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는 다른 게임들과 무엇이 다를까?
인게임적 내용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수집형RPG류들은 캐릭을 얻고, 육성하고, 스토리 또는 시스템을 즐긴다.
로 귀결됩니다.
그 어떤 수집형 RPG들조차도 이 공식에서 벗어나질 않습니다.
세세하게 이야기해 봤자 결국 팬심 싸움밖에 안될 내용들이기에 이걸 논해봤자 답은 안나올 뿐이죠.
그래서 이 글에서는 인게임의 내용보다도 '라스트오리진'이라고 하는 하나의 게임, 상품으로 바라보자는 것이죠.
1. 라스트오리진의 개발사 스마트조이는 수많은 중소기업 중 하나이다.
2. 라스트오리진은 모바일 게임이며, 수집형 RPG의 형태를 띄고 있다.
3. 우리나라 상용화 게임들 중 도박적 요소가 아닌 성적인 요소와 내용의 폭력성으로 19금을 달고 서비스 중인 게임이다.
4. 대다수의 수집형RPG들은 유저간 접근성을 위하여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본진으로 하고 있지만, 라오는 원스토어가 본진이다.
5. 유저간 소통창인 공식 카페의 GM은 스마트조이에서 서열이 최상위급이다. 라고 공언하였다.
인게임적 요소를 제외하고 라스트오리진을 바라보면, 크게 다섯가지의 특징을 볼 수 있습니다.
어찌보면 단순해 보이는 이 다섯가지는 여러가지로 합쳐져서 라오만의 강점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결과론적이야 다들 아실 내용이시지만 한번 썰 풀듯이 이야기 해보자는 것이지요.
라오를 개발한 스마트조이는 대다수의 모바일 게임 제작회사들이 그러하듯 중소기업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모바일회사들이 겪는 여러 모바일 게임을 말아 드신 전적도 있으시죠,
이전작은 패왕과 인공영웅으로 액션모바일 RPG로 독특한 특징을 지니지 않던 부류의 게임이었습니다.
이 두 게임을 거하게 말아드신 후 출시한 것이 이 글의 주제인 라스트오리진입니다.
액션 RPG와 수집형 RPG, 이 두 가지 장르는 RPG라는 것 빼고는 공통분모가 없습니다.
하지만 스마트조이는 수집형 RPG를 선택했고, 이는 제아무리 중소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겁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경양식 돈까스를 팔던 음식점이 장사 잘안된다고 일본식 돈까스를 만들어 판다고 하면 어떻게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스마트조이의 이 결정은 쉬운 결정이 분명 아니었을 겁니다. 그렇기에 스마트조이는 보다 치밀한 준비를 하게 되었죠.
모바일 생태계에서 액션이라는 장르는 비주류 장르입니다.
게임의 완성도를 떠나서, 모바일이 주는 편의성과는 거리가 먼 장르이기 때문입니다.
작은 화면으로 숨가쁘게 돌아가는 인게임을 조작한다는 것은 태생부터 많은 유저를 끌어드리기 어려운 방식이죠.
거기에 탄탄한 IP가 없이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어려운 것을 깨닫게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것은 스마트조이의 첫번째 작인 패왕과 두번째 작인공영웅의 일러스트 차이를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게임의 유저층에 어필할 수 있는 그림체로 바뀐 것 하나만 봐도 스마트조이의 IP에 관한 고심의 흔적을 볼 수 있죠,
두 번의 액션 RPG, 그리고 그림체의 변화를 꿰해서 대중에게 어필하기 위한 노력을 해봤지만 중소기업에게 있어서
양산형 모바일이라는 오명을 벗어나기에는 특색이 부족해도 너무 부족했던 것이죠.
이로 인해 조작의 편의성(어디까지나 액션에 비하여)이 있고, IP확보가 용이하며 초기 관심을 받기 쉬운 모바일 RPG를 노렸으리라 생각됩니다.
