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z 폴드 2가 발매된 지 거의 1달이 지났네요.
저는 폴드 2가 나오는 타이밍을 맞춰 폴드 1을 중고로 구매했습니다.
폴드 2 언팩 행사때 폴드 1 보상판매 때문에 가격방어가 되겠거니 했는데 저렴한 매물이 있네요.
85만원에 풀박스로 구매했으니 버즈와 케이스를 팔아 본체를 75만원에 구매했다고 합리화할 수 있지요. 이는 S20 울트라 중고 가격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당연히 금전적인 이유도 있으나 폴드 1이 2보다 몇 가지 이유 때문에 더 낫다고 생각하여 구매하였고, 사용한 지 1달이 지난 지금 옳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출시한 지는 조금 지난 제품이고 리뷰글도 많이 있습니다만, 폴드와 폴드 2, 혹은 이후에 나올 폴더블 기기들을 비교하며 구매를 결정하시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글을 공유해봅니다.
7:5 화면비
구매 전 화면 크기에 대한 기대를 했지만 화면 비율이 주는 사용성에 대해서는 무지했습니다.
제가 가장 크게 착각한 부분은, 화면이 크면 무조건 더 많은 정보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영상, 게임, 사진 등의 전체화면을 차지하는 컨텐츠의 대부분은 16:9 비율을 기준으로 제작됩니다.
스마트폰은 길어지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16:9보다 길어지면 길어진 화면을 다른 컨텐츠 혹은 빈 공간을 채워넣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짧은 비율을 가진 기기는 마이너하겠지요. 그래서 짧은 비율을 가진 화면에서는 컨텐츠를 잘라서 보여줍니다.
컨텐츠를 잘라서 보여줄 경우에는 세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1. 보여지는 정보량의 제한 (주로 게임)
2. 버튼 등 UI요소가 잘림 or 컨텐츠 화면을 침범 (게임, 그 외 앱)
긴 노치와 맞물려 몇 개의 버튼을 가리곤 합니다.
노치가 버튼을 가리거나 반대로 노치 부분에 컨텐츠를 넣지 않는 방식이지요.
세로로 이용하는 스마트폰에서는 노치가 문제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화면은 길고 긴 부분을 약간 잘라먹으면 되니까요.
그런데 화면이 정방형에 가까운 폴드의 경우 노치 부분이 차지하는 공간을 무시할 수 없게 됩니다.
전체화면으로 보는 PDF 문서나 만화책을 볼 때 크게 체감됩니다.
이 부분은 폴드 2가 확실히 업그레이드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3. 해상도의 제한 (게임, 영상)
많은 3d 게임이 퍼포먼스를 위해 스마트폰 액정 해상도가 아닌 세로폭 1080, 720 등에 맞춘 해상도를 가집니다.
폴드는 화면이 커지고 화면비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낮은 세로폭 해상도를 가지며 가로로도 잘리게 됩니다.
이는 저에게 치명적인 부분이었는데요, 비유하자면 24인치 모니터에서 40인치 모니터로 기대를 품고 업그레이드했는데 해상도가 여전히 1080p라 흥이 식는 느낌입니다.
아무리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이 다양한 화면비를 지원하는 데 도가 텄다 하더라도, 마이너는 마이너입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점점 길어지고, 몇 없는 안드로이드 태블릿들도 16:9 화면비이죠.
사용 중인 앱들이 7:5 화면비에 맞춰지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디자인 사이트에서는 좋은 앱 컨셉들을 볼 수 있지만, 실제로 최적화된 앱을 보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출처: youtu.be/eDe2SILQaro
당장 삼성만 해도 기본앱에서 더 큰 광고를 보여주어 문제가 되었었죠.
그런데 폴드 2의 메인 디스플레이 화면비는 5:4입니다. 정방형에 조금 더 가까워졌습니다.
이 부분에서 폴드 1이 화면비 호환 문제가 더 적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화면비 3:2 정도가 되면 가장 만족스러울 것 같습니다.
