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처음 파엠 접해본게 대충 91년쯤이었던거같아요.
패미콤에서 저 이름난 축구 시뮬레이션(......)게임 캡틴 츠바사 2 뽕뽑고 있다가 소문듣고
고속버스 터미널 가서 업어왔던 기억이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선명하네요.
왜냐면 시작하자마자 게임오버를 당했었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시엔 정말 어이가 없었죠. 인정사정 없는 난이도, 알고보니 붙여놓으면 대화도 하고 설득도 하고...
인벤토리 정리부터 시작해 모든건 전투 필드맵상에서 해야하는데
뭔 인질이나 도망치는 놈은 또 그리 많은지...특히 그 수녀와 도둑 진짜;;;;
마법 횟수 제한 토나오고 시스템 좀 파악할때 되니 왠 용이 튀어나오는데 애지중지 키운애들 일격사..
지금 생각해도 그때 그 강렬한 경험은 잊을 수가 없어요.
그때 이미 일본어 할줄알았기때문에 스토리도 되게 진지하게 즐겼었고요.
얼마나 그 기억이 강렬했는지 슈패로 나온 후속작 문장의 비밀이 94년 1월에 나왔는데
나오자 마자 구입해서 3월까지 공략본과 대사집을 하이텔 겜기동에 올려 좋은 반응을 얻었던 기억도 나네요.
요컨데 제가 바로 1994년 국내 최초 파이어 엠블렘 게임 공략자 (.....)
4월엔 슈퍼로봇대전 EX와 파이널 판타지 6이 같은날 나와서 게이머들에겐 정말 끝내주는 한해였.....;
이 인연이 나중에 제대후 슈퍼로봇대전 잡지 공략 필자가 되는데 한몫하게 되는데 그건 또 다른 이야기고...
여튼 소위 말하고 자주 보이는 파엠 올드비들의 꼰대적 자긍심은 바로 여기서 기인한다고 봅니다.
"그렇게 어려웠던 초대 혹은 슈패 이식 + 2부 문장의 비밀도 완벽하게 깼던 나인데
요즘 나오는 파엠 난이도는 난이도도 아님. 이런건 파엠이라 할수도 없음 ㅋㅋㅋㅋ" 이런 느낌이랄까요 ㅎㅎㅎ
실제로 플레이 해보니 온갖 자잘한 시스템과 스킬과 테크트리가 복잡하게 추가되어있긴 한데
그 모든게 플레이어를 강화하는데 분명히 한몫을 하기때문에
과거의 파엠이 첨부터 끝까지 대충 깡패 한둘빼곤 일정한 난이도가 보장되는 경향이 강했던 것에 비해
중반 넘어가면서 시스템을 이해할수록 전투가 급격하게 쉬워지는 면은 있습니다.
느낌적으로는 누구랑 누구를 짝지으면 최강캐가 줄줄이 나오는구나를 깨달은 성전의 계보 2부같다고나;;;
솔까말 올드비 유저 입장에선 인벤토리 정리화면 따로있고 프리맵 있으면 더 말할게 없긴 하죠 ㅋ
플레이 해보며 느낀건데 아쉬운점들 먼저 늘어보면
1. 코에이 무쌍식 뻔한 동작에 대한 짜증
삼국/전국무쌍 무장들이 보여주던 팔짱끼기 턱괴기 고개흔들기...모션 거의 그대로 썼더군요.
그 만화식 과장과 부자연스러움까지....그걸로 지원대화고 뭐고 다 하니 솔직히 좀 그랬네요.
2. 지루하게 강요당하는 낚시
시스템 좀 이해하고 나면 대번식기 낚시가 지도력 올리는 최고의 방법이란걸 곧 깨닫게 되고
그때문에 미끼 왕창 쟁여놨다가 대번식기때 줄창 낚시를 하도록 강요당하는 면이 없지않습니다.
모르면 안하는데 알면 안할수가 없죠. 처음 한두번은 그러려니 하는데 나중가면 정말 토나올정도...
3. 좋은 스킬은 비주류에 몰아주고 그간 주류병종은 죄 무쓸모스킬...
