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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키리, 어느 겁쟁이 바이오로이드의 기록: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104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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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105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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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키리, 1127번은 짧게 경례했다. 그러나 온화한 인상의 - 그러나 대머리인 - 소장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저었다.
“그만두게. 여긴 군용 시설은 아니니까.”
“발키리 1127번, 현 조직으로 전입을 명 받았습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딱딱하게 굴지 말래두”
소장은 못 말리겠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확실히 그녀가 군에 있을 때와 달리 그녀를 인간적으로 대해주는 모양새였던지라 발키리는 오히려 약간 생소하게 느껴졌다.
“자네가 여기에 온 이유는 알고 있나?”
“네. 철충을 상대하기 위한 연구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라고 들었습니다”
“그래. 철충을 상대로 뛰어난 전과를 올린 바이오로이드들은 흔치 않지. 대부분은 그 전에 죽고 마니까.”
발키리는 대답하지 않았다. 인간들이 철충과 악전고투를 치른 지도 벌써 2년의 시간이 흘렀다. 인류는, 그리고 그들을 따르는 바이오로이드들은, 곳곳에서 패배하고 있었다.
그러나 또한, 아직 인류가 완전히 패배한 것도 아니었다. 인류는 아직 쓰러지지 않았다. 비록 대세는 밀리는 추세이긴 해도 곳곳에서 작은 승리들은 있었고, 이, ‘철충’이라는 괴상망측한 괴물딱지들을 상대하는 법을 터득한 자들, 그리고 그리하여 살아남은 자들도 소수나마 있었다. 유라시아 극동전선에서 1년 동안 살아남은 브라우니, 사마르칸트 대회전에서 우회한 철충들을 궤멸시킨 퀵 카멜, 압도적인 수적 열세 아래서도 기어이 철충의 인도네시아 상공 제공권 장악을 저지한 그리폰 등, 그리고, 그리고....지금 소장 앞에 서 있는 발키리도 그 중 하나였다. 그는 서류를 뒤적이며 말을 이었다.
“솔직히 보고서를 봤을 때는 믿기지 않았네. 키예프에서 이룬 전공을 봤을 때 말일세.”
“운이 좋았습니다”
“8개월 동안 살아남았으면 그때부터는 그건 운이 아니라 실력이지. 그 동안 놈들 시체로 산을 쌓았다면 더더욱.”
겸손하게 답하는 발키리에게 대꾸하며 소장은 다시 한 번 그녀의 전투기록을 되짚었다. 다른 수많은 ‘에이스’들처럼 이 발키리의 기록도 믿을 수 없는 전과들로 가득했다. 철충들에게 점거된 우크라이나의 키예프를 탈환하기 위한 인간들의 작전은 그야말로 무모했고 재앙이나 다름없었다. 단기결전으로 끝낼 생각이었던 인간들의 시도는 철충들의 반격과 시가전 앞에 좌절되었고 전투는 8개월을 끌었다. 결국 모처럼 진행되었던 인류의 공세는 무수한 피웅덩이 - 주로 바이오로이드의 것인 - 만 남긴 채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하지만 아무런 소득도 없는 것은 아니었다. 바로 그녀, 발키리 T-8W 1127번을 발견했으니까.
인간들도 바보는 아니었고 키예프 탈환전에서 시가전 상황을 예상 못한 건 아니었다.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저격수는 시가전의 황제인 법. 따라서 블랙리버 원정대는 T-14미호고 T-8W발키리고 가리지 않고 보유한 저격수 바이오로이드를 있는 대로 차출해 긁어모았다. 1127번도 그 중 하나였고. 그녀들 대부분은 그 지옥 같은 키예프에서 영원히 돌아오지 못했다. 하지만, 1127, 그녀만큼은 홀로 살아남았다.
“그 다음 기록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더군. 혼자서 어떻게 철충들을 학살하고 다녔던 겐가? 도대체 어떻게 그런 게 가능했지?”
“그걸 지금부터 아시려고 절 데려온 것 아닙니까?”
