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그렇겠지만, 언젠가부터 제 방에도 컴퓨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집에 성능이 썩 괜찮은 녀석이 거실에 한대 있었고, 제 방에 컴퓨터가 한대 더 생길리 없었습니다. 더구나 고등학교 졸업 직후부터 몇년간 집에 좋지않은 일들이 겹치면서, 경제적으로도 너무 힘들었습니다. 형님이 한분 계신데, 당시 형님은 군복무중이었고, 부모님은 맞벌이로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고자 고군분투중이셨습니다.
저 역시도 여러 상황에 맞춰서 국립 대학교에 들어갔지만, 1학년을 마치고서는 휴학후 계속 아르바이트를 했었습니다. 추가 근무라던지 그런 기회가 있으면 악착같이 일을 더 했었네요. 그래야 수입이 늘어나니까요.
여튼 그 와중에 군대에서 형님이 전역을 했고 운이 좋게 아버지 지인분께서 컴퓨터와 모니터를 한대씩 거의 무료로 기증해주셔서, 형님은 방에 컴퓨터를 들이게 되었습니다. 낡긴 했지만, 유선 공유기도 하나 얹어 주셨고, 방에 컴퓨터가 생기니 학교 과제를 하거나 할때 편하다고 좋아하시더군요. (잔고장이 좀 많아서 제가 맨날 부름받았던건 함정)
근데 저는 당시에 나름 정말 일을 열심히 하고, 아르바이트치고는 추가수당 덕분에 적잖은 수입이 매들 들어오는데도, 부모님께 드리기 바쁘다보니 제 주머니에 100원 한개도 없는 생활을 수개월간 지속해야 했습니다. 아무리 좋게 참으려고 해도 스트레스 쌓이기 시작하더군요.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땐 여자친구도 없었고 친구들 대부분이 일찍 군대를 가서, 돈 쓸일이 거의 없긴 했지만 말이죠) 물론 저 뿐만이 아니라 부모님과 형님도 거의 그런 상황이었기에 티를 낼수도 없어서 더 힘들었던것 같습니다. 그땐 가족들 모두 일하기 바빴거든요. 친구들도 대부분 군대를 갔고, 돈이 없으니 아직 안간 친구들과의 만남도 좀 기피하게 되고 티는 안내려고 노력했지만, 집돌이임에도 좀 답답한 생활이긴 했습니다. 이때저는 휴대폰도 발신만 정지시키고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자처한거긴 했지만, 그러고나니 폰도 연락오지 않으면 할게 없는 껍데기가 되더군요.
그러던 어느날 사장님이 월급날 절 부르시더니 입금한 금액중에 추가수당이 누락된게 있다며, 지금은 수수료가 나가니 현금으로 주겠다고 하신적이 있었습니다. 5만원 정도였는데, 전 이걸로 컴퓨터를 한번 구해보자는 말도안되는 발상을 하게 됩니다. 본체만이 아니라 풀 세트로 말이에요.
근데 정말로 구했습니다. 모니터는 우연히 중고장터에 전용 파워선이 불안정한 모니터를 무료 나눔하는 걸 직거래로 얻었고 (흔한 단선 문제 같은거였는데 막상 써보니 처음 연결해서 줄만 잘 정리해두면, 쓰는데 아무 문제 없었음), 키보드는 분리수거날에 득템했고, 마우스와 스피커는 군대 안간 친구가 안쓰는 거라며 줬습니다. 그리고 본체는 그 5만원을 가지고 어떻게 하나 급처하는걸 중X장터에서 구하게 되었습니다.
선천적인 질환때문에 공익으로 군 복무를 하게 되었고,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몇달간 집에서 인터넷을 해지하기도 했지만, 일단 방에 컴퓨터가 한대 있다는게 그래도 참 좋았습니다. 평소에 글쓰는걸 좋아해서, 그리고 초딩때 보유했던 추억의 쥬얼 게임CD 몇개가 있어서 인터넷이 끊겨도 할게 많았어요. 인터넷이 문제없는 시즌에는 루리질도 이때 막 하게된거 같습니다.
하지만 2년정도 사용하니 탈이 나더군요. 파워서플라이가 나간것이었습니다. 슬림PC였기에 전력도 작았고, 컴터 자체도 낡았기에 언제가 문제가 될 만한 상황이긴 했습니다만 당황스럽더군요. 문제는 슬림 PC용 파워서플라이는 일반 파워보다 꽤나 비샀다는 것. 전전긍긍하고 있던 그때 마침 소식을 들은 컴덕후 친구의 도움으로 중고 파워서플라이 하나를 무상으로 받았습니다.
