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원기아의 압도적 3대0 우승, LCK 2021 스프링 결승
담원기아는 상대 미드를 중심으로 계속 압박하는 운영을 통해 스노우볼을 굴려나갔다. 오브젝트 우위를 확보하고 벌어지는 싸움마다 손해를 보지 않으면서 골드 격차가 점점 벌어졌고, 합류 속도가 상대적으로 늦은 젠지는 큰 이득을 보지 못했다. 결국 변수를 허용하지 않은 담원기아가 무난하게 젠지 본진을 압박해 파괴하면서 1세트는 담원기아의 승리로 돌아갔다.
이번는 클리드 헤카림의 탑 갱킹으로 젠지가 럼블을 상대로 첫 킬을 가져가며 시작했다. 클리드의 헤카림은 보다 빠른 성장을 바탕으로 전 지역을 종횡무진하며 담원의 봇 라인에도 2데스를 안겨주었다. 무게추가 젠지 쪽으로 일방적으로 기우나 했으나 럼블의 빠른 합류를 동반한 소규모 전투에서 담원기아가 이득을 보며 골드 격차를 없앴다.
담원기아가 골드를 역전하고, 팽팽한 상황에서 럼블의 궁극기로 상대를 밀어내며 담원기아가 오브젝트를 독식하고, 그러나 젠지가 한타를 승리하는 식의 막상막하 대결이 펼쳐졌다. 단 한 번의 한타 승리가 모든 걸 끝낼 수 있는 상황. 최후의 바론 한타 교전에서 기적같은 4대1 교환을 담원기아가 해내면서 본진으로 쇄도, 게임을 끝냈다. 극적으로 팽팽한 역전승을 거둬 담원이 세트 스코어 2대0으로 리드했다.
6레벨이 되자마자 솔킬을 노린 오리아나를 갱으로 오히려 잡아내고, 탑에서도 갱킹을 성공시키며 담원기아는 순식간에 2킬을 벌며 시작했다. 이후 16분, 팽팽한 상황에서 용 앞 합류전에서 둘로 나뉜 각 팀 중 담원기아는 알리스타를 잡고, 사이온은 젠지의 공격을 버티고 빠져나가면서 담원이 4킬을 쓸어 담으며 대승했다. 게임은 난타전으로 흘러갔고 젠지는 계속 싸움을 걸었지만 쇼케이커 빅토르가 쿼드라 킬을 띄우는 등 거듭 승리하여 격차가 빠르게 벌어졌다.
우승 세레머니까지 마무리 된 후에는 우승 선수단과 함께 인터뷰가 진행 되었다.
■ 우승팀 인터뷰
칸 : LCK 프랜차이즈 도입 후 첫 우승인 만큼 나중에 남을 역사라고 생각한다.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고 생각하고 오래오래 잊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캐니언 : 생각보다 쉽게 3대0으로 이겨서 다행이고, 조금 더 기량을 끌어 올려 MSI 에서 잘하겠다.
쇼메이커 : 많이 기쁘긴한데, 감흥이 확 와닿지는 않는다. 다음 대회인 MSI 우승으로 새로운 감흥을 찾으러 떠나겠다.
고스트 : 이번 스프링 시즌에 원딜 메타가 바뀌어서 고생했는데, 그럼에도 우승을 거둬 기쁘다. 앞으로도 계속 우승하고 싶다.
베릴 : 스프링 결승 진출도 처음이고 스프링 우승도 처음인데 좋은 타이밍에 우승해 기쁘고, MSI 에서도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김정균 : 처음이라는 말을 정말 좋아하는데, 우리 선수들과 스프링 첫 우승 거둬 정말 기쁘고, MSI에서도 첫 우승을 꼭 이루고 싶다.
이정현 : 스프링 우승이 정말 기쁘고, MSI 진출도 기쁘다.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 김정균 감독은 9번째 우승이다. 그동안 T1 에서만 우승해왔는데 담원에서 계속 성공적으로 우승을 거두었다. 소감이 궁금하다.
김정균 : 저도 횟수가 헷갈린다. 이에 대한 소감은, 우리 선수들이 잘 해주었고, 잘하는 것을 계속 이어가기 힘든데 열심히 노력했다. 이런 커리어를 만들어줘서 우리 선수들에게 고맙고, 모든 공을 선수들에게 돌리고 싶다.
● 푸만두 코치는 김정균 감독과 계속 호흡을 맞추고 있는데, 코치 입장에서 본 담원기아의 특성, 강점은?
이정현 : 선수들이 워낙 많이 노력하고 잘하기도 하고, 피드백도 많이 주고 받아서 저 또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 베릴은 방금 전 인터뷰에서 MVP 로 쇼메이커가 캐니언을 언급했을 때 유일하게 반응이 없었다. 캐니언이 아니라 다른 선수가 MVP 라고 생각했나?
베릴 : 그냥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저는 우리 모든 팀원을 좋아하기 때문에 거기에 반대는 없었다(웃음).
쇼메이커 : 저는 캐니언이 받아야 했다고 생각한다(웃음).