발키리의 대답에 대머리 소장이 미소지었다. 그렇다. 백전노장과 베테랑들은 싸우는 법은 잘 알지만, 으레 그걸 말이나 글로는 잘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사마르칸트에서 철충들의 측면을 후려친 퀵 카멜은 망치와 모루라는 전술을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그런 기동을 하는 법은 안다. 비상상황에 중대를 지휘해 연대급 철층의 공세를 물리친 노움은 적의 공격 앞에 어떤 구체적인 방어법을 선택해야 할지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이런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고 합당하게 대응한다. 그녀들의 그런 노하우는 몸으로 체득되는 것이다.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은 자신의 경험을 후대에 전하여 지식을 한 걸음, 한 걸음 축적시켜 나간다. 인류는,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세상을 정복해 왔다.
인류는, 언제나 궁리해 왔다. 가장 절박할 때조차도, 아니 오히려 가장 절박하기에 인류는 자신이 맞서는 적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분석해 왔다. 그 적이 맹수든, 자연재해든, 아니면 같은 인간이든. 궁리하는 것, 그것이 인류의 힘이었다. 그것이, 이 허약한 종족이 다른 모든 지구상의 다른 경쟁자들을 누르고 이 행성의 지배자가 된 원동력이었다. 지구 바깥에서 온 수수께끼의 적을 상대로도 인류의 방식은 바뀌지 않았다. 그리고 발키리는 자신이 그 궁리를 위한 실험체임을 딱히 부정할 생각은 없었다.
“철충과의 전투에서 여러 번 이기고, 살아남고, 그래서 놈들의 방식이나 약점을 터득한 자들은 미국 각지에 흩어진 블랙리버 연구소 각 지부에 분산 배치되네.”
“왜 한 데 모아놓지 않습니까?”
“그랬다가 습격당하면 소중한 전투 경험치가 모두 손실될테니까”
약간은 순진해 보이는 - 그녀는 어디까지나 전투 바이오로이드지 연구 전문가가 아니다 - 발키리의 질문에 소장이 웃으며 답했다. 기본적으로 지금 블랙리버 군사연구허브가 하는 일은, 옛부터 그 회사의 모국, 미국이 해오던 일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2차 세계대전 때에도 미군은 나치 독일이나 일제와 오랫동안 싸워서 풍부한 전투경험을 쌓은 에이스 파일럿들을 후방의 교육훈련 업무로 돌렸다. 그럼으로써 미군은 추축국과 상대할 수 있는 뛰어난 기량의 파일럿들을 다수 양성해낼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때는 미국 본토가 안전했고 후방의 공군훈련기지의 에이스 파일럿들도 안전했지만, 지금은 전 지구가 동시다발적으로 공격받는 상태다. 북미 대륙에도 철충들이 횡행한다. 이런 상황에서 소중한 전투 데이터 보유자들은 한 곳에 몰아놓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 너의 계란을 한 광주리에 담지 말지니.
“말이 나온 김에, 연구소의 보안에 신경써야 한다는 건 자네도 명심해야 할 걸세.”
발키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21세기 이후로 미국이라는 나라는 본토가 침략당한 적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철충은 하늘에 열린 워프게이트를 통해 전 세계 각지의 대도시로 쏟아져 내려왔고, 거기에는 당연히 북미 대륙도 예외는 아니었다. 북미도, 다른 모든 나라와 마찬가지로, 모든 곳에서 공격받고 있다. 철충이 미국 땅을 횡행한다. 그리고 놈들이 인간의 전파를 감청하지 말란 법은 없다. 소장은 설명을 계속했다.
“이 연구소는 비밀 연구소야. 건물 외벽의 페인트부터 철저히 스텔스 도료로 발라져 있지. 엄청 비싸다네. 언제 어디서 철충이 튀어나올지 모르니 말일세. 하지만 연구소 본부와 연락을 주고받아야 하고, 그럴 때는 전파를 보내고 받을 수밖엔 없지”
“네. 그러면 어떡하는 거죠?”
“주기적으로 블랙리버의 통신위성이 연구소 위를 지나가네. 그 몇 분 동안 암호화된 프로토콜로 위성을 통해 정보를 송수신하는 거야”
발키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이해는 못 했다. 그녀는 통신병인 유미나 기계에 정통한 그렘린은 아니니까. 그러나 아무튼 조심해야 한다는 건 이해했고, 그녀는 딱히 걱정하지 않았다. 어차피 소속 부대도 없이 차출되었던 그녀는 외부에 통신을 보낼 일도, 외부로부터 받을 일도 없었으니까.