문제는 일반 파워서플라이라서 본체에 수납이 불가능 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때도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무리한 결단을 내리게 됩니다.
<한때 이 사진 루리웹에서 좀 흥했던거 같습니다. 걱정하는 분들이 많으셨는데, 그땐 정말 저도 어떻게 저상태로 1년을 썼는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근성으로 또 1년을 썼습니다. 이걸로 문서작업 아르바이트도 병행하고 할건 다 했어요. 그리고 온라인 게임도 하나 틈나는대로 했었습니다. 넥슨에서 만든 <어둠의 전설>이라고... 이 컴퓨터 사양으론 충분한 게임이었었죠.
하지만 이상태로는 더 쓰기도 곤란했던데다가, 근성으로 1년을 더 버티고 나니 드디어 메인보드가 나가버렸습니다. 그래서 시원섭섭한 마음으로 다음 컴퓨터를 알아보기로 합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는데, 역시나 또 돈이었습니다. 가족들이 모두 노력한 덕분에 경제 사정이 조금이나마 나아져서 저도 알바비 일부를 이제 정식으로 용돈화해서 쓰는게 가능했지만, 역시 컴퓨터란 놈은 그렇게 싸지많은 않았습니다.
그러던차에 아버지가 오래전 비즈니스 노트북으로 갖고 계시다가 디스플레이문제라던가 이런걸로 말썽을 부리던 구형 노트북을 일단 쓰기로 했습니다. 형님이 몇달 쓰기도 했던 녀석인데, 의외로 쓸만해 라고 해서 쓴거였죠. 뭐 모니터에 줄이 몇개 그어져 있긴 했지만, 작동상에 큰 문제는 없어서 그런데로 이걸로도 한 6개월 정도는 버틴거 같습니다. 하지만 이 컴퓨터는 하드가 문제가 생겨서 결국 더 쓰는걸 포기했습니다.
그래서 몇주뒤에 이번에는 6만원 정도를 투자해서 간신히 컴퓨터를 또 하나 구했습니다. 돈을 생각하면 성능은 납득하는 수준이었지만, 어쩔수없이 성능을 선택한 대신에 또 슬림 PC라는 슬픈현실이 문제긴 했지만요.
문제는 정말 육두문자 튀어나오게 만든 내부 구조였습니다. 거기다 이번녀석도 파워서플라이가 소음이 너무 심해서 도저히 답이 안나오는 상황이었어요. 지난번처럼 파워를 교체하는건 너무 싫었고, 내부 구조도 영 찝찝해서 빈 케이스 하나에 이식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아버지 일하시는 직장에서 버려진 케이스 하나를 얻게 됩니다. 그리고 거기에 멀정한 파워는 그대로 붙어 있어서 이걸 이식해서 또 문제없이 잘 썼던것 같습니다.
그런대로 또 잘 쓰고 있었는데, 컴덕후 친구의 빅딜이 들어옵니다. 성능은 제꺼보다 훠얼씬 좋지만, 몇가지 하자가 있는 컴퓨터랑 바꿔보지 않겠냐는 거였습니다. 자료보관용 PC가 하나 필요한데, 제 컴퓨터 사양이면 만족한다는 거였습니다. 저야 콜을 왜쳤고, 그렇게 거래가 성사되었습니다.
<무려 카트라이더와 마영전(쾌적한 플레이를 위해서는 일정 옵션 타협시)이 돌아가는 컴퓨터였죠>
9800gt 그래픽 카드가 달린 컴퓨터였는데, 제 생에 처음으로 제방에 그래픽카드가 달린 컴퓨터를 들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친구가 1년정도의 수명을 예측했고, 실제로도 비슷한시기에 하드디스크와 메인보드가 말썽을 부려서 미련없이 정리를 하게 됩니다.
원래는 1년정도 이걸 쓰는 와중에 저도 뭐 어떻게 컴퓨터 계획이 잡힐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또 그렇지가 않더군요. 집에 사정이 점점 나아지고 있어서 부모님께 드리고나서 남는 용돈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었지만, 아끼고 아껴도 조금씩 쓸 때가 생기더군요. 특히나 돈 없던 시절엔 학교나 이런데서도 밥도 굶거나 제대로 못 사먹고 그랬어서, 학교에서 학식만 꼬박꼬박 챙겨먹어도 지출이 적잖았습니다.