모바일 RPG로 방향을 정한 라오는 이후 인터뷰에서도 이야기했듯이 19금 딱지는 선정성이 아니라, 내용의 폭력성으로 19금을 신청했던 게임입니다.
선정성에 가려져서 많은 분들께서 오해하시지만, 인게임에서 나오는 참수CG 한장만 가지고도 우리나라 게임에서는 보기 드믄
폭력성을 보여주는 게임임은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면 왜? 라오는 폭력성을 메인으로 하여서 19금을 신청했느냐입니다만, 이유는 단순합니다.
남들과는 다르다! 라고 어필해야 양산형 모바일이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까요.
폭력성이라는 것은 뭘까요?
폭력성이 누군가를 때리고, 참수CG같이 잔혹한 면모를 이야기하는 것이 폭력성일까요?
폭력성이라는 것은 사회 통념상의 금기를 건드린다는 것입니다.
누군가의 물건을 훔쳐서는 안된다, 누군가에게 상해를 가해서는 안된다와 같은 일반적인 금기부터 시작하여,
인간을 대상으로 한 인체 실험, 인격을 무시하는 발언과 행동과 같은 금기들을 포괄하여 폭력성으로 이야기하는 것이죠.
폭력성이라는 단어에 내재된 금기, 금기라는 단어가 지니고 있는 원천적인 매력을 세일즈포인트로 잡은 것이 라스트오리진입니다.
흔하디 흔한 양산형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폭력성이라는 단어, 그리고 거기에 내재되어 있는 금기는
그 존재만으로도 수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을테니까요.
뿐만 아니라, 폭력성이라는 단어 속에 숨겨진 금기는 실로 치명적이어서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자극하기까지 합니다.
금기는 일반인뿐 아니라 창작자들에게까지도 수많은 영감을 줬던 것은 이미 역사가 증명하고 있으니 이 이상 이야기할 필요는 없겠죠.
이처럼 라오는 스마트조이가 이전 두 작품을 말아먹으면서 얻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IP의 소중함과
남들과는 다른 부분이 있어야만이 유저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부분을 체득하여, 폭력성을 앞세운
독특한 설정과 캐릭터들을 만들어 나아가기 시작합니다.
바로 이 부분이 저 세상 컨셉들이 나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하죠.
그런데, 서비스하면서 생겼던 구글의 검열사태를 기점으로 하나의 전환점이 생기게 되죠.
자신들의 방향성과 다르게 다가오는 세간의 평가와 중소기업으로서의 한계에 부딪히게 됩니다.
폭력성을 통하여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겠다는 자신들의 의지와는 다르게 선정성으로만 바라보는 대다수의 유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규모 차이에서 오는 소통의 차이, 처리 능력의 부족함 등을 겪은 스마트조이는
차선책으로 원스토어를 선택하게 됩니다.
누구에게나 가장 중요한 내용이지만 선뜻 이야기할 수 없는 내용, 바로 금전문제입니다.
스마트조이는 자신들이 깔아놓은 멍석 위에서 무형의 금기를 깨부수며 놀기를 원했지만 멍석의 디자인과 직원들의 미모에 열광하는 유저,
정식허가 받고 열심히 장사중인데 갑작스레 다가온 집주인의 횡포와 소통 거부로 인하여 한계를 깨달은 스마트조이는
도심지를 벗어나 한적한 옆동네에서 장사를 시작합니다.
도심지에서 벗어난 만큼, 유저들과의 접점에서 멀어지는 것은 필연이고 그 멀어진 거리와 비례하여 수익저하는 당연하기에
스마트조이는 선정성이라는 물건을 추가로 들여 놓게 되었습니다.
만고불변의 진리죠.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접점이 멀어진 사람과는 사이도 멀어진다.
설령 원만히 구글과 협의를 볼 지라도, 그 시간만큼 유저들은 흥미를 잃게 될 것이고 수많은 게임이 있는 모바일 세상에서
라오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져서 흔하디 흔한 양산형 모바일게임처럼 사라졌겠죠.
