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꽃을 좋아합니다
최근에는 제주도에서 란타나를 들여와서 키우기도 하고요
꽃이 필 시기가 되면 여행가방을 준비해두곤 합니다
사계절 순서대로 라면
동백 - 벚꽃 - 철쭉 - 아카시아 - 튤립 - 장미 - 수국 - 연꽃 그 이후론 가을숲 - 눈꽃을 보러 가곤 합니다
이번에는 수국을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사실 수국은 크게 생각이 없었습니다
작년에는 해가 너무 쨍하고 비가 오지 않아 재난 수준이다 보니 수국이 없었어요
서초구 한 건물을 지나가다가 카페에 이쁘게 핀 이 수국을 보았습니다
그리고는 떠나기로 결심했죠
다행히 기차표가 있네요
KTX와 SRT를 둘 다 이용하는 여행입니다
도착하자마자 택시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사진이 굉장히 많습니다
몇장 추려서 올릴려고 했는데 제가 다녀온 월요일이 만개한 절정 시기였고 마침 비까지 와서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주는 수국인지라 다 올리기로 맘 먹었습니다
가까이 사시는 분들은 수요일~목요일(7/3~4)까지 상태가 괜찮을테니 구경해보세요
그 이후로는 많이 시들거 같네요
잘보고 왔습니다
저는 부산 태생은 아니지만 인생의 절반을 거기서 보냈고 부모님도 계셔서 수국은 어머님 모시고 가서 같이 보고
저녁에는 고향 친구와 오랜만에 술도 한잔한 좋은 날 이었습니다
이제 아래에 하고픈 말을 좀 적으려고 합니다
이 수국들은 한 스님께서 오랜 시간 전 세계에서 나무를 구해와 직접 심으시고 가꾸신 보물입니다
불과 몇년전만 해도 수국 축제란 말이 없었습니다
SNS가 활발해지면서 유명세를 탔었고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여러분이 어디서 오시는지 모르겠지만 주차비를 제외하곤 입장비가 따로 없습니다
스님이 아름답게 가꾼 꽃을 우리는 그저 시기가 다가오면 구경만 하면 됩니다
참 고맙죠
제가 사진을 찍으면서 계속 한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입장비를 받았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그 돈으로 절 입구에 한 사람 고용해서 테이크아웃 커피나 음식물 반입을 못하게 막는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었으면 했습니다
매우 작은 절입니다. 유명한 절도 아니구요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와중에도 툭 던지고 가는 커피 플라스틱 컵과 쓰레기들
불상 뒤에 숨겨진 수많은 커피컵들
그리고 자신의 사진을 위해 수국 줄기를 끌여다와서 꺾는 행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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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객들을 위해 무료로 공개한거지 소유권은 스님에게 있습니다
이러지 마세요 하는 분들도 있고 불쾌한듯 쳐다보면서 가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준비해온 백팩 안에 봉투가 있어서 담았는데 5리터 봉투가 꽉차서 더는 줍지 못한 컵들이 많았습니다
수국이 피는 이 시기에는 외국인들도 수국을 보러 엄청 많이 옵니다
일본인부터 중국,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등 어떻게 알고 찾아옵니다
부끄럽지 않은 관광국이 되었으면 합니다
여행 수기를 적으면서 최대한 자신의 감정적인 의견을 배제하고 관광의 장점과 느낄 수 있는 것들만 적으려고 노력합니다만
이번이 두번째로 이런 수기를 적네요
좋은 꽃사진을 보면서 마지막에 조금 불쾌한 기분이 드셨다면, 많이 불쾌하셨다면 죄송합니다
그래서 최근 이쁘게 핀 제 란타나 꽃 보시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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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사용은 안해봤는데 다음에 모야모야란 어플을 사용해서 사진을 찍어서 올리면 꽃이름 알려준다고 하네요. 한번 해보세요 ㅎㅎ | 19.07.03 10:23 | |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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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웹-7036096146
여행정보, 소감글에 이런 내용을 넣을까 말까 고민 엄청 했습니다. 저 역시 적으면서 기분이 안좋았거든요. 하지만 많은 분들이 보시고 혹시라도 주변에 그러한 행동을 하려고 하는 사람이 일행에 있다면 말릴수 있기를 바라면서 적었습니다 | 19.07.03 19: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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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19.07.06 14:09 | |