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조금 이른 여름휴가차 일본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일본은 온천 여행이 재밌어서 이번엔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벳푸나 유후인은 너무 대중적인 고로 구마모토현의 쿠로카와로 정했습니다.
쿠로카와행 버스 안에서 찰칵. 3시간은 달려야 도착합니다.
진격거 작가 고향이 근처라던데 작가 언급대로 완전 시골이더라고요.
점점 높은 산지가 나타나고 오후 2시쯤 도착한 쿠로카와 온천.
천천히 구경하다가 4시에 송영서비스를 받으려 했으나
1시간 만에 료칸에 전화해 픽업시간을 앞당겼습니다 ㅋㅋ
그만큼 볼게 별로 없는, 철저히 휴식에 특화된 곳입니다.
이번엔 쿠로카와 옆에 위치한 오타 지역에 숙소를 예약.
주변에 주전부리라고는 자판기가 전부인 외진 곳이었습니다.
그 덕에 여름철 료칸에서 피할 수 없는 날벌레들과 팬미팅을 제외하고는
매우 조용하고 고즈넉한 여행이 되었네요.
굳이 외딴 오타까지 온 이유는 바로 이거 하나였어요 ㅎㅎㅎ
전용탕이니 새벽이고 밤이고 들락날락하면서 뽕 뽑았습니다.
효도여행차 온다면 부모님 쓰시도록 하고 나머지는 대욕장가도 좋을듯
가이세키도 객실마다 식사방이 나뉘어 가족단위 여행객에게 더 최적화된 곳이었어요.
다만 제 서투른 일본어 때문인지 2박 동안 동남아 직원이 서빙해주더군요.
유창한 영어에 매너도 좋았지만, 일본 문화를 즐기려 료칸에 왔는데 처음엔 살짝 어색하기도 했습니다.
(댓글에 다른지역에도 외국인 직원분이 많다고 하시는 걸보면
고령화의 영향인지 정말 우리나라도 남의 일이 아닌 것 같네요.)
두번째 날은 본격적으로 쿠로카와 온천을 즐겨봅니다.
마패 같은 걸 구입해 당일 온천 3곳을 돌아볼 수 있는데요.
솔직히 비슷한 정책을 시행 중인 다른 온천 지역들보다 낙후된 느낌입니다.
마패 방문객들이 쓰는 탕은 후미진 곳에 따로 있거나
온천 전후로 몸 닦을 곳이 없는 등 조금은 실망스러웠네요.
당일치기할 분들은 돌아오는 길에 찝찝할 수 있으니
여행 전 알아보시고 온천을 선정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중간중간 슈크림빵, 아이스크림, 빙수로 당보충도 잊지 않습니다.
많이도 먹었네요. 어쩐지 점심 생각이 안 들더라니..
저녁을 먹고 료칸에서의 마지막 밤. 하늘을 보니 별이 반짝반짝 빛납니다.
맨눈으로 별자리를 본 게 언제가 마지막이었을까요.
한참 멍해있다 사진도 찍습니다. 우측 아래 북두칠성도 있네요.
마지막 날은 조식만 챙기고 후쿠오카로 이동.
6월만 열린다는 수국축제가 보고 싶었거든요.
규모가 크진 않지만 이렇게 하코자키궁 한 켠이 다양한 수국들로 가득 채워집니다.
꽃 좋아하는 분들은 인생샷 건져가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주변 나가타빵에서 명란 바게트와 커피.
숙소에서 읽다 남은 책을 마저 읽었습니다.
책이라니, 어렸을 적 해외여행에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사치네요.
장소를 옮겨 오호리 공원과 후쿠오카시 미술관도 가봅니다.
달리, 샤갈, 백남준 등 나름 콜렉션이 충실하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석양 감상하고 모츠나베로 마무리.
돌아보니 더웠던 만큼 최고로 정적인 여행이었네요.
예전에 일본은 대도시 위주로만 다녀서 그런지 감흥이
그렇게 크지 않았는데, 점점 다른 매력을 발견하는 것 같습니다.
겨울 홋카이도가 그리 좋다던데 가볼 기회가 됐으면 하네요.
이번에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오른쪽 감사합니다 :)
여행을 좋아해서 취미삼아 간간히 올리고 있었는데
이렇게 관심을 받다니 부끄럽네요.