“자아, 그럼, 자네 담당을 소개해 줄 테니 나머지 설명은 그한테서 듣고 오늘은 쉬게.”
“어, 바로 실험을 시작하지 않습니까?”
소장이 온화하게 웃었다. 확실히, 발키리가 보아 오던, 전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메마르고 혹독한 웃음과는 달랐다. 따뜻하고 배려하는 웃음. 대머리였지만
“바이오로이드도 생물체지. 생물체는 연약하고. 산 것을 기계처럼 혹독하게 굴릴 정도로 여기 사람들이 비정하진 않다네.”
그리고선 그는 발키리의 뒤편으로 손을 흔들었다.
“이제 오는구만. 늦었네”
“아, 죄송합니다.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마지막까지 보수하고 오느라”
“거 미리미리 해두지 좀 그랬나, 귀한 손님이 오는데”
“귀한 손님이니까 더 잘 준비해야죠”
바이오로이드에 불과한 자신이 귀한 손님이라니. 그녀가 돌아본 곳에는, 꽤 말쑥한, 그리고 성실해 보이는, 그러나 또한 약간 수더분하고 쾌활해 보이는 동양계 남성이 멋적게 고개를 긁적이고 있었다.
“오늘부터 자네를 담당할 주임연구원일세. 상섭 박이라고 부르게”
...
“아, 그게 아냐, 그건 바이오로이드의 기억을 조작하는 장치야.”
호기심으로, 사람 하나가 들어갈 만한 유리 실린더가 달린 금속제 장비를 톡톡 건드려보는 발키리에게 상섭이 한마디했다. 발키리는 자신이 좀 경솔했음을 깨닫고 - 이상하게 이 남자 앞에서는 긴장이 풀리는 것 같았다 -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애써 가리며 고개를 돌렸다.
“기억 조작 장치요?”
“어어. 지금은 안 쓰지만. 그보다, 너랑 관련 있는 건 이거야”
하고 상섭이 가리킨 것은 좀더 세련되어 보이는, 그러나 여전히 사람 하나가 그 안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 큼지막한 설비였다.
“이건 뭔가요?”
발키리의 물음에 상섭은 킁, 하고 자랑스러운 듯 - 자기가 만든 것도 아닐 텐데 - 코 아래를 쓱 닦았다.
“첨단 시뮬레이션 가상현실 훈련 시스템. 에헴”
그렇게 설명하면 대체 누가 알아듣는가. 추가 설명을 요구하는 발키리의 눈빛에 그는 크흠, 하고 헛기침했다.
“블랙리버에서 만든 가상현실 훈련 장비지. 현실의 훈련은 비용, 노력, 시간이 엄청나게 깨지잖아”
“그렇죠”
“이건 대상자의 의식을 가상공간으로 보내서 거기서 훈련을 시키는 장비야. 그 중에서도 최신형이지. 예전 버전과 달리 지형지물, 대규모 작전, 기후 같은 것까지 진짜 현실감 있게 시뮬레이션 할 수 있다고.”
“그렇군요”
“지금 같은 전쟁중에는 상황이 급하니까 실제 훈련을 시키기가 힘들지만, 이걸 쓰면 훨씬 수월하게 베테랑들의 전투를 바이오로이드들에게 체득시킬 수 있을거야”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그를 보자니 발키리는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는 것 같았다. 뭔가에 열정을 바쳐 몰두하는 사람의 모습은 보기 좋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눈치채지 못했는지 상섭은 신나게 설명을 계속했다.
“언젠가는 이 장비를 함선 같은 데 내부에도 장착시킬 수 있을 만큼 좀더 소형화시킬 수도 있겠지. 지금 이건 아직 시험용이라 크지만.”
“아까 베테랑들의 전투 경험을 체득시킨다고 했죠. 그래서 제가 필요한 건가요?”
상섭이 미소지었다.
“맞아. 지형지물, 기후, 상황, 뭐 그런 요소는 우리가 수치를 조정해서 넣을 수 있어.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못하지”
그리고 그는 발키리에게 돌아섰다. 갑자기 서로 얼굴을 가까이서 마주하게 되자 그녀는 살짝 당황했다. 남자의 얼굴을 이렇게 가까이서 대해 본 적은 없었으므로.