갤럭시 폴드에 적합한 컨텐츠는 고정형 컨텐츠보다 유동적인 컨텐츠입니다. 사진 영상 등의 이미지보다 글이 더 잘 맞는 것이죠.
폴드를 구매하고 유튜브 시청 시간이 늘어났지만 전자책을 보는 시간은 더 많이 늘어났네요.
이 방면에서는 어도비의 리퀴드 모드가 가장 좋은 사례일 것 같습니다.
또, 화면이 넓어진 만큼 더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지만, 그걸 소화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한 화면에 들어오는 텍스트의 양보다는 먼 거리에서 혹은 더 큰 글씨로 볼 수 있다는 데에 의의를 둬야 하겠습니다.
이후에 다른 폴더블 스마트폰이 나오더라도 폼팩터나 사용성을 이유로 16:9 화면비를 맞추기는 힘들 것입니다.
폴드 3나 lg 롤러블 폰이 출시되면 화면비 사용성을 염두해 두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폴드 2와 디자인 비교
폴드 1 → 폴드 2의 디자인 변화는 삼성 노트북 라인업인 펜S → 플렉스의 디자인 변화를 똑같이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폴드 1은 측면 코너가 큰 곡률로 깎여있고, 정면→ 측면을 갤럭시 엣지 스크린처럼 부드럽게 곡면으로 연결하였습니다.
반면 폴드 2는 측면 코너가 작은 곡률로 깎여있고, 정면→ 측면이 거의 수직으로 만납니다.
또 측면이 매끈한 면에서 헤어라인이 들어간 면으로 바뀌었습니다.
2018년 12월 14일 펜 S 출시 / 2019년 4월 26일 갤럭시 폴드 출시(실패)
2019년 12월 13일 갤럭시 북 플렉스 출시 / 2020년 9월 14일 갤럭시 Z 폴드 2 출시
시기가 대충 비슷한 것을 보면 하이엔드 모바일 제품군의 디자인을 통일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은, 그것도 270g씩 나가는 스마트폰은 큰 곡률을 유지하여 파지감을 편하게 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두께를 줄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곡률을 줄여야 하지만요.
한 손 파지
무게가 조금 무겁긴 한데 원래 S9+를 잘 들고 다녀서 그런지 금방 적응했습니다.
불편하더라도 링이나 그립톡에 의지하지 않는 것이 훈련(?)에 도움이 됩니다.
무거운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손으로 조금 깊게 잡게 되는데, 베젤이 넓어서 잡기 편합니다.
성능
출시된 지 1년이 된 기기를 사며 성능에 대한 걱정이 조금 있었습니다.
지금은 쓸만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며 앱이 요구하는 성능이 상향평준화하여 퇴물이 되곤 하는데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최근 스냅드래곤 성능의 성장세가 둔화되었습니다. 최신 하이엔드 폰과의 성능 차이가 크지 않은 것이죠.
적어도 2년은 쾌적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삼성이 1세대 폴드를 출시하며 누구나 좋아할 만한 핸드폰을 만들기 위해 램과 내장메모리도 충분히 넣어줬습니다.
1세대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삼성은 2세대에서 내장메모리를 타협했습니다.
멀티태스킹
저는 멀티태스킹 화면보다는 팝업화면을 주로 사용합니다.
멀티태스킹을 쓸 일이 자주 없기도 하고, 멀티태스킹 시 비율이 바뀔 때 앱이 리프레시되어 진행상황을 날리는 게 걱정됩니다.
또 멀티태스킹 창을 세팅해 두더라도, 전면 화면을 사용한 후에는 강제로 풀리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태블릿이라면 별 문제가 안되겠지만 폴드는 스마트폰입니다. 전화가 올 때마다 풀린다는 뜻입니다.
