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특유의 스타일로 많은 팬층을 가진 교토 애니메이션.
저 역시 오랜 옛날부터 교토애니메이션 팬이었습니다.
2000년대 애니메이션 잡지로 유명했던, '뉴타입'을 보게되고, 애니에 입문한 초창기.
Air 라는 애니를 보게되고 참 멋진 애니라고 생각했지요.
당시 첫 HD 방영되었던 애니라 고화질이어서 주목된 것도 있지만,
여름의 아름다움이 그대로 느껴지는 화면과 음악에 매료되었던 같습니다.
그 이후 하루히즘에 학창 시절을 보내고,
러키스타, 일상, 케이온으로 쿄애니 황금기가 왔었지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쿄애니를 더 알기 시작한건 빙과 이후인 것 같습니다.
빙과, 울려라 유포니엄 같은 애니가 정말 제 취향에 맞았고,
목소리의 형태, 리즈와 파랑새 등 뛰어난 극장 애니메이션도 만드는 회사가 되었지요.
쿄애니의 팬으로서 2015, 2017년 쿄애니 페스티벌에도 갔었고,
실제로 감독님이나 애니메이터분들 토크쇼도 보게되어 정말 즐거운 덕질을 했습니다.
그리고, 취업난 속에서 어찌저찌 해외 취업을 하게되었고,
2019년부터 오사카에서 지내게 되었습니다.
2019년 4월에는 막 개봉한 '울려라 유포니엄 ~맹세의 피날레~'를 보면서,
쿄애니 덕후로 쿄애니와 함께 즐거운 날들이 펼쳐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2019년 7월 18일,
쿄애니 방화사건이 발생하여, 36명의 쿄애니 스테프 분들이 희생되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던 쿄애니 감독인,
타케모토 야스히로 감독님을 포함해서 너무 많은 분들이 돌아가셨습니다.
당시를 떠올리면 정말 뭐랄까... 여러모로 정신이 없었던 거 같네요.
쿄애니 제1스튜디오가 있던 근처에 헌화대가 설치되어,
많은 분들이 추모를 간다고 해서 저도 방문했습니다.
추모를 위한 꽃다발을 하나 사들고, 헌화대를 찾았습니다.
헌화대는 사고현장인 제1스튜디오가 있는 '로쿠지조 역' 앞에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헌화하러 가기 전에 제1스튜디오 현장을 가봤는데,
정말로 참혹하기 그지 없더군요.
현장을 보고 오열하는 팬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찾아간 헌화대.
수 많은 팬들이 놔두고 간 음료수와 꽃다발이 한가득이더군요.
화재 사건이라 그런지, 음료 종류도 같이 놔두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가져간 꽃을 바치고, 묵념을 하며 돌아가신 분들을 추모했네요.
그리고, 정말 기자가 많았습니다.
제가 방문한 시점이 사건 이후 2~3주 지난 시점이었는데,
추모객 보다 기자가 더 많더군요.
특히, 제가 방문하기 전날 공식적으로 경찰측에서 희생자 명단을 발표한 직후라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헌화를 마치고,
추억이 있던 쿄애니 성지들을 둘러보았습니다.
쿄애니 스튜디오가 있는 교토의 '우지' 지역은
울려라 유포니엄의 무대이기도 하고, 쿄애니 공식 숍도 있어서 팬들이 많이 찾는 지역입니다.
우지로 들어가는 '케이한 전차'를 타며 여러 군데를 둘러볼 수 있는데,
해당 벽보를 보니 더 착찹해지더군요.
7/20일 부터 정지순례를 위한 콜라보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쿄애니 방화 사건으로 인해 연기된다는 벽보네요.
우지역에서 내려서 갈 수 있는 곳 중에 가장 유명한 성지,
쿠미코 벤치 입니다.
울려라 유포니엄의 주인공인 '쿠미코'가 방과후 하교길에 자주 앉아있던 밴치지요.
저 역시 과거에 몇 번 왔었고,
다양한 팬들과 만날 수 있던 장소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 장소에도 기자들이 있더군요.
저 같이 성지순례 온 팬들을 인터뷰 하려고 대기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우지를 둘러보고,
쿄애니를 추모하며 포스터를 전시하고 있는 교토 문화 박물관으로 이동했습니다.
교토 번화가인 산조 지역에 있는 박물관이더군요.
이렇게 역대 포스터를 전시하고, 쿄애니에 대해서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쿄애니 팬들에게 유명한 MOVIX
교토 번화가인 산조에 있는 영화관인데,
쿄토에 있는 큰 영화관이라 쿄애니 관련 행사를 많이 했습니다.
쿄애니 추모글과 모금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네요.
일본에서 쿄애니 방화사건은 정말 충격적인 사건이었던 만큼,
관련 모금이 정말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애니메이트 같은 애니와 관련된 가게들은 물론이고,
시내 백화점 등에서도 모금 활동이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쿄애니 공식 모금 계좌를 통해 1만엔을 기부했습니다.
