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출처 : https://blog.naver.com/rdgcwg/222710238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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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게임의 기대치가 상향평준화 되면서 되면서 각 게임사들의 대안은 몇 가지로 나뉘었습니다. 복고, 장르적 유행에 편입, 마지막으로 복합적 장르를 취하는 것이었죠. 복고적인 면이야 대형 게임사들의 최신 3D엔진을 사용할 수 없는 저비용 고효율 고노가다(?)라는 점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여기서 말하는 복고적인 면은 과거 80~90년대의 아케이드 키드들의 향수를 담고있는 도트그래픽이나 과거의 것을 닮은 현대식 그래픽이나 디자인을 말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2020년에 출시되었던 베어너클4(Street of Rage4)와 앞으로 출시될 '닌자거북이 : 슈레더의 복수'가 대표적인 예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이 외에도 과거의 인기를 이어간다는 미명하에 과감한 시도 혹은 외도끝에 후속작을 내놓고 빛을 보지 못한 케이스도 있습니다. '버블보블4'와 '더블 드래곤4'와 같은 경우가 있는데 단순히 과거의 인기작을 아무런 고민 없이 내놓았거나 현대식 변형에 실패한 경우죠. 상당히 많은 게임들이 이런 나락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점에서 아케이드 키드의 호평을 받는 게임에도 분명 급이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 아닌가 하네요.
인디게임이 '복고'라는 이름으로 명작의 반열에 오르는 것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시각적 효과들이 현세대의 화려한 3D그래픽 게임들을 제치고도 회자되는 이유는 과거의 것만이 아닌 현대적인 재해석 여부에 있다고 봅니다. 최대한 과거의 것을 '보존'의 입장에서 카툰풍으로 세련된 과정을 거쳐 수작의 반열에 오른 '베어너클4'나 도트로서 게임 미학적 그래픽의 정점을 찍었던 '칠드런 오브 모르타'와 같은 경우만 봐도 알 수있죠. 여기에는 캐릭터의 세세한 디테일을 살려 생동감을 더하는 것은 물론 배경까지 게임의 시나리오, 캐릭터, 전투상황에 맞춰 묘사되어있죠. 가령 '칠드런 오브 모르타'는 수많은 북유럽 신화나 종교같은 상징적 의미들이 곳곳에 숨어있고 탐험과 전투를 통해 유저들에게 전달되죠. 복고의 입장에서는 아니지만 '인사이드' 같은 경우를 봐도 빛과 그림자로만 표현된 미래사회의 디스토피아적 묘사는 복잡하게 표현되지 않은 단순함의 미학만으로도 많은 부분을 야기하게 되죠.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최고라고 생각되는 최신작 중 하나는 '베어너클4'이고 또 한가지는 '컵헤드'가 아닐까 합니다. '베어너클4'가 게임으로서 어렸을 적 오락실에 있던 경험을 현재에 대체하고 있다고 하면 '컵헤드'는 과거의 문화, 특히 브라운관을 통해 애니메이션을 봤던 기억과 '과거를 즐기는 현재'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단순히 조작하고 부수는 것을 넘어 어렸을 적 브라운관을 통해 봤을법한 만화를 오늘의 성인이 된 내가 다시만난다는 느낌이랄까.
물론 인디게임의 최대 장점은 창의적이고 무한한 상상력에 기인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생각하지만 그와 반대로 어쩔 수 없이 유행에 편승할 수 밖에 없는 단점도 있다고 봅니다. 오늘날은 특히 '로그라이크'장르에 대한 편승이 심하다고 시작하는데 '엔터 더 건전'이 쏘아올린 작은 공은 '데드셀', '아이작의 번제', '슬레이 더 스파이어' 등을 거쳐 '하데스'에서 정점을 찍었죠. 인디게임으로는 드물게 최다고티 2위까지 오르게 된 '하데스'는 게임자체로도 잘 만들었지만 인디게임이 대중들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이렇게까지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수많은 로그라이크 홍수 속에서 유저들의 눈은 더 깐깐해졌고 실패작도 우후죽순처럼 나올 뿐만 아니라 작품 자체가 괜찮아도 외면받는 현실이 아쉽긴 하지만 말이죠.
개인적인 입장에서 로그라이크(혹은 로그라이트)가 인기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끊임없는 성장과 변화가 아닐까 하네요. 과거에는 RPG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재미가 1회성 게임의 로그라이크가 현대적으로 재해석 되는 과정에서 생긴 변화들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심각하게 수십시간 수백시간을 공들일 필요는 없지만(결국에는 그 이상의 시간을 할애하게 되지만) 매번 달라지는 맵과 전투, 그리고 본래의 로그라이크와는 달리 죽을때마다 원점에서 무언가 수집 및 강화된(혹은 강화 될 수 있는) 요소들이 성장의 다른 이름으로 강해진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죠. '하데스'만 하더라도 죽을때마다 다양한 능력치를 만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 시작되는 시점에서 강화시켜 나가는 점이 복합적으로 체계화되어 있죠. 개인적으로는 '스컬'을 추천하고 싶은데 기존의 로그라이크 게임에 한발 더 나아가 해골을 갈아끼우면서 강해지거나 다양한 기술을 터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신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계도 분명하죠. 대형게임사 혹은 대형자본이 들어간 게임들에서는 '로그라이크'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낮아지는 점이 증명하듯이요. (해보지는 않았지만 최근 '리터널' 정도 이외에는 언뜻 생각은 나지 않네요.)
마지막으로 하나 더 짚어보자면 인디게임들을 최근 경향을 보면 장르적 복합성이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주자가 엑소 스튜디오스(EXOR Studios)라고 생각되는데 비행슈팅과 디펜스를 접목한 엑스모프와 디펜스와 건설시뮬, 그리고 액션을 접목한 '리프트 브레이커'가 있습니다. 많은 작품들이 액션과 RPG 로그라이크를 접목할 때 참신한 시도를 한 것 같습니다. 최근 출시된 '영소울즈'도 외피만 보면 비뎀업(벨트스크롤)에 RPG를 섞어 그저 그런 게임인 줄 알았는데 게임성과는 별개로 의외의 독특함이 살아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사실 인디게임들이 수많은 영역에서 상당히 참신한 작품들이 많았음에도 요즘에는 한가지 장르에 편향되거나 안일한 장르접목 시도가 많아지는 현상들은 좋지 못한 것 같습니다. 출시되는 게임들에 비례하여 그밥에 그나물인 경우도 많아지고 유즈들이 취향에 맞는 혹은 일정수준의 게임성을 담아내지 못하는 게임들이 많아지는 것은 비단 저만의 생각은 아닐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최근 몇 년동안 대작들이 하나같이 죽쑤고 있는 상황에서 좀 더 좋은 인디게임들이 많아질 기회를 스스로의 안일함에 잠식당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우려도 생깁니다.
이상 조금 더 좋은 게임을 즐기고픈 한 유저의 잡설이었습니다.
*그 밖의 관련 읽을 거리들.
-게임패스 인디게임 추천편 : https://blog.naver.com/rdgcwg/221984978937
-컵헤드, 크립트 오브 네크로 댄서 리뷰 : https://blog.naver.com/rdgcwg/221133531260
-인디게임 3종 추천 : https://blog.naver.com/rdgcwg/221099322023
-시각적 쾌감이 뛰어났던 인디게임들 : https://blog.naver.com/rdgcwg/221105019619
-칠드런 오브 모르타 리뷰 : https://blog.naver.com/rdgcwg/221730876968
-베어너클4 리뷰 : https://blog.naver.com/rdgcwg/221943629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