“이 장비를 통해서 발키리 너의 경험을 기록할거야. 네가 기억하고 있는 철충들의 특징과 행동패턴, 그리고 놈들을 상대하는 너의 전투방식, 행동양식 같은 거 말이야.”
“그것만 업로드하면 제 역할은 끝나는 건가요?”
“그럴 리가”
그는 웃으면서 장비의 콘솔을 톡톡 두드렸다.
“오랫동안 살아남은 베테랑을 그렇게 쉽게 전장에 복귀시킬 순 없지.”
“?”
“전장으로 돌아가면 전사할 확률이 증가하잖아.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다고.”
“뭔데요?”
“데이터를 계속 갱신해야지. 여기서 이 장치로 훈련해서.”
“훈련이요?”
“흠, 설명하자면 좀 긴데”
하지만 천상 연구원인 상섭은 그렇다고 설명을 그만 둘 생각은 없어 보였다. 학자들이란 늘 혓바닥이 긴 법이니까.
“시뮬레이션도 인공지능이야. 가상현실 속의 철충들도 계속 학습해. 그래야 가상 철충들도 현실의 철충들이 강해지고 인류의 전술을 학습하는 걸 따라잡을 수 있겠지? 하지만 그러려면...”
그는 발키리를 가리켰다.
“놈들에게 호되게 가르쳐 줄 베테랑이 필요하다 이거지. 그리고 놈들을 참교육해 줄 최고의 스승이 누구겠어?”
“어어, 저요?”
“그렇지. 네 경험으로 만들어진 녀석들이니까. 너랑 싸우면서 놈들도 우리 측의 전투기술을 익히는 거야.”
“그렇군요. 상대하기 점점 어려워진다는 말로 이해해도 됩니까?”
“맞아. 반대로, 놈들을 상대하는 너도 그놈들을 따라서 계속 배워나가겠지? 싸우는 법을 발전시켜 나가겠지? 말하자면 너와 철충들은 서로 같이 강해지는 것, 공진화(共進化)하는 거야. 우린 그 데이터를 취하는 거고. 너 같은 베테랑을 잃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으로 훈련시키고 또 새로운 전술을 개발하는 방법이지.”
아까 전 소장이 떠들었던 말처럼,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못 알아먹겠다. 그야 여긴 박사학위가 기본인 연구자들이 모인 연구소니까, 군인인 그녀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그의 순수한 모습이 웬지 귀여워서, 발키리는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다. 그 바람에 상섭이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아, 내가 너무 내가 아는 얘기만 떠들었군. 피곤한데 쉬지도 못하게 해서 미안해”
“아닙니다. 재밌었어요”
“말 이쁘게 하긴.”
그는 호탕하게 웃으며 발키리의 등을 떠밀었다.
“자, 그럼 설명은 여기까지 하고 밥이나 먹으러 갈까?”
그를 따라 식당으로 내려가면서 발키리는 문득 궁금한 것 하나를 물어보았다. 다른 바이오로이드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하여.
“연구소에 저 말고 다른 바이오로이드는 없습니까?”
“응. 민간용 바이오로이드들도 전쟁에 차출되어 나가는 판에 바이오로이드를 쓸 여유가 어딨겠어.”
그건 그렇다. 전황이 좋지 않았다. 인류는, 명백히 이 외계 생물들에게 밀리고 있었다. 그리고 전투 같은 극도로 위험한 현장에는, 철충놈들이 안 그래도 집요하게 추적해 죽이는 인간보다 바이오로이드를 투입하는 게 합리적이다. 감염 문제로 AGS를 투입할 수 없는 현실에, 피비린내나는 전장에서 바이오로이드의 수요는 폭증할 수밖에 없었다. 퇴역한 바이오로이드나 민간 바이오로이드들까지 악착같이 긁어모을 만큼.
“그저 우리가 징집 안 되는 것만도 감사해야지. 이 시설에 바이오로이드는 너랑 또 한 명 해서 둘밖에 없어”
“둘이요?”