많은 돈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쿄애니에게 받은 즐거움이 많았던 만큼,
이대로 쿄애니가 무너지는것을 바라지 않아서 조금이나마 보템이 되려고 기부했습니다.
저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았는지, 350억원 이라는 큰 금액이 기부되었다고 합니다.
전 세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쿄애니를 좋아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19년 11월. 쿄애니 추도식이 열렸습니다.
쿄애니는 2013년부터 2년마다, 팬 페스티벌을 열고 있었는데,
2019년에는 참사로 인해 패스티벌을 열 수 있는 상황이 아니게 되었고,
대신 페스티벌 회장에서 추도식을 거행하기로 한 것입니다.
교토에서 가장 큰 행사장인 미야코 멧세.
저는 깔끔한 복장으로 갔는데, 양복을 입어 예를 갖추고 오신 분들이 참 많더군요.
<추도식장 내부는 촬영이 금지라 쿄애니 공식홈페이지 이미지로 대체합니다>
입장하면 간단한 추도문과 추모객에게 감사 메시지를 전하는 엽서를 받을 수 있고,
추모 공간으로 들어가면 많은 팬들이 보내준 추모 메시지들과 종이학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운데 큰 제단이 있고,
저 앞에서 묵념하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묵념을 하고 나오니... 많이 슬퍼지더군요.
정말 이렇게 돌아가시면 안 되는 분들인데...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 사람들의 최후가 비극적이라는 사실이 너무 슬펐습니다.
미야코 멧세 바로 옆의 교토부립 도서관.
신문을 보고 싶어서 들어가봤습니다.
쿄애니 추모식은 3일간에 걸쳐 이루졌고,
첫날은 언론공개 및 유족과 관계자들의 공식 추도식이 이루어졌습니다.
일반인 추모는 11월 3~4일간 동안 진행되었지요.
그래서 신문에도 추도식에 관한 여러 기사들이 있더군요.
역에서 추도식장까지 가는 길목 곳곳에는 저렇게 안내 팻말을 든 분들이 있어서,
돌아가는 길에 사진을 찍었습니다.
추도객 마지막 입장이 5시 30분이었나 그랬을텐데,
마지막 까지 계속 서 계시는 거 같습니다.
이렇게 쿄애니 추도를 마치고, 1주일 뒤.
다시 미야코 멧세로 왔습니다.
쿄애니 페스티벌은 추도식으로 바뀌었지만,
페스티벌과 같이 개최 예정이었던 공연은 정상적으로 개최하였기 때문입니다.
원래 예정되어 있던 공연 내용대로, 약간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며 진행되었지만,
약간의 추모의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감돌았었네요.
쿄애니의 각종 음악에 참가한 가수나 성우분들이 나오셨는데,
앞으로 쿄애니가 다시 애니를 만들어 여러분 앞에 돌아오는날을 함께 기다리자는 느낌이었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공연을 보러 와주셨더라고요.
저는 11/9일 울려라 유포니엄, 바이올렛 에버가든 공연을 봤습니다.
각 공연마다 교토 애니메이션 스태프 명의의 공식 메시지가 있었는데,
울려라 유포니엄 공연에서는 다음 작품까지 조금 더 기다려달라는 말이 전달되었습니다.
4월에 극장판이 개봉되고, 그 다음 이야기의 제작 발표가 6월에 나왔었는데,
7월에 참사가 발생해서 그 이후 모든게 중단된 상황이었으니까요.
원래 11월 공연에서 정식 방영 일자 등의 상세 정보가 공개 예정이었겠지만,
현 상황에서는 어떻게 될지 모든게 불투명해졌지요.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저녁의 바이올렛 에버가든 공연이 끝난 직후,
원래 겨울 개봉 예정이었지만, 개봉이 무기한 연기되었던 바이올렛 에버가든 극장판이
2020년 4월 24일 개봉한다고 발표하더군요.
아직 완성 안 된 애니라 연기가 되었던 것인데,
쿄애니 재기의 희망이 보여서 다들 기뻐하는 것 같았습니다.
2020년 여름 현재, 코로나로 인해 재연기가 되어서 9/18일 개봉으로 변경되었지만,
쿄애니가 힘든 상처를 딛고 다시 일어나려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우지에서 만났던.
쿄애니를 정말 좋아하는 대학생들이 우지에서 지역 활동하는 곳에서 찍었던 사진입니다.
참사가 일어나고 한 달이 지나고 방문한 우지에서,
열심히 종이학을 접는 그들의 모습을 보았었지요.
잠깐이었지만, 정말 다양한 분들이 쿄애니에 매료되어서,
쿄애니를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았고,
많은 분들이 이번 사건을 슬퍼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런 팬들이 있는 한,
쿄애니는 다시 멋진 작품으로 우리들의 곁으로 다시 돌아올 것입니다.
어느 덧 1주기를 맞이한 이 때,
쿄애니를 좋아하는 많은 분들에게
당시 교토의 추모 분위기와 느낌을 전달해보려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달해준 교토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지금까지 이끌어 주셨던 고마운 분들.
하지만, 다시는 볼 수 없는 그분들을 기리며 이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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