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쯤이었나요. JNR3D의 HYPER7을 처음 보자마자 아니 X79 칩셋을 단 랩탑이라니? 이 물건은 사야 한다! 고 뽐뿌가 왔었지만 사양에 따라 600만 원까지 튀어오르던 가격에 좌절하고 로또가 되면 3대 정도 사서 써야지... 라고 생각만 하고 잊고 있던 지 어언 4년 이상... 이었는데
마침 중고스러운 평화나라에 올라온 매물이 있길래 간을 보다가 건졌습니다. 사실 12코어 제온까지는 필요가 없었던지라(클럭이 낮기도 하고요) 애써 무시를 하려고 했으... 나 CPU는 바꾸면 되니까! 하고 자기세뇌를 한 뒤에 쓰던 노트북(7700HQ+GTX 1060 6GB+16GB RAM)은 매물로 올려논 뒤 KTX타고 가서 거래하고 바로 KTX 타고 올라온 추억이 있군요. 그 덕인지 2주 동안 감기몸살로 앓아누웠습니다.
글만 딸랑 적으면 무슨 물건인지 설명하기가 좀 거시기하니 사진을 봅시다.
HYPER7(CLEVO P570WM OEM(의 크기는 큽니다. 일단 17인치니까요. 7인치 화면의 UMPC인 GPD POCKET과 비교하니까 더더욱 커 보이는군요.
어댑터는 두 개를 씁니다. 사실 하나만 써도 되지만 오버클럭 혹은 SLI 환경을 위해서라면 둘 다 연결해야 합니다.
어댑터 하나하나가 GPD POCKET보다 큰 흉기 되겠습니다.
스크린 기준으로 본체 좌측엔 DVI 단자, 유선 네트워크 단자, HDMI, DP, USB 3.0, USB겸 E-SATA 단자 등등이 있습니다. 오른쪽엔 사운드 관련 단자와 USB 2.0 단자 두 개가 있는데 특이하게 광출력용 단자를 제공하고 있고요.
전면엔 SD 카드 슬롯과 Express Card 슬롯이 있습니다. 여담으로 스피커는 4채널 같아 보이는데 소리가 좀... 구립니다. 뭐 중고라서 그런지 클레보 특유의 종특이라 그런진 모르겠습니다. 후자에 더 가까울 것 같습니다만.
그리고 매-우 두껍습니다. 같은 인치의 워크스테이션 랩탑과 비교해도 그렇습니다. 무게 역시 5.4kg+어댑터 무게를 합하면 역시 카페에 들러서 쓸 만한 물건은 아닙니다. 배터리 용량이 아무리 커봤자 1시간 쓰긴 힘들 정도라 그저 UPS 역할만 한다고 보시면 되겠고요. 뭐 카페에 들고 다닐 물건은 이미 갖고 있기도 하죠.
일단 OS를 새로 설치하고 세팅을 완료한 상태에서의 작업관리자 창 상태입니다.
사실 2696v2는 인텔 DB에도 나타나지 않는 물건인데 2697v2의 저클럭 버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기본 클럭이 딱 200MHz 낮습니다.
나온 시기가 시기인 만큼 이 물건엔 M.2 슬롯 같은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멀티부스트까지 합해서 4개의(...) 2.5인치 디스크를 장착할 수 있죠. 지금 SSD로만 세 개 채워놨는데 하나는 ODD를 넣을까 말까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불공격 노멀 점수는 이 정도입니다. 아무래도 낮은 클럭이 발목을 잡는군요. 그나저나 히드라 업적은 3930K 쓸 때 뜬 건데...
일단 세팅한 뒤에 게임을 몇 가지 돌려본 바로는 소녀전선 투계정(...) 야전지휘실 개설에는 아무 문제 없이 잘 돌아갔습니다. 둠(2016)의 경우도 옵티멀 세팅(베리 하이에 근접한)에서 의외로 60FPS를 꾸준히 유지했습니다. 배그 역시 텍스처/거리를 제외한 모든 옵션을 최하로 놓은 상태에서 필드 프레임이 70~100 정도 나왔고요. 좀 웃긴 건 훨씬 이전에 나온 파 크라이 3이었는데... 이건 옵션을 많이 죽여놔도 40FPS 언저리까지 떨어지더군요. 멀티코어 최적화가 이렇게 중요하다는 걸 깨닫는 동시에 역시 CPU빨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 CPU의 교체를 계획하게 됩니다.
