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살펴볼 게임은 캐나다의 인디 게임 개발자 Andrew Shouldice가 1인 개발한 액션 어드벤쳐 게임, 튜닉입니다. 젤다를 오마쥬한 것 같은 초록색 복장, 검, 그리고 방패를 든 여우가 주인공인 게임이죠. 일러스트만 봐서는 힐링게임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지만, 의외로 난이도가 꽤 높은 것도 특징입니다. 이 게임은 별도의 프롤로그를 가지고 있지 않고, 필드를 돌아다니며 메뉴얼을 얻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따라서 이번 영상에서는 프롤로그에 대해 다루지 않고, 바로 장점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장점
1. 메뉴얼을 활용한 전개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메뉴얼을 한 장씩 입수할 수 있는데요. 특정 키워드를 제외하면 고유어로 되어있죠. 플레이어는 정확한 내용까지는 알 수 없지만, 그림을 통해서 딱 필요한 내용만 입수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입수한 메뉴얼 페이지를 보고 어디로 가야하서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 수 있죠. 계속해서 메뉴얼을 입수하다보면 게임 배경에 대한 내용도 짐작할 수 있게 됩니다. 마지막에는 고유어에 대한 해석 방법까지 말이죠.
이 고유어는 불친절하긴 하지만, 고전 게이머들에겐 향수를 느끼게 해줍니다. 마치 외국어로 되어있는 게임 메뉴얼을 보는 느낌이죠. 어렸을 때 영어나 일본어로 된 메뉴얼을 보면서 게임을 하는 느낌이 듭니다. 영어나 일본어를 몰라서 특정 키워드만 알 수 있다는 점도 비슷하죠.
2. 높은 난이도와 무적 모드
구르기와 방패를 적절하게 사용해야하는 튜닉의 난이도는 상당히 높은 편인데요. 스테이터스를 올려주는 아이템을 찾거나 혹은 소비 아이템을 적절하게 사용해야하죠. 다량의 폭탄을 사용하다 죽을 경우, 사용한 폭탄의 양에 비례하는 추가 폭탄을 채워주기도 합니다. 덕분에 플레이어는 아이템 사용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고, 더욱 더 전투를 적극적으로 즐길 수 있죠.
물론 난이도가 높다는 건 플레이어에게는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보통 다른 게임은 쉬운 난이도를 제공하기 마련인데, 튜닉에서는 아예 무적 모드를 제공하죠. 물론 전투가 메인이라면, 무적 모드는 게임을 재미없게 만들겁니다. 하지만 진엔딩을 보기 위한 후반부 파트는 퍼즐이 메인이므로, 꼭 그렇지도 않죠.
3. 다양한 퍼즐 요소
튜닉에는 진엔딩을 포함해서 다양한 숨겨진 요소들이 있죠. 이 숨겨진 요소들을 찾기 위해서는, 메뉴얼에 숨겨진 단서들을 찾아내서 퍼즐을 풀어내야 합니다. 대부분의 퍼즐의 답은 커멘드 입력이기때문에 반복되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말이죠. 게임에 숨겨진 마지막 요소는 커멘드 입력이 끝이 아니긴한데, 어처구니 없게도 특정 웹 페이지에 접속해서 mp3 파일을 다운로드 받은 후 파형 분석을 해야합니다. 다행히 정말 게임 내에 숨겨진 요소일 뿐이므로, 파형분석까지 해서 퍼즐을 풀 필요는 없지만 말이죠. 얘기를 하다보니 이게 장점인지 단점인지 헷깔리긴 하는데, 아무튼 퍼즐이 많다는 건 튜닉의 장점 중 하나입니다.
단점
1. 고유어로 된 설명들
게임의 배경이나 맵에 대한 설명들이 고유어로 작성되어 있는건 오히려 좋습니다. 그림만으로도 필요한 내용은 충분히 얻을 수 있고, 올드 게이머들에게는 향수를 느끼게 해주니 말이죠. 하지만 아이템이나 시스템 설명이 고유어인 건, 불편함의 끝이 어떤건지 제대로 보여줍니다.
폭탄처럼 사용 즉시 효과를 알 수 있는 아이템이라면 상관 없겠지만, 버프 아이템이나 패시브 효과를 가진 카드들은 효과를 알기 어렵습니다. 몇몇 아이템은 엔딩을 볼 때까지도 어떤 효과인지 알 수가 없을 정도였죠. 당연히 이 설명들을 알기 위해서는 메뉴얼에 나와있는 언어 체계를 보고 고유어를 해석해야합니다. 아니면, 인터넷에 누군가 올려둔 해석본을 찾던가 해야하죠.
2. 아쉬운 레벨 디자인
메뉴얼을 얻으면 다음에 어디로 가야할지 대충은 알 수 있는데요. 정작 어떻게 가야할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목적지에서 지상 세계(OVER WORLD)로 이동하는 방향을 보고, 맵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유추해야하죠. 목적지에 도착하더라도 메뉴얼에서 뭘 해야하는지 파악하지 못하면, 한참을 헤매야합니다. 어느정도 단서는 주어져있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눈썰미가 좋다면 큰 문제는 되지 않지만 말이죠.
진엔딩에 도달하기 위한 퍼즐도 마찬가지입니다. ‘성스러운 십자가'라는 문구와 메뉴얼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 ‘십자 키'로 커맨드를 입력해야 한다는 걸 파악하지 못하면, 진엔딩에 결코 도달할 수 없게 설계되어 있죠. 물론 진엔딩에 대한 단서를 알려주는 46페이지에 ‘지식 공유'라고 적힌 걸 보면, 알아낸 단서를 다른 플레이어들과 공유하라는 게 제작자의 의도가 아닌가 싶긴 합니다. 마치 80, 90년대에 게임을 하다가 막히면 친구들과 알아낸 단서들을 얘기했던 것처럼 말이죠.
정리
튜닉은 불친절하면서도, 올드 게이머들의 추억을 자극하는 구석이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엔딩 분기점까지는 액션을 중심으로, 진엔딩에서는 퍼즐 중심으로 진행되어 다채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기도 했구요. 높은 난이도임에도 불구하고, 무적 모드를 통해 전투는 쉽게 넘어갈수도 있고 말이죠. 액션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꽤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 같긴 한데요. 그보다는 고난이도의 퍼즐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더욱 추천드립니다.
이상으로 튜닉의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검은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