이 부분에 대해서 라오가 크게 잃은 바도 있습니다만, 그건 다음 글들 중 하나에서 언급하도록 하죠.
이처럼 라오는 폭력성과 선정성, 이 두가지를 장점으로 한 게임으로 바뀌었습니다.
자신의 주체성이 추가가 된다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조이 뿐만 아니라 유저들에게도 이는 큰 혼란으로 다가옵니다.
이를 중개해 줄 사람이 필요했고, 이러한 업무는 대개 고객담당이 맡게 되죠.
우리에게 익숙한 아이샤입니다.
잠시 생각을 해봅시다.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에 하자가 있어서 AS창구나 ARS로 문의를 할 때에 가장 짜증나는 경우에는 뭐가 있을까요?
두 말 할 것 없이 말돌리기와 책임회피 일 것입니다.
가장 베스트는 문의 즉시 해결되는 경우이겠지만, 사회경험을 조금이라도 해 보셨으면 이렇게 해결되는 경우는 드믈다는 걸 다들 아실겁니다.
대부분 처리되는 개괄적인 수순을 듣고 처리까지 걸리는 부분에 대한 상세 안내를 순차적으로 전달받게 됩니다.
그 후 문제에 대한 처리결과를 볼 수 있죠.
대부분의 고객담당 부서는 말그대로 중개역할만 하기에 답변의 모호함이나 관계부서에 전달함에 있어서의 정확성 부족이 산적해 있죠.
반면, 라오의 경우에는 고객담당 대응인 아이샤부터가 회사 내 서열이 높다는 부분은 이례적이죠.
중소니까 인재부족 아니냐, 당연한 거다 라고 이야기하실 지 모르나 오히려 중소일 수록 이런 경우는 더더욱 찾기 어렵습니다.
아이샤의 경우, 본인 스스로의 직책과 더불어 고객담당부서인 부분을 정말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렇게 회사에 큰 변화가 생기게 되면 자칫 유저와 회사간 괴리감이 생겨서 폭망할 수 도 있으나,
의견의 빠른 수용과 개발부서에게 전달, 고객의 멘탈 케어에 필요한 요소 확인 및 확실한 대책마련과 실행,
이것이 이루어져 타회사와는 다른 운영으로 안정성을 꾀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라오가 2주년까지 올 수 있었던 부분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겁니다.
위에 장문으로 잡설을 늘어 놓기는 했으나, 적어도 제목의 주제로 요약을 하자면 이럴 것 같습니다.
1. 라스트오리진을 개발한 스마트조이는, 기존 자사의 게임에서 실패했던 요인 두 가지를 제대로 습득했다.
하나, 액션RPG가 지니는 구조적 문제인 유저들의 조작능력을 요구하여 생기는 진입장벽(개발난이도 대비 효율성은 덤),
하나, IP없이는 제 아무리 미려한 일러스트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2. 1번을 토대로 IP확보에 용이한 수집형RPG를 선택, 그 중심 사상에 흔한 모에풍 스토리나 그림체가 아닌
남들이 쉽게 시도하지 않았던 폭력성과 금기를 주 재료로 하여 내용의 다각화와 차별화
3. 중소기업이기에 가능한 사업 방향성의 자유로운 전환과 시도, 그리고 인사고과
4. 고객담당의 권한 강화와 소통창구로서의 활용, 그리고 적극적인 반영
라오는 이처럼 다른 회사들과는 다른 부분이 존재하는 게임입니다.
그러면 이것들로 인하여 서비스 2주년을 맞이할 수 있었냐? 라고 한다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라스트오리진은 게임 자체가 지니고 있는 특별한 매력이 다양한 게임입니다.
이 글을 쓸 때에도 시스템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보자고 한 이유도 그 일환 중에 하나입니다.
앞으로 2주년이 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으니, 천천히 하나씩 서로가 알아갔으면 하고 쓴 글입니다.
앞으로도 올라올 글들도 즐겁게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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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감] 라오 2주년을 앞두고, 라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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