결국 물리는 검캐고 창캐고 주먹 도끼 올려 브리간트-그래플러-워마스터 트리가 답이고
마법캐는 사정거리+ 아이템에 메이지마스터찍고 맘대로인데
게임상 이번엔 비병이 페널티는 적고 이점은 너무 많아 결국 주인공 빼고 다 날라다닌다는게 문제더군요.
여태까진 페널티가 너무 강해서 비병은 아무리 쎄도 페널티 잘못걸리면 일격사라는 위험이 상시 대기여서
이렇게까지 개나소나 비병할 수 없었건만...날라다니는 탱크들이 되버려서 완전 깡패도 이런 깡패집단이 없네요.
파엠하다 전유닛 비병구성하는 날이 올줄은 솔직히 상상도 안해봤는데 이게 제일 깨네요;;
4. 너무 꼬은 나머지 설득력을 잃어버린 스토리
이건 스포성 짙으므로 그냥 언급만....
좋았던 점이라면....
1. 학원파트 지겹다 하실 분들도 많겠지만 개인적으론 좋았어요.
원래 파엠은 맵상에서 인연 쌓은 애들도 인정사정없이 죽어나가는거 슬퍼하고 그렇게 안되게 하는게 맛인데
이번건 학원에서 아무리 친하게 지냈어도 필드에서 적으로 만나면...이하생략.
솔직히 뒷맛 제대로 씁쓸하죠. 이런게 바로 파엠의 진가!(......)
2. 원래 미남 미녀 보는 맛으로 파엠 한다 소리 나올정도인데
그런면에서 개성진 미남미녀 많아 좋았습니다. 성격은 하나같이 문제가 좀 있지만 여튼 (.......)
3. 적당한 난이도.
과거 젊을적 파엠 특유의 살인적 난이도와 시스템적 불편이 더해져
연애(성전의 계보 ㅋㅋㅋ)한번 하려 해도 보통일이 아니었는데
산책 나가서 선물주면 땡이라니 이렇게 편할수가 싶기도 하고....
스킬과 계략이 늘면 늘수록 온갖 꼼수라는게 생기기때문에 후반이 될수록 전투가 적당히 편해서
스트레스 없이 즐기기에 좋았어요. 늙으니까 머리쓰기 귀찮네요. 물론 그렇다 해서 슈로대수준은 아니긴 한데...
정말 맘먹고 캐릭터 메이킹 한다면 슈로대 능히 구현하고도 남을듯하긴 하군요.
여튼 구입한 가격 대비 충분히 잘 즐기고 있습니다.
다음 DLC 메이저 업데이트가 12월로 들었는데
그때까진 드퀘11s를 할까 싶기도 하네요. 그러다가 업뎃되면 다른 루트 회차돌기 해보렵니다.
늙은이의 잡담은 여기까지....다들 즐거운 파엠 하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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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2002~2007년 정도까지 모 게임잡지 애독자였는데 거기서 파엠과 슈로대를 정말 사랑하는 기자분들이 많았던 걸로 기억하네요. 특집기사도 몇번 해서 파엠이란 게임을 한번도 안해봤는데도 잘 알게 됫었죠.. 님 글을 읽으니까 왠지 그 잡지 기사가 많이 생각나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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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쫄깃한 긴장감 진짜;; 한끝 실수하면 처음부터 다시...근데 저장 안되는 카피팩이라니 안습이네요;;; | 19.09.23 13: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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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2002~2007년 정도까지 모 게임잡지 애독자였는데 거기서 파엠과 슈로대를 정말 사랑하는 기자분들이 많았던 걸로 기억하네요. 특집기사도 몇번 해서 파엠이란 게임을 한번도 안해봤는데도 잘 알게 됫었죠.. 님 글을 읽으니까 왠지 그 잡지 기사가 많이 생각나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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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특정게임 공략필자만 하고 정식 기자는 하지 않았습니다;; | 19.09.23 13: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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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은 친밀도 업 보면서 대충 때려맞춰야 하고 분실물은 카멘 샌디에고마냥 캐릭터성에서 추측하라고 한건 좋은데 갯수는 미리 알려주면 좋긴 하겠네요; | 19.09.23 17: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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