캐니언 : MVP 도 중요하지만 우승이 더 중요하다. 칸 또한 n분의 1을 해준다고 했었기 때문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칸 선수의 나이 정도 되면 그정도 할 수 있나 싶은데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칸 : 제가 MVP를 받았을 때 팀원들에게 상금을 엔빵하겠다고 말했다. 다 n분의 1로 나눠도 저도 100만원 챙기는 거니까(웃음). 팀원들이 잘해줘서 받은 기분이라 저 혼자보다는 모두와 나누고 싶었다.
● 2세트에 대해 할 이야기가 많아보이는데, 럼블을 탑으로 보내고 초반에 잘 풀리지 않아서 초조했을 것 같다.
김정균 : 불리하기는 했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했고, 3세트 구상을 하고 있었다. 반면에 우리 팀이 잘 해주었고, 지켜보면서 다음 경기도 이길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했다.
● 김정균 감독이 미디어데이 때 선수들이 원하는걸 무엇이든 해주겠다고 했는데, 선수들의 요구사항은 무엇인가?
김정균 : 결과론적으로 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미리 말을 해놔야 되는데, 선수들이 아무 것도 필요 없다고 했다(웃음). 농담이고, 지금 말하면 다 진짜 해줄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다.
칸 : 우승이면 족하다. 빨리 개인 시간이 있었으면 한다.
쇼메이커 : 휴가가 필요하다.
김정균 : 이건 약속할 수 있다. 휴가는 필요한 만큼 얼마든 주겠다.
● 사이온과 오른의 구도가 계속되었다. 1세트와 3세트의 장비가 달랐다. 가고일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칸 : 3세트에서는 제가 골드를 많이 끌어왔는데, 어떤 아이템이 가장 탱킹에 도움이 될까 생각하다가 AD/AP 밸런스를 생각해서 군단의 방패를 올리고 쭉 올라갔다. 그리고 정글러 덕분에 그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같은 라인을 서는 상대의 성장을 지켜보는게 제일 답답할텐데, 2세트에서 고스트의 심정이 궁금하다.
고스트 : 성장 차이가 좀 벌어졌기 때문에 많이 힘들기는 했는데, 그래도 그 상황에서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를 팀원들과 이야기 했다. 점멸 한 번만 빼고 잡으면 된다, 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 2세트 한타 이후 원딜 둘만 남았는데, 그때 재미있는 장면이 나왔다. 어떤 상황이었나.
고스트 : 그때 트리스타나 상태를 제가 보질 못했다. 근데 팀원들이 막 도망가라고 해서 도망가다가 보니 트리스타나 체력이 100도 안남았더라. 그냥 잡을 걸 싶었다. 팀원들의 콜이 아쉬웠다(웃음).
● 2세트 경기가 초반부터 불리했는데, 어떻게 극복하고자 했나.
캐니언 : 반대로 미드 정글은 저희가 유리하다고 생각했고, 미드 정글만 유지하면서 실수하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 2세트의 불리한 상황에 대한 질문이 많은데, 그때의 밴픽을 리뷰한다면.
김정균 : 쇼메이커가 모든 픽이 가능해서 주도권을 미드 정글에 주기 위해 선택한 조합이었다. 생각하지 못한 상황이 많았지만 선수들의 플레이는 생각한대로 잘해주어서 잘 풀렸다.
● 2세트 종료 후 칸의 포효가 인상적이었다. 무엇이라고 했나.
칸 : 2세트에서는 게임 내 내용이 정말 제가 그동안 커리어 중 최악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이겨서 정말 팀원들에게 고맙다고 소리 질렀다. 항상 잘하는 동생들 덕에 이득을 많이 봤고, 내가 잘해서 팀원들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 잘하겠다.
● 칸 선수는 경기 시작 전, 라스칼 선수의 트래시 토크를 들으며 어땠는지.
칸 : 트래시 토크도 잘하는 사람이 있고, 안맞는 사람이 있는데 그래서 제가 더 잘한다고 생각했다. 워낙 자신 있는 부분이라. 미디어 데이 때의 감독님이 빙의한 “죽여버리겠다” 도 들었는데, 굉장히 귀여웠다.
● 3세트에서 하이 탈진을 했는데 그게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나.
베릴 : 상대가 3세트에서 심리적 압박이 심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초반에 그래서 인베갈사람! 외쳤는데 아무도 오지 않아서 혼자 들어갔다. 그런데 상대가 있기에 탈진을 걸고 견제를 넣고 빠졌는데 그 덕에 좀 효과를 본 듯 하다.
● 칸은 은퇴를 생각하고 있다가 김정균 감독의 설득으로 합류했다고 들었는데, 심정
칸 : 결승 끝나고 이야기 했듯이 다시금 이런 좋은 기회를 준 분들, 그리고 함께한 선수들까지 모두 고맙다. 아직 일정이 끝난게 아니기 때문에 누가 되지 않도록 폼을 유지하고 오히려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게 맞는 것 같다.
● 2세트에서 룰러와 팽팽한 대결을 펼친 소감은?
고스트 : 2세트 초반 딜교환에서 실수가 나오면서 아이템 차이가 심하게 벌어져 힘들긴 했다. 룰러 선수는 제가 인정하는 잘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나는 그럼 어떻게 잘할까 그런 생각만 했다.
