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프라이프 알릭스로 보고 온 사람한테는 미안하긴 한데, 그래도 내 잘못은 아님 ㅅㄱ
* 오늘의 게임은 일렉스라는 이름의 오픈월드 RPG이다.
고딕 시리즈 만든 곳에서 만들었다는데, 해본 적은 없지만 이름은 들어본 기억이 있다.
나름 인지도가 있는 회사인 모양.
참고로 다이렉트 게임즈 독점 한글이다.
* 중소 기업 게임치고는 오픈월드를 착실하게 구현해냈다.
맵이 굉장히 넓으며 탐험의 재미를 충실하게 살렸다.
구린 그래픽 덕에 월드 로딩도 빠른 편.
* 월드 로딩은 짧지만 퀵 세이브에 3초 정도 로딩이 있어서 거슬린다.
게임 특성상 퀵 세이브를 밥 먹듯이 해야 하는지라... ...
퀵의 뜻을 모르는 걸까?
* 전투의 경우 중소 기업 게임 아니랄까봐 굉장히 난해하다.
아무리 봐도 타게팅 같은데 의외로 논타게팅 액션이라서 더 놀랍다.
마치 물 속에서 싸우는 것처럼 어물어물 거리는 감각이 있으며 타격감도 좋다고 말하긴 힘든 수준.
타격감 나쁜 게임이 꼭 그렇듯 피격감은 제법 괜찮다.
사람들이 위쳐3 전투 노잼이라고 하는데 이거 한 번 시켜보면 미안하다고 싹싹 빌 거다.
게롤트의 상모 돌리기는 선녀임
전투 감각만 이상한 게 아니라 주인공이 너무 약해서 초반에는 잡을 수 있는 몹이 거의 없다.
대부분이 해골 몹이다 ㄷㄷㄷ
* 아니.
주인공이 군부대의 고위 간부였는데, 아무리 힘을 잃었다지만 술집 주인이나 돌연변이 멧돼지한테 털리는 게 말이 되냐고.
그런 주제에 미간에 힘 빡주면서 배드애쓰마냥 목소리 까는 거 보면 개그가 따로없다.
이 때문에 초반에는 닥치고 전투를 피해야 한다.
초반에 활 얻으면 마주치는 적에게 일단 시위를 겨눠보자.
적의 체력과 함께 해골 마크가 뜨면 바로 빤스런 ㄱㄱ
본격 간디 시뮬레이터라고 할 수 있겠다.
* 오픈월드 게임이 다 그렇지만 이 게임도 퀘스트 위주로 흘러가게 된다.
그런데 초반에는 몹을 잡기가 여간 힘들기 때문에 전투는 최대한 피하면서 주요 오브젝트만 쏙 빼먹는 재치를 발휘해야 한다.
맵이 워낙 방대하고 퀘스트 동선이 멀기 때문에 정말 하염없이 뛰어다녀야 한다.
본격 런닝맨 시뮬레이터가 된다.
여담이지만 계속 달리는 것 때문에 패드보다는 키마가 손이 더 편하드라.
패드는 좌측 스틱을 딸깍 누르는 게 뛰는 건데, 상호 작용을 하거나 스태미너가 떨어지면 걷기 때문에 재차 눌러줘야 해서 손에 힘이 많이 들어간다.
전투 때문이 아니라 이동 때문에 손이 피곤하다.
아니 좀.
비전투 상황에서는 스태미나 안 닳게 해도 되잖아...
* 초반이 워낙 참피인지라 어떻게든 자원을 끌어 모아서 스탯 찍고 무기 사고 장신구 줍고 방어구 껴입어서 사람 맹글어야 하는데
시스템이 또 만만치가 않다.
스탯을 찍는 시스템의 특성상 체계적으로 관리 안 하면 성장이 비효율적이 되는 건 물론이며 이거저거 따져야 될 게 많아서 복잡하다.
한 가지 다행이라면 어차피 싱글 게임이고 후반 가면 스탯을 골고루 다 찍기 때문에 망캐 개념은 없다는 거다.