모두 추석연휴 직후라 많이 고되실텐데
훌훌 털고 화이팅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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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통 느끼려고 료칸을 굳이 가는데 당연한거 아닐까요? 한국에 전통문화 느끼러 왔는데 미국인이 접대하면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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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설마 인종차별 같은 마음으로 아쉽다고 하셨겠나,,; 나라도 큰맘먹고 전통 료칸 예약했는데, 다른나라 직원들이 접객하면 충분히 아쉬울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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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게 응대해주는 직원 인종이 동남아인이라 그렇다는 건가여? 오마이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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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보았습니다~ 저도 일본은 이제 대도시보다 고즈넉한 곳이 더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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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확실히 중소도시 직항이 많이 생기는 걸 보면 일본여행 트렌드도 많이 바뀐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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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보았습니다~ 저도 일본은 이제 대도시보다 고즈넉한 곳이 더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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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확실히 중소도시 직항이 많이 생기는 걸 보면 일본여행 트렌드도 많이 바뀐 듯 해요 | 24.09.09 17: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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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게 응대해주는 직원 인종이 동남아인이라 그렇다는 건가여? 오마이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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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변화구
일본 전통 느끼려고 료칸을 굳이 가는데 당연한거 아닐까요? 한국에 전통문화 느끼러 왔는데 미국인이 접대하면 ㅋ | 24.09.19 19: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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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쵸쿄
그러게요.. 설마 인종차별 같은 마음으로 아쉽다고 하셨겠나,,; 나라도 큰맘먹고 전통 료칸 예약했는데, 다른나라 직원들이 접객하면 충분히 아쉬울것 같은데요 | 24.09.19 19: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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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추버튼이 없어서 아쉽다 | 24.09.19 21:4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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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제가 설명이 부족했나 봅니다. 당연히 동남아 지역비하 혹은 인종차별적인 의도는 전혀 없고요. 당시 그 직원 분은 매 식사마다 함께하며 음식도 친절히 알려주셨고, 체크아웃할 때 배웅까지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뭐랄까 침 맞으러 누웠는데 외국인 한의사분이 나온 듯한 어색한 느낌이 들어서 그 부분에서 '아쉽다'고 표현했는데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네요. 해당 표현은 수정하고 주의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24.09.20 09: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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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저도 우연한 기회로 소도시 온천여행 다녀왔다가 시골여행지 찾는데에 맛이 들렀네요 ㅎㅎ | 24.09.20 09:4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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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점심 전후로는 당일치기 단체 관광객들이 좀 몰리더라구요. 그외에는 참 조용하고 좋은 곳이었습니다 :) | 24.09.20 09:5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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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해요~ 가족여행으로 추천드려요 :) | 24.09.20 09:5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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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밤에 등불장식하는데 이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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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겨울에는 등불축제가 열리는 군요. 역시 온천의 계절은 겨울인건가요 ㅎㅎ | 24.09.20 10: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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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군요 ㅠㅠ 대도시에서도 외국인 종업원들 많이 마주쳤었는데 시골은 오죽할까 싶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24.09.20 10: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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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이 많은 체질인데도 산간지역이라 그런지 6월에도 그렇게 덥지는 않았습니다. 이열치열이라고 여름온천도 나름 매력있더라구요 :) | 24.09.20 10: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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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 선택지가 별로 없긴해요. 요새 치고 올라오는 온천지역들이 많은데 쿠로카와도 힘냈으면 좋겠습니다. | 24.09.20 10: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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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러브레터 리마스터 개봉때 보고서 저도 한번 오겡끼데스까 외쳐보고 싶은 마음이 커져서 ㅋㅋㅋ 겨울되면 가격도 바가지고 사람도 너무 많다는 얘기를 듣긴 했는데 그래서 비추하시는 걸까요? ㅠㅠ | 24.09.20 10: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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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눈을 좋아하는데 눈이 사람 키보다 높이 쌓여있습니다. 다 눈으로 덮여 하얘서 풍경이고 뭐고 잘 안보이기도 하고 교통편이 마비되기도 해서 말씀 드린겁니다. 오겡끼 데스까가 하고 싶으시면 하셔야죠 ㅎㅎ겨울이 안좋다기 보다는 꽃필때 가면 더 이쁜게 홋카이도라서 그렇습니다. 겨울에 가시면 눈은 실컷 보고 오실수 있을겁니다. | 24.09.20 18: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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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 감사드립니다! 확실히 오로라 관광 갔을때 돌이켜보니 눈이 너무 많이 쌓이면 즐거운 것도 잠시 뿐이고 야외 활동이 쉽지가 않아서 불편하긴 하더라구요. 겨울에도 가보고 말씀대로 꽃보러도 가보겠습니다 :) | 24.09.20 19:5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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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좋은 곳 가시게되면 공유 부탁드릴게요~ | 24.09.20 10: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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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번에 쿠로카와 간김에 아소산도 가보고 싶었는데 자동차 렌트를 안해서 포기했네요 ㅠㅠ 버스투어도 후쿠오카에서 출발하는 종일투어 밖에 없더라구요. 좌측통행 운전이 무서워서 렌트여행을 못하고 있는데 나중에 한번 용기내봐야 겠네요 ㅋㅋ | 24.09.20 19:5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