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2500미터 글로스글로크너 고산도로를 넘은 후엔 이제 고생이 거의 끝났거니 했습니다. 이제 오스트리아 필라흐에서 슬로베니아로 넘어갑니다.
국경 넘는 길 중에 자전거로 갈 수 있는 곳이 워르젠 패스라고 합니다. 음.. 패스.. 고갯길이군... 음.. 고작 해발 1000미터... 고고싱
필라흐에서 남쪽으로 달리면 워르젠 패스로 가는 안내판이 여기저기 있습니다. 유료 터널이 개통되기 전에 주로 다니던 곳이라는군요. 워르젠 패스 입구에서부터 산에 난 긴 홈이 보입니다.
슬슬 올라가는데 표지판이 보입니다. 18%...? 에이 설마...
좀더 가보면 저속기어로 변속하라는 표지판도 있습니다. 얘들 무섭게 왜 이래...
그리고 헤어핀 구간을 돌면 뙇!
밋밋한 사진에서 경사도가 느껴질 정도면 심각한 겁니다. 구글 공인 18%인 구간 700미터.
차들도 빌빌대면서 올라가는 길입니다. 저도 반은 끌면서 올라갑니다. 여행짐 없어도 힘들 듯합니다. 18% 구간이 끝나도 경사는 은근히 쎕니다.
정상 거의 근처에 땡크가 있습니다. 땅크 쉔~
탱크에서 좀더 가면 정상 표지판.
워르젠 패스 해발 1073m 완료
그리고 이제 오스트리아를 마치고 슬로베니아로 넘어갑니다.
급경사를 내려오면 슬로베니아의 크란스카 고라 입니다. 율리안 알프스의 험준한 경치가 보이는군요. 여기도 Vrsic pass라는 고개가 골짜기를 따라서 있는데... 가보고는 싶은데 힘 빠져서 못 가겠습니다.
이제 블레드까지 아주 살짝 내리막으로 깨끗한 자전거길을 따라 내려갑니다. 페달질을 거의 안해도 25km/h의 속도가 유지되는 약한 내리막입니다.
자전거길이 크란스카고라와 블레드 중간 쯤에서 끝납니다. 엄청 편했는데...
슬로베니아 넘어오면서부터 도로 교통 방식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멀쩡하게 길을 따라가다보면 갑자기 자전거/보행자 금지 구간으로 변하고 그대로 진행하면 차들이 빵빵거립니다. 그런 곳에서 자전거가 갈 수 있는 길을 찾으면 영락없는 비포장길이 나타납니다. 비포장길을 달려서 블레드 호수에 도착합니다. 이번 여행에서 지금까지 지나온 호수 중에 가장 이쁜 호수라 할 수 있네요.
블레드에서 조금 쉬다가 숙소를 예약해둔 보힌즈 호수로 다시 달립니다. 이제 35km 남았습니다. 길은 거칠고 힘이 빠져서 한없이 멀게 느껴지는 보힌즈... 또 자전거/보행자 금지 구간이 있습니다. 자전거길로 간신히 보힌즈에 도착...
생각보다 보힌즈 호수 경치가 별로입니다. 일부러 가던 경로에서 벗어나서 왕복 70km를 투자해야 하는데 보람이 좀 없네요. 이뻐보인다면 사진빨입니다. 그냥 고생하지 않고 블레드에서 쉴껄...
1700m, 2500m 고개를 넘다보니 무시하고 신경 안쓴 워르젠 패스... 18% 경사도는 여행짐 달고 가는 로드에겐 너무도 가혹합니다.
완전 깡시골이니 밤에 별이라도 잘 보이려나 했더니 추석 전날이네요. 거의 보름달에 가까운 밝은 달에 슬로베니아 특유의 계속 깔려있는 옅은 안개에 별도 많이 안 보입니다.
이후 슬로베니아부터 사바강을 따라 달려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도착해서 공항에서 비행기 기다리는 중입니다. 이 구간은 마치 우리나라 국토종주길처럼 재미가 없더군요. 특히 이 동네 남자들이 퉁명스럽고 재미가 없어요. 대신 여자분들이 친절하고 예쁘기까지!... 소소한 얘기들이 있지만 자세한건 나중에 여행기로 쓰렵니다...
루리웹 게시판에 사진 많은 글 업로드는 너무 힘들어요.
그냥 여행하면서 살아있다는 표시를 위해 근황 좀 올리려고 했는데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사히 완주하고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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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19.09.18 11:4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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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거의 끌고 갔습니다. 무릎 아껴야죠... | 19.09.18 11:4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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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도입니다. 1km 가는데 고도가 100m 상승하면 10% 경사도입니다. 참고로 국내 도로 교통법상 17% 이하의 경사도로만 도로를 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일부 예외가 있긴 하지만요. | 19.09.18 11:4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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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답변감사합니다 꾸벅 | 19.09.18 11:4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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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사실 비오는날 철교에서 자빠져서 손가락 하나가 조금 붓고, 추워서 기차 타려다가 기차 객실 바닥이 너무 미끄러워서 자빠져서 정강이 찍히고 작은 사고들은 있었는데 큰 사고는 없었으니 다행이죠. ㅠㅠ | 19.09.19 03: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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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시대의 흔적이라고 하네요. 멀지 않은 곳에 벙커 박물관이라고 오스트리아 쪽 벙커를 박물관으로 만들어놓은 곳도 있더군요. 들어가보진 않았지만요. | 19.09.19 03: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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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동호인 레벨로는 안되고 아마추어 대회 상위권인 분들은 가능할 듯 하더군요. 실제로 고등학교 사이클 선수들이 20% 올라가긴 하더라구요. | 19.09.19 03: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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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인도 업힐 쫌 자신있다고 하시는 분들은 이정도는 다올라가요. 어떻게 아냐고요? 제가 올라가 봤으니깐요ㅋㅋㅋ 문제는 쫌더 높은 25%쯤 되면 댄싱치는 순간 헛바퀴 돕니다. 무정차가 문제가 아니고 위험해서 내리게 되더군요. | 19.09.20 14: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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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틉은 기어다 털고 안장코..에 앉아서 하다보면 올라가지는데 로드로는 상상이 안갑니다 ㅎㅎㅎ 초 경량보디나 파워풀한 각력이 있어야 어떻게든 될듯하네요 사진은 20%는 우습게 넘을것 같은 포스네요 ㅎ | 19.09.20 20: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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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들 이시네영 ^^; | 19.10.10 20:0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