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이런거 쓰기 귀찮아서 잘 안쓰는 성격입니다. 하지만...
15년의 커널형 이어폰 생활중 슬슬 이 생활이 무의미 해 지는 날이 오는것을 느껴 경각심에 글을 작성해 봅니다.
제 귀의 형태자체가 오픈형 이어폰을 사용하지 못하는 형태입니다. ㅜㅡ 귀에 잘 안걸려요...
조금만 뛰어도 흘러내리고 잠시도 고정되지 않아 가성비가 뛰어난 수많은 오픈형 이어폰들을 뒤로 한 채
결국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겨우 헤드폰과 커널형 이어폰 밖에 없었죠.
그런 상황에서 커널형 이어폰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때가 2000년대 초 입니다.)
오픈형에 비교해 쓰레기 같은 소리를 들려주던 일반 커널형 이어폰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헤드폰은 이미 부피와 무게에서 탈락. 그리고 머리가 눌리는게 하아....
결국 눈물을 머금고 소니 이름도 기억 안나는 9만원대의 커널형 이어폰으로 시즌을 시작하게 됩니다.
뭐 잡설은 여기까지 하고 간단하게 제가 사용했던 커널형 이어폰만 해도
주력기인 scl4 를 시작으로 트리플파이, a8, ie80, ie800,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착하게 된 게 se846 입니다.
물론 이 과정중에서 청음 한 기기는 일일히기억도 나지 않을정도로 많습니다.
846은 두번 구매했습니다. (한번은 여친님이 택시에서 분실.... ㅠㅜ)
846은 한국 정발하자 마자 테크노마트 모 샵에서 구입했는데... 와... 그때의 그 감동은... 원래 535 구입하려다가 들어보고 질렀죠. 인생 뭐 있나요?
846을 가지게 되니 욕심이 없어지더라구요. 물론 테크노마트나 제2롯데월드에 있는 청음가능한 샵에서 꾸준히 신형기기는 비교해보며 들어봤습니다.
그리고 얼마전 알리에서 쇼핑중 알게된 kz 라는 메이커.
드라이버가 5개나 달려 있는데 겨우 4만원 밖에 안하는 가격?
응? 대륙이 새로운 마켓팅 구라를 쳐서 돈을 벌려 하나?
돈 버리는 셈 치고 알리에서 as10 이라는 이어폰을 샀었죠
그리고 저는 곧 심대한 충격을 먹게 됩니다.
하? 이게 4만원 짜리가 낼 수 있는 소리야?????????
이거 텐막때도 장난아니었지만 이건 좀? 허어....
텐막은 3만원 짜리가 10만원 넘어가는 사운드를 들려주어 저에게 색다른 충격을 주었다면
kz as10은 4만원 짜리가 30만원 짜리 소리를 들려줍니다. 이건 뭐지? 얘들 뭐임??? 충격이 아니라 패닉에 빠져들게 되었죠.
그리고 시작된 알리 쇼핑과 유튜브 리뷰검색...
그리고 곧 zsx 를 알게 됩니다. (물론 as10, zs10, qt2(아직 안왔네요 내일정도면 올 거 같은데...) cca c16(이것도 아직...) 도 질렀죠...)
음... 주문하고 셀러가 이것만 특급으로 배송해서 빨리 도착했네요.
지루한 2차 잡설은 여기까지 입니다. 이제부터는 청음기입니다.
소리를 듣고 바로 든 생각은 허무하다 입니다.
도대체 난 왜 그 수많은 세월동안 수많은 돈을 뿌려가며 하이앤드 이어폰을 구매했을까............
소리가 846 턱밑에 와 있습니다. 진심이에요
에이... 오바한다... 라고 생각하는 분 들 도 있겠지만 실제로 비교청음 시켜드리고 싶군요.
