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나는 발가락을 하나씩 움직일 수 있다.
엄지, 둘째, 셋째, 다섯째까지.
하지만 네 번째 발가락만
아무리 집중해도 혼자 움직이지 않는다.
항상 셋째나 다섯째와 함께 딸려온다.
어느 날 해부학 책에서 이런 문장을 읽었다.
“일부 근육은 개인의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날 밤, 침대에서 발을 내려다보는데
네 번째 발가락이 아주 미세하게 움직였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깜짝 놀라 숨을 멈췄다.
그러자 발가락도 멈췄다.
숨을 쉬자
다시 움직였다.
마치
내가 숨을 쉬는 걸 기다렸다는 것처럼.
다음 날부터
그 발가락은 내가 집중할 때는 가만히 있었고
딴생각을 할 때만 꿈틀거렸다.
병원에서는 말했다.
“정상이에요. 신경 연결 문제일 뿐입니다.”
하지만 오늘
샤워 중에 거울을 보다가 깨달았다.
거울 속의 나는
분명 움직이지 않았는데
발가락만이
아주 분명하게 나를 향해
접혔다, 펴졌다.
그제야 알았다.
네 번째 발가락은
내가 조종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이미 다른 쪽에서 조종되고 있다는 걸.
그리고
그쪽은
항상
나보다 한 박자 늦게 숨을 쉰다.
본문
[괴담] 간단하게 써본 글인데 한번만 읽어주고 평가좀.. ㅎ [1]
2026.01.15 (22:04:52)
(IP보기클릭)123.142.***.***
재밌네요. 마치 일본 쪽에서 나온 짧막한 괴담을 읽는 느낌이였어요. ㅎㅎㅎ. 그나저나 발가락이라니...
(IP보기클릭)123.142.***.***
재밌네요. 마치 일본 쪽에서 나온 짧막한 괴담을 읽는 느낌이였어요. ㅎㅎㅎ. 그나저나 발가락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