짜잔. 제온 E5-1680v2입니다. 8코어에 기본 클럭 3.0GHz, 터보부스트 3.9GHz입니다. 보통 HP의 Z420 계열 워크스테이션이나 연탄(...)맥 프로에 들어가던 물건이죠.
사실 이건 X79 플랫폼을 좀 더 쓰려고 구입을 고려했던 물건인데 당시엔 물건도 안 풀리고 택도 없이 비싸서 그냥 포기하고 X99로 넘어갔었습니다만... 이베이에서 500달러선에 올라오는 거 보고 그냥 질렀습니다. 사실상 X79 플랫폼에서 클럭+코어수 비율론 이게 최종 테크트리인 듯. 가장 중요한 건 이게 오버클럭이 된다는 거고요.
지난 주 수요일쯤 주문한 거 같은데 어제 도착했습니다. 페덱스 참 빠르기도 해라...
일단 준비를 합시다.
오늘의 주인공인 1680v2 되시겠습니다.
CPU 교체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본체 가운데 일렬로 박힌 나사 다섯 개를 풀어주고 커버를 벗겨내면 됩니다. 왼쪽 아래는 배터리+배터리 아래 SATA 슬롯 하나, 가운데 아래는 SATA 슬롯 둘, 오른쪽 아래엔 멀티부스트가 있어요.
쿨러가 세 개 달려 있군요. 왼쪽 쿨러 아래엔 램이 위치해 있고 가운데가 CPU, 오른쪽이 VGA입니다. 빈 슬롯은 SLI를 위한 추가 MXM 슬롯입니다.
분해는 어렵지 않습니다. 소켓 역시 데스크탑의 것과 동일합니다.
교체하고 대충 발라줍시다.
이렇게 노는 CPU가 생겨버리고...
커스텀 바이오스인 PREMA MOD v2에선 정상적으로 인식합니다.
간단하게 테스트를 해봅시다.
E5-2696v2,VGA 오버를 하지 않은 상태의 불공격 점수입니다. 피직스 스코어는 꽤 나옵니다마는..
MSI Afterburner로 적당히 오버하면 3930K 4GHz+GTX 970 점수에 가까워지는군요. 7700HQ+GTX 1060 6GB가 만 점을 조금 넘었던 거 같은데...
E5-1680v2, 터보부스트 42배수로 맞춘 상태, VGA 오버. 정말 말 그대로 코어를 주고 클럭을 얻은 수준이네요.
그 외에 44배, 46배까지 주고 돌려봤는데 오히려 점수가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온도 자체는 피크가 70도 정도 근처에서 놀았기 때문에 스로틀링까진 아닌 것 같은데...
일반적인 데스크탑과 다르게 오버클럭 방식이 좀 거시기합니다. 추가 전압을 256단계로 구분시켜 먹일 순 있는데 이게 몇 V 단위인지도 모르겠고 8코어짜리 물건이 6코어까지만 세팅이 되질 않나... 이건 애초에 1680v2 같은 물건을 생각하지 않고 바이오스를 설계했을 가능성이 높지만요. 보통 오버클럭이 되는 기종은 i7 계열이고 끝물이었던 4960X도 6코어였으니까요. 그나저나 이 방식으로 오버를 해놓고 부팅하면 당장은 제대로 클럭이 올라가는데 재부팅하면 초기화되고... 역시 1680v2와 바이오스가 좀 안 맞는 모양. 나중엔 XTU로 삽질하면서 조정했습니다. 차라리 XTU가 나은 듯.
살짝 온도 얘기를 했지만 아이들 상태의 온도는 굉장히 준수합니다. 방이 약간 서늘하긴 했지만 속옷바람으로 있을 정돈 됐으니까요. 그나저나 CPU 인식을 어떻게 하는 건지 넘버링이 꼬이는 것이... 2696 탓인가?!
이걸 보고 데스크탑의 발열 감당 안 되는 6900K ES를 생각하면 참 뭐 거시기한 생각이 들고 그렇습니다. 그냥 하스웰-E로 갔어야 했나.
오버클럭을 한 상태에서 순정 5960X를 이겼습니다. 장하기도 해라... 이후에 XTU에서 손을 보니까 싱글/멀티 450/4100점 정도를 찍더군요.
위에서 파 크라이 3에 대해 언급했었는데, 역시 클럭의 상승은 파 크라이 3에 큰 영향을 줍니다. 옵션 다 까고 40FPS 언저리 찍던 게임이 지금은 최소 60FPS 이상, 120FPS까지 뽑아내니까요. 이 정도면 좋은 딜이 된 듯. 그나저나 2696은 처분을 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