알리에서 5만 3천198원에 구매한 이어폰이 130만원짜리 (물론 구매했을때 기준으로) 이어폰과 비슷한 급의 소리를 들려줘요.
as10 에서는 단순 충격을 받았지만 zsx 에서는 충격 정도가 아닙니다. 제가 알던 가격과 성능의 상관관계가 통째로 무너져 버렸어요.
고음?
물론 er4p나 a8 처럼 송곳으로 찌르는 듯 한 날카로운 소리는 못들려 줍니다.
하지만 아주조금 모자라지만 선명하고 부드러운 고음이에요. 고음역대로 갈 수 록 메이커에 실력차이가 상대적으로 극명하게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고음역대에 선명명하고 안정적인 음색이야 말로 해당 메이커의 제작, 튜닝노하우를 극명하게 볼 수 있으니깐요.
근데 이 부분에서는 거의 40만원대 이어폰에서나 들을 수 있는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고음을 뽑아줍니다.
5만3천198원짜리가 말이죠
중음역대.
선명도와 밸런스가 승부하는 중음역대 입니다. 이 부분은 해당하는 메이커에 개성이 살아 숨쉬는 곳 이죠. 해당 메이커가 지향하는 지향점입니다. 보컬을 얼마나
앞으로 빼는지, 각종 악기를 얼마나 왜곡되자 않게 소리를 뽑아주는지. 그리고 어떤 부분을 강조할 것 인지...
이건 846 턱 밑이에요.
제가 눈에 뭔가 씌었나 봅니.... 아니 귀에 뭔가 씌웠나 봅니다.
아주 선명해요. 듣고싶어도 저가형이나 일반적인 번들 이어폰에서는 안들리는 멜로디 속에 숨어있는 미디까지.
아니.... 미디속에 숨어있는 아주 약한 악기가 내는 소리까지 다 들립니다.
정확히는 짚을 수 없지만 아주 잠깐 특정영역이 선명하지 못하다는 느낌은 있지만 대부분 영역에서 선명한 음을 들려줍니다.
5만3천198원짜리가 말이죠
저음역대.
zsx 의 성향은 펀사운드입니다. 근데 그 세팅이 너무 절묘해요. 아무리 베이스가 둥둥거려도 클럽 음악을 들어도 사운드가 찢어지지 않아요.
너무나 리듬감 있게 둥둥거리며 동동 거립니다.
아무리 들어도,,, 도저히 아무리 들어봐도 이런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습니다.
저음역역대는 846이랑 동급이다.
네... 5만3천198원짜리가 말이죠
공간감.
좀 부족합니다. 악기를 넓게 배치하는 노하우 까지는 아직 지니지 못했나 보네요. 846은 어께넓이 만큼의 소리를 들려주지만 zsx 는 넓이를 가지지는 못하네요. 머리 밖을 벗어나지는 못합니다.
근데 신기한게 제 v35에 dts:x 3d 사운드 기능이 들어가 있어서 이부분을 활성화 시키면 스테이지가 확 넓어집니다.
기존 846에 이 기능을 전개하면 좀 듣기 불편해 져요. 배치가 이상해져 버리고 음색이 이상해져 846은 그냥 듣는게 낫지만
zsx 로 이 기능을 전개 하니 아주 밸런스 있고 다이나믹한 스테이지가 펼쳐집니다. 물론 어떤 기능을 적용해야 좋아지는것은 좋은게 아닙니다.
원래 이어폰 그 자체의 세팅으로표현해야죠. 이 부분은 얻어걸린게 분명하죠.
근데 그 얻어걸린 결과물이 846이랑 맞짱뜨자고 해요. 잃어버리는건 별로 없는데 얻는건 많습니다.
5만3천198원짜리가 말이죠
총평.
이 이어폰을 듣고 제게 이어폰 시장의 미래가 보였습니다.
물론 슈어는 정전식 이어폰이라는 말도 안되는 새 길을 개척했으니 살아남는건 문제도 아니고
젠하이저 역시 아주 깊은 노하우로 무엇인가를 해 내겠죠.
