지 욕해야함.. ㅎㅎ | 17.11.10 20: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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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크들이 죄다 박찬호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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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추천 한다는게 비추를... 투머치토커 극혐.. | 17.11.02 21: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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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크와는 이런 일화가 있었습니다. 제가 LA 시절에... | 17.11.13 22: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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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너무 많아요 | 17.11.03 05: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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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상정! | 17.11.03 08: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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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 너무하시네요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 | 17.11.04 12: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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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이 2014년에 출시했는데 3년이나 기간 들였으면 속편 제대로 나와야죠.. 여기에서 어떻게 시간을 더 주나요.. | 17.11.14 20: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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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가 오죽많으면 저렇게 스킵을 원하겠나요. 그닥 중요하지도 않은 대사라면 더더욱 | 17.11.14 00: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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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약점은 얘기하긴 해요.(드레이크 약점인데 드레이크 대려오면 빌어먹을 드레이크를 가져왔다고 막 화내면서 도망감) | 17.11.15 17: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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