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의 아름답고 치렁하며 비단결같은 장발의 머리카락이 마왕의 권속인 칼날의 바르바토스에 의해 베여 강제로 단발이 되어버린 지 하루 째.
성녀는 우울감에 빠져 눈을 내리 깐 채 그저 모닥불의 일렁임만 보고 있었다.
성력의 원천 중 하나인 머리카락이 잘려 힘이 약해진 것이 걱정되기도 했으나, 자신의 장발을 무척 아름답게 여기던 용사님께 실망을 드린 것이 미안했기 때문이다.
"성녀님. 계속 그렇게만 있지 마시고 수프라도 드시고 기운 차리셔야죠. 머리카락은 언젠가 다시 자라잖아요."
그러면서 수프 그릇을 내미는 용사를 올려다 보며, 성녀는 침울한 어조로 말한다.
"그래도.. 용사님이 좋아해주시던 장발인데... 그게 잘려버려서... 너무 속상해요..."
용사는 무덤덤히 되묻는다.
"제가요? 성녀님의 장발을?"
"...네? 아니신... 건가요?"
성녀의 의아함 섞인 되물음에 용사가 답한다.
"전 제 곁에서 언제나 제게 헌신해 주시고 애써 주시던 성녀님을 좋아했던 거지 장발을 좋아했던 게 아닌데요. 다만 긴 머리카락이 성녀님의 성력의 원천이라길래 더 귀하고 고맙게 여겼을 뿐이에요. 성녀님의 머리가 단발이 되었다 해서 제 성녀님에 대한 마음이 뭐 어떻게 되겠나요. 단발이던 장발이던 성녀님은 성녀님인데요."
"...정말요?"
"정말요."
"신께 맹세하실 수 있나요?"
"그럼요. 물론이죠."
용사의 진지한 대답에, 성녀는 비로소 잠시나마 잃어버렸던 웃음을 되찾는다. 그녀가 활기차게 대꾸한다.
"...그럼 고민 끝! 수프 잘 먹을게요, 용사님!"
용사는 그녀에게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가 야무지게 수프를 먹는 모습을 바라본다.
'그래도 역시 장발이 더 예쁘긴 해. 이 정도 읊조림은 신께서도 용서하시겠지?'
다행히 신은 용사를 용서했다. 그도 성녀의 단발보다는 장발이 더 좋았기에.
성녀의 머리카락을 자른 바르바토스의 운명 :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71528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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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란게 머리카락 자라는 기적도 안주는 꼬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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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신은 몰래 용사에게 성녀가 안경도 쓰면 좋을 것 같다고 꼬드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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