그래서 임시로 형님이 중고X라 에서 사서 쓰던 구형 TG 노트북을 임시로 들이게 됩니다. 이때만해도 역시 임시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라그나로크 같은 3D게임도 안돌아가는 처참한 성능이었음에도, 제가 하려는 문서 작업이나 기타 작업에 큰 지장이 없다보니 이걸로 또 한 1년은 버틴거 같습니다.
그러던 차에 저도 최근 부가적으로 하던 아르바이트 및 부수입들이 확 늘어나는 좋은 일이 생겼고, 목돈이란걸 처음으로 만져보게 되었습니다. (정확히는 목돈이 생기면 학비를 내거나 부모님 드리기 바빴던거지만) 그리고 주변 친구들이 뽐뿌를 넣기도 했고, 저 스스로도 좀 큰 마음을 먹고 한번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컴퓨터를 제대로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중고로 2~30정도 선에서 어떻게든 마무리하려고 했습니다. 돈이 없었던건 아니지만, 그간 경제적인 힘든 시절을 생각하니 돈쓰는것이 너무 겁이 났어요. 언제 무슨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거든요. 그래서 최대한 아껴보려고 했고, 사양도 i5 2세대를 맥시멈으로 잡고 중고 매물을 알아보다고 있었는데 2번이나 바람을 맞는 일이 있었습니다. 특히나 한분은 조건이 너무 좋아서 택배거래를 요청했는데, 본인이 급전이 필요하지 않다보니 일주일간 귀찮아하시면서 배송을 미루시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 일로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미치자 (수시로 연락 주고받고 중고나라 드나들고 등) 저도 모르게 충동적으로 다나와 신품부품들을 둘러보기 시작했고...저도 모르게 컴 하나를 제가 주문을 하고 있더군요.
그러니까 걍 되는데로 돈써서 사양좋은 신품을 질러버린거죠. (물론 컴퓨터 군데군데 가격절감 요소가 있긴합니다)
컴퓨터는 이렇습니다. 대충 말슴드리자면 i5 6500(스카이레이크) / 램 4G / 일반하드 1테라 입니다. 당장은 더 큰 돈을 쓰기 어려워서 SSD도 깔끔히 포기했고 그래픽카드나 램은 나중에 추가로 다는걸로 마음먹었습니다만 이걸로도 신세계네요.
예전에 다음웹 이전에 쓰던 아이디로 몇몇 짤을 올린 기억이 있습니다. 사실 구린 컴을 써왔지만 할건 다 했고, 참 좋았습니다. 고전게임이나 고전 온라인 게임 돌리면서 놀기도 하고, 인강도 듣고, 문서 작업도 하고, 영화좋아하는 친구에게 영화 DVD도 빌려보고 일드도 보고 아르바이트 일도 하고요.
돌이켜보니깐 아마 앞으론 특별한 경우가 아닌이상 과거와 같은 컴을 써볼일은 없을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렇게 처음으로 신품을 제대로 조립해서 받고보니 기분이 좀 묘하기도 하네요. 앞으로 기회가 되면 몇달 안으로 그래픽카드와 램만 추가해주면 정말 지금도 믿기지않는 제 인생사상 첫 꿈의 컴퓨터가 만들어지는거 같습니다.
앞으로 이런 근성을 가지고 열심히 또 지내고 싶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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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집에 경제사정도 나아지고 하면서 거실컴에 SSD를 설치해드렸는데, 확실히 신세계긴 하더군요. 일단 다시 또 되는데로 노력해서 SSD부터 고려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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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정말로 마음만 받겠습니다!! 게시글도 그냥 순수하게 넋두리? 비슷하게 올린것 뿐이라서요~ 그리고 저도 이제 어느정도는 경제적으로 안정된 부분이 있기때문에요 ㅎ 정말로 마음만은 감사하다는 말씀 다시한번 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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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신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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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 감사히 받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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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 감사히 받겠습니다!! 2달 안으로 그래픽 카드를 구할 예정이구요, 이래저래 요즘 공부하는 것도 있어서 당분간 게임 할 시간도 많지 않아서요, 정말 마음만 받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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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신분이 많다 | 15.10.17 11: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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