그래도 자기 외에 바이오로이드가 한 명 더 있긴 하다는 것에 살짝 반가움을 느끼며 발키리가 반문했다. 상섭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식당으로 이끌었다. 뭐, 어차피 그녀를 만나게 될 테니까. 어디 간 게 아니라면 그녀도 식당에 있을 테니까. 고래로 인간이 살면서 제일 중요한 건 밥 먹는 일이랬고 - 적어도 한국계 미국인인 그는 집안에서 그렇게 배웠다 - 이 전쟁통에도 어쨌든 사람은 밥은 먹고 살아야 한다. 그러니 요리를 할 줄 아는 바이오로이드 좀 보내달라고 연구소 사람들이 본부에 요청한 것도 크게 잘못된 일은 아닐 터다. 그렇게 해서 온 친구가 포티아가 아닌 건 - 나중에 들었는데 포티아 기종들은 대다수가 그 화력 때문에 취사병 검 지원병력으로 전선으로 차출되어 나갔다고 했다 - 좀 의외였지만. 둘이서 연구소 식당으로 들어서는 순간,
쩅그랑
“으아악!”
접시 깨지는 소리와 뒤이은, 가냘픈 비명소리가 들렸다. 좋아, 오늘도 역시나군, 하고 상섭은 어깨를 으쓱했다. 거봐, 여기 있을 거라니까. 그러고선 그는 쾌활하게 손을 휘휘 흔들며 그 소리에 화답했다. 이 연구소의 주방 담당 바이오로이드에게.
“여어! 아우디! 또 실수했어?”
“아우디라고 부르지 좀 마요! 그거 자동차 이름이잖아요!”
아우로라가, 접시를 깨먹고 눈동자가 뱅글뱅글하면서도, 한마디했다.
<계속: https://m.ruliweb.com/game/84992/read/107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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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출처에 대한 이야기
1) 삽입된 첫 번째 곡은 고전 서부영화 "내 이름은 튜니티(They call me Tunity)" (1970)의 OST, Juan Antonio Toledano Fernández가 작곡한 메인 테마입니다.
2) 삽입된 두번째와 번째 곡은 역시 고전 서부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 (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 (1969)의 OST입니다. 둘 중 원하는 것으로 골라 들으시기 바랍니다.
- 첫 번째 곡은 "Raindrops Keep Fallin' On My Head (Instrumental 버전)"입니다. 이건 아마 여기저기서 한번쯤 들어본 곡일 겁니다.
- 두 번째 곡은 "The sundance Kid (Instrumental 버전)"입니다.
3) 중간에 삽입된 라스트 오리진 그림은 먼 과거에 받아놓은 라스트오리진 바탕화면입니다. 덧글로 작가님을 알려주셨는데, P모 사이트에서 "Sinensian"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시는 분입니다. 루리웹은 픽시브 링크를 직접 달면 안 된다고 알고 있으니, 숫자만 답니다(14150916).
4) 이번에 넣은 음악들은 일부러 잔잔한 편인 곡들을 골랐는데, 그건 이번 편이 발키리 회상편의 도입부이자,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부분이기 떄문이죠.
1. 설정에 대한 이야기
1) 미국은 다양성의 나라이고, 그래서 여러 인종이 존재하죠. 박상섭은 한국계 미국인입니다. 어, 이름은 그냥 제 중학교 동창 이름에서 따 왔습니다(...)
2) 박상섭이 말한 "언젠가 이 가상현실 훈련 장치를 함선 같은 데 설치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는 뭐, 나중에 머나먼 훗날에 이 기술이 오르카에 쓰이는 그 기술일지도 몰라서? 식으로 밑밥 깔아 둔 겁니다. 오르카에도 가상현실이나 시뮬레이션 장비가 있지요?
3) 유라시아 극동전선, 키예프 공방전, 사마르칸드 대회전 같은 것은 그냥 제가 만들어 놓은 전투들입니다. 다만 지명들은 실제로 존재합니다.
4) 공식설정 상으로는 철충과 인류의 전쟁은 제법 치열했던 것 같습니다. 인류는 락 하버를 지어야 할 정도로 수세에 몰리긴 했지만, 그래도 아예 무조건 속수무책으로 밀리기만 한 건 아니고 세계 전역에서 어떻게든 저항을 하긴 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거기에는 AGS대신 맨몸으로 철충을 상대하면서 피와 죽음으로 철층 상대법을 배워야 했던 바이오로이드들의 경험이 있었겠지요.
4-1) 동시에, 이는 전장에서 엄청난 바이오로이드 수요가 발생했다는 걸 의미합니다. AGS를 쓰지 못하고 전부 다 바이오로이드로만 싸워야 했을 테니까요. 전쟁으로 바이오로이드 생산시설도 온전치 못한 상황에서 이는 비군사적 영역에서 바이오로이드의 품귀 현상을 야기했을 거라고 생각해도 이상하지는 않습니다.
