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레의 선생에겐 한 가지 취미가 있다.
당번인 학생이 없을 동안 집무실에 혼자 있을 시간엔
자신의 수첩에 글귀를 적어놓는 취미가 있는데
"앉아 있는 나의 위로... 움직이지 못하게..끌어안겨서는...하아.."
자신이 취향의 여성에게 당해보고 싶은 리스트를 글귀로 적어놓는 취미다.
솔직히 그것만 보더라도 그를 흠모하고 있던 학생이 알게되면 정나미가
뚝뚝 떨어질만한 악취미이지만
"..이렇게 적어봤자 에라이"
어차피 실현되지도 않을 슬픈 현실을 떠올릴때면, 그럼 그렇지라는 반응으로
글귀를 적어놓은 수첩을 서랍장에 툭하고 던져놓는다.
다만 그런 글귀가 그가 샬레에 부임하고부터 만들어졌기에
그의 서랍장에는 욕망으로만 가득찬 수첩들이 몇십권을 넘어간다는건다.
그런 수첩들이 담긴 서랍장을 열어둔채로 목이라도 마른건지
자리에서 일어난 선생은 휴게실로 향하였다.
그 일이..얼마나 큰 사건을 만들어질지 모르고 말이다.
그렇게 그가 자리를 떠난지 얼마지나지 않은 시간
샬레의 당번이었던 히나가 그의 집무실 안으로 들어서며 인사하는데
"선생님 지금 안에 있어?...없네"
안으로 들어오자 분명히 있어야할 선생이 자리에 없는걸 보게됐다.
'마실거라도 사러 간걸까?'
히나는 그런 그가 무슨 다른 일이라도 있는거겠지싶어
아무렇지 않게 기다리면 오겠지 하는 마음으로 그의 자리로 가게되는데
"....."
거기서 히나는 선생의 앉았던 의자를 보며 고민하게된다.
'...여기서 앉아 기다려도 괜찮겠지?'
방금까지 선생이 앉았던 자리에 앉아볼까라는 흑심이 새록새록 피어오르고,
'...딱 한번만'
그렇게 그 욕망에 이기지 못해 선생의 시선으로 집무실을 둘러보며
어떻게 그가 일상을 지내는지 엿보고 싶었던 나머지 그의 의자에 히나는 앉게된다.
"응?"
그리고 그의 의자에 앉은 그녀에게 절대로 봐선 안되는 서랍장이 눈에 들어오게되는데
아까전 던져놓고 닫는걸 잊어버린 그 서럽장을 말이다.
"....무언가 많네..메모할게 많은걸까?"
히나는 그런 서랍장안에 정리되지 않는 수첩들을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짓게되고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이렇게나 많은 수첩들을 보관하는지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런 히나가 그 수첩 중 하나를 집어들고 페이지 한장 한장 넘겨보자 그녀는 크게 놀랐다.
"크..크윽..?!"
솔직히 말이 글귀지, 선생 그가 당하고 싶은 야설스러운 시츄레이션을 하나하나 적어놓은
메모지가 자신의 눈에 들어오게되자 히나는 당황스러워하며 얼굴을 붉히었는데
"뭐, 뭐야..이거..선생님 취향이...이런거였어..?"
처음엔 그의 비밀을 지켜줘야한다며 읽으면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생각지도 못한 그의 음흉함이 이런거다라며 계속 읽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히나가 자신의 비밀들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던 선생은
아무런 고민없는 표정으로 집무실로 돌아오고 있었고
"하...오늘도 덥네..아 히나 왔구나?"
"...!?"
안에 들어오자 히나가 자신의 책상 앞에 있는걸 보게되자 태연하게 인사를 건네는데
그저 그에겐 그녀가 먼저 책상 앞에 앉아 일을 하고 있는 줄 생각하고 있었다.
"...어"
물론 그것도 얼굴을 붉히며 자신의 욕망이 담긴 수첩을 들고 있는걸 보기전까진 말이다.
그 때 선생은 생각했다.
자신의 추악한 비밀이 남에게 보여진것도 모자라
그것도 자신의 학생에게 보여졌다는 생각이 머리에 스치며 폰을 들었다.
"...거, 거기 발키리죠? 자수좀 하려하는데요.."
그리곤 발키리 경찰학원에 연락해 자신을 잡아가달라 말하는데
사실 잘못으로 따지면, 자신의 비밀을 보고 있던 히나의 잘못도 있지만
애초에 서랍장을 열어놓고 외출한 것도, 일하는 곳에서
그딴 글귀를 적은 자신이 수치스러워 그랬던게 더 컸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런 그를 히나가 막아세우는데
"서, 선생님..?! 기다려!?"
"...이딴 놈을 선생이라 부르지 마렴...재활용도 안되는 쓰레기란다"
"괘, 괜찮으니까 그런거 쓸 수도 있어..그러니까 폰부터 내리자 응?!"
그가 자수해서 교정국가는걸 보고 싶지 않았던건지
히나는 필사적으로 선생의 마음을 이해하는 말들로 30분간 대치했고
".....하아..왜 사냐 나.."
"선생님 괜찮으니까 응..? 사람이 완벽할 순 없어 난 이해해.."
퀭한 눈으로 그는 소파에 시체처럼 앉아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