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 18일 하면 이제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슨 날인지 다들 알겠죠.
근래에 택시 운전사 영화도 나왔으니 그 날의 참상과 감동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말하려고 하는 건 바로 그 다음날의 일입니다.
바다 건너 미국에서는 마침 큰 일이 나서 어수선한 상황을 맞이하죠.
그래서 미국에서 중요 동맹국인 우리나라의 학살에 대해 신경을 쓰기 힘든 상황이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 글에서 소개하는 건 바로 미국 워싱턴 주에서 세인트 헬렌스 화산이 폭발사건입니다.
이 화산 폭발이 뭐가 특이하냐면,
바로 그 전까지 학계에 보고된 유례가 없는 화산 측면 폭발이기 때문이죠.
보통 화산은 위로 폭발해서 용암과 화산쇄설물과 화산재를 내뿜는데,
이 옆구리터진(!) 2900미터 높이 화산은 북쪽 측면이 산사태로 유실되고,
그 유실되어 약해진 지표면에 그동안 막혀있던 용암과 화산가스들이 일제히 분출되었습니다.
이래 버리면 나가리인 게,
그나마 대기 중으로 화산분출물이 확산되는 수직 폭발보다,
지표면을 할퀴듯이 쓸고 지나가며 화산분출물이 확산되는 수평 폭발은 피해의 차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저 먼지구름이 그냥 먼지연기가 아니라 온도 1100도 정도의 열지옥 공간입니다.
저 구름 안에 들어간 생명체는 그냥 타서 재가 됩니다.
1980년대의 미국이라면 과학기술이 상당한 수준이었고,
사회적으로 안전에 대한 인식도 제대로 형성되었지만,
그래봤자 이 화산 재해에 별 수 없었던게...
이건 유례가 없는 화산 수평 폭발이라서 위험물들이 뻗어가는 범위가
기존의 화산 폭발 데이터를 기준으로 계산한 안전 범위를 아득하게 초월하는게 치명적이었습니다.
(그나마 사람이 많이 없는 지역이라서 사망자가 57명 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하죠.)
그리고...
로버트 랜스버그라는 아마추어 사진가가 그 운명을 피하지 못하고 자신의 마지막 걸작을 남기며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운명을 직감하고, 이 장면을 셔터에 담고 재빨리 필름을 꺼내서
자신의 옷으로 싸매고 배낭 깊은 곳에 넣어
자신의 유작을 세상에 알릴 수 있었습니다.
구조대가 투입되어서 그의 시신 근처 배낭에서 이걸 찾아내어서,
그가 사망하기 10초 전에 발휘했던 프로정신이 어떠했는 지를 온 세상이 알 수 있게 되었죠.
참고로 근래의 세인트 헬렌스 화산의 상태는 이러합니다.
사진 왼쪽이 푹 꺼져서 경사를 이루고 있는데, 바로 그 방향이 화산 터진 측면 북쪽 방향입니다.
높이 2900미터 정도의 산은 2500미터 정도로 낮아 졌고,
사진에 보이듯이, 그 때 폭발 이후로 날아가버린 자리에 조그마한 새끼화산이 새로 자랐습죠.
1980년 이후로 2000년대 초반에 또 다시 폭발했다고 하지만, 그 때는 피해가 그리 크지 않았다고 합니다.
누구에게도 운명은 언제든 예고 없이 찾아 올 수 있는 법입니다.
그 진리를 저 위대한 사진가는 자신이 10초 후 죽기 전 상황을 사진에 담음으로서 후세에 알릴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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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다큐형식의 영화에서 본 적이 있는 스토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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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다큐형식의 영화에서 본 적이 있는 스토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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