5) 블랙리버는 대형 군사기업이었던 만큼, 당연히 대규모의 첨단 군사기술 연구시설들이 있었을 겁니다. 다만, 그것이 블랙리버 그룹의 전체 조직도에서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지는 설정에 없기에 그냥 애매하게 내버려 두었습니다.
2. 본편에 대한 이야기
이제 이 장편 시리즈 이야기가 중반에 다다랐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지기 때문에, 페이지 상단의 이전 편들을 '프롤로그'와 '겁쟁이'편으로 나누어 줄였습니다.
3. 잡담
1) 자꾸 조금씩 업로드가 늦는군요. 죄송합니다.
2) 다음에는 럼버제인 편이 올라올 건데...럼버제인 이야기도 그렇고 발키리 이야기도 그렇고 업로드가 조금 지연되겠습니다.
3) 그 대신 오늘 이번 편은 참 길게 썼으니 용서해 주세요(...)
소설은 읽는데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도, 제 서투른 글들을 항상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덧글과 추천이 언제나 큰 힘이 됩니다! 달아주시는 댓글에 모두 빠짐없이 답글을 단답니다 ㅎㅎ
(IP보기클릭)175.215.***.***
ㅈ간이 넘쳐나던 그 시절인데 시설엔 ㅈ간이 없다는 것이 참으로 기묘하군요 뭐 그렇게 굴리던 바이오로이드들이 있는 곳인데 ㅈ간이 있으면 안 되려나..
(IP보기클릭)211.44.***.***
아아우로라에게도 사정이 있긴 합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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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간들 천국인 세상에서 그나마 소수 있는 착한 사람들은 늘....
(IP보기클릭)211.201.***.***
전장에서 고생끝에 후방 연구팀으로 배치되어 안전하게 지내게 되고 후에 편견없는 인간 과학자와 눈이 맞아 결혼까지 하는 멸망 전 바이오로이드 인생에선 정말 운좋고 행복한 케이스를 보낸 발러군요 결국 멸망 테크를 피할 순 없었지만 ㅠ 여담으로 중간 일러 작가님을 궁금해 하시기에 알려드리면 P에서 기간테스 태그로 검색하면 맨 끝에 나오던데 음.. 거함거포 좋아하시는 분이신 거 같더군요 AGS를 잘 그리셔서 전연령 일러 좋은 일러가 되게 많아서 좋더군요
(IP보기클릭)211.44.***.***
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에 넣겠습니다. 제가 알기론 픽시브 링크를 직접 달면 안 되죠?
(IP보기클릭)58.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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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우로라에게도 사정이 있긴 합니다...ㅎㅎㅎ | 21.07.24 23:5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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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간이 넘쳐나던 그 시절인데 시설엔 ㅈ간이 없다는 것이 참으로 기묘하군요 뭐 그렇게 굴리던 바이오로이드들이 있는 곳인데 ㅈ간이 있으면 안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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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간들 천국인 세상에서 그나마 소수 있는 착한 사람들은 늘.... | 21.07.24 23:57 | |
(IP보기클릭)211.201.***.***
전장에서 고생끝에 후방 연구팀으로 배치되어 안전하게 지내게 되고 후에 편견없는 인간 과학자와 눈이 맞아 결혼까지 하는 멸망 전 바이오로이드 인생에선 정말 운좋고 행복한 케이스를 보낸 발러군요 결국 멸망 테크를 피할 순 없었지만 ㅠ 여담으로 중간 일러 작가님을 궁금해 하시기에 알려드리면 P에서 기간테스 태그로 검색하면 맨 끝에 나오던데 음.. 거함거포 좋아하시는 분이신 거 같더군요 AGS를 잘 그리셔서 전연령 일러 좋은 일러가 되게 많아서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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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에 넣겠습니다. 제가 알기론 픽시브 링크를 직접 달면 안 되죠? | 21.07.25 00: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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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봤네요 이미 하신대로 숫자로 하는게 좋을 듯 합니다 ㅎ 링크 들어갔을 때 야한 게 있으면 곤란한 거로 알고 있으니 | 21.07.25 11:2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