퀘스트만 한다고 다 되는 게 아니라(일렉스 물약으로 보충 안 하면 끝까지 약함) 제작도 하고 스킬 찍어서 도둑질도 하고 잡템도 모아서 팔아야 어엿한 일인분을 할 수 있다.
이딴 새끼가 장군급이라니... 당나라 군대인가?
* 종합하면 참피에 간디, 런닝맨, 도둑놈, 그지 시뮬레이터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재밌게 했다.
구석구석 싹싹 파밍하는 재미, 연계되며 분기가 나뉘는 퀘스트를 깨는 재미, 스탯을 하나 하나 맞추는 재미는 있었으니까.
저예산이라 어설퍼서 그렇지 있을 건 다 있는 게임이다.
진짜로 디테일하면서 웬만한 건 다 있다.
심심해서 맵을 둘러 보다가 퀘스트도 없는 수상쩍은 섬을 발견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퀘스트 분기에 따라서 도달하는 지점이더라.
이런 깨알같은 디테일이 넘쳐난다.
* 잘 만들었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아니라고 할 것이다.
허나 나름 성의 있게 만들었다고 답할 순 있겠다.
세계관과 스토리는 뻔하지만 퀘스트마다 선택지가 있고 분기와 연계도 착실하게 마련되어 있는지라 퀘 깨는 재미가 있다.
나는 어지간하면 게임에 문서를 집어 넣는 걸 안 좋아하는데(ex 유비소프트 게임) 기묘하게도 이 게임은 하면서 다 읽어봤다.
세상의 멸망 직전, 멸망한 이후의 상황이 실감나게 표현 되어 있어서 읽는 재미가 있드라.
오픈월드 게임이면서 그 흔한 반복퀘나 수집품 없이 퀘스트만 쌩으로 때려 박은 것도 플러스다.
아참. 하나 더 플러스를 주자면 RPG이면서 무게 제한이 없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무게 제한은 마나 시스템과 더불어 게임계에서 사라져야 할 쓰레기 시스템이다.
* 유용하긴 한데 볼 때마다 웃음벨인 로켓 추진기.
* 감히 비교하기는 그렇지만 살짝 위쳐의 느낌이 났다.
위쳐3까지는 아니고 대략... ... 위쳐 1.5 정도의 느낌?
동료 퀘스트 때문인지 매스 이펙트의 느낌도 나드라.
매스이펙트도 물론 2나 3에는 못 비비고 역시 1. 5 정도의 느낌?
구석구석 파밍하는 거, 이야기 읽는 걸 좋아한다거나, 분량 많은 걸 좋아한다거나,
시스템을 분석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 고전 RPG 혹은 그런 스타일의 게임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반대로 그래픽이나 모션에 대쪽 같은 기준이 있거나, 성격 급하거나, 글자 읽는 거 싫어하는 사람,
게임 하면서 난관에 부딪쳤을 때 고민하는 거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 그래픽 별로고
모션 나쁘고
세계관 뻔하고
이야기도 뻔하고
NPC 다 똑같이 생겼고
연출 보는 재미도 없고(그냥 멀뚱멀뚱 서서 대화만 함)
전투 수중전이고
레벨링 빡빡하고
시스템 복잡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묘한 재미가 있는 게임이었다.
이상하게 재밌다..
처음에는 병맛 B급스러움으로 하다가 어느 순간 스며든다.
<특징>
흙수저 오픈월드 RPG.
<장점>
가성비가 끝내주게 좋음.
퀘스트 전개나 분기 등이 꼼꼼하게 짜여 있음.
(다이렉트 게임즈에서 구매시)한글화.
다른 RPG에 비하면 문장 가독성이 좋음.
소지품 무게 제한이 없음(!)
<단점>
꿈 속에서 싸울 때처럼 팔이 안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의 전투 시스템.
질병에 걸린 것 같은 모션과 연출, 그래픽.
스토리가 부분적으로는 괜찮지만 전체적으로는 엉성함.
대사가 엄청 많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