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스러운 부활]
- 최근 몇년간 우리들은 많은 장르의 통합을 목격했음. 이러한 경향은 제작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걸 가속화시키기 때문에 소규모 개발사들은 결국 팔릴만한 작품만 만들 수 밖에 없음. 불행하게도 아케이드 레이스 게임은 수백만장의 매상을 올릴 수 없는 장르가 되어 버렸기에 그러한 이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며 무대 뒷편으로 사라지고 있음. 그렇기에 2017년 크루즌이 아케이드로 부활했을 땐 무척이나 기뻤고 올초 그것이 콘솔로 이식된다고 발표 되었을 땐 정말 감격스러웠음.
- 크루즌 시리즈의 전성기는 역시 90년대였음. 이들은 결코 화려하거나 최고의 게임이란 수식어를 달긴 부족해 보였지만 특유의 중독성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였기에 당시 콘솔로 포팅된 작품들은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으며 크루즌이 아니더라도 이러한 분위기의 게임이 매년 발매되던 시기이기도 했음. 하지만 이후 점차 그들은 하나둘씩 사라졌고 크루즌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은 1999년에 나온 것이였음.
- 이제 이번 작품에 대해 살펴보자면 크루즌 블래스트는 예전 시리즈처럼 간단한 조작으로 흥미진진한 레이스를 다양한 트랙을 통해 에너지를 뿜어내는 그러한 작품임. 코너가 나오면 냅따 드리프트를 하고 적당한 시기에 부스트를 이용해서 라이벌을 재치는 그러한 심플함, 이번 블래스트도 거의 다르지 않음. 그렇기에 초반은 꽤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음. 개성있는 레벨과 9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사운드 트랙은 상당히 마음에 듬. 각 레벨에는 숨겨진 돈과 추가 차량 해금을 위한 키가 숨겨져 있음. 또한 게임 내 6개 투어에는 각각 주제에 맞는 라이벌들이 등장함. 예를 들면 UFO 가 출현하여 당신을 쫓고 물건을 재핑하기도 하며 다른 레벨에선 공룡이 날뛰며 혼란을 야기시기기도 함. 또다른 코스에선 경찰차의 추격이 시작되는데 마치 니드포스피드의 마이너한 버전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함.
- 개발팀은 이번 콘솔 버전에 새로운 레벨을 대거 추가했음. 아케이드 버전에선 레이스할 수 있는 트랙이 5개 뿐이였지만 이번엔 거의 30개 가까이로 대폭 늘어났음. 이렇게만 보면 개발진이 상당히 노력했다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막상 경험해 보면 대부분이 거기서 거기일 정도로 특별한 특색이 없이 그냥 숫자만 많이 늘려놓은 느낌을 받음. 덕분에 숫자로는 많은 트랙이 추가되었음에도 딱히 기억에 남은 곳은 거의 없음.
- 또하나의 문제는 레이스를 즐기면서 자신이 직접 개입하여 플레이하는 부분이 적다는데 있음. 이건 좀 어이없는 일이기도 한데 심플한 게임 플레이도 좋지만 이건 정도가 좀 지나침. 레이스가 진행되면서 차가 벽에 부딫치더라도 스스로 방향을 바로 잡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 스틱을 건들지 않을 정도는 아니지만 실제로 스틱을 건들지 않고 플레이 하더라도 생각보다 훨씬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임. 이 게임에서 환경은 그리 중요치 않음. 마치 유령처럼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많은 부분을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통과할 수 있음.
- AI 와 경쟁을 하는 것도 너무 단순함. 컴퓨터가 조작하는 상대 차량들은 나와 경쟁을 한다기보단 배경에 가까운 존재로 경주를 시작하면 상위권 차량은 초반부터 먼 곳까지 달려나갈 뿐이고 그 외 차량들은 내가 레이스하는 내내 내 앞에서 보조를 맞춰주며 하나둘 지나치는 존재일 뿐임. 이러한 패턴은 게임 난이도를 올리던 내리던 관계없이 동일한 패턴으로 움직이고 있기에 게임 플레이가 너무나 단순해짐. 결국 레이스 초반 내 주위에 있는 차량을 제치고 최후엔 아껴운 부스트를 이용해서 가속하면 모든 게 해결되는 구조임.
- 자이로 컨트롤도 가능하지만 실제로 해보면 너무 빡빡하고 일반 컨트롤러로 플레이할 때보다 훨씬 더 불편함.
- 요즘같은 시대에 온라인 대전 기능이 없다는 것도 치명적임. 물론 화면 분할 대전 기능이 있긴 하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여러 친구들과 모여서 그렇게 대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긴 너무 어려움. 더군다나 이 작품은 10달러 미만의 인디 게임 같은 것이 아님. 그럼에도 온라인 기능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건 이해하기 힘듬. 이런 부분을 상정하고 여러가지 싱글 플레이용 컨텐츠를 추가했지만 대부분은 몇시간 내에 빠르게 소진될 것들이기에 주변에 함께할 친구가 없다면 이 게임은 쉽게 질릴것임.
- 결론적으로 이 게임은 주변에 함께할 친구가 있다면 환영받을만한 아케이드 스타일의 레이스 게임임. 멋진 코스, 인상적인 사운드 트랙, 심플한 게임 플레이는 장점이지만 이런 레이스 장르에서 온라인 기능이 빠진 채 출시되었다는 건 이 작품을 좋게 평가하기 힘들게 만드는 치명적인 약점임.
(IP보기클릭)115.92.***.***
(IP보기클릭)121.181.***.***
(IP보기클릭)11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