● ALL LCK 퍼스트 팀에 룰러가 선정되었는데 그 자리가 탐나진 않았는지.
고스트 : 당연히 받으면 좋은 자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승이라는 커리어가 먼저고 그 뒤에 따라오는 것이니, 둘 중에 고르라면 당연히 우승이다.
● 시즌 중에 패배하고 힘든 시기가 있었는데, 어떻게 극복했는지.
쇼메이커 : 기본적으로 프로이기 때문에 스스로 극복할 줄 알아야 한다고 본다. 손목은 많이 좋아져서 그렇게 일상 생활에 지장 없고, MSI 에서도 잘 할 수 있다.
● 김정균 감독에게, 코칭 스탭까지 포함해 개인적인 파이널 MVP 는 무엇인가?
김정균 : 너무 가혹한 질문이다(웃음). 저는 베릴 선수를 뽑겠다. 겉으로 볼 때는 무뚝뚝한데 인게임 내에서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대외적인 이미지와 다르게 다른 선수라고 생각한다.
● 스프링 시즌 우승으로 MSI 에 출전하게 되었다. MSI 에 임하는 각오와 기대하는 상대를 말해달라.
칸 : FPX가 올라왔으면 좋겠다. 제가 작년에 몸담았던 팀이기도 하고, 팀원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아서 그리운 친구들이다. LPL 에서 잘해서 올라오고 저희한테 졌으면 한다.
캐니언 : 저도 FPX 다. 너구리 선수가 있기도 하고, 서로 격려의 말을 많이 해주어서 도움도 되었다고 생각한다.
쇼메이커 : 저도 FPX 를 뽑겠다.
고스트 : 해외 팀 중에서는 너구리 선수가 보고 싶기 때문에 FPX를 만났으면 한다. 또 바이퍼 선수가 LPL 가서 잘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해보고 싶다.
베릴 : 딱히 없다. (아이슬란드를 기대하냐는 질문에) 아이슬란드에는 관심없고, 가서 와이파이만 잘 되는지만 궁금했다.
김정균 : 어디 만나고 싶다는 생각은 크게 한적 없다. 우승하는게 목표일 뿐.
이정현 : 로그를 기대하고 있다.
● 북미와 같은 그룹이 되었다. LCS에 대한 평가가 궁금한데.
김정균 : 오늘 승부에 집중하느라 MSI 는 그 다음에 생각할 문제라 깊게 고려하진 않았다. 다만 LCS는 타 리그에 비해서 좀 약하다고 본다.
● 칸과 쇼메이커가 1세트 라스칼의 뒷텔에 빠르게 반응해서 역으로 잡아냈는데, 이렇게 합이 잘 맞는 비결은 무엇인가.
칸 : 이전 상황을 돌이켜 보면, 탑 1차 타워를 밀고 보니 상대 봇 듀오가 압박중인 상황이었고 그때 무엇을 조심해야할까, 하니 뒷텔 와드 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 부분을 의식하고 다같이 상황을 확인하고 그러자마자 오른부터 잡자, 콜이 나왔고 깔끔하게 대처한 듯 하다.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미리 이야기하고 잘 대처한게 좋았다.
쇼메이커 : 상황이 잘 기억 안나는데 그냥 우리 팀원이 잘했다. 그때 저는 라인전 하느라 바빴다.
● 각자 어떻게 휴가를 보낼 계획인가?
김정균 : 일정을 확인하고 휴가를 최대한 길게 주고 싶다. 아내가 오늘 생일인데 아무 것도 못해줘서, 한동안 아내에게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다.
이정현 : 집에 가서 가족들과 함께 보내고 싶다. 해외 리그도 분석하려고 한다.
칸 : 판데믹 때문에 어디 여행가기 어렵기 때문에, 얌전히 집에서 다른 게임을 하든, 못보던 프로그램을 보든 휴식을 취할거다. 휴가도 휴가지만 다음 대회도 있으니 3,4일만 쉬고 다시 LoL을 하겠다.
캐니언 : 솔랭에서 탑을 해볼까 한다. 못본 드라마도 있고. 탑에 대한 로망이 있어서 좀 플레이 해보고 싶다.
쇼메이커 : 당장 집으로 출발해서 LoL 은 전혀 하지 않고 최대한 쉬겠다. 방송 켜서 다른 게임, 공포 게임도 하고.
고스트 : 휴식을 좀 취해서 지친 몸을 회복하고, 그리고 다시 MSI를 준비해야 하지 않겠나.
베릴 : 집에 가서 다른 게임 해야된다.
● 팬들에게 감사의 한마디를 감독님과 선수 대표로 전해달라.
김정균 : 마지막까지 우리 담원기아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고, 그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지킬 수 있어서 다행이다. MSI 와 다른 대회가 쭉 남아 있는데 더 멋진 모습 보여드리겠다.
베릴 : 응원해주신 많은 팬들께 감사드리고, 우리 생일도 챙겨주시는 등 많은 감사를 느끼고 있다. 앞으로도 더 좋은 모습 계속 보여드릴 담원기아가 되겠다.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