폴드 2는 2개 창까지는 멀티태스킹이 풀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전화가 오면 풀리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폴드의 핵심 기능을 완전히 망쳐버리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멀티태스킹 창은 소프트웨어에서 부족한 면이 있는 반면 팝업창은 삼성이 오랫동안 잘 발전시켜 왔습니다.
알림 팝업 기능을 사용하는데 팝업화면 창이 일반 핸드폰만하니 편합니다.
멀티태스킹을 위해 멀티윈도우 트레이 기능을 지원합니다. 그런데 이게 갤럭시 S 시리즈의 엣지패널과 동일하게 생겼는데 오히려 기능이 부실합니다.
즐겨찾기에 등록할 수 있는 앱의 개수가 6개뿐이고 그외 스마트셀렉트(화면 자유 캡처)같은 추가기능도 없습니다.
다행히도 곧 ONE UI 2.5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될 예정입니다.
폴드 2는 가로분할과 세로분할 모두 분할된 화면이 16:9화면비에 조금이나마 가까워집니다. 의도한 것일까요?
위의 화면비 항목에서 폴드 2의 활용성이 떨어진다고 하였는데, 멀티태스킹을 주로 쓰신다면 더 나을 수도 있겠습니다.
태블릿으로 쓸만한가
일반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에 비해 유튜브, 리디북스, 게임 앱들의 사용이 크게 늘었습니다.
괜찮은 스피커와 큰 화면 덕분에 일반 스마트폰에 비해 피로감 없이 오랜 시간 사용 가능합니다.
덕분에 집에서 쉬는 동안은 노트북을 대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용 시간이 늘어나니 목이나 자세가 불편해집니다.
태블릿과 비교하면 사이즈가 작으니 얼굴에 가까이 가져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커다란 스탠드를 쓰자니 주객이 전도된 것 같아 해결방법을 찾는 중입니다.
그 외
카메라 성능은 괜찮긴 한데... 구글 픽셀을 썼을 때에 비하면 아쉽습니다.
사실 삼성 스마트폰 카메라는 중국 회사의 중급기 폰들과 비슷한 수준이라,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전면 화면의 경우 저는 손이 작은 편이라 쿼티키보드도 무난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부분 불편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구매 전 화면 긁힘과 찍힘이 걱정되었는데 단단한 액정보호필름을 붙이니 괜찮아졌습니다.
그것보다 베젤 틈으로 먼지 끼는게 너무 신경쓰이네요.
핸드폰을 깔끔하게 쓰는 편은 아니지만 청소할 수 없는 곳에 먼지가 쌓이는 건 피하고 싶습니다.
결론적으로 구매 전 기대했던 장단점과 실사용 시 장단점이 많이 어긋난 제품입니다.
그렇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장점들 때문에 잘 구매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OS의 한계로 윈도우 노트북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노트북 할부가 끝나가는데 레노버 x1 폴드의 발매 소식이 들려오네요.
중고나라에서 만날 수 있을 떄까지 꾹 참아봐야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IP보기클릭)210.107.***.***
3000일언제넘냐
앗... 그런 문제가 아니라 전체화면으로 앱을 사용하다 멀티태스킹으로 전환할 때 앱 화면비율이 바뀌게 되는데, 개발자가 특별히 설정하지 않는 이상 리프레시가 되게 됩니다 | 20.10.16 01:29 | |
(IP보기클릭)121.158.***.***
(IP보기클릭)210.107.***.***
리디북스 200기가 ㄷㄷ하네요... 펀치홀 부분은 말씀 들으니 많이 아쉽네요. 노치나 펀치홀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앱 개발사에 전적으로 달린 것이다 보니 피드백을 열심히 하는 것 말곤 답이 없겠군요 | 20.10.18 00:19 | |
삭제된 댓글입니다.
(IP보기클릭)210.107.***.***
루리웹-9342176227
중고로 샀을 때 딸려온 거 썼습니다. Vixxo라는 브랜드인것 같네요. | 20.11.17 02:4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