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자금에 여유가 생긴 관계로, 게임을-사는-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부모님은 어리석게도 이런 '방구석에 틀어박히는 음습한' 취미보다는 차라리 술/도박/여자쪽이 낫다고 여기는 모양입니다. 사실, 새로 얻어걸린 지병 때문에 제대로 집중이 안 되서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있지만 말입니다. 사 놓고 안 하는 게임이라니 이멜다의 사 놓고 안 신은 구두만큼이나 무의미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전부 대충 하는 시늉이라도 한 뒤 대충의 소감을 적어 봅니다.
크리미널 걸즈 인비테이션 - PSP로 해 봤던 작품의 리메이크판입니다. 이래저래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들로 중무장했지요. 비타판은 편의성 강화, 추가 캐릭터, 체벌 파트 의상변화 말고 달라진 게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것도 언젠가 해 봐야 할 텐데...
크리미널 걸즈 2 - 전작의 틀을 그대로 들여오면서 이것저것 추가하는 노선을 채용했습니다. 무엇보다 캐릭터의 성장 방향을 정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네요. 예를 들어,전작에서는 필수스킬인 전체가드를 란 혼자 배우기 때문에 좋든 싫든 란을 써야 했는데 여기서는 전체가드를 두 명이 배우기에 선택지가 생겼습니다. 또한 캐릭터를 일신하긴 했지만, 다들 전작의 누구에게 대응하는 인물인지 다 보일 정도에요. 하지만 분위기는 전작에 비해서 꽤 어두워졌습니다. 사실, 전작은 설정에 비해 지나치게 밝은 전개긴 했죠.
포토카노 키스 - 역시 PSP로 해 봤던 작품의 리메이크판입니다. 전작 키미키스/아마가미를 대놓고 참조했다는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이 씨리즈에서 무엇보다 좋아하는 부분은 바로 대화 파트인데, '히로인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간다' 는 느낌이 정말 좋아요. 사진의 점수 측정 기준은 노래방 점수마냥 제멋대로지만, 사진 찍기 자체로도 꽤 재미있습니다. 해상도가 쨍-해져 사진 찍기가 유쾌해진건 좋은데, 모델링은 PSP 수준이라 좀 많이 슬픕니다. DLC가 많다고는 하는데, 전부 의상 관련이겠죠? 그래야 할 겁니다. 저는 일프슨을 못 쓰니까. 추가 스토리나 엔딩 따위를 팔아먹는다면 몹시 배 아플 겁니다. 그것 말고도, PSP판에 비해 추가사항이 있나요?
레이맨 레전드 - 레이맨은 아주 어렸을 때 친척 누나 집의 도스 컴퓨터로 접했던 기억이 나는데, 패드립을 부르는 난이도에 질려서 때려쳐 버렸던 기억이 나는군요.
하지만 이 신작은 좀 낫습니다. 저를 경탄시켰던 독특한 아트 디자인과 색감은 그대로이며, 저를 경악시켰던 난이도는 최신 유행에 맞춰서 적절히 완화되었습니다. 마음에 들어요. 전작인 오리진의 스테이지도 플레이할 수 있다고 하니, 볼륨 역시 뭔가 대단해 보입니다. 이 게임이 제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보상해 줄 수 있을까요?
라그나로크 오디세이 에이스 - 비타의 '헌팅 액션' 게임 중에서는 가장 초기작입니다. 토귀전이나 소울 새크리파이스에 비하면 조작도 굉장히 이질적이고, 분위기도 게임성도 아주 라이트라이트한 느낌입니다. 몬스터 헌터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듯 해요. 그런데 그 점이 정말 마음에 드네요. '나를 가장 크게 실망시켰던 비타 게임' 1위에 랭크된 '판타시스타 노바' 보다 이 쪽이 훨씬 더 낫네요.
진 삼국무쌍 7 엠파이어스 - 제가 무쌍 씨리즈를 접한 것은 PS2의 진삼국무쌍 3이었습니다. 제대로 된 캐릭터를 조작해 어설프게 공격하는 어설픈 적들을 무더기로 쓸어버린다니, 자기가 뭔가 대단한 놈이라도 된 듯한 느낌을 주지 않습니까? 이 점이 당시 제 중2감성에 불을 질렀죠. 그랬었는데, 무쌍 씨리즈에 대한 기억도 질풍노도의 시기와 같이 흘러가 버렸습니다. 그러다가 중고가 싸길래 사게 된 것이지요. 이 게임은 오래도록 잊고 있었던 것을 다시 일깨웠습니다. 조만간 '베르세르크 무쌍' 도 살 계획입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내정 파트는 그렇게까지 치밀하지 않고, 최소한의 구색만 갖추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또한, 이상하게 난이도가 낮은 듯한 느낌입니다. 설정이 잘못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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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래서 토귀전 2를 절대 안 사고 있지요. 토귀전 2 극이 나오리란 것은 너무나도 뻔해서 두말할 필요도 없으니 말이죠. | 17.06.08 12: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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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귀전 1이 PSP로 나오기는 했던 전적을 생각해 보면, 비타 후속기가 나온다 해도 토귀전 2 극만큼은 비타로 나와줄지도 모릅니다. 또한, 후속기가 안 나온다면 가늘고 길게 가겠다는 것이니, 당연히 나올 테고 말이지요. 어느 쪽이든 그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 17.06.08 12:4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