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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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5화: 라오 19 게시판
사령관과 첫경험을 한 다음날, 안드바리는 원래의 몸으로 되돌아갔다.
애초부터 며칠 동안만 효과가 지속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니 딱히 아쉽지는 않았다.
“알비스 언니! 또 창고 털었죠!
내가 못살아!”
그리고 몸이 돌아옴과 함께 다른 모든 것도 평소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히잉… 어떻게 알았지….
이번엔 진짜 안 걸릴 줄 알았는데….”
지치지도 않고 또 창고를 털다 걸린 알비스가 울상을 지은 채 무릎을 꿇고 양 손을 번쩍 들고 있다.
“아니, 월급 받는 걸로 PX에서 사먹으시면 되잖아요!
아니면 남는 보급품으로 다른 대원이랑 물물교환 하시던가요!
왜 계속 도둑질을 하는 거냐고요!”
“훗, 당연한걸 묻는구나, 동생아.
그야 훔쳐 먹는 초콜릿이 제일 맛있으니까!”
반성하는 기색이라고는 조금도 없이, 당당하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는 알비스.
“네네, 훔쳐먹으신 만큼 다음주 보급에서 뺄 거니까 그렇게 아세요.”
안드바리는 가차없이 보급을 줄이는 것으로 대응했다.
“야! 너 이러기야!
지난번 동침 임무 때 내가 너 커버쳐준건 벌써 잊었어?”
“무슨 커버를 쳐줘요?
3분도 못 버티고 기절한 주제에!”
“3, 3분도 잘한 거야!
내가 3분이라도 버텨 줘서 네가 그 정도로 끝난 거거든?!”
‘하아, 내가 대체 왜 알비스 언니를 어른이라고 생각했던거지.’
안드바리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짚고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래도, 지난 번 동침 때 이 꼬맹이에게 좋은 평가를 내렸던 것을 전면 수정해야 할 듯 싶다.
“안녕, 얘들아.
알비스는 왜 벌 서고 있어?
또 창고 털다 걸렸니?”
그때 사령관이 나타났다.
그는 벌을 서고 있는 알비스를 보고 단번에 상황을 유추해냈다.
“우아앙! 사령관님!
안드바리가 나 괴롭혀!!”
알비스가 지체없이 사령관의 품에 달려가 안긴다.
“언니! 아직 제 말 안 끝났거든요?
빨리 다시 돌아오…!”
안드바리는 돌연 말을 멈추었다.
알비스의 입가에 걸린 요염한 미소를 본 탓이었다.
그녀의 진짜 목적은, 안드바리에게 혼나 서럽다는 것을 명분삼아 사령관과의 스킨십을 하는 것이었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는지, 알비스는 요령껏 얼굴을 사령관의 가슴팍에 문질러 냄새를 묻히기까지 하였다.
‘...저걸 보면 어른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그 짧은 순간 판단을 마치고 행동에 나선 알비스를 보며, 안드바리는 감탄을 숨길 수 없었다.
평소에도 저 어른스러움을 발휘해서 창고 터는 일을 그만둬 주면 얼마나 좋을까.
“안드바리, 알비스한테는 내가 따로 잘 말해둘게.
이쯤에서 좀 봐줄 수 있을까?”
사령관이 알비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중재에 나선다.
“사령관님이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어쩔 수 없네요.”
안드바리는 순순히 한 발 물러섰다.
알비스가 초콜릿을 슬쩍하는 것은 너무나 일상적인 일이라 딱히 대수롭지도 않으니, 구태여 이 이상 열을 낼 필요도 없다.
“그러고 보니 몸은 좀 괜찮아?
어디가 좀 뻐근하다던가 하는 증상은 없어?”
“...사령관님이 너무 사정없이 박아대서 골반이 아직도 아파요.”
안드바리가 조금 토라진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홱 돌린다.
“아, 그… 미안….”
사령관이 기어가는 목소리로 사죄를 건넨다.
안드바리에게 상당히 거칠게 굴었다는 자각은 있는 모양이었다.
“정 미안하시면, 다음 번 동침 때 벌충해 주세요!
지난번에 부족했던 것 이상으로 완벽하게요!”
안드바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사령관과 눈을 마주쳤다.
그 미소는 놀랍도록 알비스의 것과 닮아 있었다.
“어차피 성장약 맞고 며칠 지나면 원래대로 돌아가니까, 피임할 필요도 없다구요?
닥터한테 말만 하면 바로 성장약 맞을 수 있어요.
언제든 하고 싶을 때 말씀해 주세요♡”
그리고 사령관의 귓가에 대고 치명적인 유혹을 던진다.
사령관이 무어라 반응하기도 전에, 안드바리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그 자리를 떠났다.
“우와아… 쩔어….
나도 나중에 저 멘트 써먹어야겠다….”
알비스의 진심어린 감탄이 복도에 조용히 메아리쳤다.
*
“그래서 어땠나요, 안드바리?”
“응? 발키리 언니, 뭐가요?”
“어른이 된 소감 말이에요.
그리고 [어른스럽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는 알 것 같나요?”
일과가 모두 끝난 휴식 시간.
발키리가 안드바리의 머리를 빗어주며 묻는다.
“음… 모르겠어요!”
안드바리는 큰 고민 없이 대답했다.
“그런가요? 기껏 성장약까지 맞았는데 아쉽겠는걸요.”
“아뇨, 생각만큼은 아쉽지 않아요.
진짜 어른들은 애초에 그런 생각을 안 한다는걸 알게 됐거든요.”
“음, 하긴.
저도 안드바리가 물어보기 전까지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것 같네요.”
발키리는 문답을 하는 사이 안드바리의 머리카락에 헤어 에센스까지 바른 후 단정하게 정리했다.
“그러고 보니 언니는 그때 잘 모르겠다고 하셨는데, 아직도 변함없나요?”
“후후, 사실 그 뒤로 조금 생각해 봤어요.
제 생각에는요….”
발키리는 돌연 안드바리를 뒤에서 양팔로 폭 감싸안았다.
“안드바리처럼 귀여운 딸이 갖고 싶어지면 어른인 것 같아요.”
“어, 언니도 참….”
안드바리의 귀가 새빨갛게 달아오른다.
발키리는 더없이 진중한 성격이면서도 종종 이런 식으로 치명타를 날릴 때가 있다.
그런 점이 그녀의 큰 매력이지만.
“그럼 전 아직은 아이인가 보네요.
발키리 언니들에게 귀여움 받는 막내이고 싶거든요.”
“후후, 정말.
누구 닮아서 이런 기특한 말만 골라 하는건지.”
발키리가 안드바리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기껏 곧게 빗어내린 머리카락이 조금 흐트러졌지만, 안드바리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언니, 오늘은 언니랑 같은 침대에서 자도 돼요?”
“어머나! 저야 물론 좋죠!
웬일이에요?
그동안은 같이 자자고 해도 싫다고 하더니.”
“그냥… 아이일 때 할 수 있는 것들을 지금 실컷 해두는게 좋을 것 같아서요.”
안드바리는 그 말과 함께 발키리의 품으로 꼬물꼬물 파고들었다.
여전히 어른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는 알쏭달쏭하고, 어른스러움이라는 개념도 도통 알 수 없지만, 온몸으로 전해지는 발키리의 온기가 더없이 황홀하다.
지금은 이거면 충분하다.
안드바리는 그런 생각을 하며 달콤한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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