이 이어폰은 80~100만원급 이어폰들이랑 비교해 93~95% (솔직히 98% 라고 하고싶은데 몰매맞을까봐 적정수준을 지킵니다.)까지 들려줍니다.
물론 나머지 몇% 의 간극을 메꾸기 위해 수많은 시간과 돈이 증발합니다. 그리고 그 간극은 절대벽이 되어 시장의 지배력을 잃어버리지 않는 안전장치가 되겠죠.
근데 말이죠 여기서 우리는 하나 간과하는게 있습니다.
발렌타인 30년은 보통 면세점에서 40만원이에요.
그리고 발렌타인 21년산은 면세점에서 15만원정도 하죠.
갑자기 왠 양주 이야기냐구요? 저는 음향장비와 양주는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봅니다.
보통 주조 메이커는 술의 맛과 향을 1% 더 끌어올리기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과 장인정신, 철학이 투입됩니다. 우리는 그것을 즐기며 취하는거죠.
실제 저희 아버지는 양주수집가이십니다. 지금은 좀 정리하고 직접 술을 만드셔서 양이 줄어들었지만 전성기??? 때는 집에 있는 양주 가격만 몇억어치였죠.
요새는 술 구하기가 쉬워져서 그렇지 실제로 아버지는 30년 넘게 직접 해외여행을 다니며, 여행가는 친구에게 부탁하며 술을 모으셨었죠.
발렌타인은 심심하면 까 먹는 술 이었습니다.
명절때는 항상 전 부치고 30년산 까면서 같이 먹죠. 그런 아버지가 여느때처럼 30년산을 까면서 하신 말씀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발렌 30년산이랑 21년산은 맛의 차이가 거의 없다.
21년산이랑 30년산 구분할 정도 되고 구분해가면서 마시는건 피곤한 일이라고.
그래서 21년산이 더 맛있다고.
발렌 30년산은 40만원입니다 21년산은 15만원이죠.
se 846은 100만원대 입니다. 헉? 방금 검색해 보니 한 곳에서87만원에 팔고있네요
zsx 는5만3천198원 이에요.
.... 뭐 그렇다고 전 아버지 처럼 zsx 가 더 좋은건 아닙니다. 마셔버리고 없어지는 술이 아니니까 846이 더 좋죠.
근데 왠지 zsx 가 편합니다. 부담이 없어요. 애지중지 안해도 돼요. 실제로 이동하면서 들으면 846이랑 사운드 차이도 못느낍니다.
846이 맛 간다면 저는 더이상 보상구매를 하지 않고 (as 기간이 넘었네요.) 비싼 이어폰에 돈을 투자하지 않을거라고 확신합니다.
왜냐구요? 비싼 이어폰은 적당히 들어봤고 구매해 봤으며 많이 느껴봤기 때문이죠. 메이커를 입고다니는 수준은 넘어섰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소리를 들려주면 되죠. (그래놓고 kse1200 이나 1500을 살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846 이후 846을 드라마틱하게 밟아주는 이어폰을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헤드폰으로 갈 생각은 없어죠. 너무 부피가... 머리가 눌려서...
몇년 지나면 중국이 상용 이어폰 시장을 장악하겠더라구요. zsx 가 그 시작점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과연 어떤 메이커가 저 가격에 저 소리를 들려 줄 수 있을까요? 물론 소비자에게는 좋은 일 입니다.
아참. 여친님이 재즈 전공에 공연도 하러다니고 절대음감이라 귀가 뛰어난편 인데 846이 약간 더 좋다고 합니다. 역시 제 귀에 뭔가 씌인게 맞네요.
님들 제 충격적인 후기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ㅎ 그래도 저는 확신합니다!
어정쩡한 3~40만원대 이어폰보다는 zsx 가 훨씬 낫다고! (그게 뭐가 어정쩡한건데!!!)
홍보 아닙니다. 단순 후기입니다.
(IP보기클릭)58.226.***.***
(IP보기클릭)218.54.***.***
(IP보기클릭)101.235.***.***
(IP보기클릭)1.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