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랙티브 무비 장르의 명가 퀀틱 드림.
그들이 플스3 시절에 냈던 헤비 레인이 피시 버전으로 출시 되었다.
* PS2 시절에 아는 사람이 신기한 게임이라며 인디고 프로페시를 보여준 적이 있다.
화면을 분할하는 연출은 당시 기준으로 굉장히 획기적이었으나 언어의 압박으로 인해 플레이 하지는 못 했다.
그 땐 그냥 그런 게 있는갑다 했는데 아득바득 살아남아서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으로 굉장히 인지도가 올랐다.
역시 오래 살고 볼 일이다.
* 인디고 프로페시 때 인상 깊은 화면 분할 연출을 보여줬는데 여기서도 시작하자마자 이런다.
한 번 먹히는 건 계속 시도하는 스타일인 모양.
* 초반에 굉장히 별 거 아닌 걸로 버튼 액션을 요구하는데.
튜토리얼이라서 그런 줄 알았는데 이후로도 쭉 그러더라.
엄청 사소한 일에도 버튼 액션을 요구해서 기분이 이상해질 때가 많다.
* 이야기가 본격적인 발단에 들어가기까지 오래 걸리더라.
성격이 급한지라 초반 예열 시간을 견디기가 힘들었다.
* 초반 빌드업이 길다기보다는, 압축을 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게임은 영화에 비해 주어진 시간이 많으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펼칠 수야 있겠지만.
아무리 그렇다고는 해도 지나치게 사소한 부분까지 담아내려 해서 지루했다.
자기네들도 좀 그랬는지 뜬금없다 싶을 액션 장면이 종종 나오더라.
* 그 이유 중 하나는 주연급 인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주연급 인물이 죽어도 이야기가 전개 된다'라는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함이다.
* 말하자면, 이 하나의 아이디어를 위해 함몰 되거나 신경을 쓰지 못한 부분이 생겼다는 거다.
이야기는 예열 시간이 너무 길고 장면 전환, 주연 전환이 잦아서 몰입감이 끊긴다.
굳이 하나 장점을 대자면 따박따박 나뉘는지라 챕터별로 리플레이하기에는 좋다는 거다.
물론... 인터랙티브 무비 장르는 가지고 노는 플레이가 아니라 이야기, 분위기로 승부를 보는지라
부분 리플레이가 큰 의미가 있나 싶지만.
* 비선형적인 이야기를 쓴다는 건 힘든 일이다.
아니, 쓰면 쓰겠지만 비선형적인 이야기를 짜임새 있게 흥미롭게, 특별하게 쓴다는 건 어렵다.
비선형성이 커지면 커질 수록 이야기는 엉성해진다거나 뻔해진다.
뻔한 슬래셔 무비의 클리셰로 점철된 언틸 던이 아주 적합한 일례다.
헤비 레인 역시 짭 직쏘가 나오는 뻔한 스릴러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 한다.
* 비슷한 장르인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의 경우 선형적인 이야기로 흘러 간다.
덕분에 이야기는 촘촘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롭게 흘러가지만 '뭘 선택하든' 결국 정해진 이야기로 흘러간다는 볼멘 소리를 피할 수 없었다.
더 과거로 가면 매스 이펙트3 사태가 있다.
* 지금이야 망한 게임의 사례가 되었지만, 같은 장르 중에서 최다 고티를 수상했던 워킹 데드의 경우.
이야기의 비선형성, 자유도, 그러니까 테크닉적인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게 절대 아니다.
그냥 이야기 자체가 몰입감이 있고 좋았으니까.
게임 잘 모르는 사람들조차 그냥 영화보듯이 술술 접할 수 있었으니까.
* 반면 퀀틱 드림은 어떤 기술적인 성취에 경도 되어서 기본적인 부분을 놓친 건 아닐까 싶다.
하긴. 이 게임이 플스3 시절에 나왔던 게임이다.
그 시절이면 우왕 ㅋ 기술이 진보했으니 상상만 하던 걸 다 표현할 수 있겠지 ㅋ 라는 헛 된 꿈에 부풀어 있을 시절이었으니까.
* 곰곰이 생각해 보면 게임에서 표현하는 이야기의 비선형성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이 여자랑 이어지거나, 저 여자랑 이어지거나,
쟤를 살리거나, 죽이거나.
또 다른 한계는 결국 대다수의 유저는 해피 엔딩과 정의를 원한다는 거다.
착한 사람이 모두 죽고 주인공이 실패하고 악당이 승승장구하는 비선형성을 원하는 유저가 얼마나 될까?
이런 경우는 예술로 승화시킨 비극보다는, 유저의 감성과 유리된 어느 제작자의 예술적 고집일 확률이 더 높다.
* 안 좋은 이야기를 많이 늘어놨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정신없이 몰입하기는 했다.
결국 파편처럼 흩어졌던 이야기가 하나로 모이는 구간부터는 흥분감에 도취되었다.
물론.
비극을 피하기 위해서다.
* 여담으로 증강 현실? 뭐 이런 아이템이 나오는데.
이게 분위기를 무지하게 깬다.
이런 물건이 헤비 레인이라는 이야기에 굳이 필요했는지 의문이 든다.
* 조금 시절이 지난 게임인지라.
이걸 너무 최근 기준으로 받아들인 건 아닐까 하고 고민도 해보았다.
하지만 결국 내가 내린 결론은 퀀틱 드림이 어떤 기술적인 목표에 너무 도취 되어서 사소하고 당연한 부분을 놓친 기분이라는 거다.
전에도 말했듯이 나는 사람 이목구비를 뚜렷하게 표현하는 게임은 고전 게임으로 안 친다.
헤비 레인은 너그러워져야 할 만큼의 고전 게임은 아니다.
* 결국 아주 간단한 문제다.
버추어 파이터나 파판7 같은 역사적으로 기억에 남을 기술적 성취가 아니라면, 아니 그조차도 결국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시시해진다는 거다.
그럴 바에는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완성도를 극한으로 올린 작품이 더 기억에 남을 것이다.
* 그런데 또 어떻게 보면 쉽지 않은 문제이기도 하다.
어려우니까 시도조차 안 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시도라도 해보는 게 길게 보면 더 긍정적일 수도 있으니까.
잘 모르겠다.
어쩌면 퀀틱 드림의 가장 최근작인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에 정답이 담겨 있을지도.
ps.
보너스 영상에서는 자막이 안 나오드라.
ㅅㅂ
<특징>
스토리 몰입형 게임.
<장점>
눅눅하고 음울하며 몰입감 넘치는 분위기.
등장 인물이 죽어도 이야기가 진행 되는 다양한 분기점.
강렬한 몰입감.
스토리 몰입형 게임이라 특별한 컨트롤을 요구하지 않음.
<단점>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진행 되기 전까지 예열 시간이 길음.
의외로 뻔한 이야기.
분기점은 다양하지만 배드 엔딩으로 빠질 가능성이 높음.
주요 인물 중 한 명은 결과가 제대로 매듭 지어지지 않음.
기존 게임과는 다른 기묘한 버튼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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